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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아름다운 그녀

철저한 자기 관리로 종횡무진 활약하는 방송인 정은아

“20년을 함께해 눈빛만 봐도 통하는 남편 있어 마음 놓고 일해요”

■ 글·김지영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5.01.03 13:18:00

철저한 자기 관리로 마흔 나이에도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방송인 정은아.
최근 방영 2천 회를 맞아 화제를 모은 SBS 아침토크쇼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의 주역으로 그가 들려준 MC로서의 장수 비결과 몸매관리법, 결혼생활.
철저한 자기 관리로 종횡무진 활약하는 방송인 정은아

SBS 아침토크쇼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이 지난 11월말 2천 회를 맞았다. 6년째 이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정은아는 프로그램이 2천 회를 맞은 소감을 묻자 남다른 감회에 젖어들었다.
“‘…좋은 아침’ 식구들은 팀워크가 정말 좋아요. 차도 마시고 식사도 하고 골프도 치러 다니면서 한가족처럼 지내죠. 저희는 누가 뭘 하자고 했을 때 싫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어요. 뭐를 하든 다 같이 움직여요. 우리끼리 서로 ‘사랑한다’고 표현할 정도로 평소에도 방송에서 보여주는 이상의 팀워크를 유지하니까 함께 있으면 행복해요. 조형기 선배도 ‘…좋은 아침’ 할 때가 가장 재미있고 신난다고 하세요. 저한테도 가장 미덥고 편하고 즐거운 프로그램이고요(웃음).”
다른 사람의 조언 기꺼이 수용하고 감정 절제하려고 애써
한국외대 한국어교육과를 졸업한 후 지난 90년 KBS 공채 17기 아나운서로 방송에 입문한 그는 스스로 “방송생활 15년을 아침방송으로 채웠다”고 말할 정도로 아침방송과 남다른 인연을 맺어왔다. 데뷔 후 바로 ‘생방송 전국은 지금’ MC를 맡아 1년여 동안 진행하고, 91년부터 98년까지 ‘아침마당’을, 이듬해부터 지금까지 ‘…좋은 아침’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 덕분에 그는 ‘아침방송 터줏대감’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계속 아침방송을 하다보니 항상 긴장감을 유지하게 돼요. 보는 분들도 제가 나이 드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하겠다고 하시고요. 매일 시청자들을 만나면서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 연륜이 쌓여가는 모습을 편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건 굉장히 행복한 일이에요. 또 좋은 상대 MC들을 만나 지금껏 편하게 해올 수 있었던 것도 감사하게 생각하고요. 무엇보다 방송 감각을 잃지 않고 하루하루 꾸준히 발전할 수 있어서 좋아요.”
여자 아나운서들의 수명은 비교적 짧은 편이지만 그는 불혹의 나이인 지금도 방송가를 누비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데뷔 후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다는 그는 “이렇게 오래 버틸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행운이 따라주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아나운서들은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는데 저는 그런 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잘 숙성이 된 것 같아요. 어느 정도 조직 안에서 키워지고, 정은아라는 이름 석자를 알릴 수 있는 기회까지 가졌고, 거기서 얻은 경쟁력과 인지도 덕분에 프리랜서 생활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어요. 또 기회가 주어졌을 때 크게 실수하지 않고, 저와 맞는 프로그램을 잘 선별해서 한 것 같아요.”
한 선배는 그의 장수 비결이 목소리에 있다며 “말하는 목소리이면서 들어주는 목소리이면서 자기 소신이 느껴지면서도 겸손한 목소리”라고 했다고 한다. 그 선배는 바로 그가 신참 아나운서 시절 KBS 라디오 ‘이택림 정은아의 희망가요’를 함께 진행했던 방송인 이택림. 그는 까다로운 방송인으로 알려져 있던 이택림과 3년 동안 호흡을 맞추면서 정이 많이 들어 요즘도 가끔 만난다고 한다.
“대선배가 그런 말씀을 해주시니 정말 고맙더라고요. 또 ‘지금도 겸손하고 너무 좋은데, 여기서 넘어가면 안 된다. 겸손함을 더 잘 지켰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하셨는데, 정말 감사했어요(웃음).”

철저한 자기 관리로 종횡무진 활약하는 방송인 정은아

그는 남이 자신을 모니터링해주고, 잘못된 점이나 부족한 면을 지적해주는 것을 고맙게 받아들인다. 일부러 후배들에게도 자신에게 잘못된 점이나 문제가 있어 보일 때는 과감히 얘기해달라고 당부한다고. 또 이런 조언들은 대개 긍정적으로 수용하는데, 남편이 해주는 조언은 같은 얘기라도 들으면 은근히 마음이 상한다고 한다.
“한번은 대통령 담화 특별방송이라 안 그래도 긴장하면서 진행했는데 남편이 그것을 콕 집어내 ‘저때는 긴장했구나’ 하는 거예요. 들키고 싶지 않은데 남편은 저를 속속들이 잘 아니까 남들은 눈치 채지 못하는 작은 실수까지 여지없이 알아채더라고요(웃음).”
그동안 그는 생방송을 진행할 때도 ‘방송사고’라고 할 만한 실수를 한 적이 없다. 평상심을 유지하면서 어떤 프로그램을 맡든, 어떤 초대손님을 맞이하든 편안한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감정 절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상대가 아무리 가슴 아픈 이야기를 풀어놓아도 눈물을 보인 적이 거의 없다고 한다.
“아나운서는 항상 감정을 절제해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에 대화 중에 분위기에 휩쓸려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해요. 아무리 슬퍼도 방송은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절제하죠. 전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해요. 그래서 ‘아침마당’에서 성덕 바우만 특집방송을 진행했을 때와 샴쌍둥이를 낳은 부부가 출연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특히 샴쌍둥이 부모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낀 게 많았어요. 감정이입이 빨라 방송 끝나자마자 주먹을 불끈 쥐고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죠(웃음).”
하루 7시간 이상 자고 매일 운동하며 건강관리
현재 ‘…좋은 아침’ 외에도 KBS ‘비타민’과 SBS ‘결정! 맛대맛’을 진행하고 있는 그는 방송에서 항상 활기차고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평소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들여왔다.
하루에 잠은 7시간 이상 충분히 자고, 식사는 제때 꼬박꼬박 챙겨 먹고, 운동도 매일 두 시간씩 하는 것.
이렇듯 자기 관리를 열심히 해온 덕분에 얼마 전 그는 ‘비타민’에서 ‘신체 나이가 20대 중반’이라는 판정을 받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자그마한 얼굴에 173cm의 큰 키를 자랑하는 그는 코디네이터들이 ‘모델 사이즈’라고 입을 모을 정도로 늘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몸매 관리를 위해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먹고 싶은 것은 먹어야 해요. 혐오식품만 빼고 뭐든 잘 먹는데 특히 고기를 좋아해요. 야채와 과일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비타민’을 진행하면서 자극을 받아 식단을 좀 바꿨어요. 요즘은 고기보다 야채를 많이 먹으려고 애쓰고 있죠. 남편이 결혼 전보다 체중이 많이 늘어 채식 위주로 먹게 하려고요. 원래는 남편에게 잔소리를 하지 않는 편인데, 요즘은 운동하라고 잔소리를 해요. 또 남편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때 ‘당신 정말 멋있어’라고 말해주고요. 서로한테 그런 칭찬은 필요한 것 같아요.”
남편과 늘 같은 양을 먹는데도 결혼 전이나 지금이나 체중 변화가 거의 없다는 그는 그 비결에 대해 “무엇보다 오랫동안 꾸준히 해온 운동 덕분인 것 같다”고 했다.
“10년 동안 달리기와 헬스를 열심히 했고 요즘은 골프를 즐겨요. 또 시간 나면 언제든 편하게 걸어다니고 운동할 수 있도록 평소 편한 옷차림에 운동화를 신고요. 오후 6시면 모든 스케줄이 끝나는데, 그럼 바로 스포츠센터로 가요. 너무 피곤한 날만 빼고 거의 매일 운동을 해요. 한번 가면 보통 두세 시간씩 운동을 하고요. 운동은 제 생활의 큰 활력소가 되어주죠.”

철저한 자기 관리로 종횡무진 활약하는 방송인 정은아

남이 자신을 모니터링해주고, 잘못된 점이나 부족한 면을 지적해주는 것을 고맙게 받아들인다는 정은아.


반면 피부 관리에는 소홀한 편. 30대 중반부터 한 달에 두 번씩 마사지를 받는 등 나름대로 노력하다가 활동적인 그의 성격에 맞지 않아 그만두었다고 한다. 지금은 클렌징을 깨끗이 하고, 아침저녁으로 세안 후 기초화장품을 꼼꼼히 바르는 것으로 피부 관리를 대신하고 있다.
“나이 드니까 확실히 기초화장품이 많아져요. 예전에는 스킨, 로션으로 끝났는데 지금은 아이크림과 영양크림은 물론 보습크림까지 발라주죠. 기초화장품들이 차츰 늘어가는 것을 보면서 나도 나이를 먹는구나 하고 느껴요.”
그동안 각종 행사에서 베스트 드레서 상을 여러 번 수상한 그에게 옷 잘 입는 비결이 뭐냐고 묻자 “자기 체형을 잘 파악해 그에 맞는 옷을 입는 것”이라고 일러준다.
“평소 청바지에 점퍼 같은 캐주얼 차림을 즐기는데, 옷의 실루엣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저는 얼굴형이 둥글고 몸의 골격이 균형 잡힌 편이라 옷을 타이트하게 입는 것을 좋아해요. 팔다리가 길어서 학창시절에는 바지 길이가 짧아 못 입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바지가 길게 나오니까 웬만하면 다 맞더라고요. 또 밝은 색상의 옷을 좋아해서 종종 입는데 기분 전환에 그만이죠.”

“연애할 때는 친구 같던 남편이 이제는 혈육 같아요”
그는 여가가 생기면 연극이나 영화를 즐겨 보고,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주중에 시간이 없어 못한 것을 한다. 또 남편과 함께 심야 영화나 공연을 잘 보러 다니고, 주변에 그를 뜬금없이 한번씩 불러내는 친구들과 후배들이 많아 하루도 심심한 날이 없다고. 그는 “언제든 호출했을 때 기꺼이 달려 나오는 그런 친구들이 곁에 있어 행복하고 든든하다”고 말했다.
“전에는 공연이나 영화를 혼자서도 잘 보고 그랬는데 이제는 누구랑 같이 가는 게 좋아요. 남편도 일 때문에 매번 저에게 맞출 수 없으니까 그럴 때는 친구들이 그 자리를 대신해주죠. 저도 아이가 없으니까 솔로인 후배들과 편하게 어울릴 수 있고요.”
한때는 아이를 갖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제는 순리대로 살기로 마음을 바꾸었다고 한다. 또 남편과 둘만 살아도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남편도 아이에 집착하지 않고 저도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어요. 아이가 없으니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잖아요. 제가 보기에 저희 부부는 아직 철이 덜 든 것 같아요(웃음).”
그의 남편은 현재 조그만 무역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서로 각자 일은 스스로 알아서 하고 둘 다 자기 일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남편이나 아내로서 부족한 점이 보여도 문제 삼지 않는다고. 남편은 그가 많이 신경을 써주지 못하는데도 충분한 외조를 해준다고 한다.
“바쁜 와중에도 저의 스케줄을 배려해주고 정말 제가 필요로 할 때는 언제든 달려와줘요. 때로는 친구가 되어주고, 때로는 형처럼 저를 보듬어주죠. 저희는 학교 선후배 사이라 연애시절에는 형이라고 불렀는데 결혼하고 바로 ‘여보’로 호칭을 바꿨어요. ‘여보’ 하는 어감이 참 좋거든요.”
어느덧 그의 결혼생활도 13년째로 접어든다. 보통 결혼생활 10년이 넘으면 친구 같은 부부가 된다고들 얘기하는데 두 사람은 어떠냐고 물었더니 그는 “연애할 때는 남편이 친구 같았는데 결혼해서는 혈육 같다”면서 “우리 부부는 꼭 핏줄을 나눈 사람들 같다”고 말한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종횡무진 활약하는 방송인 정은아

“우리가 처음 만난 게 85년이에요. 남편이 저를 반년 동안 지켜보다가 그해 3월 개강하는 날 시간 있냐고 물어보면서 만남이 시작됐죠. 그때부터 지금까지 20년 된 관계인데 서로 무슨 얘기가 필요하겠어요. 제 인생의 절반을 남편과 함께 해왔으니 눈빛만 봐도 알아요. 주변 사람들은 저희를 보면서 일반적인 부부의 모습이 아니라고 해요. 서로 오해를 한다거나 질투하는 일도 없거든요.”
남편은 꼼꼼한 성격이라 기념일을 잊지 않고 챙겨준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대신 남편 앞에서는 애교를 잘 부린다고.
“저는 남편이 저를 용케 잘 발견해주었다고 생각해요. 그 많은 사람 중에서 저를 찾았는데 알고 보니 서로 잘 맞았던 거예요. 남편은 많이 노력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남편에게 고마우면서도 미안해요. 그동안은 남편에게 받을 줄만 아는 사람이었는데 요즘은 저도 받은 만큼 돌려주려고 노력해요(웃음).”
그간 방송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 살아가는 이야기, 인생의 진리를 배웠다는 정은아. 그는 지금의 자신을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린 나무에 비유하며 “앞으로도 잘 관리해서 그 나이테를 더욱 굵고 선명하게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여성동아 2005년 1월 4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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