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가가 연초 대비 54% 오른 1379로 마감하면서 적립식 펀드로 짭짤한 재미를 본 사람들이 적지 않다. 2005년 말을 기준으로 적립식 펀드의 계좌 수는 5백만 개를 넘어섰다. 이는 전체 1천5백90만 가구의 30% 정도가 가입한 수치. 적립식 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20~30%로 정기예금이나 정기적금의 5~8배에 해당한다.
올 초 주가가 일본증시, 미국증시 등 해외 악재로 인해 주춤하긴 했지만 주가 상승을 예상케 하는 호재들이 곳곳에서 발견되면서 적립식 펀드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우선 투자 관심이 많은 30~40대의 적립식 펀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국민연금기금·공무원연금기금·우체국보험기금·사학연금기금 등 4대 연기금이 적립식 펀드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보이고, 그동안 부동산에 몰렸던 투자 자금이 8·31 부동산대책의 입법화 영향을 받아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여기에 퇴직연금제도가 시행되면서 시중 자금이 풍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경기 역시 수출실적 호조에 힘입어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들어설 것으로 예상돼 전문가들은 주식에 기반을 둔 적립식 펀드가 올해도 꾸준히 수익률을 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적립식 펀드란?
적립식 펀드란 목돈으로 가입하던 기존 펀드와 달리 은행의 정기적금처럼 매월 일정액을 적립한 뒤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운용실적에 따라 수익금이 계산되는 상품이다. 목돈 없이도 투자가 가능하고, 한꺼번에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하는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위험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적립식 펀드는 납입하는 방식에 따라 매월 10만원 이상 일정액을 정해놓고 붓는 정액 적립식과 투자자가 자유롭게 시기와 금액을 정해서 넣는 자유 적립식 두 종류가 있다. 가입할 때 정액 적립식을 선택했더라도 원할 경우 적립금 외에 추가 납입이 가능하다.
펀드의 가입 기간은 1년 이상 10년 이내다. 투자 성향에 따라 주식 편입비율을 40~100%까지 선택할 수 있고, 1년에 한 번씩 주식 편입비율을 늘리고 줄이는 재설계를 할 수 있다. 또 적립식 펀드는 실적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투자상품이므로 투자의 수익을 이율이라고 하지 않고 수익률이라고 칭한다.
적립식 펀드의 마술 같은 원리
적립식 펀드는 주가가 쌀 때 많이 사들이고 비쌀 때 적게 사들여 전체적인 평균 매입단가를 낮춰서 이익을 내는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를 전문용어로는 코스트 에버리징(cost averaging·매입단가 평준화) 효과라고 말한다. 따라서 단기투자보다는 장기투자를 했을 때 이익을 볼 확률이 높다.
예를 들어 10만원으로 3개월 동안 적립식 펀드에 투자한다고 가정해본다. 1월에 주가가 1만원일 때 10만원을 투자해 10개 종목을 사들이고, 2월에는 주가가 5천원으로 하락해 10만원으로 20개의 종목을 사들였다. 3월에는 주가가 다시 1만원으로 회복해 10만원으로 10개의 종목을 사들일 수 있게 된다. 결국 총 30만원으로 40개의 종목을 사들인 것. 이는 종목당 주가를 7천5백원대로 낮추는 효과를 가져온다. 40개의 종목을 3월에 되팔 경우 40×1만원(3월 주가 기준)=40만원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즉 매입단가를 낮추는 코스트 에버리징 효과로 인해 10만원의 이익을 보게 된 것이다. 만약 1월에 30만원을 한꺼번에 넣었다면 3월이 돼도 주가가 같은 자리여서 수익을 거두지 못하게 된다.
또 적립식 펀드는 주가가 오름세와 내림세를 반복하면서 파동 효과가 클수록 이익이 커진다. 하지만 주가 하락이 장기화되면 매입단가를 낮출 수는 있지만 전체적인 주식시장이 망가져서 결국 원금까지 손해를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결국 적립식 펀드도 다른 펀드와 마찬가지로 주가가 하락할 때보다는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때 높은 이익을 얻게 된다는 뜻이다.
단 주가가 지나치게 상승하면 갑자기 폭락하는 등 위험 가능성이 크다. 최근에는 주가가 계속 상승한다고 해도 과거처럼 수직형이 아닌 조정을 받으면서 계단식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적다. 보통 약간 하락할 때는 많이 사들이고 올랐을 때는 적게 사들이면서 투자 위험을 분산시켜 차츰차츰 수익을 누적시키는 방식으로 이익을 낸다.
적립식 펀드의 종류
지난해 주가가 연초 대비 54% 오른 1379로 마감한 데 이어 올해도 주가상승이 꾸준할 것으로 예상돼 적립식 펀드의 인기도 지속될 전망이다.
적립식 펀드는 일반적으로 주식형, 채권형, 주식과 채권을 같이 운용하는 혼합형으로 구분된다. 주식형은 주식 편입비율이 60% 이상인 적립식 펀드로 나머지 비율은 주식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된다. 투자기관은 주식 편입 비율 내에서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 비중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주식형 중 주식성장형은 주식 비중이 80% 정도이며, 안정성장형은 주식 편입비율이 41~70% 정도다). 현재 적립식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을 내는 것이 바로 주식형인데, 지난 6개월 동안 수익률은 24.79%로 정기적금이나 예금의 1년 평균 금리에 비해 6배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최근 주가 상승폭이 커지면서 기존 주식형 적립식 펀드 가입자들 중 주가가 떨어지기 전에 펀드를 해지할지 여부를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다. 펀드 수익률이 가입 초기에 세운 목표수익률을 달성했거나 더 이상 위험을 안고 싶지 않다면 해지하는 것이 좋다. 장기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위험이 분산되므로 펀드를 계속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가지수가 높을 때는 신규 가입자도 많아진다. 신규 가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과거 운용 성과가 좋은지 살펴보는 것이 유리하다.
채권형은 채권 편입비율이 60% 이상이며 나머지는 채권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1년 평균 수익률은 5% 정도로 일반 정기예금 금리와 비슷하다. 수익성 면에서는 주식형 펀드가 압도적으로 우세하지만 채권형은 원금을 잃을 확률이 거의 없고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원금 보전에 대한 욕구가 강한 지극히 보수적인 투자자나 50대 이후 안정성을 원하는 경우 권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설명. 혼합형은 주식과 채권에 동시 투자하는 펀드로 주식과 채권의 편입비율이 모두 60% 미만이다. 주식과 채권을 효율적으로 섞어서 위험 부담은 낮지만, 어떻게 자산을 섞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다. 상품의 특성과 유형이 매우 다양하므로 꼼꼼하게 살펴본 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운용자의 주관 개입 여부에 따라서는 액티브(active)형과 주가지수를 따르는 인덱스(index)형으로 나눌 수 있다. 액티브형은 펀드 운용사들이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편입 종목 및 주식 편입비율을 결정할 수 있다. 주식시장이 좋아지면서 액티브형의 대부분은 주식 편입비율이 높은 주식성장형이 차지하고 있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성향의 투자자라면 고려해봐도 괜찮다. 인덱스형은 거래소 종목의 상위 대표종목으로 선정된 코스피(KOSPI) 200지수 등 특정지수와 비례하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유지함으로써 펀드의 수익이나 위험을 특정 시장지수와 일치시키고자 하는 펀드를 말한다. 주식 편입종목을 상위 2백개 이내의 코스피에서 선택해 주가가 오르면 가입한 인덱스형 펀드도 함께 올라 수익을 낼 수 있다. 최근 대박을 낸 주식형 적립식 펀드의 대부분이 인덱스형 펀드다.
성공 투자를 위한 적립식 펀드 옥석 가리기!
적립식 펀드는 은행의 적금과 비슷한 형태지만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는 실적 배당형 상품이다. 같은 적립식 펀드라도 운용방법에 따라 수익률은 천차만별인 것. 그렇기 때문에 적립식 펀드 가입 시에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 수익률이 최소 1년 이상 상위 25% 내에 랭크돼 있는 펀드를 골라라펀드 투자를 할 때 가장 큰 관심사는 수익률이다. 가입한 펀드 또는 가입하려고 하는 펀드가 어느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여부를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 수익률을 기준으로 펀드를 고를 때는 최소한 1년 이상 과거 펀드 수익률을 살펴보고 매월 성적이 상위 25% 이내에 꾸준히 드는지 체크한다. 상위 25% 이내에 들고 주가지수 움직임과 비교했을 때 변동폭이 크지 않으면서 수익을 내는 상품을 선택한다. 현재 수익률은 좋지만 변동폭이 큰 펀드는 주가가 하락하면 수익이 확 떨어져 손해를 볼 수 있다. 또 최근 1년 단위 수익률은 높지만 전체 수익률은 낮은 펀드도 있기 때문에 수익률을 살필 때는 운용기간 전체에 걸쳐 누적된 수익률이 얼마인지 살펴본다.
▼ 펀드의 구성 내용을 체크해야가입한 적립식 펀드의 세부 구성 내용을 확인한다. 주식형이라면 최소한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상위 10개 종목이 무엇인지, 주식과 채권 등의 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만약 펀드 자산의 상당 부분이 한 가지 종목이나 업종에 집중돼 있다면 시장 상황 변동 시 대응력이 떨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펀드의 세부 구성은 가입할 때 판매사 직원에게 요청하면 알아볼 수 있다. 가입한 후에는 주기적으로 발송되는 운용보고서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며, 필요할 경우 요청하면 우편이나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다.
▼ 설정액은 최소 1백억원 이상 펀드가 유리적립식 펀드는 보통 3~5년 정도의 장기 투자상품인 만큼 운용 규모가 충분히 크고 성장세에 있는 펀드를 골라야 한다. 펀드 운용 규모가 작으면 작은 환매 신청에도 정상적인 운용이 어렵다. 환금성이나 안정성, 성장성 등을 고려하면 설정액이 최소한 1백억원 이상인 펀드에 가입해야 한다.
▼ 3년 이상 장기투자로 위험을 분산적립식 펀드는 투자기간을 길게 가질수록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 쉽게 말하면 기간을 길게 가져가는 분산투자를 하면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 국내 경제순환 주기와 매입단가 하락효과를 고려한다면 3년 이상 장기투자가 적합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 펀드의 성격을 달리해 가입하는 것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는 길한 펀드에 집중적으로 돈을 납입하는 것보다는 같은 적립식 펀드라도 주식형, 혼합형 등 여러 가지 종류의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같은 적립식 펀드라도 펀드 운용사나 유형에 따라 수익률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펀드를 다양하게 가입하라고 조언한다. 단 금융상품에서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50% 내외로 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투자 규모를 늘리고 싶다면 100을 기준으로 자신의 나이를 뺀 수치만큼 투자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가입에서 환매까지 체크사항
▼ 25일부터 월말은 피해서 가입하는 것이 유리보통 적립식 펀드에 가입할 때는 납입 날짜를 자신의 월급일과 가까운 날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펀드의 적립일이 월급 지급일에 몰리는 경우 그렇지 않은 날보다 수익률이 낮다. 주식시장의 유통물량은 한정돼 있는데 어떤 특정일에 각 펀드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물량을 사들이려고 한다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지면서 주가가 오르게 된다. 이렇게 되면 펀드의 매입가격이 높아지면서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펀드에 가입할 때 적립일은 일반 회사가 월급 지급일로 많이 택하고 있는 25일부터 월말까지는 피하도록 한다. 펀드 가입은 은행에 적금통장을 개설하는 방식과 동일하다. 주민등록증과 도장을 갖고 현재 거래 중인 은행이나 증권사, 투신사를 방문해 펀드 계좌를 만들면 된다. 도장이 없을 경우 자필 사인도 가능하다.
▼ 6개월 이상 성과가 저조할 경우 교체 고려펀드 가입 후에는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보유한 펀드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일 이상징후가 포착되면 일단 판매사나 운용사를 통해 자세히 확인해본다. 이상징후란 가입한 펀드가 6개월 이상 성과가 저조하거나 같은 유형의 적립식 펀드와 비교했을 때 성과가 유독 나쁜 것. 이럴 경우에는 펀드 교체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만기가 끝났다고 무조건 환매하지 말라적립식 펀드는 가입 시기보다 만기 시점이 더욱 중요하다. 은행의 정기적금처럼 약정된 기간이 끝나면 금리가 적게 붙거나 하는 것이 아니므로 적립기간이 끝나도 주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면 좀 더 지켜보며 환매시점을 정한다.
|
||||||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