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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솔직하게 얘기합시다

‘시집살이 VS 처가살이’ 애환

20, 30대 남녀 솔직토크 채팅 중계

글·구가인 기자 / 화보진행·강현숙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 ■ 사진협찬·레고코리아(02-511-6019)

입력 2006.04.04 14:26:00

한때 시집살이가 의무였다면, 최근엔 처가살이가 트렌드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광고기획사 제일기획이 지난 1월 26~35세의 남녀 6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본가보다 처가 식구들과 식사를 자주 한다’가 51.4%, ‘아이 양육을 위해 처가 근처로 옮길 생각이 있다’는 대답이 57.1%로 나왔다. 달라지고 있는 세태 속에서 시집살이와 처가살이는 어떻게 변했을까. 현재 처가살이, 시집살이 중인 기혼남녀 4명이 채팅을 나눴다.
‘시집살이 VS 처가살이’ 애환

토니 : 제 경우 외국에 자주 나가는 편인데 아내가 회사에 다니다 보니 아이를 맡아줄 분이 마땅찮았어요. 게다가 저희가 결혼하자마자 IMF가 터져서 힘들었죠. 여러모로 처가에서 도움을 받고 있어요.
시금치 : 우린 생활비가 더 드는데….
하늘 : 시금치님은 시어머니를 모시는 쪽이라 그런 것 같아요. 저희는 시부모님이 일을 하시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는 많이 도움을 받아요. 한 달에 30만원 정도 용돈만 드리고, 보너스 타면 좀 더 드리는 정도. 다만 외식비가 좀 많이 나가긴 해요.
도후니 : 저도 30만원 정도. 처가살이를 하는 데는 육아문제랑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커요. 아무래도 같이 살면 돈이 절약되거든요.
토니 : 저흰 장인 장모님이 아이를 보시니까 50만~60만원 정도 드려요. 그래도 나가 사는 것에 비하면 훨씬 절약되는 편이에요. ^^ 사실 처음에 저희는 처갓집에 전세로 들어가게 됐는데 나중에 돌려받고 지금은 공짜로 살아요. 저희가 따로 분양받은 아파트는 월세를 받고 있고요.
하늘 : 경제적인 면을 무시할 수 없긴 해요. 하지만 그래도 저는 분가하고 싶어요.ㅠ..ㅠ 저는 결혼하자마자 시집에 들어왔거든요. 물론 당시엔 시부모님이 좋았고 제가 자취를 오래 한 탓에 같이 살고 싶었어요. 지금은 조금 후회해요. 빨리 나가고 싶어요.
시금치 : 저는 분가할 수도 없어요. 저희는 홀어머니를 모시는데 올해 일흔이세요. 남편이 원해서 앞으로도 계속 모셔야 할 것 같아요. 자기 어머니를 무척 사랑하거든요.
도후니 : 남편이 장남이신가봐요.
시금치 : 아니요. 둘째인데 어머니가 남편이랑 가장 맘이 맞대요. 남편이 워낙 제게 잘해줬기 때문에 시어머니랑 살자는 제안을 받아들였는데 시어머니랑 함께 살면서 전보다 못하는 것 같아요. 대화도 줄고. 시어머니랑 단둘이 있으면 힘들어요. 할 말은 없고 밥은 세 끼 꼬박꼬박 차려야 하고. 그래서 전 밖에 나가요.
토니 : 근데 나가면 뭐라고 하시지 않나요?
시금치 : 별 말씀은 안 하세요. 사실 얼마 전 제가 회사를 그만뒀어요. 저도 일하기 힘들었지만, 직업 특성상 귀가시간이 늦을 때가 많은데 탐탁지 않아 하시더라고요.

‘시집살이 VS 처가살이’ 애환

도후니 : 저희 장모님도 제가 술 마시고 늦게 오면 한마디하시긴 해요. 심하진 않지만.
시금치 : 지금은 회사 그만둔 걸 후회하고 있어요. 늦잠도 못 자니까 회사 다닐 때와 별반 차이도 없고요. 시어머니 눈치 보여서 집에선 제대로 쉬지도 못해요.

경제적으로 도움되지만 독립된 생활 없어 불편
하늘 : 맞아요. 정말 불편하죠. 전 가끔씩 회사를 다녀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저와 남편만의 시간이 없거든요. 회사에서 돌아와 밥 먹고 설거지하고 나면 저는 책도 읽고 싶고 남편이랑 얘기도 하고 싶은데 어머니는 자기 전까지 저희랑 대화하고 싶어하세요. 결혼 초에는 그게 나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 시간이 너무 부담돼요. 저희는 아직 신혼인데….
도후니 : 제 경우에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조금 신경 쓰이긴 해요. 장모님 옆에 누워 있기도 좀 불편하고. 아내와 둘이 있으면 벗고 다니는데 옷을 꼭 입어야 해요. 잠자리가 시끄러워도 안 되고….
하늘 : ㅋ그렇죠.
시금치 : 남편이 야한 비디오를 가져왔는데 어머니가 무슨 비디오냐 하면서 틀어버리신 적이 있어요. 서로 민망했죠.
도후니 : ㅎㅎ 가끔씩 장모님이 문을 열고 볼일을 보셔서 난감할 때가 있죠.(부끄부끄) 아내에게 얘기해서 요즘은 많이 좋아졌어요.
토니 : 저는 도후니님과 반대.ㅋ 하지만 저희는 장인 장모님이 1층 사시고 저희는 2층 살아서 특별히 간섭받지는 않는 것 같아요. 반찬 가져오실 때만 오시죠. ㅋㅋㅋ
하늘 : 좋네요. 할 만하시겠어요.
토니 : 그리고 저는 장모님 계셔도 누워 있어요.^^;;; 그냥 저희 집에 있는 것처럼 편해서요. 그런데 아내는 가끔 스트레스 받는 것 같더라고요.
시금치 : 왜요?
토니 : 독립된 생활이 안되니까… 그리고 일종의 살림에서 주도권 싸움 같은 게 있는 듯. 장모님이 아내의 영역까지 침범하시나봐요. 그래서 종종 화를 내지요.
하늘 : 그래도 친정엄마니 화도 내고….
도후니 : 저희도 그럴 때가 가끔 있지요. 같이 사는 딸이 더 힘든 것 같아요. 중간에서 눈치도 보이고.
하늘 : 울 신랑도 그래요. 시부모님이 뭐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제게 돌려 말해요.
시금치 : 그래도 처가살이가 시집살이보단 편하지 않겠어요?
도후니 : 물론 시집살이보다 편하죠. 저희는 음식도 장모님이 하시거든요. 가끔은 아내가 나태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 살림도 안 하는데 늦잠은 더 자고.(너무 아내 욕을 하는 건 아닌지;;;)
토니 : 확실히 다르긴 한 거 같아요. 아내도 시집에 가면 밥 먹고 곧장 설거지해야 한다고 하소연하더라고요.
하늘 : 맞아요. 저는 세상에서 설거지가 젤 싫어요. 어떨 땐 식모 같아요. 밥 열심히 차리고 바로 설거지하고. 시부모께선 된장찌개, 김치찌개 같은 토속 음식만 드시거든요. 저희가 오므라이스 먹고 싶으면 밥상을 두 번 차려야 해요. 요즘은 두 번 차리기 귀찮아서 계속 김치찌개, 된장찌개만 끓여요.

‘시집살이 VS 처가살이’ 애환

시집살이를 하는 여성들은 친정에 사는 여성에 비해 집안살림 부담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토니 : 저도 약간 식성에 맞진 않은데 장모님이 저한테 맞춰 주시는 것 같아요.
시금치 : 토니님 아내분 좋겠다. 저희 어머닌 상 차리면 밥상 메뉴부터 쭈욱~ 훑어보시거든요. 게다가 짜게 드시는 편이라 아무리 정성껏 음식을 해도 짜지 않으면 맛없는지 잘 안 드세요. 처음엔 무조건 짜게 음식을 하다가 지금은 건강에 안 좋다고 제가 설득했어요.

“처가살이든 시집살이든 마음먹기에 달렸어요”
도후니 : 하지만 처가살이라고 다 좋은 건 아니에요. 제 경우 처음부터 처가살이를 원한 건 아니거든요. 저희 어머니는 조카들을 봐주시니까 안 되고, 경제적으론 좀 어려운 상황이고… 그런데 왜 좀 꿀리는 것 있잖아요. 못난 느낌도 들고… 아 표현하기 힘드네… ㅎㅎ 주변 시선이 의식되는 건 사실이에요.
토니 : 저는 그러려니 하고 무시해요. 다만 장인어른이 좀 어렵죠. 경제적으로 힘들게 사는 걸 못마땅하게 생각하세요. 그냥 최대한 피해요.
도후니 : 그래도 혹시나 기죽을까봐 그런지 아내는 제게 더 잘해요. 큰소리 낼 수 없으니까 부부싸움도 줄었고요.
하늘 : 저희도 부부싸움은 거의 안 해요.
토니 : 그래도 우리 아내는 술 한 잔 하면서 할 말 다하던데….^^
시금치 : 밖에 나가서 싸워요. 오히려 최근엔 시어머니 때문에 싸운 적이 많아요. 어머니가 제 옷을 입고 나가실 때가 있거든요. 아끼는 옷일 땐 정말….
하늘 : 화나시겠어요. 저는 그보다는 낫네요. 어머님이 옷을 사다주시거든요.
도후니 : 와, 좋으시겠네요.
하늘 : 그런데 입고 나갈 수 없는 옷만 사다주세요. 시장에서 파는 아줌마 옷. 그래서 안 입으면 한 말씀 하세요. 한 번씩 입고 나가긴 하는데 정말 스타일 구기죠. 고맙긴 하지만….
시금치 : 그래도 대체적으로 좋은 편이네요. 하긴 저도 가끔씩 어머님께 아이 맡기고 둘이서 몰래 데이트할 땐 좋아요.
도후니 : 어른이 계시니까 아이들 교육에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하늘 : 저는 아이는 없지만 마음의 의지가 될 땐 있어요. 그리고 처음에 말했듯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죠.
토니 : 낮잠을 푹 못 자고, 집안일을 좀 더 해야 한다는 거, 아내가 장모님이랑 트러블이 있다는 거, 그런 거 말고는 크게 나쁠 건 없는 거 같은데….
시금치 : 토니님은 앞으로도 계속 처가살이를 하실 건가요?
토니 : 아니요. 제가 맏이니까 언젠가는 저희 부모님을 모셔야겠죠. 그런 거 생각하면 장인, 장모님께 죄송해요. 아이들 봐주시느라 정말 고생하시거든요. 물론 그래도 우리 아이들이 집안의 활력소는 된다고 생각하지만….
하늘 : 저희도 장남이라 이번에 집 팔리면 분가해도 언젠가 또다시 합쳐야 해요.
도후니 : 저는 계속해서 모시고 살 듯. 처남이 한 명 있는데 외국에 나가살거든요. 하지만 여전히 바깥 시선이 좀 걸리긴 해요. 대체로 좋지만요.



‘시집살이 VS 처가살이’ 애환

시금치 : 저는 어쩔 수 없으니까 포기할 건 포기하고 스트레스 안 받으려고 노력해요. 시어머니랑 대화를 자주 하려고 해요. 어떨 땐 4시간 넘게 이야기도 하죠. ㅋ
하늘:@_@4시간! 저는 그렇게 얘기했다가 기절할지도 몰라요. 무슨 얘길 하세요?
시금치 : 그냥 살아가는 얘기죠. 시집식구가 다 좋다고는 못하겠고 싫다가도 조금 나아지고 다시 싫어지다가 또 나아지고 그런 것 같아요.
도후니 : 처가살이든 시집살이든 마음먹기 달린 거죠. 서로 조금씩만 양보하고 대화하는 게 좋을 듯.
하늘 : 맞아요. 대화가 중요하다는 건 아는데 실천이 너무 어려워요.
시금치 : 하늘님은 하루빨리 집이 팔려서 분가하시길 바랄게요.
하늘 : 감사합니다. 저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도후니 : 따로 사는 게 가장 좋긴 하죠. ㅋ
토니 : 피치 못할 경우엔 처가살이도 나쁘지 않아요. ㅎㅎ

참석자(아이디명 표기)
시집살이

▼ 하늘 : 29세. 2년 전 결혼하면서 시집살이를 시작. 맞벌이부부로 아직 자녀는 없음. 결혼 전 ‘시집살이 2년 후엔 분가시켜주겠다’는 시부모의 약속이 있었으나 현재 살고 있는 집이 팔리지 않아 여전히 시집 체류(!) 중.
▼ 시금치 : 32세. 결혼 8년, 시집살이 3년. 홀어머니를 모시고 싶어한 남편의 제의로 함께 살게 됨. 회사에 다녔으나 최근 전업주부가 됨. 7세 아이 하나.

처가살이

▼ 토니 : 39세. 결혼 9년, 처가살이 5년. 잦은 외국 출장과 육아문제로 처가살이 결심. 3세, 5세 아이 둘.
▼ 도후니 : 36세. 결혼 7년, 처가살이 3년. 맞벌이부부라 아이들의 육아문제와 경제적인 이유로 처가살이 시작. 3세 아이 하나, 현재 아내가 둘째 임신중.


여성동아 2006년 4월 5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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