연애할 때나 신혼 초에는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갈등이 생기지 않는다. 손만 잡아도, 키스만 해도 짜릿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부생활이 오래되다 보면 성적인 불만이 쌓이게 마련이다. 가장 큰 원인은 부부가 동시에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 아예 오르가슴을 모르고 사는 여성이 반에 이른다고 한다. 오르가슴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해야 느낄 수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한번만 오르가슴에 이르게 되면 다음부터는 보다 쉽게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
아직까지 한번도 오르가슴을 체험하지 못했거나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여성들을 위해 성치료전문가이자 성상담가로 세계적으로 귄위를 인정받고 있는 홍성묵 교수가 상세한 단계별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제대로 연습하면 성치료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90% 이상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크게 4단계로 나눠 자신의 성감대 찾기와 개발하기, 여성의 성감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남성의 조루치료에도 효과적인 케겔운동, 부부의 성적 즐거움을 위한 속궁합 진단과 테크닉 순으로 구성돼 있다. 끝으로 ‘오르가슴에 쉽게 오르는 체위’를 통해 부부에게 맞는 체위를 찾아보면 섹스 레슨 과정을 마치게 된다.
step 01 자신의 성기 사랑하기 & 성감대 찾기
대부분의 사람들이 삽입섹스만을 섹스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서로 손만 잡고 자도 행복하다면 그것도 굿 섹스고, 우리가 변태라고 하는 모든 성행위도 부부 모두 만족한다면 역시 굿 섹스다. 굿 섹스는 서로의 교감이 얼마나 잘 이뤄지느냐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굿 섹스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서로 마음을 열어야 한다. 회사와 집안일, 아이 문제 등 방해가 되는 생각들을 다 잊어버리고 수치심과 부끄러움도 벗어던져야 한다.
또한 자신의 성기를 사랑해야 한다. 특히 여성들은 냉대하, 생리, 방광염 등으로 인해 자신의 성기가 더럽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강하다. 우선 명칭부터 음부(은밀한 부위), 치부(수치스러운 부위) 등 부정적이다. 서양에서도 섹스 워크숍에 처음 참가하는 여성들 중 자신의 성기가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5%도 안됐다.
그런 부정적인 생각을 떨치기 위해 자신의 성기를 자세히 관찰하고, 이를 통해 성기가 자신의 몸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위라는 걸 느껴야 한다. 그런 생각만 가져도 성문제는 50% 이상 해결된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성기에 애정이 있으면 성에 대한 태도나 가치관이 긍정적이 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성기를 자세히 관찰하며 아름다움 느껴야
나는 성교육이나 워크숍을 할 때 제일 먼저 거울로 자기 성기를 자세히 관찰한 후 그림을 그려오는 과제를 낸다. 그 결과 많은 학생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부위를 그동안 홀대하고 미워했던 것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됐다”고 고백한다.
자신의 성기에 대해 자신감을 가졌으면 부부가 서로의 성기를 탐색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바이올린 연주자는 수십 대의 바이올린 속에서도 자기 악기를 금방 찾는다. 같은 바이올린이라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성기도 마찬가지로 비슷하지만 다 다르게 생겼다. 그런데 보통 부부들은 불을 끈 채 삽입섹스만 하다 보니 수십 년 동안 성관계를 했어도 배우자의 성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정확히 모른다.
여성이 자신의 성기를, 또는 남성이 여성의 성기를 관찰할 때는 대음순과 소음순의 크기와 모양과 촉감, 음핵의 위치 등 외형을 관찰하는 것뿐 아니라 속까지 자세히 탐험해야 한다. 손가락을 이용해 질 벽을 자극하기도 하고, 처녀막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본다. 생김새가 다르면 성감대도 다르다. 성감대를 제대로 찾기 위해서는 배우자의 성기 모양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성 워크숍을 하다 보면 “언제부턴가 성교를 할 때마다 통증을 느껴 섹스를 하고 싶지 않았는데, 남편이 제 성기를 자세히 관찰하면서 질 안에 작은 상처가 있었다는 걸 발견했다. 그걸 치료한 후 성감이 훨씬 높아졌다”고 말하는 여성들이 의외로 많다. 이처럼 부부가 서로 성기를 관찰하는 것은 섹스와 건강에 도움이 된다.
서로의 성기를 관찰하고 나면 이전까지는 흉물스럽게만 생각했던 배우자의 성기가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느껴지고 보호해줘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워크숍에 참가한 사람들 중에는 “지금까지 오럴섹스를 한번도 안 했는데 이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성기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이다.
성감대는 자신이 직접 찾는 게 더 빠르고 확실해
우리나라의 많은 커플을 상담하고 치료했지만 10년, 20년, 30년 동안 부부생활을 했어도 자신의 성감대가 어디인지 분명히 아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배우자의 성감대가 어디인지는 당연히 모른다. 대략 귀, 목, 가슴, 성기 정도만 애무를 할 뿐 다른 곳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런 공통적인 부위 외에도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성감대를 가지고 있다. 호주에서 만난 여성은 엄지발가락에 성감이 있어 남편이 20분 이상 입으로 애무를 해준다고 했다. 또한 유방암으로 유방을 잘라낸 여성을 수술 부위 아래쪽에 꾸준히 자극을 준 결과 그곳에서도 쾌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이렇듯 자신의 성감대를 알아야 하고, 성감대를 개발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사람들은 얼굴이나 팔, 등, 허벅지에 성감대가 있다고 하면 고개를 갸웃거린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처음 연애를 할 때는 손만 꼭 잡고 있어도 흥분이 된다. 얼굴을 손으로 만지거나 입술로 볼에 키스를 해도 짜릿함을 느낀다. 또한 여성들은 섹스를 하기 전이나 하고 난 후에 남자가 등이나 팔을 쓰다듬어주면 기분이 좋다고 한다. 그곳에 성감대가 있다는 뜻이다. 섹스는 성감대를 자극하는 것이다. 삽입섹스도 성기로 성기를 자극하는 행위인 셈이다.
자신의, 배우자의 성감대를 찾고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부가 미리 약속을 하고 충분히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좋다. 감미로운 음악과 은은한 아로마 향을 준비해놓는 것도 좋다. 단 성 비디오는 성감대 찾기를 할 때는 틀지 않는 것이 좋다. 정신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성감대를 찾는 동안 모든 감각의 초점을 한곳에 모아야 한다. 애무해주는 사람은 온 신경을 손끝이나 혀끝에, 받는 사람은 온 신경을 자극이 오는 지점에 집중해야 한다. 다른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애무를 할 때는 손으로 쓰다듬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혀와 입술로 하기도 하고, 비단 천과 솔을 이용하기도 하고, 손으로 할 때도 손끝에 한번은 파우더를 바르고, 또 한번은 오일을 바르고 해본다. 몸에 초콜릿 시럽을 바르고 혀로 핥아보는 것도 좋다. 그때마다 감촉들이 다를 것이다. 어떤 방법이 자기에게 더 자극적인지 스스로 느껴야 한다.
성감대 찾기는 천천히 머리부터 발끝까지 구석구석 정성껏 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는 어때?” 같은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말을 하면 정신이 분산돼 리듬이 깨진다. 필요하면 신음소리나 손을 이용해 의사표시를 하면 된다. 그리고 한사람만 계속하기보다는 한 가지 방법을 서로 교대로 하는 것이 좋다. 한두 차례에 그치지 말고 일주일 정도 반복해서 하다 보면 뜻밖의 성감대를 찾는 행복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성감대는 자신이 직접 찾는 게 더 빠르고 확실하다. 자위행위를 권하는 게 그 때문이다. 흔히 자위를 손으로 성기를 흥분시키는 행위로만 알고 있는데, 마스터베이션이란 자신의 손이나 도구(남편의 손 포함)를 사용해 성적으로 흥분되게 한다는 뜻이다. 물론 자기 손으로 하면 느낌이 덜하니까 솔이나 비단 천, 바이브레이터 같은 기구나 오일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
성감대 찾기를 할 때는 시작하기 전부터 오늘은 섹스를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하는 게 중요하다. 섹스를 할 생각이 들면 흥분에 사로잡혀 집중이 안되기 때문이다. 또한 가슴과 성기는 자극하지 않아야 한다. 그곳은 이미 성감대가 발달한 곳이다. 따라서 그곳을 자극하고 나면 발달되지 않은 곳을 자극할 때 미세한 변화를 느낄 수가 없다.
성감대 찾기는 그 자체가 하나의 마스터베이션이고 섹스
성감대 찾기를 충분히 한 후에 성기에서의 성감대 찾기를 한다. 성기에서도 대음순, 소음순, 클리토리스, 질, 지스폿(G-spot) 등 부위마다 성감이 다르다. 이곳을 손끝으로 만지기도 하고, 비비기도 하고, 입으로 하기도 하고, 기구를 사용하기도 하면서 성감을 느껴본다.
성기의 성감대 찾기를 할 때 지스폿을 찾아보는 작업을 하는 것도 좋다. 지스폿이 질벽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질구로부터 3~4cm 깊이의 질벽과 요도 사이에 있다. 따라서 바로 누운 자세에서 12시 방향으로 검지와 중지 두 마디 정도를 넣고 질벽을 자극하면 된다. 애무를 할 때 여성은 아랫배에 힘을 주고 남자는 치골과 음모가 있는 부위를 약하게 눌러주면 자극을 더 많이 받는다.
1∼2분 정도 애무를 하면 처음엔 소변을 보고 싶은 불편한 느낌이 들지만 더 자극을 주면 성감이 느껴지면서 그 부위가 부풀어올라 두 손가락 사이에 잡힐 정도로 커진다. 이때 강렬하고 특이한 쾌감이 느껴지면서 요도를 통해 묽은 액체를 분출하기도 한다. 액체는 냄새도 없고 맛도 없고 얼룩도 지지 않는 옅은 우윳빛이다. 혼자 지스폿을 찾을 때는 바이브레이터 등을 사용하면 힘들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아내의 지스폿 위치를 확인한 후 실제 성관계를 하면서 남자의 성기가 지스폿을 자극하도록 하는데, 이를 위한 가장 좋은 체위는 남자가 누워 있고 여자가 위로 올라가 있는 기마체위다. 지스폿 오르가슴은 클리토리스 오르가슴에 비해 더 강렬하고 깊이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스폿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여성들도 많다. 내가 호주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40%는 찾을 수 없었다. 따라서 없으면 없는 대로 만족스런 성생활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지 지스폿이 없다고 해서 환자 취급을 하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 클리토리스 오르가슴이든 지스폿 오르가슴이든 어느 한 방법에만 의존하지 말고 부부관계를 한마음으로 다양하고 풍요롭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감대 찾기는 그 자체가 하나의 마스터베이션이고, 섹스라고 할 수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삽입섹스만이 섹스가 아니고, 손으로 자기 성기를 자극해 쾌감을 느끼는 것만이 자위는 아니다. 성감대 찾기는 그 자체가 멋있는 섹스이고, 서로를 위해 해주는 마스터베이션이다. 오늘밤 부부가 함께 서로의 성기를 탐험하고, 성감대 찾기를 통해 부부의 사랑을 확인해 보길 바란다. 멋진 섹스는 멋진 삶을 가져다줄 것이다.
07 남성이 빨리 오르가슴에 이를 수 있는 ‘남녀 모두 엎드린 체위’
여성이 등을 위로 하고 엎드려 다리를 벌리고 엉덩이를 살짝 들어올린 상태에서 남성이 여성의 등 위에 엎드려 삽입하는 체위다. 이때 여성이 상체를 들고 엉덩이를 낮추면 삽입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상체를 낮추고 엉덩이를 살짝 들어주어야 한다. 힘들면 베개를 아랫배 밑에 놓는 것도 좋다.
이 체위는 음경이 질벽 전체를 자극하지는 못하지만 엎드린 자세에서 삽입을 하기 때문에 음경이 지스폿이 있는 질벽 아래쪽 입구를 집중적으로 자극해 오르가슴에 쉽게 오를 수 있다. 또한 삽입 각도가 좁고 가파르기 때문에 음경이 강한 자극을 받아 남성도 쉽게 오르가슴에 이른다. 남성이 빨리 오르가슴에 이르고 싶을 때 추천할 만한 체위다.
08 강한 정신적 교감을 느끼게 하는 ‘스푼 체위’
섹스를 할 때 꼭 오르가슴에 도달할 필요는 없다. 가끔은 오르가슴에 오르는 것보다 약간 고조된 상태의 흥분이 오랫동안 유지되기를 원할 때가 있다. 이때는 친밀감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스킨십 위주의 섹스 체위를 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체위로 여성이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남성이 여성의 뒤에서 끌어안은 채 삽입하는 것. 마치 스푼 두개를 나란히 포개놓은 것 같다고 해서 스푼 체위라고 부르는데, 깊은 삽입은 안 되지만 서로의 몸이 닿는 면적이 많기 때문에 강한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스푼 체위는 두 사람의 호흡을 일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의 호흡에 뒤에 있는 남성이 맞춰 함께 천천히 호흡을 하고, 그 호흡에 따라 숨을 들이쉴 때 삽입을 했다 내쉴 때 빼는 속도를 유지한다. 그러면 남성이 사정을 컨트롤하는 능력이 훨씬 높아진다. 스푼 체위 연습을 평소 충분히 하기를 권한다.
앞에서 설명한 정상위, 남녀 모두 엎드린 체위도 음경을 깊이 삽입한 상태에서 서로의 몸을 최대한 밀착한 채 천천히 피스톤 운동을 하면 오르가슴을 느낄 때와는 다른 잔잔한 쾌감이 느껴진다.
step 02 부부 함께 명기 만들기
섹스가 단순히 본능적인 행위이고, 성에 관한 지식이나 섹스 테크닉이 저절로 알게 되고 익혀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멋지게 펼쳐질 인생의 한 장을 덮어두는 것과 같다.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은 최소한의 것뿐이다. 멋진 섹스를 원한다면 성적 능력 향상을 위해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성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 중 하나가 케겔운동이다.
여성이 오르가슴에 이르기 위해서는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방법이 있다. 또한 삽입섹스를 통해 오르가슴에 이를 수 있다. 이때 여성의 질 주위에 있는 괄약근(PC근육)이 매우 중요하다. 괄약근의 수축력이 강할수록 성적 만족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케겔운동의 효과
케겔운동은 쉽게 말해 괄약근의 수축력을 강화해주는 운동이다. 소변을 참을 때처럼 괄약근을 조였다가 풀어주는 것을 반복하면 여성의 질구와 질벽을 좁혀주고, 질의 수축력을 높여준다. 따라서 삽입섹스를 할 때 여성의 질 내 흥분과 쾌락을 높여줘 질 오르가슴에 쉽게 이르게 해준다.
괄약근이 늘어지고 수축력이 떨어지면 남자의 성기가 삽입돼도 성적 자극을 느끼지 못하는 불감증이 생기게 된다. 남성의 입장에선 삽입을 했는데 질이 조여주지 않으면 발기 강도가 떨어져 나중엔 발기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발기 장애가 있는 남성이라도 수축력이 강한 여성의 질에 삽입해 강한 자극을 받으면 발기 강도가 더욱 높아진다. 발기 장애 문제가 해결되는 셈이다.
케겔운동을 하면 스스로 괄약근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줘 삽입섹스 중에 여성이 괄약근을 조이면 자신은 물론 파트너에게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황홀감을 느끼게 해준다. 따라서 자신의 성기능에 자신감을 갖게 되고 행복한 부부생활을 영위하게 된다. 이 외에도 케겔운동은 질액 분비를 촉진시키고 요실금과 변비를 없애는 효과가 있다.
몇 년 전, 오르가슴이 뭔지 전혀 모르는 40대 여성을 상담한 적이 있었다. 그를 성치료하면서 몇 달 동안 케겔운동을 중점적으로 하게 한 결과, 이 여성은 성관계를 할 때 멀티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남편이 나를 찾아와 “당신 때문에 우리 부부생활이 180도 달라졌다”며 감사해했을 정도였다.
‘케겔운동’ 생활 속 간단 체조법
케겔운동의 핵심은 괄약근을 찾아 수축, 이완하는 것이다. 정확한 괄약근을 찾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여성의 경우 우선 양변기에 앉아 다리를 벌리고 소변을 보다가 소변이 멈출 정도로 질구 주변에 강하게 힘을 준다. 이때 소변이 멈추면 괄약근이 수축된 상태고 다시 소변이 나오면 괄약근이 이완된 상태다. 이런 식으로 소변을 여러 차례 나눠 보면서 괄약근을 수축할 때 느낌을 확인한다. 소변을 볼 때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괄약근 수축요령을 터득한 후에는 소변을 보지 않는 상태에서 소변을 참는 것처럼 괄약근을 조이고 푸는 연습을 반복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가급적이면 질 이외 다른 부위의 근육, 즉 아랫배와 항문, 사타구니의 근육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처음엔 괄약근만 움직여지지 않고 전체가 다 움직이기 마련이지만 괄약근만 움직이려고 의식하면서 20일 정도 연습을 하다보면 요령이 생긴다.
예를 들어 괄약근을 수축할 때 손을 아랫배 위에 올려놓아 배가 움직이면 복부근육을 같이 사용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때 손으로 아랫배를 지그시 눌러주면 배 근육에 힘이 덜 들어가게 된다. 이런 식으로 다른 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한다.
여성의 케겔운동은 다양하게 할 수 있다. 여기서는 4가지 종류를 소개한다.
우선 괄약근을 4~5초 동안 소변줄기가 끊어지도록 강하게 조였다가 풀어주는 방법이다. 또한 괄약근을 조이고 풀어주는 운동을 시간 간격을 주지 말고 연속적으로 하는 방법도 있다. 이것은 오르가슴을 느낄 때 일어나는 현상과 같아 이 운동을 터득하면 질 오르가슴 장애가 저절로 사라진다. 이 두 가지 방법이 충분히 연습되면 질벽이 움직이는 게 느껴질 것이다.
또한 아기를 출산할 때 힘을 주듯 괄약근을 질구 바깥 방향을 향해 힘껏 밀어주는 방법이 있다. 이와 반대로 음료수를 빨대로 마시듯 질 안쪽으로 빨아들이는 방법도 있다. 이상의 4가지를 다 체득하면 명기가 됐다고 할 수 있다.
케겔운동을 할 때 주의할 점
케겔운동을 할 때는 질구만 강화시키는 게 아니라 질벽까지 움직여줘야 한다. 케겔운동을 제대로 했다면 깨끗이 씻은 손가락을 질 안에 넣고 괄약근을 수축하면 손가락이 확 조여드는 걸 느낄 수 있다. 오르가슴은 질벽이 떨리는 것이다. 질벽이 강해야 음경 전체를 자유자재로 조여주고 밀고 당길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앞에서 말한 4가지 방법의 케겔운동을 하루에 각각 50번씩 총 2백 번을 하라고 말하는데, 처음부터 그렇게 하기는 힘들다. 욕심 부리지 말고 하루 20회 정도만이라도 매일 하면서 점차 횟수를 늘려가도록 한다. 예를 들어 처음엔 4~5초 동안 강하게 수축시켰다 1~2초간 이완시키는 걸 5회 정도 반복하고 다음엔 1~2초간 강하게 수축했다 1~2초간 이완시키는 걸 10회 정도 반복하고, 다시 4~5초 동안 강하게 수축시켰다 1~2초간 이완시키는 걸 5회 반복하는 것이 좋다.
중요한 건 매일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양치질하듯 생활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3개월 정도 매일 하면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다른 운동과 달리 케겔운동은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고, 다른 일을 하면서도 할 수 있다. 전철을 타고 가면서, 운전을 하면서, 요리를 하면서, 혹은 전화를 받으면서도 할 수 있다.
남성의 케겔운동 요령
우리나라에서 성과 관련된 치료를 하고 교육을 하면서 느낀 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케겔운동은 여자들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케겔운동은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꼭 필요한 운동이다. 남자들에겐 특히 빠른 사정(또는 조루)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소변을 멈추게 하는 근육이 바로 사정을 억제해주는 근육과 같기 때문이다.
한 남자는 내 강의를 듣고 얼마나 열심히 케겔운동을 했는지 이젠 자기 마음대로 사정을 조절한다고 자랑한다. 4~5시간은 기본이고 10시간도 사정을 안 하고 성관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능한 일이다.
남성이 하는 케겔운동 방법도 여성과 거의 비슷하다. 우선 소변을 보는 도중에 아랫배, 성기 뿌리에 강하게 힘을 주어 괄약근을 수축하면 소변이 멈추고, 근육을 이완하면 다시 소변이 나온다. 이렇게 소변을 여러 차례 나눠서 보는 연습을 하루에 몇 번씩 하면서 괄약근의 수축작용이 어떤 느낌인지를 확인한다. 처음에는 잘 안되지만 항문 부위의 근육을 약간 움츠리듯 하면서 압박을 주면 가능하다. 두 주 정도 매일 연습을 하면 성기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모습이 확연하게 달라져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케겔운동의 요령을 터득하면 평상시에도 이 운동을 한다. 나는 지하철을 탈 때마다 습관적으로 이 운동을 하는데, 나처럼 특정한 상황이 되면 저절로 케겔운동을 할 수 있도록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여성과 달리 남자의 케겔운동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괄약근을 2~3초 강하게 수축했다 풀어주는 운동과 간격을 두지 말고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방법이다. 이 두 가지 방법을 하루에 적어도 50회 정도 한다. 또한 여성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복부나 엉덩이, 허벅지 등에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남자는 구조적으로 항문근육에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지만 그 힘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한다. 이렇게 3개월 정도 연습을 하면 자신의 발기력과 사정거리의 증가, 스태미나 향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케겔운동이 익숙해지면 괄약근을 조여 소변을 일시 중단하듯이 삽입섹스를 하다 사정을 하려 할 때 괄약근을 조여 사정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잠시 호흡을 가다듬어 흥분을 가라앉힌 후 삽입운동을 재개하는 식으로 반복하면 5시간, 10시간도 삽입섹스를 지속할 수 있다.
괄약근 운동으로 잘 훈련된 음경의 모양은 훈련되지 않은 음경에 비해 더 굵고 길고 단단하다. 이러한 모양의 음경은 성관계 시 파트너의 질 속에서 더 자극적인 쾌감을 주게 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케겔운동은 부부가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쪽만 해서는 효과가 적다. 단적으로 여자만 케겔운동을 하고 남자는 안 했다고 가정하면 성관계를 하다 여자가 괄약근을 조일 경우 남자는 그 쾌감에 즉시 사정을 하게 된다. 더 이상의 삽입섹스 지속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섹스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둘이 하는 것이며 혼자 느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느끼는 사랑의 행위다.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부부생활을 위해서는 두 파트너가 한마음으로 괄약근 운동을 열심히 마스터하자.
step 03 부부 속궁합 맞추기 노하우
한국에 와서 많이 들은 말 중 하나가 ‘속궁합(섹스궁합)’이다. 속궁합은 섹스를 할 때 성적 즐거움의 일치 여부를 말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최근 ‘성적 차이,’ 즉 ‘속궁합이 맞지 않아’ 이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호주에서도 내게 상담을 해오는 부부들 중에 불감증이나 조루, 발기부전 같은 전문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성기능 장애가 없는데도 성 트러블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성적 차이로 인해 어느 한쪽 또는 양쪽 모두 섹스를 할 때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속궁합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란 일이 있다. ‘속궁합이 맞지 않아도 결혼할 것인가’ 하는 설문에 ‘사랑하니까 안 맞아도 상관없다’는 응답이 남자 37%, 여자 44%로 절반도 되지 않았기 때문. 46%의 남녀가 ‘일단 노력을 하고 그래도 안 되면 헤어진다’고 응답했는데 성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해결 방법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슨 노력을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결혼한 부부도 마찬가지다. 막연히 속궁합이 안 맞는다고 고민만 하고 갈등하는 부부들을 위해 성적 차이가 벌어지는 다양한 원인과 그 해결 방법을 사례별로 소개해본다.
Q “서로 원하는 섹스의 횟수가 달라요”
A 성 상담을 하다 보면 부부가 서로 원하는 섹스의 횟수가 달라 고민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예를 들어 남편은 매일 섹스를 하고 싶은데 아내는 일주일에 한 번만 하고 싶어 하는 경우다. 양쪽 다 성적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서로 양보를 해서 일주일에 두세 번씩 하는 것으로 합의를 해도 남편은 욕구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이때는 자위행위가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 아내는 남편이 자위행위하는 것을 혐오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내가 남편의 자위행위를 혐오하면 남성은 밖에서 욕구를 해소하려고 하게 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내가 남편과의 섹스 횟수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 남편이 아내의 자위행위를 도와 주거나 자위기구를 사주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나는 아내가 원하는 횟수보다 더 자주 섹스를 하고 싶어 하는 남자에게 ‘참아가면서 하는 것이 성적인 쾌감 강도가 훨씬 더 높다’고 조언한다. 사정을 한 지 오래 될수록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해 성적 욕구가 강해져 사정을 할 때 쾌감이 커진다. 1주일만 참았다 사정을 하면 자주 할 때에 비해 느낌이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Q “저녁엔 그냥 자고 아침에 하자고 깨워요”
A 남자는 아침에 하는 걸 좋아하는데 아내는 저녁에 하는 걸 좋아하는 데서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남자는 하루 종일 직장생활을 하다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아무것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푹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피로가 풀리고 원기가 왕성해지면서 성욕이 일게 된다. 그런데 아내가 아침잠이 많은 스타일이면 아침에 깨어 섹스를 하는 게 싫을 수밖에 없고 따라서 오르가슴이 느껴질 리가 없다.
이런 경우 서로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날짜를 정해 한 번은 아침에 하고 다음엔 저녁에 할 수도 있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한쪽이 배우자에게 완전히 맞출 수도 있다. 이렇게 부부간에 합의를 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사랑과 친밀성이 있어야 한다.
Q “무드 하나 없는 곳에서도 하자고 졸라요”
A 남자들은 본능적으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욕구가 생기면 삽입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야외에서 하자고 할 때도 있고, 문밖에 사람이 있어도 하자고 조르는 경우도 있다. 반면 여자는 다른 사람의 방해를 받지 않는 안정된 공간에서 이왕이면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는 감미로운 분위기에서 섹스를 하고 싶어 한다.
이런 성적 차이로 인해 갈등이 빚어지는 대표적인 경우가 카섹스다. 카섹스는 어느 정도 개방된 공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스릴이 느껴져 남자들이 선호한다. 그런데 누가 볼까 하는 두려움에 절대 하지 않으려는 여성도 있다. 또한 섹스를 할 때 꼭 불을 끄고 싶어 하는 여성이 있는 반면 남자들은 섹스를 할 때 여자가 어떤 표정을 짓는지 확인하고 싶어 불을 켜고 하는 걸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듯 남자와 여자는 서로 기호가 다르기 때문에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섹스는 아름다운 것이기 때문에 남자들이 절제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만 행동하는 동물과는 다르다. 분위기가 조성된 상태에서 섹스를 하면 더 멋지고 아름답게 성을 즐길 수 있다.
Q “좋아하는 체위가 서로 틀려요”
A 한쪽이 특정 체위만을 선호해 상대가 성적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상담을 요청한 부부 중에 아내가 여성상위만을 고집하는 경우가 있었다. 아내는 여성상위를 해야 자기 마음대로 섹스를 조절할 수 있고 쉽게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했다. 반면 남편은 아내가 한 체위만을 고집하니까 재미가 덜해 섹스가 안된다며 하소연을 했다. 이 역시 대화를 통해서 상대가 원하는 체위를 수용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남자가 섹스를 주도하고 여자들은 자신의 의사를 잘 표현하지 못한다. 성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성에 대한 얘기를 꺼내기가 어렵다면 에로틱한 영화나 새로운 피임법, 자녀의 성교육 같은 소재를 먼저 화제로 꺼낸 후 자연스럽게 본론에 들어가는 게 좋다. 성과 관련된 책을 배우자의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아두는 것도 좋다. 그러면 배우자는 호기심에 그 책을 읽게 마련이다. 그걸 확인한 후에 책을 화제에 올려 얘기를 시작할 수도 있다.
단 남편이 보수적인 성향이면 자녀가 있을 때는 성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보수적인 남성은 자녀가 있으면 ‘가장’이라는 의식 때문에 속마음과 달리 가부장적인 말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남편이 가장이 아닌 남자의 위치에 있을 때 성 얘기를 풀어가는 게 좋다.
Q “변태 같은 요구에 성욕이 싹 사라져요”
A 섹스를 할 때 남편이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심한 말을 하는 바람에 성욕이 뚝 떨어진다고 말하는 여성도 있다. 남자들 중에도 아내가 괴성을 질러 성욕이 사라진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성학에서는 섹스를 할 때는 평소 입에 담지 못할 험한 말도 얼마든지 할 수 있고, 소리도 마음껏 지르는 것이 좋다고 본다. 얌전하게 할 때보다 성적 자극이 훨씬 강하게 오기 때문이다.
변태적인 성관계를 요구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누구나 새디즘이나 마조히즘적인 면이 있다. 아내나 남편이 사랑스러우면 엉덩이를 찰싹 때려주고 싶거나 볼을 깨물어주고 싶은 것과 같은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그 강도의 차이일 뿐이다. 섹스에 있어선 부부가 합의만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강한 것을 원한다고 해서 잘못된 것이 아니다. 성학에선 부부끼리 합의가 된다면 어떤 도착적인 행위도 괜찮다고 본다.
가끔 성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 고민하는 부부도 있다. 남자는 섹스는 맛있게 즐겨야 하고 많이 할수록 좋다고 생각하는데 아내는 섹스가 아이를 낳는 목적으로만 사용돼야 한다며 섹스를 회피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남편이 아내에게 성 관련 서적을 보여주거나 함께 성 세미나에 참여해 아내의 가치관을 바꿔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Q “테크닉도 하나 없고 목석 같아요”
A 흥분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 중에는 남자 혹은 여자가 테크닉이 없기 때문인 경우도 많다. 터치에도 기술이 있고, 섹스 체위에도 방법이 있다. 즐거운 섹스를 위해서는 부부가 함께 테크닉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속궁합이 안 맞는다고 불평만 하면 갈등을 키울 뿐이다.
한 남성이 찾아와 상담을 한 적이 있다. 그는 “오늘 아침 직장에 출근했다 집에 놓고 온 것이 있어 집에 갔더니 안방에서 아내의 괴성이 들렸다. 살며시 문을 열어봤더니 아내가 자위행위를 하고 있었다. 바로 어젯밤에 부부관계를 하면서 오르가슴을 느꼈다고 했는데 12시간도 안돼 자위행위를 한다면 색녀가 아니냐”고 했다. 나는 그에게 “부인이 어젯밤 보여준 행동은 당신을 위해 한 거짓 행동일 뿐이다. 욕구충족이 안되니까 자위행위를 한 거다. 아내를 위해 자위기구를 사주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Q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타이밍이 안 맞아요”
A 많은 부부들이 속궁합이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오르가슴에 오르는 타이밍이 안 맞기 때문이다. 부부가 같은 시간에 함께 절정에 올라 희열을 느껴야 하는데 아내가 막 좋아지려고 할 때 남편이 사정을 끝낸다면 아내의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남자는 섹스가 즐거운데 여자가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며 상담을 해오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 부부들은 삽입 위주의 섹스를 하는 경우가 많다. 신혼 초에는 작은 숨결만으로도 흥분이 되고 짜릿함을 느끼기 때문에 삽입 위주의 섹스를 해도 큰 불만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렇지 않다. 삽입 위주의 섹스를 하면 여자는 흥분을 느끼지 못하고 이내 질액이 말라버려 성교통증이 올 수밖에 없다. 남자가 삽입을 하기 전에 충분히 전희를 해주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속궁합이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에는 신체적인 원인도 있다. 예를 들어 여자의 질 위치는 사람마다 다르다. 미간이 넓은 사람이 있고 좁은 사람이 있듯이 질이 음핵 쪽에 가까운 여자도 있고 항문 쪽에 가까운 여자도 있다. 이런 신체구조의 특징에 맞는 성 테크닉을 사용해야 한다. 질이 항문 쪽에 가까우면 정상체위로는 오르가슴을 느끼기 힘들다. 후배위 체위를 해야 여성이 쉽게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정상체위만 하니까 속궁합이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반대로 질이 음핵에 가까우면 후배위 체위를 해서는 오르가슴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Q “아무리 노력해도 오르가슴이 안 느껴져요”
A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속궁합은 성상담을 받거나 부부끼리 대화를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일 뿐이다. 성적 차이가 나는 원인이 뭔지 솔직히 털어놓고 얘기를 하면 다 해결 방안이 생긴다. 성적 차이를 이유로 이혼까지 가는 것은 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상대를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고, 많은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성적인 갈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습관적으로 섹스를 하다 보니까 문제가 되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연애할 때는 밤을 꼬박 새워 일한 후에도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를 하면 행복하고 즐겁지 않았는가. 그때의 마음으로 돌아가길 권한다.
step 04 오르가슴에 쉽게 오르는 체위
상담을 하거나 강의를 하면서 사람들이 의외로 체위별 특징을 잘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보통 부부들은 성관계를 할 때 1~2가지, 많아야 3~4가지 체위를 사용한다고 한다. “다른 체위를 해도 별다른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체위마다 느껴지는 성적 흥분은 다르다. 같은 체위라도 다리를 얼마큼만 벌리느냐, 몸무게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 등에 따라 느낌이 다르고, 그에 따른 성적 만족도 다르다.
체위를 설명하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섹스는 사랑하는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사랑의 행위다. 사랑은 상대방을 돌봐주고 아껴주고 자신을 희생하는 마음을 서로 주고받는 것이지만 사랑의 행위인 섹스만큼은 어느 정도 이기적이어야 한다. 즉 섹스는 자신을 희생하면서 상대방이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도록 봉사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발기부전, 불감증 등 성기능 치료를 위해서는 그런 배려가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섹스는 자신이 즐거운 상태에서 사랑을 나누는 행위다. 각자 쾌감을 느끼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두 사람이 같이 쾌감을 느끼는 지점이 나타난다. 그 지점을 향해 서로 노력하는 게 아름다운 섹스다.
성학에서는 섹스를 할 때 먼저 자기가 좋아야지 자신은 좋지 않으면서 상대방을 즐겁게 해준다는 것은 잘못된 섹스라고 본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상대방을 위해 봉사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남편들은 ‘아내를 뿅 가게 해주겠다’고 생각하고, 아내들은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면서 남편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거짓 신음을 한다. 이런 것이 다 상대방을 위한 섹스를 하는 것인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성기능 장애가 생기기 마련이다. 배우자를 배려하기 전에 자신부터 성적으로 만족해야 한다. 배우자의 성적 쾌감은 배우자 스스로 찾아야지 상대방이 해준다고 느끼고 안 해준다고 못 느끼는 게 아니다.
다양한 체위를 시도해야 하는 이유는 우선 자기 부부에게 꼭 맞는 체위를 찾기 위해서다. 또한 한 체위만 반복하면 식상해져서 흥미를 잃게 된다. 이럴 때 체위에 변화를 주면 새로운 것에 대한 심리적인 흥분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처음엔 자극이 덜 오는 것 같아도 다양한 체위를 시도하며 성감을 개발하는 게 좋다.
체위가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체위마다 성기의 접촉 부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체위라도 삽입운동의 방향과 속도에 따라 느껴지는 쾌감의 강도가 달라진다. 또한 살이 찐 여자일수록 다리를 많이 벌려야 쾌감을 느끼기 쉬운데 같은 체위라도 부부의 키, 몸매 등에 따라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한 다리 벌리는 각도, 몸 비트는 정도가 달라야 한다. 그건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부부가 직접 경험을 하면서 스스로 찾는 수밖에 없다. 다음에 소개하는 8가지 체위를 바탕으로 만족스러운 부부만의 체위를 개발하길 바란다.
01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정상위’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여성이 위를 보고 누우면 남성이 그 위에 엎드리는 체위다. 이 체위는 음경이 주로 질 아래쪽을 자극하기 때문에 질 위쪽(12시 방향)에 있는 지스폿을 제대로 자극하지 못한다. 또한 음경의 뿌리 부분이 클리토리스를 집중적으로 자극하기 힘들다. 따라서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끼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전혀 못 느끼는 경우도 많다. 반면 이 체위는 음경이 깊숙이 삽입돼 임신을 원하는 경우 가장 이상적이다. 또한 여성의 손이 자유로워 섹스를 하면서 남성을 애무할 수 있고 얼굴을 마주 보고 하기 때문에 사랑의 감정을 주고받을 수 있다.
이 체위에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여성이 다리를 벌리면 음경이 깊이 들어오는데, 서로 최대한 밀착한 상태에서 남성이 천천히 아랫도리를 작게 원을 그리듯 돌리면 강한 사랑의 교감을 나눌 수 있다. 또한 여성이 다리를 꽉 오므리면 음경을 꽉 잡고 있는 느낌이 들어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이 상태에서 남성이 좌우로, 위아래로, 원을 그리듯 살살 돌리면 더 큰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02 오르가슴 느끼기 가장 쉬운 ‘CAT 체위’
정상위와 비슷하지만 지스폿과 클리토리스 부분에 강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체위로 정상위보다 5cm 정도 아래에서 음경을 삽입한다. 정상위는 음경이 삽입되는 각도가 여자의 질 각도와 같아서 지스폿을 미끄러지듯 자극할 뿐이다. 그런데 정상위보다 5cm 밑에서부터 삽입하면 질 위쪽(12시 방향)에 있는 지스폿을 집중적으로 자극하게 된다. 또한 음경 뿌리의 접촉 부위도 주로 클리토리스 주위에 집중된다. 이 체위를 개발한 에드워드 에이첼 박사가 “이 체위를 정확히 사용하면 어떤 여성이든 3분 이내에 오르가슴에 오를 수 있다”고 장담할 정도로 여성이 오르가슴에 오르기에 가장 좋은 체위다.
하지만 질이 요도 쪽보다 항문 쪽에 치우쳐 있는 여성의 경우 이 체위로도 지스폿을 자극하기가 쉽지 않다. 이 경우 다음에 소개하는 후배위 체위를 하면 금방 오르가슴에 이를 수 있다.
03 임신했을 때 가장 좋은 ‘옆으로 누운 체위’
여성이 임신했을 때 가장 권장할 만한 체위다. 남녀 모두 옆으로 누운 자세로 하기 때문에 음경이 질 속 깊이 삽입되지는 않지만 지스폿이 있는 질벽 부위를 강하게 자극하기 때문에 여성이 강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옆으로 누운 자세여서 클리토리스를 자극하지는 못한다. 대신 여성이 자기 손으로 클리토리스를 자극해 쾌감을 느낄 수 있다.
남성의 경우 손쉽게 음경을 뺄 수 있어 사정에 이르기 직전 음경을 빼서 손가락으로 귀두 부분을 강하게 눌러 사정을 억제하는 ‘스퀴즈 요법’을 사용해 섹스시간을 늘릴 수 있다.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섹스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남녀 모두 손이 자유로워 서로 애무를 할 수 있어 많은 정신적 교감을 나눌 수 있다. 임신 중이거나 체중이 무거운 사람에게 좋고 체력소모가 많지 않아 피곤할 때 적당하다.
04 남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후배위’
여성은 엎드린 자세로 팔굽과 무릎으로 몸체를 들어올리는 자세를 취하고, 남성이 여성의 뒤에서 무릎을 꿇고 손으로 여성의 허리를 잡고 삽입하는 체위다. 이 체위는 음경이 엎드린 자세로 있는 여성의 질벽 아래쪽에 있는 지스폿을 자극하기 때문에 오르가슴에 이르기 쉽다. 그러나 클리토리스 부위는 전혀 자극을 줄 수 없어 클리토리스 오르가슴을 느끼기는 어렵다. 대신 여성이 자신의 손으로 클리토리스를 자극해 오르가슴에 이를 수 있다.
이 체위는 지스폿 오르가슴에 이르기는 쉽지만 서로 얼굴을 볼 수 없어 정신적인 교감을 나누기는 어렵다. 대신 남성의 손이 자유롭기 때문에 여성의 허리를 잡거나 젖가슴 등을 애무할 수 있어 스킨십을 나누기에 좋다.
05 여성들이 가장 만족하는 ‘여성상위’
남성은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 있고, 여성이 마치 말을 타듯 그 위에 앉는 체위로 여성이 섹스를 주도할 수 있는 대표적인 체위다. 주부들 중에 ‘가장을 내 밑에 놓고 깔아뭉개는 것 같아 싫다’며 이 체위에 거부감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벽을 깨야 한다.
여성들이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해서는 여성상위 체위가 좋다. 정상위는 남성들이 피스톤 운동만 하기 때문에 음경이 닿는 질벽의 면이 한정돼 있다. 그런데 이 체위는 음경이 질벽 전체를 자극할 뿐 아니라 여성이 자신의 몸을 앞뒤 좌우로 움직여가며 음경이 자신의 지스폿을 정확히 자극할 수 있도록 조절할 수 있고, 클리토리스에 자극이 가도록 조절할 수 있어 큰 만족을 느낄 수 있다. 성적으로 만족을 못 느끼거나 오르가슴을 자주 못 느끼는 여성에게 권장할 만한 체위다.
남성 역시 위에서 할 때와 다른 느낌을 받는다. 여성이 위에서 강한 자극을 계속 주면 사정이 빨라지지만 강약을 조절해주면 정상위로 할 때보다 오랫동안 사정을 참을 수 있다. 또한 남성의 손이 자유로워 애무할 수 있고, 마주 본 상태에서 섹스를 할 수 있어 심리적 만족도도 높다. 그러나 깊이 삽입했을 경우 음경의 귀두 부분이 경구 바로 앞까지 도달하기 때문에 임신부에게는 적절하지 않다.
한편 성교를 하는 과정에서 여성의 상체를 비스듬하게 앞으로 각도를 낮추고 팔로 몸무게를 받치는 체위로 변형할 수 있는데, 이렇게 하면 여자의 체중을 남자가 덜 받게 되므로 체중이 많이 나가는 여자에게 권장할 만하다.
06 둘 다 동시에 오르가슴을 느끼기에 좋은 ‘걸쳐 누운 체위’
여성이 상반신은 침대에, 하반신은 침대 끝 밖으로 늘어뜨린 자세를 취하면 남성이 무릎을 꿇고 상체를 수직으로 세우고 손으로 여성의 허벅지를 잡는 상태에서 삽입하는 체위다. 이 체위는 음경이 깊이 삽입되지는 않지만 누워 있는 여성의 질벽 윗부분에 있는 지스폿을 강하게 자극해 오르가슴에 이르게 한다. 또한 남녀의 손이 모두 자유로워 섹스를 하면서 손으로 클리토리스를 자극할 수도 있고, 상대를 애무할 수도 있다. 처음 할 때는 자세를 잡기가 힘들 수 있지만 몇 번 하고 나면 요령이 터득돼 쉽게 할 수 있으며 남녀가 함께 오르가슴에 이르기가 쉽다. 임신부나 무거운 사람에게 좋다.
아직까지 한번도 오르가슴을 체험하지 못했거나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여성들을 위해 성치료전문가이자 성상담가로 세계적으로 귄위를 인정받고 있는 홍성묵 교수가 상세한 단계별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제대로 연습하면 성치료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90% 이상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크게 4단계로 나눠 자신의 성감대 찾기와 개발하기, 여성의 성감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남성의 조루치료에도 효과적인 케겔운동, 부부의 성적 즐거움을 위한 속궁합 진단과 테크닉 순으로 구성돼 있다. 끝으로 ‘오르가슴에 쉽게 오르는 체위’를 통해 부부에게 맞는 체위를 찾아보면 섹스 레슨 과정을 마치게 된다.
step 01 자신의 성기 사랑하기 & 성감대 찾기
대부분의 사람들이 삽입섹스만을 섹스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서로 손만 잡고 자도 행복하다면 그것도 굿 섹스고, 우리가 변태라고 하는 모든 성행위도 부부 모두 만족한다면 역시 굿 섹스다. 굿 섹스는 서로의 교감이 얼마나 잘 이뤄지느냐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굿 섹스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서로 마음을 열어야 한다. 회사와 집안일, 아이 문제 등 방해가 되는 생각들을 다 잊어버리고 수치심과 부끄러움도 벗어던져야 한다.
또한 자신의 성기를 사랑해야 한다. 특히 여성들은 냉대하, 생리, 방광염 등으로 인해 자신의 성기가 더럽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강하다. 우선 명칭부터 음부(은밀한 부위), 치부(수치스러운 부위) 등 부정적이다. 서양에서도 섹스 워크숍에 처음 참가하는 여성들 중 자신의 성기가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5%도 안됐다.
그런 부정적인 생각을 떨치기 위해 자신의 성기를 자세히 관찰하고, 이를 통해 성기가 자신의 몸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위라는 걸 느껴야 한다. 그런 생각만 가져도 성문제는 50% 이상 해결된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성기에 애정이 있으면 성에 대한 태도나 가치관이 긍정적이 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성기를 자세히 관찰하며 아름다움 느껴야
나는 성교육이나 워크숍을 할 때 제일 먼저 거울로 자기 성기를 자세히 관찰한 후 그림을 그려오는 과제를 낸다. 그 결과 많은 학생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부위를 그동안 홀대하고 미워했던 것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됐다”고 고백한다.
자신의 성기에 대해 자신감을 가졌으면 부부가 서로의 성기를 탐색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바이올린 연주자는 수십 대의 바이올린 속에서도 자기 악기를 금방 찾는다. 같은 바이올린이라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성기도 마찬가지로 비슷하지만 다 다르게 생겼다. 그런데 보통 부부들은 불을 끈 채 삽입섹스만 하다 보니 수십 년 동안 성관계를 했어도 배우자의 성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정확히 모른다.
여성이 자신의 성기를, 또는 남성이 여성의 성기를 관찰할 때는 대음순과 소음순의 크기와 모양과 촉감, 음핵의 위치 등 외형을 관찰하는 것뿐 아니라 속까지 자세히 탐험해야 한다. 손가락을 이용해 질 벽을 자극하기도 하고, 처녀막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본다. 생김새가 다르면 성감대도 다르다. 성감대를 제대로 찾기 위해서는 배우자의 성기 모양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성 워크숍을 하다 보면 “언제부턴가 성교를 할 때마다 통증을 느껴 섹스를 하고 싶지 않았는데, 남편이 제 성기를 자세히 관찰하면서 질 안에 작은 상처가 있었다는 걸 발견했다. 그걸 치료한 후 성감이 훨씬 높아졌다”고 말하는 여성들이 의외로 많다. 이처럼 부부가 서로 성기를 관찰하는 것은 섹스와 건강에 도움이 된다.
서로의 성기를 관찰하고 나면 이전까지는 흉물스럽게만 생각했던 배우자의 성기가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느껴지고 보호해줘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워크숍에 참가한 사람들 중에는 “지금까지 오럴섹스를 한번도 안 했는데 이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성기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이다.
성감대는 자신이 직접 찾는 게 더 빠르고 확실해
우리나라의 많은 커플을 상담하고 치료했지만 10년, 20년, 30년 동안 부부생활을 했어도 자신의 성감대가 어디인지 분명히 아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배우자의 성감대가 어디인지는 당연히 모른다. 대략 귀, 목, 가슴, 성기 정도만 애무를 할 뿐 다른 곳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런 공통적인 부위 외에도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성감대를 가지고 있다. 호주에서 만난 여성은 엄지발가락에 성감이 있어 남편이 20분 이상 입으로 애무를 해준다고 했다. 또한 유방암으로 유방을 잘라낸 여성을 수술 부위 아래쪽에 꾸준히 자극을 준 결과 그곳에서도 쾌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이렇듯 자신의 성감대를 알아야 하고, 성감대를 개발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사람들은 얼굴이나 팔, 등, 허벅지에 성감대가 있다고 하면 고개를 갸웃거린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처음 연애를 할 때는 손만 꼭 잡고 있어도 흥분이 된다. 얼굴을 손으로 만지거나 입술로 볼에 키스를 해도 짜릿함을 느낀다. 또한 여성들은 섹스를 하기 전이나 하고 난 후에 남자가 등이나 팔을 쓰다듬어주면 기분이 좋다고 한다. 그곳에 성감대가 있다는 뜻이다. 섹스는 성감대를 자극하는 것이다. 삽입섹스도 성기로 성기를 자극하는 행위인 셈이다.
자신의, 배우자의 성감대를 찾고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부가 미리 약속을 하고 충분히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좋다. 감미로운 음악과 은은한 아로마 향을 준비해놓는 것도 좋다. 단 성 비디오는 성감대 찾기를 할 때는 틀지 않는 것이 좋다. 정신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성감대를 찾는 동안 모든 감각의 초점을 한곳에 모아야 한다. 애무해주는 사람은 온 신경을 손끝이나 혀끝에, 받는 사람은 온 신경을 자극이 오는 지점에 집중해야 한다. 다른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애무를 할 때는 손으로 쓰다듬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혀와 입술로 하기도 하고, 비단 천과 솔을 이용하기도 하고, 손으로 할 때도 손끝에 한번은 파우더를 바르고, 또 한번은 오일을 바르고 해본다. 몸에 초콜릿 시럽을 바르고 혀로 핥아보는 것도 좋다. 그때마다 감촉들이 다를 것이다. 어떤 방법이 자기에게 더 자극적인지 스스로 느껴야 한다.
성감대 찾기는 천천히 머리부터 발끝까지 구석구석 정성껏 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는 어때?” 같은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말을 하면 정신이 분산돼 리듬이 깨진다. 필요하면 신음소리나 손을 이용해 의사표시를 하면 된다. 그리고 한사람만 계속하기보다는 한 가지 방법을 서로 교대로 하는 것이 좋다. 한두 차례에 그치지 말고 일주일 정도 반복해서 하다 보면 뜻밖의 성감대를 찾는 행복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성감대는 자신이 직접 찾는 게 더 빠르고 확실하다. 자위행위를 권하는 게 그 때문이다. 흔히 자위를 손으로 성기를 흥분시키는 행위로만 알고 있는데, 마스터베이션이란 자신의 손이나 도구(남편의 손 포함)를 사용해 성적으로 흥분되게 한다는 뜻이다. 물론 자기 손으로 하면 느낌이 덜하니까 솔이나 비단 천, 바이브레이터 같은 기구나 오일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
성감대 찾기를 할 때는 시작하기 전부터 오늘은 섹스를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하는 게 중요하다. 섹스를 할 생각이 들면 흥분에 사로잡혀 집중이 안되기 때문이다. 또한 가슴과 성기는 자극하지 않아야 한다. 그곳은 이미 성감대가 발달한 곳이다. 따라서 그곳을 자극하고 나면 발달되지 않은 곳을 자극할 때 미세한 변화를 느낄 수가 없다.
성감대 찾기는 그 자체가 하나의 마스터베이션이고 섹스
성감대 찾기를 충분히 한 후에 성기에서의 성감대 찾기를 한다. 성기에서도 대음순, 소음순, 클리토리스, 질, 지스폿(G-spot) 등 부위마다 성감이 다르다. 이곳을 손끝으로 만지기도 하고, 비비기도 하고, 입으로 하기도 하고, 기구를 사용하기도 하면서 성감을 느껴본다.
성기의 성감대 찾기를 할 때 지스폿을 찾아보는 작업을 하는 것도 좋다. 지스폿이 질벽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질구로부터 3~4cm 깊이의 질벽과 요도 사이에 있다. 따라서 바로 누운 자세에서 12시 방향으로 검지와 중지 두 마디 정도를 넣고 질벽을 자극하면 된다. 애무를 할 때 여성은 아랫배에 힘을 주고 남자는 치골과 음모가 있는 부위를 약하게 눌러주면 자극을 더 많이 받는다.
1∼2분 정도 애무를 하면 처음엔 소변을 보고 싶은 불편한 느낌이 들지만 더 자극을 주면 성감이 느껴지면서 그 부위가 부풀어올라 두 손가락 사이에 잡힐 정도로 커진다. 이때 강렬하고 특이한 쾌감이 느껴지면서 요도를 통해 묽은 액체를 분출하기도 한다. 액체는 냄새도 없고 맛도 없고 얼룩도 지지 않는 옅은 우윳빛이다. 혼자 지스폿을 찾을 때는 바이브레이터 등을 사용하면 힘들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아내의 지스폿 위치를 확인한 후 실제 성관계를 하면서 남자의 성기가 지스폿을 자극하도록 하는데, 이를 위한 가장 좋은 체위는 남자가 누워 있고 여자가 위로 올라가 있는 기마체위다. 지스폿 오르가슴은 클리토리스 오르가슴에 비해 더 강렬하고 깊이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스폿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여성들도 많다. 내가 호주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40%는 찾을 수 없었다. 따라서 없으면 없는 대로 만족스런 성생활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지 지스폿이 없다고 해서 환자 취급을 하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 클리토리스 오르가슴이든 지스폿 오르가슴이든 어느 한 방법에만 의존하지 말고 부부관계를 한마음으로 다양하고 풍요롭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감대 찾기는 그 자체가 하나의 마스터베이션이고, 섹스라고 할 수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삽입섹스만이 섹스가 아니고, 손으로 자기 성기를 자극해 쾌감을 느끼는 것만이 자위는 아니다. 성감대 찾기는 그 자체가 멋있는 섹스이고, 서로를 위해 해주는 마스터베이션이다. 오늘밤 부부가 함께 서로의 성기를 탐험하고, 성감대 찾기를 통해 부부의 사랑을 확인해 보길 바란다. 멋진 섹스는 멋진 삶을 가져다줄 것이다.
07 남성이 빨리 오르가슴에 이를 수 있는 ‘남녀 모두 엎드린 체위’
여성이 등을 위로 하고 엎드려 다리를 벌리고 엉덩이를 살짝 들어올린 상태에서 남성이 여성의 등 위에 엎드려 삽입하는 체위다. 이때 여성이 상체를 들고 엉덩이를 낮추면 삽입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상체를 낮추고 엉덩이를 살짝 들어주어야 한다. 힘들면 베개를 아랫배 밑에 놓는 것도 좋다.
이 체위는 음경이 질벽 전체를 자극하지는 못하지만 엎드린 자세에서 삽입을 하기 때문에 음경이 지스폿이 있는 질벽 아래쪽 입구를 집중적으로 자극해 오르가슴에 쉽게 오를 수 있다. 또한 삽입 각도가 좁고 가파르기 때문에 음경이 강한 자극을 받아 남성도 쉽게 오르가슴에 이른다. 남성이 빨리 오르가슴에 이르고 싶을 때 추천할 만한 체위다.
08 강한 정신적 교감을 느끼게 하는 ‘스푼 체위’
섹스를 할 때 꼭 오르가슴에 도달할 필요는 없다. 가끔은 오르가슴에 오르는 것보다 약간 고조된 상태의 흥분이 오랫동안 유지되기를 원할 때가 있다. 이때는 친밀감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스킨십 위주의 섹스 체위를 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체위로 여성이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남성이 여성의 뒤에서 끌어안은 채 삽입하는 것. 마치 스푼 두개를 나란히 포개놓은 것 같다고 해서 스푼 체위라고 부르는데, 깊은 삽입은 안 되지만 서로의 몸이 닿는 면적이 많기 때문에 강한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스푼 체위는 두 사람의 호흡을 일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의 호흡에 뒤에 있는 남성이 맞춰 함께 천천히 호흡을 하고, 그 호흡에 따라 숨을 들이쉴 때 삽입을 했다 내쉴 때 빼는 속도를 유지한다. 그러면 남성이 사정을 컨트롤하는 능력이 훨씬 높아진다. 스푼 체위 연습을 평소 충분히 하기를 권한다.
앞에서 설명한 정상위, 남녀 모두 엎드린 체위도 음경을 깊이 삽입한 상태에서 서로의 몸을 최대한 밀착한 채 천천히 피스톤 운동을 하면 오르가슴을 느낄 때와는 다른 잔잔한 쾌감이 느껴진다.
step 02 부부 함께 명기 만들기
섹스가 단순히 본능적인 행위이고, 성에 관한 지식이나 섹스 테크닉이 저절로 알게 되고 익혀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멋지게 펼쳐질 인생의 한 장을 덮어두는 것과 같다.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은 최소한의 것뿐이다. 멋진 섹스를 원한다면 성적 능력 향상을 위해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성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 중 하나가 케겔운동이다.
여성이 오르가슴에 이르기 위해서는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방법이 있다. 또한 삽입섹스를 통해 오르가슴에 이를 수 있다. 이때 여성의 질 주위에 있는 괄약근(PC근육)이 매우 중요하다. 괄약근의 수축력이 강할수록 성적 만족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케겔운동의 효과
케겔운동은 쉽게 말해 괄약근의 수축력을 강화해주는 운동이다. 소변을 참을 때처럼 괄약근을 조였다가 풀어주는 것을 반복하면 여성의 질구와 질벽을 좁혀주고, 질의 수축력을 높여준다. 따라서 삽입섹스를 할 때 여성의 질 내 흥분과 쾌락을 높여줘 질 오르가슴에 쉽게 이르게 해준다.
괄약근이 늘어지고 수축력이 떨어지면 남자의 성기가 삽입돼도 성적 자극을 느끼지 못하는 불감증이 생기게 된다. 남성의 입장에선 삽입을 했는데 질이 조여주지 않으면 발기 강도가 떨어져 나중엔 발기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발기 장애가 있는 남성이라도 수축력이 강한 여성의 질에 삽입해 강한 자극을 받으면 발기 강도가 더욱 높아진다. 발기 장애 문제가 해결되는 셈이다.
케겔운동을 하면 스스로 괄약근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줘 삽입섹스 중에 여성이 괄약근을 조이면 자신은 물론 파트너에게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황홀감을 느끼게 해준다. 따라서 자신의 성기능에 자신감을 갖게 되고 행복한 부부생활을 영위하게 된다. 이 외에도 케겔운동은 질액 분비를 촉진시키고 요실금과 변비를 없애는 효과가 있다.
몇 년 전, 오르가슴이 뭔지 전혀 모르는 40대 여성을 상담한 적이 있었다. 그를 성치료하면서 몇 달 동안 케겔운동을 중점적으로 하게 한 결과, 이 여성은 성관계를 할 때 멀티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남편이 나를 찾아와 “당신 때문에 우리 부부생활이 180도 달라졌다”며 감사해했을 정도였다.
‘케겔운동’ 생활 속 간단 체조법
케겔운동의 핵심은 괄약근을 찾아 수축, 이완하는 것이다. 정확한 괄약근을 찾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여성의 경우 우선 양변기에 앉아 다리를 벌리고 소변을 보다가 소변이 멈출 정도로 질구 주변에 강하게 힘을 준다. 이때 소변이 멈추면 괄약근이 수축된 상태고 다시 소변이 나오면 괄약근이 이완된 상태다. 이런 식으로 소변을 여러 차례 나눠 보면서 괄약근을 수축할 때 느낌을 확인한다. 소변을 볼 때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괄약근 수축요령을 터득한 후에는 소변을 보지 않는 상태에서 소변을 참는 것처럼 괄약근을 조이고 푸는 연습을 반복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가급적이면 질 이외 다른 부위의 근육, 즉 아랫배와 항문, 사타구니의 근육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처음엔 괄약근만 움직여지지 않고 전체가 다 움직이기 마련이지만 괄약근만 움직이려고 의식하면서 20일 정도 연습을 하다보면 요령이 생긴다.
예를 들어 괄약근을 수축할 때 손을 아랫배 위에 올려놓아 배가 움직이면 복부근육을 같이 사용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때 손으로 아랫배를 지그시 눌러주면 배 근육에 힘이 덜 들어가게 된다. 이런 식으로 다른 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한다.
여성의 케겔운동은 다양하게 할 수 있다. 여기서는 4가지 종류를 소개한다.
우선 괄약근을 4~5초 동안 소변줄기가 끊어지도록 강하게 조였다가 풀어주는 방법이다. 또한 괄약근을 조이고 풀어주는 운동을 시간 간격을 주지 말고 연속적으로 하는 방법도 있다. 이것은 오르가슴을 느낄 때 일어나는 현상과 같아 이 운동을 터득하면 질 오르가슴 장애가 저절로 사라진다. 이 두 가지 방법이 충분히 연습되면 질벽이 움직이는 게 느껴질 것이다.
또한 아기를 출산할 때 힘을 주듯 괄약근을 질구 바깥 방향을 향해 힘껏 밀어주는 방법이 있다. 이와 반대로 음료수를 빨대로 마시듯 질 안쪽으로 빨아들이는 방법도 있다. 이상의 4가지를 다 체득하면 명기가 됐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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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겔운동을 할 때 주의할 점
케겔운동을 할 때는 질구만 강화시키는 게 아니라 질벽까지 움직여줘야 한다. 케겔운동을 제대로 했다면 깨끗이 씻은 손가락을 질 안에 넣고 괄약근을 수축하면 손가락이 확 조여드는 걸 느낄 수 있다. 오르가슴은 질벽이 떨리는 것이다. 질벽이 강해야 음경 전체를 자유자재로 조여주고 밀고 당길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앞에서 말한 4가지 방법의 케겔운동을 하루에 각각 50번씩 총 2백 번을 하라고 말하는데, 처음부터 그렇게 하기는 힘들다. 욕심 부리지 말고 하루 20회 정도만이라도 매일 하면서 점차 횟수를 늘려가도록 한다. 예를 들어 처음엔 4~5초 동안 강하게 수축시켰다 1~2초간 이완시키는 걸 5회 정도 반복하고 다음엔 1~2초간 강하게 수축했다 1~2초간 이완시키는 걸 10회 정도 반복하고, 다시 4~5초 동안 강하게 수축시켰다 1~2초간 이완시키는 걸 5회 반복하는 것이 좋다.
중요한 건 매일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양치질하듯 생활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3개월 정도 매일 하면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다른 운동과 달리 케겔운동은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고, 다른 일을 하면서도 할 수 있다. 전철을 타고 가면서, 운전을 하면서, 요리를 하면서, 혹은 전화를 받으면서도 할 수 있다.
남성의 케겔운동 요령
우리나라에서 성과 관련된 치료를 하고 교육을 하면서 느낀 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케겔운동은 여자들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케겔운동은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꼭 필요한 운동이다. 남자들에겐 특히 빠른 사정(또는 조루)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소변을 멈추게 하는 근육이 바로 사정을 억제해주는 근육과 같기 때문이다.
한 남자는 내 강의를 듣고 얼마나 열심히 케겔운동을 했는지 이젠 자기 마음대로 사정을 조절한다고 자랑한다. 4~5시간은 기본이고 10시간도 사정을 안 하고 성관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능한 일이다.
남성이 하는 케겔운동 방법도 여성과 거의 비슷하다. 우선 소변을 보는 도중에 아랫배, 성기 뿌리에 강하게 힘을 주어 괄약근을 수축하면 소변이 멈추고, 근육을 이완하면 다시 소변이 나온다. 이렇게 소변을 여러 차례 나눠서 보는 연습을 하루에 몇 번씩 하면서 괄약근의 수축작용이 어떤 느낌인지를 확인한다. 처음에는 잘 안되지만 항문 부위의 근육을 약간 움츠리듯 하면서 압박을 주면 가능하다. 두 주 정도 매일 연습을 하면 성기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모습이 확연하게 달라져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케겔운동의 요령을 터득하면 평상시에도 이 운동을 한다. 나는 지하철을 탈 때마다 습관적으로 이 운동을 하는데, 나처럼 특정한 상황이 되면 저절로 케겔운동을 할 수 있도록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여성과 달리 남자의 케겔운동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괄약근을 2~3초 강하게 수축했다 풀어주는 운동과 간격을 두지 말고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방법이다. 이 두 가지 방법을 하루에 적어도 50회 정도 한다. 또한 여성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복부나 엉덩이, 허벅지 등에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남자는 구조적으로 항문근육에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지만 그 힘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한다. 이렇게 3개월 정도 연습을 하면 자신의 발기력과 사정거리의 증가, 스태미나 향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케겔운동이 익숙해지면 괄약근을 조여 소변을 일시 중단하듯이 삽입섹스를 하다 사정을 하려 할 때 괄약근을 조여 사정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잠시 호흡을 가다듬어 흥분을 가라앉힌 후 삽입운동을 재개하는 식으로 반복하면 5시간, 10시간도 삽입섹스를 지속할 수 있다.
괄약근 운동으로 잘 훈련된 음경의 모양은 훈련되지 않은 음경에 비해 더 굵고 길고 단단하다. 이러한 모양의 음경은 성관계 시 파트너의 질 속에서 더 자극적인 쾌감을 주게 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케겔운동은 부부가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쪽만 해서는 효과가 적다. 단적으로 여자만 케겔운동을 하고 남자는 안 했다고 가정하면 성관계를 하다 여자가 괄약근을 조일 경우 남자는 그 쾌감에 즉시 사정을 하게 된다. 더 이상의 삽입섹스 지속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섹스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둘이 하는 것이며 혼자 느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느끼는 사랑의 행위다.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부부생활을 위해서는 두 파트너가 한마음으로 괄약근 운동을 열심히 마스터하자.
step 03 부부 속궁합 맞추기 노하우
한국에 와서 많이 들은 말 중 하나가 ‘속궁합(섹스궁합)’이다. 속궁합은 섹스를 할 때 성적 즐거움의 일치 여부를 말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최근 ‘성적 차이,’ 즉 ‘속궁합이 맞지 않아’ 이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호주에서도 내게 상담을 해오는 부부들 중에 불감증이나 조루, 발기부전 같은 전문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성기능 장애가 없는데도 성 트러블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성적 차이로 인해 어느 한쪽 또는 양쪽 모두 섹스를 할 때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속궁합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란 일이 있다. ‘속궁합이 맞지 않아도 결혼할 것인가’ 하는 설문에 ‘사랑하니까 안 맞아도 상관없다’는 응답이 남자 37%, 여자 44%로 절반도 되지 않았기 때문. 46%의 남녀가 ‘일단 노력을 하고 그래도 안 되면 헤어진다’고 응답했는데 성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해결 방법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슨 노력을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결혼한 부부도 마찬가지다. 막연히 속궁합이 안 맞는다고 고민만 하고 갈등하는 부부들을 위해 성적 차이가 벌어지는 다양한 원인과 그 해결 방법을 사례별로 소개해본다.
Q “서로 원하는 섹스의 횟수가 달라요”
A 성 상담을 하다 보면 부부가 서로 원하는 섹스의 횟수가 달라 고민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예를 들어 남편은 매일 섹스를 하고 싶은데 아내는 일주일에 한 번만 하고 싶어 하는 경우다. 양쪽 다 성적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서로 양보를 해서 일주일에 두세 번씩 하는 것으로 합의를 해도 남편은 욕구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이때는 자위행위가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 아내는 남편이 자위행위하는 것을 혐오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내가 남편의 자위행위를 혐오하면 남성은 밖에서 욕구를 해소하려고 하게 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내가 남편과의 섹스 횟수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 남편이 아내의 자위행위를 도와 주거나 자위기구를 사주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나는 아내가 원하는 횟수보다 더 자주 섹스를 하고 싶어 하는 남자에게 ‘참아가면서 하는 것이 성적인 쾌감 강도가 훨씬 더 높다’고 조언한다. 사정을 한 지 오래 될수록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해 성적 욕구가 강해져 사정을 할 때 쾌감이 커진다. 1주일만 참았다 사정을 하면 자주 할 때에 비해 느낌이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Q “저녁엔 그냥 자고 아침에 하자고 깨워요”
A 남자는 아침에 하는 걸 좋아하는데 아내는 저녁에 하는 걸 좋아하는 데서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남자는 하루 종일 직장생활을 하다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아무것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푹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피로가 풀리고 원기가 왕성해지면서 성욕이 일게 된다. 그런데 아내가 아침잠이 많은 스타일이면 아침에 깨어 섹스를 하는 게 싫을 수밖에 없고 따라서 오르가슴이 느껴질 리가 없다.
이런 경우 서로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날짜를 정해 한 번은 아침에 하고 다음엔 저녁에 할 수도 있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한쪽이 배우자에게 완전히 맞출 수도 있다. 이렇게 부부간에 합의를 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사랑과 친밀성이 있어야 한다.
Q “무드 하나 없는 곳에서도 하자고 졸라요”
A 남자들은 본능적으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욕구가 생기면 삽입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야외에서 하자고 할 때도 있고, 문밖에 사람이 있어도 하자고 조르는 경우도 있다. 반면 여자는 다른 사람의 방해를 받지 않는 안정된 공간에서 이왕이면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는 감미로운 분위기에서 섹스를 하고 싶어 한다.
이런 성적 차이로 인해 갈등이 빚어지는 대표적인 경우가 카섹스다. 카섹스는 어느 정도 개방된 공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스릴이 느껴져 남자들이 선호한다. 그런데 누가 볼까 하는 두려움에 절대 하지 않으려는 여성도 있다. 또한 섹스를 할 때 꼭 불을 끄고 싶어 하는 여성이 있는 반면 남자들은 섹스를 할 때 여자가 어떤 표정을 짓는지 확인하고 싶어 불을 켜고 하는 걸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듯 남자와 여자는 서로 기호가 다르기 때문에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섹스는 아름다운 것이기 때문에 남자들이 절제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만 행동하는 동물과는 다르다. 분위기가 조성된 상태에서 섹스를 하면 더 멋지고 아름답게 성을 즐길 수 있다.
Q “좋아하는 체위가 서로 틀려요”
A 한쪽이 특정 체위만을 선호해 상대가 성적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상담을 요청한 부부 중에 아내가 여성상위만을 고집하는 경우가 있었다. 아내는 여성상위를 해야 자기 마음대로 섹스를 조절할 수 있고 쉽게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했다. 반면 남편은 아내가 한 체위만을 고집하니까 재미가 덜해 섹스가 안된다며 하소연을 했다. 이 역시 대화를 통해서 상대가 원하는 체위를 수용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남자가 섹스를 주도하고 여자들은 자신의 의사를 잘 표현하지 못한다. 성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성에 대한 얘기를 꺼내기가 어렵다면 에로틱한 영화나 새로운 피임법, 자녀의 성교육 같은 소재를 먼저 화제로 꺼낸 후 자연스럽게 본론에 들어가는 게 좋다. 성과 관련된 책을 배우자의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아두는 것도 좋다. 그러면 배우자는 호기심에 그 책을 읽게 마련이다. 그걸 확인한 후에 책을 화제에 올려 얘기를 시작할 수도 있다.
단 남편이 보수적인 성향이면 자녀가 있을 때는 성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보수적인 남성은 자녀가 있으면 ‘가장’이라는 의식 때문에 속마음과 달리 가부장적인 말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남편이 가장이 아닌 남자의 위치에 있을 때 성 얘기를 풀어가는 게 좋다.
Q “변태 같은 요구에 성욕이 싹 사라져요”
A 섹스를 할 때 남편이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심한 말을 하는 바람에 성욕이 뚝 떨어진다고 말하는 여성도 있다. 남자들 중에도 아내가 괴성을 질러 성욕이 사라진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성학에서는 섹스를 할 때는 평소 입에 담지 못할 험한 말도 얼마든지 할 수 있고, 소리도 마음껏 지르는 것이 좋다고 본다. 얌전하게 할 때보다 성적 자극이 훨씬 강하게 오기 때문이다.
변태적인 성관계를 요구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누구나 새디즘이나 마조히즘적인 면이 있다. 아내나 남편이 사랑스러우면 엉덩이를 찰싹 때려주고 싶거나 볼을 깨물어주고 싶은 것과 같은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그 강도의 차이일 뿐이다. 섹스에 있어선 부부가 합의만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강한 것을 원한다고 해서 잘못된 것이 아니다. 성학에선 부부끼리 합의가 된다면 어떤 도착적인 행위도 괜찮다고 본다.
가끔 성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 고민하는 부부도 있다. 남자는 섹스는 맛있게 즐겨야 하고 많이 할수록 좋다고 생각하는데 아내는 섹스가 아이를 낳는 목적으로만 사용돼야 한다며 섹스를 회피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남편이 아내에게 성 관련 서적을 보여주거나 함께 성 세미나에 참여해 아내의 가치관을 바꿔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Q “테크닉도 하나 없고 목석 같아요”
A 흥분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 중에는 남자 혹은 여자가 테크닉이 없기 때문인 경우도 많다. 터치에도 기술이 있고, 섹스 체위에도 방법이 있다. 즐거운 섹스를 위해서는 부부가 함께 테크닉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속궁합이 안 맞는다고 불평만 하면 갈등을 키울 뿐이다.
한 남성이 찾아와 상담을 한 적이 있다. 그는 “오늘 아침 직장에 출근했다 집에 놓고 온 것이 있어 집에 갔더니 안방에서 아내의 괴성이 들렸다. 살며시 문을 열어봤더니 아내가 자위행위를 하고 있었다. 바로 어젯밤에 부부관계를 하면서 오르가슴을 느꼈다고 했는데 12시간도 안돼 자위행위를 한다면 색녀가 아니냐”고 했다. 나는 그에게 “부인이 어젯밤 보여준 행동은 당신을 위해 한 거짓 행동일 뿐이다. 욕구충족이 안되니까 자위행위를 한 거다. 아내를 위해 자위기구를 사주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Q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타이밍이 안 맞아요”
A 많은 부부들이 속궁합이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오르가슴에 오르는 타이밍이 안 맞기 때문이다. 부부가 같은 시간에 함께 절정에 올라 희열을 느껴야 하는데 아내가 막 좋아지려고 할 때 남편이 사정을 끝낸다면 아내의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남자는 섹스가 즐거운데 여자가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며 상담을 해오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 부부들은 삽입 위주의 섹스를 하는 경우가 많다. 신혼 초에는 작은 숨결만으로도 흥분이 되고 짜릿함을 느끼기 때문에 삽입 위주의 섹스를 해도 큰 불만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렇지 않다. 삽입 위주의 섹스를 하면 여자는 흥분을 느끼지 못하고 이내 질액이 말라버려 성교통증이 올 수밖에 없다. 남자가 삽입을 하기 전에 충분히 전희를 해주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속궁합이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에는 신체적인 원인도 있다. 예를 들어 여자의 질 위치는 사람마다 다르다. 미간이 넓은 사람이 있고 좁은 사람이 있듯이 질이 음핵 쪽에 가까운 여자도 있고 항문 쪽에 가까운 여자도 있다. 이런 신체구조의 특징에 맞는 성 테크닉을 사용해야 한다. 질이 항문 쪽에 가까우면 정상체위로는 오르가슴을 느끼기 힘들다. 후배위 체위를 해야 여성이 쉽게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정상체위만 하니까 속궁합이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반대로 질이 음핵에 가까우면 후배위 체위를 해서는 오르가슴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Q “아무리 노력해도 오르가슴이 안 느껴져요”
A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속궁합은 성상담을 받거나 부부끼리 대화를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일 뿐이다. 성적 차이가 나는 원인이 뭔지 솔직히 털어놓고 얘기를 하면 다 해결 방안이 생긴다. 성적 차이를 이유로 이혼까지 가는 것은 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상대를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고, 많은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성적인 갈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습관적으로 섹스를 하다 보니까 문제가 되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연애할 때는 밤을 꼬박 새워 일한 후에도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를 하면 행복하고 즐겁지 않았는가. 그때의 마음으로 돌아가길 권한다.
step 04 오르가슴에 쉽게 오르는 체위
상담을 하거나 강의를 하면서 사람들이 의외로 체위별 특징을 잘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보통 부부들은 성관계를 할 때 1~2가지, 많아야 3~4가지 체위를 사용한다고 한다. “다른 체위를 해도 별다른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체위마다 느껴지는 성적 흥분은 다르다. 같은 체위라도 다리를 얼마큼만 벌리느냐, 몸무게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 등에 따라 느낌이 다르고, 그에 따른 성적 만족도 다르다.
체위를 설명하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섹스는 사랑하는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사랑의 행위다. 사랑은 상대방을 돌봐주고 아껴주고 자신을 희생하는 마음을 서로 주고받는 것이지만 사랑의 행위인 섹스만큼은 어느 정도 이기적이어야 한다. 즉 섹스는 자신을 희생하면서 상대방이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도록 봉사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발기부전, 불감증 등 성기능 치료를 위해서는 그런 배려가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섹스는 자신이 즐거운 상태에서 사랑을 나누는 행위다. 각자 쾌감을 느끼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두 사람이 같이 쾌감을 느끼는 지점이 나타난다. 그 지점을 향해 서로 노력하는 게 아름다운 섹스다.
성학에서는 섹스를 할 때 먼저 자기가 좋아야지 자신은 좋지 않으면서 상대방을 즐겁게 해준다는 것은 잘못된 섹스라고 본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상대방을 위해 봉사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남편들은 ‘아내를 뿅 가게 해주겠다’고 생각하고, 아내들은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면서 남편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거짓 신음을 한다. 이런 것이 다 상대방을 위한 섹스를 하는 것인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성기능 장애가 생기기 마련이다. 배우자를 배려하기 전에 자신부터 성적으로 만족해야 한다. 배우자의 성적 쾌감은 배우자 스스로 찾아야지 상대방이 해준다고 느끼고 안 해준다고 못 느끼는 게 아니다.
다양한 체위를 시도해야 하는 이유는 우선 자기 부부에게 꼭 맞는 체위를 찾기 위해서다. 또한 한 체위만 반복하면 식상해져서 흥미를 잃게 된다. 이럴 때 체위에 변화를 주면 새로운 것에 대한 심리적인 흥분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처음엔 자극이 덜 오는 것 같아도 다양한 체위를 시도하며 성감을 개발하는 게 좋다.
체위가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체위마다 성기의 접촉 부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체위라도 삽입운동의 방향과 속도에 따라 느껴지는 쾌감의 강도가 달라진다. 또한 살이 찐 여자일수록 다리를 많이 벌려야 쾌감을 느끼기 쉬운데 같은 체위라도 부부의 키, 몸매 등에 따라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한 다리 벌리는 각도, 몸 비트는 정도가 달라야 한다. 그건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부부가 직접 경험을 하면서 스스로 찾는 수밖에 없다. 다음에 소개하는 8가지 체위를 바탕으로 만족스러운 부부만의 체위를 개발하길 바란다.
01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정상위’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여성이 위를 보고 누우면 남성이 그 위에 엎드리는 체위다. 이 체위는 음경이 주로 질 아래쪽을 자극하기 때문에 질 위쪽(12시 방향)에 있는 지스폿을 제대로 자극하지 못한다. 또한 음경의 뿌리 부분이 클리토리스를 집중적으로 자극하기 힘들다. 따라서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끼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전혀 못 느끼는 경우도 많다. 반면 이 체위는 음경이 깊숙이 삽입돼 임신을 원하는 경우 가장 이상적이다. 또한 여성의 손이 자유로워 섹스를 하면서 남성을 애무할 수 있고 얼굴을 마주 보고 하기 때문에 사랑의 감정을 주고받을 수 있다.
이 체위에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여성이 다리를 벌리면 음경이 깊이 들어오는데, 서로 최대한 밀착한 상태에서 남성이 천천히 아랫도리를 작게 원을 그리듯 돌리면 강한 사랑의 교감을 나눌 수 있다. 또한 여성이 다리를 꽉 오므리면 음경을 꽉 잡고 있는 느낌이 들어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이 상태에서 남성이 좌우로, 위아래로, 원을 그리듯 살살 돌리면 더 큰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02 오르가슴 느끼기 가장 쉬운 ‘CAT 체위’
정상위와 비슷하지만 지스폿과 클리토리스 부분에 강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체위로 정상위보다 5cm 정도 아래에서 음경을 삽입한다. 정상위는 음경이 삽입되는 각도가 여자의 질 각도와 같아서 지스폿을 미끄러지듯 자극할 뿐이다. 그런데 정상위보다 5cm 밑에서부터 삽입하면 질 위쪽(12시 방향)에 있는 지스폿을 집중적으로 자극하게 된다. 또한 음경 뿌리의 접촉 부위도 주로 클리토리스 주위에 집중된다. 이 체위를 개발한 에드워드 에이첼 박사가 “이 체위를 정확히 사용하면 어떤 여성이든 3분 이내에 오르가슴에 오를 수 있다”고 장담할 정도로 여성이 오르가슴에 오르기에 가장 좋은 체위다.
하지만 질이 요도 쪽보다 항문 쪽에 치우쳐 있는 여성의 경우 이 체위로도 지스폿을 자극하기가 쉽지 않다. 이 경우 다음에 소개하는 후배위 체위를 하면 금방 오르가슴에 이를 수 있다.
03 임신했을 때 가장 좋은 ‘옆으로 누운 체위’
여성이 임신했을 때 가장 권장할 만한 체위다. 남녀 모두 옆으로 누운 자세로 하기 때문에 음경이 질 속 깊이 삽입되지는 않지만 지스폿이 있는 질벽 부위를 강하게 자극하기 때문에 여성이 강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옆으로 누운 자세여서 클리토리스를 자극하지는 못한다. 대신 여성이 자기 손으로 클리토리스를 자극해 쾌감을 느낄 수 있다.
남성의 경우 손쉽게 음경을 뺄 수 있어 사정에 이르기 직전 음경을 빼서 손가락으로 귀두 부분을 강하게 눌러 사정을 억제하는 ‘스퀴즈 요법’을 사용해 섹스시간을 늘릴 수 있다.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섹스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남녀 모두 손이 자유로워 서로 애무를 할 수 있어 많은 정신적 교감을 나눌 수 있다. 임신 중이거나 체중이 무거운 사람에게 좋고 체력소모가 많지 않아 피곤할 때 적당하다.
04 남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후배위’
여성은 엎드린 자세로 팔굽과 무릎으로 몸체를 들어올리는 자세를 취하고, 남성이 여성의 뒤에서 무릎을 꿇고 손으로 여성의 허리를 잡고 삽입하는 체위다. 이 체위는 음경이 엎드린 자세로 있는 여성의 질벽 아래쪽에 있는 지스폿을 자극하기 때문에 오르가슴에 이르기 쉽다. 그러나 클리토리스 부위는 전혀 자극을 줄 수 없어 클리토리스 오르가슴을 느끼기는 어렵다. 대신 여성이 자신의 손으로 클리토리스를 자극해 오르가슴에 이를 수 있다.
이 체위는 지스폿 오르가슴에 이르기는 쉽지만 서로 얼굴을 볼 수 없어 정신적인 교감을 나누기는 어렵다. 대신 남성의 손이 자유롭기 때문에 여성의 허리를 잡거나 젖가슴 등을 애무할 수 있어 스킨십을 나누기에 좋다.
05 여성들이 가장 만족하는 ‘여성상위’
남성은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 있고, 여성이 마치 말을 타듯 그 위에 앉는 체위로 여성이 섹스를 주도할 수 있는 대표적인 체위다. 주부들 중에 ‘가장을 내 밑에 놓고 깔아뭉개는 것 같아 싫다’며 이 체위에 거부감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벽을 깨야 한다.
여성들이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해서는 여성상위 체위가 좋다. 정상위는 남성들이 피스톤 운동만 하기 때문에 음경이 닿는 질벽의 면이 한정돼 있다. 그런데 이 체위는 음경이 질벽 전체를 자극할 뿐 아니라 여성이 자신의 몸을 앞뒤 좌우로 움직여가며 음경이 자신의 지스폿을 정확히 자극할 수 있도록 조절할 수 있고, 클리토리스에 자극이 가도록 조절할 수 있어 큰 만족을 느낄 수 있다. 성적으로 만족을 못 느끼거나 오르가슴을 자주 못 느끼는 여성에게 권장할 만한 체위다.
남성 역시 위에서 할 때와 다른 느낌을 받는다. 여성이 위에서 강한 자극을 계속 주면 사정이 빨라지지만 강약을 조절해주면 정상위로 할 때보다 오랫동안 사정을 참을 수 있다. 또한 남성의 손이 자유로워 애무할 수 있고, 마주 본 상태에서 섹스를 할 수 있어 심리적 만족도도 높다. 그러나 깊이 삽입했을 경우 음경의 귀두 부분이 경구 바로 앞까지 도달하기 때문에 임신부에게는 적절하지 않다.
한편 성교를 하는 과정에서 여성의 상체를 비스듬하게 앞으로 각도를 낮추고 팔로 몸무게를 받치는 체위로 변형할 수 있는데, 이렇게 하면 여자의 체중을 남자가 덜 받게 되므로 체중이 많이 나가는 여자에게 권장할 만하다.
06 둘 다 동시에 오르가슴을 느끼기에 좋은 ‘걸쳐 누운 체위’
여성이 상반신은 침대에, 하반신은 침대 끝 밖으로 늘어뜨린 자세를 취하면 남성이 무릎을 꿇고 상체를 수직으로 세우고 손으로 여성의 허벅지를 잡는 상태에서 삽입하는 체위다. 이 체위는 음경이 깊이 삽입되지는 않지만 누워 있는 여성의 질벽 윗부분에 있는 지스폿을 강하게 자극해 오르가슴에 이르게 한다. 또한 남녀의 손이 모두 자유로워 섹스를 하면서 손으로 클리토리스를 자극할 수도 있고, 상대를 애무할 수도 있다. 처음 할 때는 자세를 잡기가 힘들 수 있지만 몇 번 하고 나면 요령이 터득돼 쉽게 할 수 있으며 남녀가 함께 오르가슴에 이르기가 쉽다. 임신부나 무거운 사람에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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