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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엽기적인 코믹 연기로 주목받는 개그우먼 박희진

■ 글·김정은‘여성동아 인턴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 장소협찬·마지아

입력 2005.05.02 18:14:00

최근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흡혈귀 가족을 구박하는 집주인으로 출연 중인 개그우먼 박희진의 연기가 화제다. 독특한 말투와 한껏 부풀린 머리, 화려한 드레스와 장신구가 그의 트레이드마크.
코믹 연기로 주목받고 있는 개그우먼 박희진을 만났다.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엽기적인 코믹 연기로 주목받는 개그우먼 박희진

지난 2월부터 방영 중인 MBC 주간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가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루마니아에서 온 흡혈귀 가족의 서울 생활 적응기라는 독특한 소재와 심혜진을 비롯한 주연 배우들의 연기 변신이 눈길을 끌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 특히 흡혈귀 가족이 세 들어 사는 집주인으로 나오는 박희진(32)의 독특한 말투와 외모가 시트콤의 인기에 단단히 한몫을 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줄 몰랐어요. 코미디를 시작한 지 6년이 지났지만 여태 이렇다 할 유행어 하나 없었거든요. 얼마 전에 편의점에 갔다가 제가 있는 줄 모르고 어떤 분들이 극중 제 말투를 흉내내는 걸 들었는데 신기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았어요.”
박희진이 맡은 ‘박 여사’는 남편 다섯을 죽이고 물려받은 유산으로 호화롭게 사는 악독한 미망인. 실제 나이는 44세이지만 잦은 성형 수술과 화려한 치장으로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외모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처음 이 역할을 제의받고 걱정도 많았어요. 남편 다섯을 죽인 꽃뱀인데다 매일같이 세 든 사람들을 구박하는 악역이잖아요. 시청자들에게 안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면 혹 거북해하지는 않을까, 밉게 보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죠.”
하지만 흡혈귀 가족의 막내 켠에게 첫눈에 마음을 빼앗기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번번이 이들 가족에게 당하는 박 여사에 대한 동정어린 시청자 의견이 늘어나면서 그의 연기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연출을 맡은 노도철 PD는 이 시트콤의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제작일지를 통해 “프란체스카 가족 중 절대지존은 바로 박희진이다. 박희진이 연기할 때는 모든 스태프와 출연진이 몰려와 구경할 정도”라며 그의 코믹 연기를 칭찬했다.

서른 가지 성대모사 가능한 MBC 공채 개그맨 출신
99년 MBC 공채 개그맨 10기로 데뷔한 박희진은 줄곧 ‘성대모사의 달인’으로 통해왔다. 현재 3년 넘게 진행 중인 TBS FM ‘9595쇼’는 물론이고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는 MBC FM ‘윤종신의 2시의 데이트’ 등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인물을 흉내내는 목소리 연기로 이름을 알려온 것.
그는 ‘전원일기’의 일용엄마, 김대중 전 대통령, 만화 캐릭터, 외화 성우의 목소리를 비롯해 서른 가지 이상 성대모사가 가능하다고 한다. ‘안녕, 프란체스카’의 마스코트가 되어버린 박 여사의 독특한 말투 역시 예전부터 라디오에서 선보였던 것이라고.
박희진은 개그맨이 되기 전 부산 경성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다시 서울예대 영화과에 진학해 연기를 공부했다. 계원예고 음악과를 다니던 시절 줄곧 선생님들을 흉내내 친구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는 그는 연극영화과 선생님에게서 전과 제의를 받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엽기적인 코믹 연기로 주목받는 개그우먼 박희진

“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만나면 하나같이 ‘진작부터 개그맨 될 줄 알았다’고 말해요(웃음). 하지만 음대 나와서 다시 영화 공부하기가 쉽지는 않았죠. 집에서 반대도 많이 하셨고요. 서울예대 재학 시절 박신양, 전도연씨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약속’에 간호사로 출연한 적이 있는데 그때 부모님께 ‘이 영화 보시다 보면 어디서 많이 보던 사람이 나올 것’이라고 말씀드리면서 표 두 장을 드렸어요. 그 영화를 보시고 나서 제 연기 욕심을 인정해주셨죠. 개그맨 시험에 합격했을 때는 영화보다 방송이 그래도 덜 고생스럽지 않겠냐며 오히려 좋아하셨어요.”
그는 개그맨이 되고 나서 MBC 드라마 ‘홍국영’, KBS 설 특집극 ‘새 아빠는 스물아홉’ 등 드라마에도 몇 번 출연했다. 하지만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을 눌러야 하는 정통극 연기가 다소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시트콤이 저한테 딱 맞는 것 같아요. 부담도 없고, 애드리브도 자유롭게 할 수 있고요. 뮤지컬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음대를 나왔지만 이제껏 제가 가진 음악성 같은 것을 보여드릴 기회가 없었거든요. 또 요즘은 매일 영화를 보면서 연기 변신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어요. 언제라도 시작할 수 있지만 저만의 캐릭터를 만든 다음 제대로 도전할 생각이에요.”
손가락이 굳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요즘도 매일 조금씩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는 그는 “피아노를 치면서 게스트와 이야기를 나누는 뮤직 토크쇼를 진행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여성동아 2005년 5월 4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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