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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아이와 함께 보는 명화 ①

세상에 겨울을 불러온 ‘페르세포네의 납치’

2006. 04. 04

세상에 겨울을 불러온 ‘페르세포네의 납치’

크리스토프 슈바르츠, 페르세포네의 납치, 16세기, 캔버스에 유채, 영국, 피츠윌리엄미술관


“미인은 석류를 좋아해~”라는 광고 노래가 있지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인 페르세포네도 석류를 좋아했습니다. 먹어서는 안 될 석류를 먹어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기까지 했지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지하세계를 다스리는 하데스가 페르세포네의 아름다움에 반해 그녀를 납치해버렸습니다. 딸이 없어진 사실을 안 어머니 데메테르 여신은 딸을 찾아 온 세상을 헤맸지요. 그렇게 되자 모든 땅이 황폐해지고 식물도 동물도 말라 죽거나 병들게 됐습니다.
데메테르는 땅을 돌보는 대지의 여신이었거든요.
이에 다급함을 느낀 제우스 대신이 하데스에게 페르세포네를 지상으로 돌려보내라고 강력히 요청합니다. 하는 수 없이 페르세포네를 포기하게 된 하데스는 그녀가 올라가기 전 지하세계의 석류를 건네주지요. 페르세포네는 별생각 없이 석류씨 세 알을 먹었습니다. 미인은 석류를 좋아하니까요.
마침내 지상의 세계로 되돌아온 페르세포네. 그녀를 맞은 어머니 데메테르는 무척이나 기뻐 춤을 덩실덩실 출 지경이었습니다. 하지만 딸이 지하세계에서 석류씨 세 알을 먹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지하세계의 석류를 먹은 이상 딸이 일 년에 석 달은 지하세계로 다시 내려가 살아야 했기 때문이지요. 지하세계의 음식에는 그런 저주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딸이 없는 석 달 동안 데메테르는 대지를 돌보지 않게 됐고 매년 세상에는 겨울이 오게 됐답니다. 크리스토프 슈바르츠가 그린 ‘페르세포네의 납치’는 하데스가 강제로 페르세포네를 납치하는 모습을 상상해 그린 작품입니다. 저 납치만 없었다면 세상에는 춥고 배고픈 겨울이 없었을 테지요.

한 가지 더∼
하데스는 제우스의 형제입니다. 제우스의 형제자매로는 하데스 외에 포세이돈, 헤스티아, 헤라, 그리고 하데스와 갈등을 빚은 데메테르가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제우스가 하늘, 포세이돈이 바다, 하데스가 지하세계를 맡아 각각 통치하지요. 지하세계는 죽어서 들어가는 세계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하데스를 가장 냉혹하고 무서운 신으로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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