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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클리닉

명리학자 장옥경씨가 일러주는 ‘부부 갈등 극복하고 행복한 결혼생활 이끄는 지혜’

■ 기획·최호열 기자 ■ 글·백경선‘자유기고가’ ■ 사진·조영철 기자

2005. 01. 31

서로 다른 남녀가 만나 결혼해서 살다보면 성격이나 취향, 취미가 맞지 않아 다투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땐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한 것일까. 명리학자 장옥경씨로부터 부부가 서로 다른 점을 보완하고 맞춰가면서 살아가는 지혜에 대해 들어보았다.

명리학자 장옥경씨가 일러주는 ‘부부 갈등 극복하고 행복한 결혼생활 이끄는 지혜’

“두 커플이 있는데 한 커플은 남녀 모두 계란 노른자만 좋아하고, 다른 한 커플은 남녀가 각각 계란 노른자와 흰자를 좋아해요. 냉면 한 그릇을 나눠 먹을 때 앞의 커플은 서로 좋아하는 계란 노른자를 먹기 위해 갈등을 빚을 여지가 있지만, 뒤 커플은 각각 좋아하는 흰자와 노른자를 자연스럽게 나눠 먹을 수 있어요. 서로의 취향이 같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게 아니라, 오히려 다른 게 좋을 때도 있다는 거죠.”
명리학자 장옥경씨(43)는 많은 사람들이 기질과 취향이 다른 부부가 취향이 같은 부부보다 이혼율이 더 높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오해라고 말한다. 다르기 때문에 더 자주 갈등을 겪지만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던 장씨는 90년대 초부터 명리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 2002년에는 원광대 동양학대학원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해 현재 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데 얼마 전 현대인들을 위한 인생 상담서 ‘내 인생의 바코드를 읽어라’를 펴내기도 했다. 그는 책에서 부부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 바탕 위에서 서로 보완해주려고 노력하는 게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지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부부 사이에도 일종의 파워 게임이 있어서 신경전이 대단하죠. 부부가 함께 살다보면 치약을 밑에서부터 짜느냐 위에서부터 짜느냐 하는 것처럼 별 거 아닌 일로 수도 없이 싸우게 되잖아요. 그럴 때 누가 승리하고 패배하느냐는 중요한 게 아니에요. 어차피 두 사람이 잘 살기 위해 결혼한 이상 타협하고 함께 해결점을 모색하는 게 중요한 거죠.”
그런데 서로가 상대방에게만 변화를 강요하고 자기 틀에만 맞추라고 고집한다면 문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고 한다. 이는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일방적으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해서 희생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소설가 베시 헤드의 말처럼 사랑은 상호적인 것이라는 그는 어느 한쪽에 맞추려 하지 말고 상호 보완적인 알맞은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신혼 초, 장씨가 다니던 잡지사와 남편의 회사가 가까이에 있어 두 사람은 꼭 같이 퇴근을 했다고 한다. 퇴근해 집에 오면 장씨는 저녁을 짓고 그의 남편은 석간신문을 보곤 했는데, 똑같이 일하고 들어와서 자신만 집안일을 해야 하는 게 불만이었다고. 그래서 남편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남편은 자신은 신문을 읽고 싶고 또한 요리도 못하니까 그럼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 뒤 장씨가 저녁을 할 때 남편은 신문을 읽으면서 더 이상 그에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됐고, 남편이 설거지를 하는 동안 자신은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고. 그는 자신의 부부 문제가 이처럼 간단하게 해결된 것처럼 찾고자만 한다면 부부의 타협점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장씨는 사람들은 누구나 ‘이것만은 어쩔 수 없다’는 ‘옥에 티’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자신이 변하지 못하는 것처럼 상대도 결코 변하지 못하기 때문에 “배우자의 옥에 티를 이해하든 못하든,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부부가 서로의 옥에 티만큼은 피해가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알고 상대를 알아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과 배우자의 차이점이 뭔지 공통점이 뭔지를 찾고, 서로가 어느 정도 양보할 수 있는 부분과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고.

명리학자 장옥경씨가 일러주는 ‘부부 갈등 극복하고 행복한 결혼생활 이끄는 지혜’

장씨는 상대의 사주 기질을 파악하면 부부 관계가 좋아지는 방법이 보인다고 말한다.


그런데 많은 노력을 하지 않고서도 상대가 이해되고 주거니 받거니 호흡이 척척 맞는 소위 궁합이 좋은 부부들이 있는가 하면, 함께 있으면서 삐거덕거리기만 하는 부부도 있다. 장씨는 사주의 특성이 극과 극인 천적끼리 만난 부부는 자신과 상대의 기질을 더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사주의 특성을 나눠보면 학문에 대한 욕구가 강해 홀로 있는 시간을 좋아하고 내면적인 인수(印綬)가 있고, 비즈니스적인 마인드가 뛰어나고 외향적인 재성(財星)이 있어요. 그리고 머리 회전이 비상하고 화술이 뛰어나며 즉흥적이고 개방적인 상관(傷官)이 있고, 바른 생활을 추구하며 정직하고 성실하고 물질보다는 명예를 중요시하는 정관(正官)이 있어요.”
이러한 기질 차이로 인수가 강한 남자가 재성이 강한 여자를 만나면 남자가 사족을 못 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또한 다소 천방지축인 상관인 사람은 사리와 이치를 가려 날카롭게 지적하는 인수인 사람 앞에서 고전하는 관계에 놓이게 되며, 상관과 정관이 만나면 편법을 싫어하고 사회가 정한 원리원칙을 고수하려는 고지식한 정관의 성향을 상관이 참을 수 없어 한다는 것.
“자신과 다른 점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이상하게 천적끼리는 서로 끌려요. 그러다 결혼해 살면서 콩깍지가 벗겨지면 그런 상대의 다른 기질로 인해 미움이 생기죠. 그 미움이 커지다보면 결혼 사유가 곧 이혼 사유가 되는 거예요.”
따라서 장씨는 “저 사람은 저런 사람이다”라고 상대의 기질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나아가 자신과 다른 상대의 기질을 존중해주면서 맞춰가려고 노력한다면 미움과 갈등의 씨앗은 더 이상 자라지 않을 것이라고 충고한다.
“재성인 아내가 인수인 남편에게 베스트셀러 책 한 권을 사다 주거나, 인수인 남편이 먼저 재성인 아내에게 외식을 하자고 제안해보는 거예요. 이 정도는 충분히 서로 양보할 수 있는 부분 아닐까요. 조금씩만 양보하면 문제는 더 이상 커지지 않아요.”
장씨는 부부가 서로의 다른 점을 인정한 후에 그 차이를 활용하면 오히려 협조가 더욱 수월해진다고 한다.
“저는 종달새형이라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 일을 하는 편인데, 반대로 소설을 쓰는 남편은 뻐꾸기형이라 밤늦게 일하고 다음날 늦게까지 자요. 이렇게 어긋난 생활 패턴 때문에 신혼 초엔 싸우기도 했죠. 밤낮이 거꾸로 뒤바뀐 남편의 생활을 이해할 수도 없고 같이 잠을 잘 수도 없으니까 제가 많이 투덜거렸죠.”
하지만 그가 남편의 뒤바뀐 생활 패턴을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먹자 모든 게 달라졌다고 한다. 서로 일할 때 방해 안 받아 좋은 것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가사 분담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고 한다.
“밤에 제가 세탁기를 돌리고 일찍 자면 남편이 세탁된 빨래를 널어놓고, 쌀을 씻어 밥솥에 넣은 후에 자기 일을 시작해요. 그러면 전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밥솥 코드만 꽂고서 제 일을 할 수 있으니까 훨씬 여유로워졌죠.”
“부부는 서로 협동해가면서 가정이란 울타리를 일궈내는 공동체”라고 말하는 장씨는 “따라서 정서와 경제·건강·육아의 공동체로서 부부 두 사람이 가진 자원을 공유하며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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