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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2년차 김상훈·임수현 부부의 ‘섹스 트러블 극복기’

“신혼 부부의 가장 큰 문제는 성적인 불만을 말 못하고 혼자 속으로 끙끙 앓는 데 있어요”

■ 기획·최호열 기자 ■ 글&사진·김순희‘자유기고가’

입력 2005.01.03 17:33:00

벌꿀의 달콤함을 단꿈에 젖어 있는 신혼부부의 ‘꿀맛’에 비교할 수 있을까. 하지만 신혼의 단꿈도 ‘섹스 트러블’ 앞에서는 제 맛을 잃고 만다. 결혼 2년차 김상훈·임수현 부부가 자신들이 겪은 신혼의 섹스트러블과 그 해결책에 대해 들려주었다.
결혼 2년차 김상훈·임수현 부부의 ‘섹스 트러블 극복기’

친구의소개로 만나 1년여 열애 끝에 2003년 2월 결혼한 김상훈(가명·32) 임수현(가명·29) 부부. 아직 신혼이라 할 수 있는 두 사람을 친구나 친지들은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할 때”라며 부러움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이들은 신혼 초 남모르게 고민했다고 한다. 바로 섹스 트러블 때문. 그 사연을 듣기 위해 늦은 밤, 김씨 부부의 집 근처에 있는 맥주집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자신들의 ‘신혼생활’을 남 앞에 드러낸다는 게 몹시 부담스럽다는 김씨 부부는 기자의 설득에 “우리 부부의 경험이 비슷한 처지에 놓인 신혼 부부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이가 없어서 그런지 결혼한 지 만 2년이 다가오는데 아직은 연애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아침 일찍 출근했다 저녁 늦게 퇴근해 아내 얼굴을 볼 시간이 많지 않아 연애시절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요.”
시중에 떠도는 우스갯소리 하나. 한 부부가 신혼 때 부부관계를 맺은 후 그 횟수를 헤아리기 위해 항아리에 콩 하나씩을 넣어두었다고 한다. 이들 부부가 권태기에 접어든 후 관계를 맺을 때마다 신혼 때 항아리에 담아 놓은 콩을 꺼내기 시작했지만 죽을 때까지 그 콩을 다 꺼내지 못하고 죽었다는 내용이다. 이 이야기를 빗대 “항아리에 콩을 수북이 담는 중이냐”고 묻자 아내 임씨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 김씨가 먼저 입을 열었다.
“사람들은 ‘깨가 쏟아지는 신혼이라 좋겠다’고 하잖아요. 왕성한 성 생활을 할 때라는 뜻으로 하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 솔직히 부부관계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더라고요. 물론 우리 부부도 신혼이니까 관계를 갖는 횟수는 많은 편이죠. 하지만 몇 번을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한번을 하더라도 얼마나 ‘잘’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아요.”
임씨에게 “결혼 직후의 성생활은 어땠냐”고 묻자 남편의 얼굴을 쳐다보며 한참을 머뭇거렸다. 김씨도 아내 입에서 어떤 말이 흘러나올지 자못 궁금해 하는 눈치였다.
“이런 얘기 남편에게 한번도 하지 않았는데…. 신혼 초에는 사실 즐겁기보다 조금 고통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뭐랄까, 사랑하는 남자 품에 있다는 것 자체는 좋은 데 소설이나 비디오에서 볼 수 있는 극치감은 맛볼 수 없었어요. 그래도 남편의 자존심이 상할까봐 뭐라고 말하지 못하고 좋은 척 했죠.”
김씨는 아내로부터 이런 고백은 처음 들었지만 어느 정도 눈치는 채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불만을 느낄 당시에 아내가 내게 솔직하게 털어놓았더라면 신혼초의 섹스 트러블은 더 빨리 해소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신혼부부에게 가장 큰 문제는 성적인 불만이 있어도 말 못하고 혼자 속으로 끙끙 앓는다는 사실이에요. 남자는 사정을 통해 극치감에 도달했는지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여자는 그게 아니잖아요. 여자의 몸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의 성생활은 불만을 낳을 수밖에 없더라고요. 결혼 초 원활치 못한 성생활의 가장 큰 원인은 섹스에 대한 대화의 부재였어요. 아내에게 ‘좋아?’ 하고 물으면 ‘좋다’고만 할 뿐, 구체적으로 이렇다 저렇다 하는 말이 없었어요. 섹스는 서로의 몸에 대한 탐구가 기본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을 요즘에야 실감하며 살아요.”
임씨는 신혼부부의 원활한 성생활을 저해하는 첫 번째 요소로 ‘부끄러움’을 꼽았다. 남편에게 또는 아내에게 벗은 몸을 보인다는 것 자체를 수치스럽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말을 했다.
“아무리 살을 맞대고 사는 부부지만 성관계를 할 때 부끄럽다는 생각이 앞섰어요. 그러니까 소극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남편에 대한 애정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섹스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니까 어느 순간 섹스를 기피하게 되더라고요. 솔직히 삽입섹스보다는 스킨십이 더 좋게 느껴질 때도 있었어요.”

결혼 2년차 김상훈·임수현 부부의 ‘섹스 트러블 극복기’

성적인 수치심을 많이 느끼는 사람일수록 성관계시 자신의 느낌을 말로 표현하지 않고 신음소리로 일관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성적인 경험이 적은 신혼부부의 경우 ‘아픈지, 좋은지’ 구별할 수 없는 신음소리는 섹스 트러블을 가중시킬 뿐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임씨는 자신도 그런 부류에 속했다고 털어놓았다.
“남편에게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 같아요. 특히 예민하고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는 조금 더 과감해져야 할 필요가 있고요.”
광고제작업일을 하는 김씨는 섹스와 관련된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그것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지식이 수박 겉핥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정작 중요한 것은 아내의 ‘솔직한’ 반응과 서로의 몸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것.
“상대방의 성에 대한 심리적인 이해가 부족하거나 성지식이 지나치게 문외한일 때 섹스 트러블이 생기고,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섹스 불안증이 생기는 것 같아요. 신혼 때는 두 사람 모두 성적으로 초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특히 아내를 배려했어야 하는데 그걸 잘 못했어요.”
그림과 조각 등의 작품을 공간에 알맞게 설치, 배치하는 ‘아트 컨설던트’인 임씨는 “1년여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는 동안 남편이 알게 모르게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주말에 여행을 자주 갔어요. 남편은 일에 대한 중압감이나 스트레스가 없는 상태라야 (섹스를) 하는 편인데 여행을 가면 그 짐을 벗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여행지의 낯선 숙소에서 성에 대한 대화를 조금씩 나누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하면 좋냐’고 구체적으로 묻기도 하고요. 처음엔 성감대를 가르쳐주는 게 영 쑥스럽던데 한번 입을 떼고 나니 괜찮더라고요. 그런 과정을 통해 서로의 몸을 알게 됐고 극치감을 맛보게 됐죠”
결혼 2년차 김상훈·임수현 부부의 ‘섹스 트러블 극복기’

김씨는 “신혼 때 가장 먼저 신경써야 할 점은 바로 상대방의 성감대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섹스 중의 대화는 또 다른 즐거움을 더해주는 애무”라고 주장하는 그는 “육체를 애무하는 것이 손과 혀라면 마음을 애무하는 것은 대화”라고 강조했다.
“섹스에 임하기 전 사랑의 밀어를 주고받음으로써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켜요. 그리고 아내가 섹스하는 중에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는 의사를 스스럼없이 밝힐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 줬죠. 아내가 반응을 보일 때 칭찬하는 것도 잊지 않았고요. 이러한 일들은 맘먹는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건 아니었어요. 무슨 일이든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야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부관계도 예외는 아니었죠. 아니, 더 세심한 노력과 정성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김씨는 쑥스러움이 많은 신혼부부는 함께 목욕하는 것이 부끄러움을 극복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먼저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은 다음 향기로운 입욕제나 오일 몇 방울을 떨어뜨려요. 욕실에 촛불을 밝히는 것도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큰 몫을 하고요. 목욕은 긴장을 풀고 서로의 몸을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드는 ‘특효약’이에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마사지 한다는 생각으로 서로의 몸을 자극하면 스트레스도 해소되고요.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아내의 발바닥을 자극하는 것도 좋아요. 또 다른 장점은 마사지를 통해 서로의 성감대를 쉽게 찾는다는 거죠.”

결혼 2년차 김상훈·임수현 부부의 ‘섹스 트러블 극복기’

아내 임수현씨는 한번 용기를 내 자신의 섹스 느낌을 털어놓은 후 부부 섹스가 좋아졌다고 말한다.


김씨는 “남성은 섹스할 때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끼는지, 어느 정도 만족하고 흥분하는지를 중요시 여긴다”고 했다. 남성들은 섹스를 할 때 눈을 뜨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상대방의 반응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이때 여성이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면 남성은 신이 나서 섹스에 열중하게 된다고 한다. 많은 남성들이 ‘상대가 만족하는 모습을 보일 때’를 좋은 섹스로 꼽는 것도 그 때문이라는 것.
“섹스를 하는 도중에 자신이 얼마나 만족하는지, 흥분하는지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게 필요해요. 또 어디를 만져주는 것이 좋은지, 어떤 체위가 좋은지를 말하는 게 좋아요. 물론 싫은 것도 함께 얘기해야죠. 아내와 대화를 주고받으면 섹스의 질도 그만큼 높아져요. 신음소리라든지 몸으로 표현하는 것보다 가능하다면 말로 표현하는 게 좋아요.”
“여성이 사랑하는 남성의 애무를 몸 곳곳에 받고 싶은 것처럼, 남성도 그렇다는 사실을 여성들이 염두에 뒀으면 좋겠다”는 김씨는 “남편에게 받기만 할 것이 아니라 반대로 남편의 성감대를 찾아서 충분히 애무해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씨 부부는 옷을 벗고 섹스를 하는 것만이 아니라 아침에 눈을 뜨면 사랑한다는 말로 하루를 시작하고 서로에게 감정을 표현하는 모든 행위가 사랑이라고 정의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성적 갈등을 해소하기까지 적잖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는 김씨는 “죄지은 것도 아니고 못할 얘기를 한 것도 아닌데 아직 얼굴을 드러낸 채 이런 얘기를 할 용기가 없다”면서 맥주를 한 모금 들이켰다.
김씨 부부와 함께 호프집 문을 나선 것은 새벽 2시. 아내의 어깨를 꼭 감싼 채 집으로 향하는 부부의 뒷모습에 따스한 사랑이 묻어났다.

여성동아 2005년 1월 4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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