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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주목받는 그녀

둘째 아이 낳고 2년 만에 연기활동 재개한 유호정

“제 인생에서 가장 고마운 일은 두 아이를 얻은 거예요”

글·김명희 기자 / 사진ㆍ박해윤 기자

2006. 02. 07

탤런트 유호정이 KBS 주말드라마 ‘인생이여 고마워요’로 안방극장에 컴백했다. 둘째 아이의 임신과 출산을 위해 한동안 휴식기를 가진 유호정이 들려준 남편, 두 아이와 알콩달콩 살아가는 이야기 &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출산 후 몸매관리법.

둘째 아이 낳고 2년 만에 연기활동 재개한 유호정

유호정은 그 사이 두 아이의 엄마가 됐지만 여전히 상큼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둘째를 출산, 태연(5)과 예빈(2)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유호정(37)이 지난 1월 초 방영을 시작한 KBS 주말드라마 ‘인생이여 고마워요’의 주인공 한연경 역을 맡아 연기활동을 재개했다.두 아이의 엄마이자 홍보회사 과장으로 평범하게 바쁘게 살던 한연경은 폐암 진단을 받은 후 비로소 사랑과 인생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되는 인물.
공교롭게도 지난 2003년 방영됐던 드라마 ‘로즈마리’에 이어 또다시 암 환자 역을 맡은 그는 “암 환자 전문배우로 이미지가 고정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에 출연을 망설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자와 가족들에게 희망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친정어머니가 9년 동안 암 투병을 하시는 걸 지켜봤어요. 결국 돌아가시긴 했지만 그래도 8년간은 일상생활에 큰 지장 없이 지내셨죠. 요즘은 암도 조기 발견만 하면 완치될 확률이 높다고 하는데 이 작품을 통해 작으나마 암으로 투병 중인 분들께 희망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출연을 결심했어요.”

모유수유하면서 살 빠지기 기다린 뒤 달리기로 남은 살 빼
그는 두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여전히 날씬하고 아름답다. 그는 둘째를 가졌을 때 10kg 넘게 몸이 불었지만 출산 후 조바심내지 않고 천천히 살을 뺐다고 한다.
“첫째를 낳고서도 그랬고 저는 절대 무리해서 다이어트를 하지 않았어요. 운동과 식이요법을 심하게 할 수 있을 만큼 체력이 좋은 편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모유수유를 하면서 서서히 빠지기를 기다렸는데 부기가 다 빠지지 않아서 드라마 시작 한 달 전부터 하루 40분 정도 러닝머신 위를 달렸죠. 요즘은 촬영 때문에 과로를 해서 그런지 둘째 낳기 전보다 해쓱해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저는 약간 살집이 있을 때가 보기 좋고 옷매무새도 나는 것 같아요.”
한연경은 일과 집안 일을 모두 해내야 하는 ‘워킹맘’이라는 점에서 결혼 후에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유호정의 실제 모습과 닮은 부분이 많다.
둘째 아이 낳고 2년 만에 연기활동 재개한 유호정

“두 아이를 키우면서 연기를 한다는 게 쉽지 않아요. 극 중 연경이 집안일을 해주는 파출부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이 있는데 사실 저희도 얼마 전에 베이비시터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만두겠다고 해서 걱정을 많이 하고 있어요. 또 2월이 둘째 돌인데 일 때문에 돌잔치를 할 수 있을까도 걱정이고요. 그런 사소한 문제부터 시작해서 일하는 주부들이 거의 비슷한 문제들을 안고 있지만 또 다들 씩씩하게 살아가잖아요. 저도 마찬가지죠.”
유치원에 다니는 태연이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예빈이 모두 엄마의 손길이 절실하게 필요한 나이. 아침마다 아이들을 뿌리치고 나오는 그의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하지만 아들 태연이의 응원 덕분에 힘이 난다고.
“태연이는 ‘애라 이모’ ‘지우 이모’ 등 집에 놀러오는 사람들이 모두 TV에 나오니까 어른들은 다 TV에 나오는 줄 알아요. 제가 활동을 다시 시작하니까 ‘우리 엄마도 이제 TV에 나오네’라며 자랑스러워 하더라고요. 하지만 역시 아이라서 그런지 엄마의 빈자리를 크게 느끼는 것 같아요.”
그는 아이들 얘기가 나오자 금세 환한 표정을 지었다. “밤샘 촬영을 하고 집에 돌아가도 아이들에게 시달리느라 쉴 틈이 없다”면서도 “아이 둘을 가진 게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둘째 아이 낳고 2년 만에 연기활동 재개한 유호정

‘인생이여 고마워요’에서 암환자 역을 연기하는 유호정은 드라마를 통해 암으로 투병하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한다. 제작발표회에 자리를 함께한 출연진과 제작진.


“태연이는 애교가 많은 반면 예빈이는 웬만한 일에는 울지도 않을 만큼 순하고 씩씩하죠. 사실 둘째를 낳은 후 태연이가 동생에 대한 시기심을 심하게 느껴 ‘사랑 조절’을 하느라 힘들었어요. 제가 예빈이에게 모유수유하는 걸 본 태연이의 허탈해하던 표정을 잊을 수 없어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태연이를 먼저 안아주려고 노력하죠. 이제는 태연이가 말귀를 알아들을 나이가 돼서 ‘우리 아가도 예뻐해주자’라고 설득하면 이해하고 수긍하는 눈치예요.”

어렵게 둘째 아이 입양을 결정한 친구 신애라 자랑스러워

아이 둘을 키우는 주부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는 지난해 말 둘째 예은이(2)를 입양한 신애라가 대견스럽다고 한다. 동갑내기인 유호정과 신애라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
“예은이를 입양한 다음 날 애라씨 집에 갔는데 우유 먹이고 기저귀 가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예은이가 손을 많이 타서 눕혀 놓지도 못하고 하루 종일 안고 있더니 얼마 전에 보니까 살이 쏙 빠졌더라고요. 아이 하나와 둘은 천지 차이인데, 쉽지 않은 결정을 한 애라씨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빈이와 예은이는 나이도 같고 이름도 비슷해서 나중에 자라면 좋은 친구가 될 것 같아요.”
95년 결혼한 이재룡·유호정 부부는 한 사람이 활동을 하는 동안 다른 사람은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교롭게 두 사람의 활동기간이 겹치게 됐다. 이재룡이 오는 3월부터 방영되는 KBS 미니시리즈 ‘굿바이 솔로’에 출연하게 된 것.
둘째 아이 낳고 2년 만에 연기활동 재개한 유호정

결혼생활 11년째를 맞는 유호정은 두 아이를 낳은 것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원래는 남편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 제가 활동을 할 계획이었는데 이번 작품이 너무 마음에 들어 좀 무리해서 출연하게 됐어요. 남편은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에서 건달 역을 맡았는데 이전의 반듯한 이미지를 깰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돼요. 상대역은 김민희씨인데 젊고 예뻐서 제가 질투를 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분들도 있지만 민희씨는 저와 개인적으로도 친해서 저희 집에 와서 밥도 먹고 연습도 해요(웃음).”
남편의 상대 배우를 인정하고 후원하는 유호정의 모습에서 프로의 관록이 묻어났다. 그는 “나 스스로 연기에 욕심이 많기 때문에 남편의 일도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가정에만 매달려 있었지만 사실은 가정 못지않게 일에 대한 욕심도 많아요. 그리고 저를 다소곳하고 얌전한 이미지로 알고 계시는데 실제로는 드라마 ‘청춘의 덫’에서 보여준 것처럼 대범하고 씩씩하고 악바리 같은 기질도 있죠. 앞으로 출연하게 될 작품에서는 그런 모습들을 이끌어내고 싶어요.”
자신은 보기와 달리 애교도 없고 무뚝뚝하지만 남편은 이것저것 자상하게 잘 챙기고 아이들과도 잘 놀아준다며 자랑하는 유호정. ‘인생이여 고마워요’란 남편과 두 아이, 그리고 일을 사랑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그가 스스로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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