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부부들의 섹스 시간은 얼마나 될까?’
성인 남녀들이 가장 알고 싶어하는 궁금증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남자들은 술자리에서, 여자들은 수다를 떨다 이에 대한 정보를 나누기도 하지만 대개 과장되기 일쑤여서 이를 그대로 믿었다간 ‘우리 부부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스트레스만 쌓이기 쉽다.
인터넷 사이트 팍시 러브(www.foxylove.net)에서 지난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이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여 눈길을 끈다. 팍시 러브에서 실시한 설문은 크게 두 가지. ‘섹스를 할 때 서로 애무하는 전희 시간이 얼마인가’와 ‘실제 삽입섹스 시간이 얼마인가’다. 두 문항 모두 1천 명이 넘는 회원들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먼저 전희 시간에 대한 설문 결과를 보면 ‘10분 정도’라고 응답한 사람이 43.6%로 가장 많았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전체 응답자의 8.6%가 ‘애무 없이 바로 삽입하거나 1분 이내’, 22.9%가 ‘3분에서 5분 정도’라고 응답해 30% 이상의 부부가 5분 이내의 짧은 애무 뒤에 곧바로 삽입섹스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삽입섹스 시간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5분 이상 10분 이내’라고 응답한 사람이 26.9%로 가장 많았다. 또한 5.3%가 ‘1분 이내’, 25%가 ‘1분 이상 5분 이내’라고 응답해 전체 응답자의 30% 정도가 5분 이내의 삽입섹스를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분 이상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12.2%였다.
두 설문조사 결과를 조합하면 우리나라 부부들은 평균 10분 정도의 전희를 가진 후 5~10분 정도 삽입섹스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총 섹스시간이 20분을 넘기지 않는 셈이다. 팍시 러브 이연희 대표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예상보다 섹스 시간이 짧은 것에 놀랐다. 특히 전희 시간이 짧은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 부부들의 성생활이 삽입섹스 위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부부가 보다 즐겁고 행복한 성생활을 위해 전희의 중요성을 인식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이번 설문 조사에 참가한 팍시 러브 회원 중 주부 4명이 인터넷상의 채팅을 통해 부부의 전희와 삽입섹스 시간에 대한 자신의 체험담과 생각을 나누었다.
전희 10분, 삽입섹스 5~10분이 가장 많아
팍시 : 이번에 팍시 러브에서 설문조사를 했는데, 애무시간이 평균 10분 정도로 생각보다 짧더라고요. 여기 모인 분들은 보통 몇 분 정도 전희를 즐기세요? 물론 시간을 재면서 하는 것이 아니어서 몇 분이라고 딱 꼬집어 말하긴 어렵겠지만.
비너스 : 글쎄요. 한 2~3분 정도?
경은 : 우리 부부는 컨디션에 따라 달라요. 주말처럼 시간이 느긋할 때는 30분 이상 한 적도 있지만 피곤해 애무 없이 그냥 한 적도 많아요.
쭌이맘 : 저는 애무를 10분 정도 한다는 사람들도 부러워요. 연애시절부터 지금까지 1~2분을 넘긴 적이 없어요. 제 남편은 코스가 딱 정해져 있어요. 키스 조금, 가슴 조금, 그리고 곧바로 삽입이죠.
비너스 : 그 정도면 됐죠.
팍시 : 비너스 : 님 부부는 그 정도도 안 하세요?
비너스 : 옷도 다 안 벗을 때가 허다한걸요. 올해로 결혼 16년째인데 처음 3년 정도는 성관계도 자주 하고 애무 시간도 길었는데 점점 소원해지더라고요. 그나마 요즘은 남편 직장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내면서 성관계를 갖는 횟수가 늘긴 했는데, 여전히 애무 같은 건 없어요.
팍시 : 애무를 2~3분 정도 하신다면서요.
비너스 : 섹스를 ‘하자’ ‘말자’ 하면서 남편이 제 팬티에 손 집어넣고 꼼지락거리는 시간이 그렇다는 거죠. 민망하게 별 이야기를 다하네. ㅋㅋ.
쭌이맘 : 제 남편도 섹스를 하고 싶으면 제 팬티 속에 손 넣어서 만지고 그래요. 그러다 팬티 내리고 관례처럼 ‘키스, 가슴, 골인’을 하죠.
비너스 : 키스라도 하고 살면 다행인 거예요. 결혼하고 몇 년 지나면 섹스는 해도 키스는 안 하는 부부들이 대부분이에요.
팍시 : 평소에 스킨십이 전혀 없다가 섹스할 때만 의식 치르듯이 하는 애무가 무슨 감동이 있겠어요. 맘에도 없는 인사치레하는 것 같아서 오히려 번거롭기만 하죠. 섹스하기 전에 하는 애무도 중요하지만 일상적인 애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평소 스킨십 많이 해야 섹스할 때 전희 시간 늘어나요”
쭌이맘 : 그게 마음처럼 돼야 말이죠. 제 남편은 경상도 사내라 그런지 무뚝뚝하기가 장난 아니에요. 집에 들어오면 소파에 누워서 씻지도 않고 TV만 봐요.
경은 : 그럴 때 화만 내기보다는 같이 옆에 누워 “나도 좀 봐줘~” 하고 애교도 떨고 그러세요.
쭌이맘 :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 낯간지러운 거 같고.
팍시 : 그런데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애무 시간은 10분 정도, 삽입섹스 시간이 평균 5~10분 정도가 가장 많았어요. 결국 섹스 시간이 평균 20분 이내라는 이야긴데, 도대체 한 시간을 했네, 두 시간을 했네 하고 큰소리치던 남자들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쭌이맘 :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틀려지나보죠. 그래도 제 남편은 예외에요. 첨부터 원래 5분이었거든요. ㅋㅋ.
팍시 : 섹스 시간의 기준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비너스 : 전희, 삽입, 후희를 다 합친 것이 아닐까요?
팍시 : 그런데 남자들은 보통 삽입 시간만을 섹스 시간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비너스 : 얼마나 오랫동안 사정을 참았느냐가 남자의 정력을 가늠하는 척도처럼 되어 있으니까요. 사실 그게 중요한 게 아닌데도 말이죠.
쭌이맘 : 정답이네요. 근데 우리 남편은 경쟁의식이 없는 걸까?
팍시 : ㅋㅋㅋ. 쭌이맘 님은 섹스 시간이 좀 더 길었으면 하고 바라시나보죠?
쭌이맘 : 그렇지도 않아요. 재미가 있어야 오래 하고 싶죠. 저희는 애무 시간도 삽입 시간도 항상 일정해요. 워낙 단조로운 섹스를 해서인지 섹스에 별 흥미를 못 느껴요. 오르가슴을 느껴본 적도 없고요. 그래서 그냥 빨리 끝내는 게 좋을 때가 많아요. 요즘은 그냥 의무적으로 하는 것 같아요. 빨리 끝나고 드라마 ‘장밋빛 인생’ 봐야 하는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하죠.
경은 : 너무해요.
팍시 : 평생 그렇게 의무적인 섹스를 할 수는 없잖아요. 어떤 식으로든 노력을 해보세요.
쭌이맘 : 저도 원활한 성생활을 해서 오르가슴을 느끼고 싶죠. 근데 남편이랑 하려면 짜증부터 나니…. 차라리 키스랑 가슴 애무는 안 했으면 좋겠어요. 판에 박힌 듯이 항상 그렇게 하니까 확 치밀어오를 때도 있어요. 제 불만은 짧고 길고 그런 게 문제가 아니라 그냥 좀 변화가 있었으면 하는 거예요.
경은 : 쭌이맘 : 님이 애무를 먼저 해주시는 건 어때요? 뒤돌아 누웠을 때 꼭 안아서 목덜미에 키스도 해주시고, 발가락도 빨아주시고.
쭌이맘 : 그러다가 발에 차이면 어떡해요. ‘이기 뭐꼬?’ 하면서. ㅋㅋ.
팍시 : 평생 같이 살 맞대고 살아야 하잖아요. 서로 바람이라도 나기 전에 그 정도 모험은 해보셔야죠. ^^
쭌이맘 : 그래야겠어요.
팍시 : 경은님 부부는 어떤 애무를 주로 하세요?
경은 : 쭌이맘 님처럼 키스, 가슴, 삽입의 공식을 따를 때도 있고 오빠가 69자세를 좋아해서 같이 오럴을 할 때도 많아요. 그리고 오빠가 제 가슴 만지는 걸 좋아해서 섹스를 안 할 때도 꼭 가슴은 만지면서 자고요.
팍시 : 평소에 그렇게 일상적인 스킨십을 하면 섹스할 때 애무가 훨씬 자연스럽죠. 그런데 섹스를 하다 보면 애무를 더 받고 싶거나 혹은 더 해주고 싶은데 남편은 자꾸 삽입만 하려고 드는 경우가 많잖아요.
비너스 : 아예 옷도 다 안 벗기고, 딱 아래만 벗기고 한다니까요.
경은 : 제 남편은 다 좋은데 오럴섹스를 받을 때는 이기적이에요. 입이 얼얼할 정도로 해줬는데도 숨 좀 돌릴라치면 머리를 자꾸 누른다니까요. 그리고 제가 이 정도 해줬으면 자기도 어느 정도는 해주겠지 하고 기대했는데 자기가 흥분되니까 빨리 삽입하고 싶어서 30초 정도 대충 하고 말거나 아예 안 해주고 삽입해버리는 때도 있어요.
쭌이맘 : 우린 주로 공식대로인데, 전엔 한 번 술을 먹고 해서 제정신이 아니었는지 가슴을 너무 오래 빠는 거예요. 아프다고 그만하라고 해도 계속 빨개지도록 가슴만 빨더니만 그러다가 자더라고요. 기가 막혀서.
경은 : 제 남편도 가끔 그래요. 전엔 저에게 오럴섹스해주다가 잠든 적도 있어요.
팍시 : 저는 제가 오럴섹스를 해주고 있는데 남편이 잠든 적도 있어요. 그 기분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를걸요?
쭌이맘 : 저도 정말 큰맘 먹고 남편에게 꼬리를 친 적이 있었거든요. 팍시 : 러브 게시판에서 남편에게 오일 마사지를 해주면 자연스럽게 섹스 모드로 넘어갈 수 있다는 글을 읽고 정말 큰맘 먹고 준비를 했어요. 비치 타월까지 깔고 남편을 눕힌 다음에 오일 마사지를 해줬죠. 하다 보니 저도 좀 흥분이 돼서 급기야는 제 가슴으로 남편 등을 문지르기까지 했는데, 글쎄 남편이 코를 고는 거예요. 그날 밤 서러워서 울었잖아요.
비너스 : 누구나 한번씩은 겪어본 일일 거예요.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팍시 : 삽입섹스 시간이 너무 짧아 불만인 분은 없으세요?
비너스 : 예전엔 몰랐는데 요즘은 좀 길게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오르가슴을 떠나서 그냥 삽입된 상태의 느낌을 즐기고 싶다고나 할까요?
팍시 : 삽입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 다른 노력은 안 하시나요? 보통 잠깐 빼서 쉰다든가 체위를 바꾼다든가 하는 방법으로 사정을 참는 노력을 하잖아요.
배려심 느껴지지 않으면 실망스럽거나 화가 나
비너스 : 나름대로 노력을 하는 것 같기는 해요. 격렬한 피스톤 운동을 쭉 이어서 못 하거든요. 한 10초 정도 하다가 사정할 것 같으면 잠시 멈췄다 다시 하고, 하는 그런 식이죠.
경은 : 저는 클리토리스 오르가슴만 느끼기 때문에 삽입운동을 격하게 하면 오히려 싫어요. 그냥 삽입된 상태로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편이에요.
팍시 : 저도 제가 오르가슴을 느끼기 전에 남편이 먼저 사정을 하면 그냥 삽입된 상태로 가만히 있게 하고, 손을 사용해서 오르가슴을 느끼죠.
경은 : 대단하시네요.
팍시 : 님들은 애무를 많이 하면서 천천히 길게 섹스하는 게 좋아요, 아니면 굵고 짧게 본론에 충실한(?) 섹스가 좋아요?
경은 : 그때그때 달라요. 어떤 때는 천천히 부드럽게 즐기고 싶을 때가 있고, 어떤 날은 애무하는 것도 귀찮고 그냥 빨리 끝냈으면 하는 때도 있어요.
비너스 : 길고 짧은 게 문제가 아니라 남편이 얼마나 절 배려해주고 정성스럽게 대해주는가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하고 나서 껴안아주거나,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그런 행동 하나하나가 섹스를 좋게 느끼게도 하고 나쁘게 느끼게도 하거든요.
경은 : 성관계가 끝난 후 휴지로 닦아주지도 않고 자기 혼자 샤워하러 휙 가버리면 정말 기분 나빠요.
팍시 : 섹스가 노동이 아닌 오락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 피곤하고 섹스가 싫증난 부부들은 침실에서 그냥 끌어만 안아도 “또 하자는 건가?” 겁부터 내고 그러잖아요. 애무가 공포스럽기까지 한 거죠. 평소엔 데면데면 살다가 가끔 흥분하면 발정난 것처럼 막 덤벼들고, 좀 양심이 있으면 애무하는 척하고…. 그런 식의 형식적인 애무는 받아도 기분이 나쁘잖아요.
비너스 : 형식적으로 느껴지고, 마음이 안 느껴지는 섹스를 아무리 길게 하면 뭐해요. 여자들은 그러면 벌써 몸이 딱 알아채고 아래가 아파지잖아요.
경은 : 참 신기해요. 몸이 먼저 아는 것 같아요.
쭌이맘 : 마음이 안 느껴지는 섹스 한 시간보다는 단 1분을 해도 섹스 전후에 나를 어떤 눈빛으로 대해주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팍시 : 물론 매번 할 때마다 딱 1분만 한다면 아무리 자기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대해줘도 짜증나긴 하겠지만, 가끔 섹스가 아주 짧게 끝난다고 해도 그 사람의 배려심이 다른 행동으로 느껴지기만 한다면 화가 나거나 실망스럽지 않죠. 오늘 솔직한 이야기 많이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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