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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공감 올드 & 뉴’ 인기 진행자 노현정 아나운서

“평소 다른 출연자들을 오빠라 부르며 친하게 지내지만 답을 물을 땐 가차없이 매를 들어요”

기획·김유림 기자 / 글ㆍ조성아‘일요신문 기자’ / 사진·스포츠서울 제공

입력 2005.11.02 10:32:00

KBS 노현정 아나운서가 요즘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오락 프로그램 ‘상상플러스’ ‘세대 공감 올드 & 뉴’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오답을 말하는 출연자들에게 가차 없이 매를 드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는 것. 올해 방송경력 3년 차인 노현정 아나운서를 만나 그동안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실제 모습 & 아나운서로서의 포부를 들어보았다.
‘세대 공감 올드 & 뉴’ 인기 진행자 노현정 아나운서

KBS 오락 프로그램 ‘상상플러스’ ‘세대 공감 올드 & 뉴’ 코너 진행을 맡고 있는 노현정 아나운서(26).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무표정한 얼굴로 오답을 말하는 출연자들에게 가차 없이 매를 드는 그의 모습은 너무나 진지해 오히려 웃음을 자아낸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 방문자 수가 늘어나는 것으로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데 입사 후 줄곧 뉴스만 진행해오던 자신이 ‘상상플러스’에 캐스팅된 건 의외의 일이었다고 말한다.
“처음엔 신입 아나운서들을 대상으로 ‘세대 공감 올드 & 뉴’ 코너의 진행자 오디션이 있었어요. 저는 신입도 아니고 지금까지 뉴스만 진행해왔기 때문에 원래 오디션 대상에서 제외됐는데 막판에 한번 응시해보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특별한 기대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오디션을 치렀는데 나중에 담당자께서 저의 자신감 있는 모습이 좋았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웃음).”
‘세대 공감 올드 & 뉴’ 진행을 맡기 전까지 오락 프로그램 진행 경험이 없던 그는 첫 녹화날 실수를 많이 했다고 한다. ‘NG 통보’ 없이 내리 녹화를 한 뒤 나중에 편집하는 걸 모르고 자신이 틀리면 녹화 중간 중간 “이거 NG예요”라고 말하며 진행의 흐름을 깼다는 것. 하지만 지금은 알아서 애드리브를 넣기도 하고 함께 출연하는 이휘재, 탁재훈, 신정환, 이병진을 오빠라 부르며 친하게 지낸다고 한다.
“출연자들이 모두 저보다 한참 선배시고 재치가 넘쳐 배울 점이 많아요. 그렇지만 가끔 제 귀에 대고 ‘답이 뭐냐’ 하고 물으실 때는 가차 없이 매가 날아가죠(웃음).”
‘세대 공감 올드 & 뉴’는 세대 간 언어격차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코너로 10대가 사용하는 언어와 어른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매주 하나씩 선정해 출연자들이 정답을 맞히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는 아나운서로서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느끼는 바가 남다르다고 한다.
“얼마 전 국립국어연구원과 아나운서실 한국어팀이 함께 하는 ‘바른우리말 사용캠페인’ 촬영에 동참한 적이 있어요. 신조어를 남발하는 중학생들과 나이 든 아주머니의 대화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내용이었는데 저 역시 중학생들이 사용하는 말이 이해가 안되더라고요. ‘지름신이 내리셔 열공 모드…’ 등의 단어들이었는데 말까지 빨리 하니까 더 알아듣기 힘들더군요. 이런 현상이 계속되다가는 청소년과 기성세대 사이에 대화가 단절되고 통역이 필요한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죠. 청소년들이 근거 없는 신조어를 마구 만들어내는 것도 문제지만 어른들도 아이들의 그런 행동을 방관할 게 아니라 올바르게 고쳐주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세대 공감 올드 & 뉴’ 인기 진행자 노현정 아나운서

노현정 아나운서가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진행하는 ‘상상플러스’ ‘세대 공감 올드 & 뉴’ 한 장면.


KBS 공채 29기인 그는 올해로 입사 3년째다. 그동안 방송을 하며 실수도 여러 번 했다는 그는 특히 부산 KBS에 근무하며 뉴스를 진행하던 시절 리포트 기사 순서를 바꿔 읽는 바람에 식은땀을 흘린 기억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그는 “며칠 전에는 뉴스 진행 중 목소리가 갑자기 가라앉는 바람에 멘트 중간에 일부러 소리를 질렀다가 그만 숨이 ‘헉’ 막혀 창피를 당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박현선, 박사임, 위서현, 김보민 아나운서 등과 입사동기인 그는 한 달에 한 번씩 그들과 점심식사를 하거나 간단히 차를 마시며 속내를 털어놓으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다고 한다.
“아나운서로서 본인의 장점과 단점을 꼽아달라”는 제의에 그는 한참을 생각한 후 입을 열었다.
“먼저 장점은 보기와 달리 ‘강심장’이라는 거예요. 방송 들어가기 전에는 긴장을 하다가도 카메라만 돌아가면 금세 마음의 평정을 찾거든요. 그리고 단점은 아직까지 전문분야에 대한 소견이 짧다는 거예요. 뉴스의 경우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는 모든 분야를 아우르기 때문에 아나운서가 그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만 자신감 있는 멘트를 할 수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저는 한참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고, 앞으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얼마 전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을 찾아주는 KBS ‘해피투게더 프렌즈’에 출연했던 그는 이날 방송에 출연한 친구들의 증언을 통해 그가 초등학교 시절 짝사랑하던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평소 자신이 싫어하는 남자아이에게는 말도 잘 하지 않던 그가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아이에게는 유독 다정하게 대했다는 것. 또한 그는 새침한 성격과 하얀 얼굴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서 ‘유령’이라 불렸고 여자아이들은 그를 ‘왕비’라 불렀다고 한다.

실제로는 친구들과 수다 떨기 좋아하는 발랄하고 푼수(?) 같은 성격
‘세대 공감 올드 & 뉴’ 인기 진행자 노현정 아나운서


“어려서는 얌전한 척한 것 같은데 실제는 발랄하고 푼수같은 성향도 있어요. 친구들과 몇 시간씩 수다 떠는 것도 좋아하고요. 아나운서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철두철미하고 행동도 빠를 거라 생각하시는데 실제 제 모습은 그렇지 못해요. 하지만 방송할 때 말과 행동이 확 바뀌는 걸 보면 방송이 체질인가봐요. 요즘도 가끔 ‘만약 방송을 하지 않았다면 뭘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봐요(웃음).”
평소 책읽기를 좋아하는 그는 요즘엔 시간에 쫓겨 책 읽는 시간을 따로 낼 수 없어 방송국이나 차 안에 책을 놔두고 틈틈이 읽는다고 한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사서가 되고 싶어 도서관학과를 지원할까 고민한 적도 있다고. 하지만 그는 경희대 아동가족학과에 진학했고 그 뒤 진로를 두고 고민하던 중 담당 교수의 조언으로 방송 쪽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학 2학년 때까지만 해도 앞으로 뭘 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던 중 교수님의 권유로 신문방송학을 복수전공했고 평소 말하고 책 읽는 걸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나운서 쪽에 마음이 갔어요. 그래서 4학년 때부터 방송 관련 아카데미를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죠. 공부를 하면서 재미를 느껴 ‘아나운서가 꼭 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시험에 한 번 떨어지긴 했지만 두 번 만에 붙은 것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그는 요즘 주변에 결혼하는 동료 아나운서들을 보면서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부쩍 많아졌다고 한다. 현재 남자친구가 없는 그는 아나운서가 된 뒤로 소개팅도 한번 한 적이 없다며 “성격이 무뎌서인지 연애에는 소질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하며 수줍게 웃었다.
애인 대신 많은 남성 팬을 확보하고 있는 그는 가끔 극성팬들 때문에 곤혹을 치를 때도 있다고 한다. 며칠 전에는 그가 출근하려고 차에 올라탄 순간 한 남자가 그의 차를 가로막고 서는 바람에 깜짝 놀란 적이 있다고. 다행히 그의 어머니가 타일러 남자를 돌려보냈다고 한다.
뉴스와 오락 프로그램을 오가며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노현정 아나운서. 앞으로 그의 꿈은 현재 정세진 아나운서가 진행하고 있는 ‘클래식 오딧세이’와 같은 문화교양 프로그램을 맡는 것이라고 한다. “정세진 선배의 담백한 말투와 정은아 선배의 깔끔한 진행능력을 닮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내 이름 석자와 내가 한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여성동아 2005년 11월 5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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