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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연륜이 빛나는 여자

KBS 새 아침드라마에서 강한 어머니상 연기하는 김미숙

글ㆍ김유림 기자 / 사진ㆍ박해윤 기자

2006. 04. 04

탤런트 김미숙이 KBS 새 아침드라마 ‘강이 되어 만나리’에서 다시 한 번 꿋꿋한 어머니상을 연기한다. 그에게 작가 이금림과의 특별한 인연 & 멜로 연기에 대한 욕심을 들어봤다.

KBS 새 아침드라마에서 강한 어머니상 연기하는 김미숙

25년 전 드라마 ‘고교생 일기’로 처음 만나 지금까지 좋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이금림 작가와 김미숙.


지난해 영화 ‘말아톤’ 흥행에 이어 SBS 아침드라마 ‘여왕의 조건’까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김미숙(47).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강한 어머니상을 연기해온 그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한 집안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억척스레 두 딸을 키우는 어머니로 출연한다. 3월 말 전파를 타기 시작한 KBS TV 소설 ‘강이 되어 만나리’에서 부잣집 3대 독자에게 시집갔다가 남편의 외도에 속병을 앓는 본처 한정옥 역을 맡은 것. ‘강이 되어 만나리’는 1960~70년대를 배경으로 세 집안의 2세들이 삼각관계로 얽혀 사랑하며 고뇌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가 이번 드라마를 선택한 데는 이금림 작가의 영향이 컸다. 80년대 초반 드라마 ‘고교생 일기’에서 처음 만나 25년 동안 가까이 지낸 두 사람은 드라마 ‘푸른안개’ ‘사랑할 때까지’ ‘뜨거운 강’ 등에 이어 이번이 벌써 여섯 번째 만남이다.
“이금림 선생님을 작품으로 만나는 행복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선생님은 제게 이모, 큰언니 같은 분이에요. 서로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읽혀지는 관계라고 할 수 있죠. 오랜만에 선생님과 함께 깊이 있고 따뜻한 작품을 할 수 있게 돼 기뻐요.”
그는 남편 역으로 나오는 이효정과도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드라마 ‘사랑을 할 거야’ ‘여왕의 조건’에 이어 세 번째 드라마 부부로 출연하는 것. 두 사람의 캐릭터 또한 항상 비슷했는데 이효정은 못된 남편, 김미숙은 그런 남편 때문에 속을 썩는 부인 역을 맡아왔다.

“중년의 러브스토리 연기하고 싶어… 불륜도 상관없을 것 같아요”
KBS 새 아침드라마에서 강한 어머니상 연기하는 김미숙

“이효정씨는 악역을 완벽하게 표현해 연기할 때 저도 모르게 따귀를 한 대 더 때리고 싶게 만드는 연기자예요. 오랫동안 함께 일하다 보니 연기 호흡은 말할 것도 없이 좋죠.”
그는 촬영이 시작되기 전 의상을 준비하기 위해 한동안 분주하게 움직였다고 한다. 드라마 속 시대배경에 맞는 옷을 구하기 위해 친정어머니와 함께 서울 아현시장과 영등포시장 등 재래시장을 며칠 동안 돌아다녔다고. 그는 “당시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의상 하나에도 신경이 많이 쓰인다”며 “과거를 똑같이 재현하기가 쉽지 않지만 연기하면서 그때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재미있다”고 말했다.
자칫 시청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날 수 있는 것이 아침드라마인 만큼 시청률에 대한 부담감도 있기 마련. 하지만 그는 “연기할 때마다 부담스럽긴 하지만 즐겁고 행복한 분위기 속에서 작업을 하면 그 기운이 시청자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이번 드라마에 거는 기대가 다른 작품을 할 때에 비해 더욱 크다”며 자신만만해했다.
그는 앞으로 중년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드라마의 주인공을 맡고 싶다고 한다. 나이 들어서도 아름다운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것. “불륜이어도 상관없다”고 말하는 그는 “자신을 해치는 치정만 아니면 좋겠다”며 웃었다.
“나이가 드니까 어느 순간 ‘불륜? 그럴 수도 있지’ 하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인생을 살다 보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생기잖아요. 사랑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현재 일곱 살배기 아들과 다섯 살배기 딸을 키우고 있는 그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 쉽지 않지만 자신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이 배울 거라 믿는다고 말한다. “우리 아이들은 나 같은 엄마를 만난 걸 행복한 줄 알아야 한다”며 농담을 건네는 그는 촬영을 마치고 저녁 늦게 집에 들어가도 아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최대한 들어주려 애쓴다고.
“아이와 함께 목욕을 하고 책을 읽어주는 등 짧은 시간이지만 정서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일들을 해주려고 해요. 특히 첫째는 저를 닮아 음악을 좋아하는데 아빠한테 제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틀어달라고 해서 자주 청취해요. 어떨 때는 ‘엄마 지금 방송 듣고 있어’ 하면서 전화를 하기도 하죠(웃음).”
가볍게 지어보이는 미소에서도 일상의 편안함이 묻어나는 김미숙. “연기자로서, 그리고 한 가정의 안주인으로서 현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언제 보아도 변함없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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