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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화려한 외출

한국 방문한 니콜라스 케이지·앨리스 김 부부

“누군가 우리의 행복을 앗아갈까 두려울 만큼 결혼생활에 만족하고 있어요”

■ 글·구미화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김예진 한복 제공

입력 2005.01.03 11:08:00

할리우드 스타 니콜라스 케이지와 부인 앨리스 김이 마침내 한국을 방문했다. 자신이 주연한 영화 ‘내셔널 트레져’ 홍보차 한국을 찾은 니콜라스 케이지는 닷새 동안 서울에 머물며 앨리스 김의 친정 식구들과 처음으로 상견례를 했다. 니콜라스 케이지와 앨리스 김이 처음 공개한 영화 같은 러브 스토리 & 결혼생활.
한국 방문한 니콜라스 케이지·앨리스 김 부부

할리우드톱스타와 동양계 웨이트리스의 만남으로 화제를 뿌린 뒤 지난 7월30일 결혼식을 올린 니콜라스 케이지(41)·앨리스 김(한국명 김용경·21) 부부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두 사람은 지난 12월10일 영화 ‘내셔널 트레져’의 감독 존 터틀타웁,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 배우 다이앤 크루거, 저스틴 바사 등과 함께 인천공항에 도착해 닷새간 머물렀다.
당초 ‘내셔널 트레져’ 홍보차 영화 관계자들과 함께 12월12일 방한할 것으로 알려졌던 그가 일정을 이틀 앞당긴 것은 한국 언론의 관심이 영화보다 자신과 아내 앨리스 김에게 쏠려 있음을 의식한 것. 또한 지난 7월 둘만의 결혼식 후 첫 한국 방문인 만큼 영화 홍보를 위한 공식 일정에 앞서 앨리스 김의 일가친척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기자회견과 시사회 등 모든 영화 홍보 일정을 12월13일 단 하루에 소화하고, 나머지 시간은 앨리스 김의 친정 식구들을 만나고 한국 문화를 경험하는 데 쏟아 부었다.
도착 당일인 12월10일 오후, 두 사람은 일행과 함께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창덕궁 후원을 방문해 한국의 옛 건축물과 정원을 감상하고, 정동에 있는 난타 전용극장으로 이동해 ‘난타’ 공연을 관람했다. 다음날은 강남의 유명 한복점인 ‘김예진 한복’에서 나란히 한복을 맞춰 입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 가족과 연예인들이 자주 이용해 유명해진 이곳에서 처음 한국 전통 의상을 입은 니콜라스 케이지는 “아름답다”며 감탄사를 연발하고, 한복점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에 응하는 등 털털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지난 12월13일, 신라호텔 영빈관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니콜라스 케이지는 허리를 숙여 거듭 세 번 인사한 뒤 서툰 한국말로 이렇게 말했다. 자리를 함께한 감독과 제작자, 동료 배우들이 손을 흔들며 눈인사를 하는 것과 사뭇 대조적이었다. 영화 ‘내셔널 트레져’ 홍보를 위한 공식적인 자리인 만큼 이날 기자회견장에 앨리스 김은 참석하지 않았다. 아내의 나라 한국의 예절을 몸에 익혔냐고 물으니 “이번 방문을 앞두고 아내가 따로 준비를 시킨 건 없지만 그동안 아시아 지역을 몇 차례 방문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인사법 정도는 알고 있다”며 환한 미소로 답했다.
그는 한국에 대한 첫인상을 묻는 질문에 “한국에는 옷을 잘 입는 사람들이 참 많다”며 “물론 내 아내도 옷을 잘 입기 때문에 크게 놀라진 않았지만 한국 사람들은 정말 멋쟁이인 것 같다. 또 다들 참 친절하고 따뜻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국 문화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아이들 좋아하지만 당분간은 둘만의 신혼생활 즐기고 싶어
“한국에 와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한국인들이 조상과 가족, 전통, 관습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점이에요. 특히 가족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조상들에게 존경을 표하는 모습은 미국인들도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전통을 중시하는 한국인들의 태도를 높이 평가하는 니콜라스 케이지는 한국에 도착한 다음날인 12월11일 충남 연산에 있는 앨리스 김의 할머니 산소를 찾았다. 그는 조상의 묘소에 인사를 올린 후 선산에 한국을 방문한 기념으로 2m 높이의 소나무를 심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문화에 깊은 관심을 보인 그는 한국 영화를 본 적이 있냐고 묻자 “미국에서 아내와 함께 영화 ‘올드보이’를 봤다”고 말했다.

한국 방문한 니콜라스 케이지·앨리스 김 부부

“한국은 이제 내 고향과 같은 곳”이라고 말한 니콜라스 케이지는 자주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올드보이’는 아주 강렬한 영화예요. 제가 좋아하는 주제를 다루고 있고요. 제가 연출한 영화 ‘Sunny’도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것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올드보이’와 닮았다고 할 수 있어요. 아마도 ‘올드보이’가 미국에서 리메이크될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저도 출연할 생각이 있어요.”
“‘올드보이’ 리메이크작에 출연하게 되면 가두는 사람(유지태 분)과 갇히는 사람(최민수 분) 중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냐”는 물음에 그는 “내 이름이 케이지(Cage·새장)이니 아무래도 갇히는 쪽이 낫지 않겠냐”며 재치 있게 답해 좌중을 웃게 만들기도 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영화사 측에서는 사적인 질문은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지만 앨리스 김과 관련된 질문에도 니콜라스 케이지는 미소를 지으며 성의껏 답했다. “한국인 아내 앨리스 김의 매력이 무엇이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내 아내는 강한 영혼을 가진 아름다운 여자”라며 앨리스 김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시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세계적인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느 나라 출신이냐에 상관없이 아름다운 여성은 누가 봐도 아름답죠. 아름다움은 영혼에서 나오는 것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제 아내는 정말 아름다워요. 매우 강하고 독립적인 영혼을 가졌죠. 또 영리하고 유머가 넘쳐서 아내와 대화를 나눌 때마다 즐거워요.”
그는 자녀 계획에 대해서도 신중하지만 재치 있는 답변을 했다. 인상적인 것은 그가 아내 앨리스 김을 한국명 ‘용경’으로 부른다는 점이다. 한국인 아내를 둔 남편의 각별한 애정이 느껴졌다.
“현재 용경과 저는 둘만의 시간을 즐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우리는 결혼한 지 이제 겨우 4개월여밖에 안 됐고, 더군다나 제 아내는 아직 어립니다. 물론 전 아이를 정말 좋아해요. 특히 크리스마스 때 아이들이 집안에서 뛰어노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운 그림이죠(웃음).”
그는 얼마 전 미국에서 가진 한 인터뷰에서 자신에게 최고의 보물은 가족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국인 여성과의 결혼으로 한국은 그에게 또 하나의 보물이 된 셈이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내 가족이 살고 있는 한국은 내게 아주 의미 있는 나라”라며 “영화 홍보를 위해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있지만 아내의 선조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처가 식구들과 아내를 아는 사람들을 만나 인사하는 것이 이번 여행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도착해 처가 쪽 선산을 찾았던 니콜라스 케이지는 기자회견에 앞서 숙소인 신라호텔로 앨리스 김의 친척 40여 명을 초청했다. 그는 이날 미리 맞춰둔 한복을 입고 앨리스 김 가족들을 만났다. 처가 식구들을 처음 만나본 소감을 묻자 그는 “모두들 멋졌다”고 말했다.
“정말 대가족이었는데 모두들 멋지고 좋은 분들이었어요. 세련되고 따뜻한 분들을 만나 행운이라 생각했고, 그들을 존경하게 됐죠.”
하지만 그는 “지금 얘기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라며 말문을 닫았다. 자신은 아직 모험 중이니 조금 더 지켜봐달라는 것. 그는 “이제 한국은 내 고향처럼 느껴진다”며 “반드시 또 찾아와 더 많은 얘기를 나누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저녁 7시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내셔널 트레져’ 전야제 행사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니콜라스 케이지는 무대에 올라 “용경, 한국 사랑해요”라며 또 한번 한국말로 인사했다. 관중들이 열렬히 환호하자 그는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나를 이렇게까지 따뜻하게 환영해준 곳은 없었다”며 감격했다.
존 터틀타웁 감독과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 동료 배우 다이앤 크루거, 저스틴 바사와 함께 무대에서 화려한 불꽃놀이 등 이벤트를 지켜본 니콜라스 케이지는 이벤트가 끝나자 시사회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레드카펫을 밟았다. 그런데 그 순간 관중 속에 있던 앨리스 김이 그의 손에 이끌려 나와 취재진과 1천여 명의 관중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한국 방문한 니콜라스 케이지·앨리스 김 부부

검은 생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밍크 목도리가 달린 아이보리빛 롱코트를 입고 나타난 앨리스 김은 니콜라스 케이지의 손을 꼭 잡고 시사회장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며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한국에서 공식 행사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앨리스 김은 “남편과 함께 고국에 온 기분이 어떠냐”는 물음에 “I feel so good to be here(이 자리에 있어서 매우 행복하다)”라며 영어로 짧게 대답하고는 남편의 품에 기대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하루 만에 모든 공식 일정을 소화한 니콜라스 케이지와 앨리스 김 부부는 이날 밤 일행과 함께 나이트클럽에서 회포를 풀었다. 12월13일 밤 11시반경 강남의 유명 나이트클럽을 찾은 이들 일행은 스테이지 옆 부스 좌석에 자리를 잡은 뒤 보르도 와인과 크랜베리 주스를 주문했다고 한다. 니콜라스 케이지와 앨리스 김은 스테이지로 나가 20분 가량 춤을 추기도 했는데 일반인과 함께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박수로 환호하는 팬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하는 등 격의 없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다음날인 12월14일 오후 4박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전세기 편으로 출국한 이들 부부는 대만으로 향했다. 대만 언론들도 할리우드 스타 니콜라스 케이지와 결혼한 한국인 앨리스 김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는데 “부인 소개를 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싶은데…” 하고 머뭇거리던 니콜라스 케이지는 이내 첫 만남부터 데이트하기까지의 일화를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했다.
“LA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아내를 처음 봤는데 무척 매력적이었어요. 잠깐 한눈판 사이에 아내가 사라져버려 함께 있던 친구에게 전화번호를 전해달라고 부탁했죠. 나중에 만나서 물어보니 통금 시간이 밤 11시여서 집에 빨리 들어가야 했다고 하더군요(웃음). 첫 데이트는 비행기를 타고 애리조나주 그랜드캐니언까지 피크닉을 다녀온 거예요. 음식은 제가 직접 준비했고요. 그날도 물론 11시가 되기 전에 집에 데려다줬어요. 전 신사거든요(웃음).”
지난 1월 LA 클럽에서 처음 만나 3주 뒤 첫 데이트
니콜라스 케이지는 지난 11월 미국 CBS 방송사의 인기 토크쇼 ‘데이비드 레터맨 쇼’에 출연했을 때도 앨리스 김과의 첫 만남과 데이트에 대해 얘기했다. 지난 1월 말 친구들과 라스베이거스에 갔다가 술집이 모두 문을 닫아 늦은 시각까지 영업을 하는 LA 한인타운의 한 클럽에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앨리스 김을 처음 봤다고. 옆 테이블에 앉아있는 앨리스 김이 예쁜데다 말도 재밌게 해서 첫눈에 반했는데 앨리스 김의 친구를 통해 전화번호를 전달한 지 3주쯤 지나 앨리스 김에게서 연락이 와 첫 데이트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랜드캐니언에 내가 잘 아는 인디언 친구가 있는데 함께 놀러 가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더니 그녀가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헬기를 타고 낮에 그랜드캐니언에 갔다가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해 로맨틱한 저녁식사를 했어요.”
그는 “데이트를 하기 전 앨리스 김의 어머니에게 밤 11시까지는 꼭 들여보내겠다고 약속했는데 사실 11시 정각에 맞추느라 혼났다”며 멋쩍게 웃기도 했다.
앨리스 김은 열다섯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LA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아버지는 한국에 머물며 사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앨리스 김은 그라나다 힐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일식집 등에서 일했지만 지난 4월 말 두 사람의 열애 사실이 처음 보도될 당시 ‘무일푼의 웨이트리스’로 알려진 것과 달리 경제적으로 꽤 안정된 집안에서 자랐다. 그의 아버지는 한국에서 규모 있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다 할아버지는 70년대 은행장을 지냈고, 서울에 있는 큰아버지는 현재 제 2금융권의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것. 때문에 지난 4월 말 두 사람의 열애 사실이 마치 ‘신데렐라 스토리’처럼 보도된 후 일거수일투족이 매스컴의 표적이 되자 앨리스 김의 아버지가 서둘러 미국으로 건너가기도 했다.

한국 방문한 니콜라스 케이지·앨리스 김 부부

영화 ‘내셔널 트레져’의 감독과 제작자, 주연 배우들. 감독 존 터틀타웁,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 니콜라스 케이지, 다이앤 크루거, 저스틴 바사(왼쪽부터).


니콜라스 케이지가 워낙 유명한 스타인데다 두 번의 이혼 경력을 가졌고, 앨리스 김보다 나이가 무려 스무 살이나 많아 두 사람의 만남을 염려했던 가족들도 지금은 니콜라스 케이지를 새로운 가족의 일원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과 미국의 문화가 분명 다른데도, 앨리스 김의 일가친척들을 일일이 만나 인사를 하고, 한국 문화를 존중하는 그의 태도에 호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 무엇보다 앨리스 김을 향한 그의 열렬한 사랑이 가족들을 감동시켰을 듯 보인다.
영화 홍보차 한국을 비롯해 영국과 대만 일본 등 여러 나라를 순회하고 있는 니콜라스 케이지는 각종 행사에 앨리스 김을 동행해 손을 꼭 잡고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2월14일에는 대만공항에 몰려든 취재진들을 보고 당황했으나 옆에 있던 앨리스 김이 “모두 당신을 좋아해서 온 사람들”이라고 말하자 금세 표정을 바꾸고 “I love Taiwan”을 연신 외치며 춤까지 추었다고. 앨리스 김 말 한마디가 그에게 얼마나 큰 위력을 갖는지 실감케 한다.
그는 “결혼생활에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에 “사랑의 비밀은 소중히 간직해야 하는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 뒤 의미 있는 말을 했다.
“단지 만족하고 있다고만 말하고 싶어요. 내가 만약 행복하다고 말하면 그것은 너무 깨지기 쉬운(fragile) 표현이며, 누군가 나의 행복을 앗아가지 않을까 두렵거든요.”
두 번의 결혼 실패 후 찾아온 새로운 사랑을 조심스럽게 키워가고 있는 니콜라스 케이지. 오는 2월 다시 한 번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피로연 때 입을 한복까지 맞췄다는 니콜라스 케이지와 앨리스 김의 결혼생활이 행복하게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여성동아 2005년 1월 4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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