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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밀착 취재

병역 비리 파문으로 ‘슬픈연가’에서 중도하차하고 현역 입대한 송승헌

“남들보다 두세 배 열심히 복무해서 더 건강하고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 글·김지영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연합뉴스 제공

입력 2004.12.10 15:07:00

불법으로 병역을 면제 받아 MBC 드라마 ‘슬픈연가’ 출연이 끝내 무산된 송승헌이 최근 팬들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군에 입대했다. 그동안 ‘슬픈연가’ 출연 여부를 놓고 진통을 겪은 그는 현역 판정을 받은 후에도 담담한 모습을 보였으나 입소하는 날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지난 두 달여 동안 생애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낸 송승헌의 입영 일기.
병역 비리 파문으로 ‘슬픈연가’에서 중도하차하고 현역 입대한 송승헌

지난 9월 병역 비리를 시인하고 경찰에 자진 출두해 “국가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혔던 송승헌(28)이 11월16일 입대했다. 그는 이날 아침 자신의 홈페이지(www.songseungheonforever.com)를 통해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그는 “잠시 동안 여러분과 떨어져야 하는 날 아침입니다. 이제 2년이란 시간 동안 사랑하는 여러분을 만날 순 없지만 그동안 많은 분들이 보내주신 사랑은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한 뒤 “그동안 힘든 시간을 보낸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단 말씀드립니다. 하지만 여러분을 만났던 날보다 앞으로 만날 날이 더욱 많기에 지금 이 짧은 헤어짐에 슬퍼하지 않겠습니다. 더욱 성숙한 승헌이가 되어서 돌아오겠습니다” 하며 다부진 각오를 내보였다.

“짧은 헤어짐 슬퍼하지 않겠다”던 송승헌 끝내 눈물 흘려
이날 아침 9시경 집을 나선 송승헌은 오후 1시반쯤 강원도 춘천 102보충대에 도착했다.
이미 그곳에는 일본, 홍콩, 대만 등지에서 날아온 해외 팬들과 국내외 취재진 등 1천여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그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짧게 자른 머리에 검은색 가죽 재킷과 블랙 진 차림의 그가 나타나자 일대 혼란이 일었다.
수많은 인파에 둘러싸여 발걸음조차 떼기 힘들었던 송승헌은 부대 정문으로 들어선 뒤 취재진과 팬들을 향해 “그동안 여러분께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렸는데 앞으로 2년간 남들보다 2배, 3배 열심히 군복무에 임하고 돌아오겠습니다. 그때까지 건강하세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말하는 도중 입술을 깨물어 북받치는 감정을 애써 참아냈지만 소감을 밝힌 후 함께 온 소속사 식구들, 가족들과 일일이 포옹을 나누며 결국 눈물을 쏟아 그를 지켜보던 팬들의 눈시울마저 적시고 말았다.
병역 비리 파문으로 ‘슬픈연가’에서 중도하차하고 현역 입대한 송승헌

이날 입소한 그는 11월18일 오전 근무부대 공개 추첨을 통해 강원도 화천군에 소재한 육군 15사단 승리부대에 배치돼 이 날 오후 해당 사단으로 이동했다. 송승헌은 앞으로 5주 동안 사단 신병교육대에서 기초 군사훈련을 받은 후 승리부대에서 복무한다.
사실 그의 입영은 막판까지도 진통을 겪었다. 병무청이 언론을 통해 “불법 병역 면제자들은 예외를 두지 않고 11월 초 재검을 거쳐 11월 중에 입대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음에도 ‘슬픈연가’ 제작사와 소속사가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것.
때문에 지난 10월22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열린 제작발표회 현장에는 송승헌을 취재하기 위해 국내는 물론 외신 기자들까지 모여들었다. 그러나 이날 송승헌은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슬픈연가’의 연출을 맡은 유철용 PD가 “병무청의 발표로 송승헌의 출연이 무산됐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또한 “내주 미국으로 출국해 뉴욕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촬영해야 하는데 송승헌의 출국이 금지돼 함께 작업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송승헌은 인간적으로 좋아하는 배우고, 극중에서처럼 권상우와 실제로 친한 친구 사이라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렇게 돼서 너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런 가운데 문화관광부 소속 의원들이 “경제난국인 이때 한류스타인 송승헌이 ‘슬픈연가’에 출연하면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다”며 송승헌의 입대 연기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병무청에 제출했다. 그러나 오히려 이 일이 대중의 반발심을 자극하는 역효과를 내자 병무청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60만 국군장병의 사기를 꺾을 수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병역 비리 파문으로 ‘슬픈연가’에서 중도하차하고 현역 입대한 송승헌

결국 송승헌은 지난 11월4일 서울지방병무청에서 오전 8시부터 두 시간 반 동안 징병신체검사를 받고, 고혈압으로 3급 현역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병무청 관계자는 “신체검사 결과 송승헌씨의 신장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으며 고혈압 증세가 있지만 현역병으로 생활하는 데는 지장이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날 소속사 매니저들과 함께 담담한 표정으로 모처럼 만에 모습을 드러낸 송승헌은 신검을 받기에 앞서 지난날의 잘못을 국민에게 속죄했다. 그는 “제가 무슨 말을 한들 여러분이 받은 상처와 실망에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고 용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 충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대한민국 젊은 남자라면 누구나 병역 문제로 고민을 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고 그 고민이 의무이기 때문에 더더욱 저의 행동이, 저의 어리석은 판단이 더 많은 원망과 노여움을 샀다는 것을 잘 압니다. 이제라도 용서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국가의 뜻에 따라 군에 입대해서 그 의무를 수행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하고 말했다.
그는 또한 신검을 마치고 현역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예상했던 결과”라고 했다.
“제가 지금 할 일은 국가의 뜻에 따라 입대해서 군생활을 하는 것이고, 군복무를 마치고 나면 좀더 떳떳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로 인해 많은 분께 실망과 상처를 드렸는데 이제라도 현역에 입대하게 돼서 오히려 홀가분한 기분이 들어요. 군에 입대해서 성실하게 군복무를 이행하겠습니다.”
송승헌은 입대 전 팬들에 대한 마지막 선물로 화보집을 낼 계획이었다. 일본 출판사의 요청에 따라 입대하기 전 자신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화보집을 일본에서 출판하기로 한 것.
당초 송승헌은 입대 전날까지 화보집을 위한 촬영을 할 예정이었으나 입영 날짜가 11월16일로 잡혀 시일이 촉박해지자 별도의 촬영은 하지 않았다. 대신 그동안 출연했던 드라마 속의 영상과 ‘슬픈연가’ 뮤직비디오 촬영차 방문했던 호주에서 찍은 사진 등을 곁들인 화보집을 겸한 DVD ‘ONE’이 오는 12월15일 일본에서 발매될 예정이다.
또한 그는 11월12일과 13일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슬픈연가’ OST 작업에 참여해 평소 좋아하던 노래인 ‘10년이 지나도’를 부른 것으로 확인됐다. 소속사 관계자는 “송승헌은 원래 바이브가 작곡한 ‘10년이 지나도’ 등 두 곡을 부를 예정이었으나 너무 힘들어해 1절만 부른 채 녹음을 마쳤다”며 “노래를 부르면서 계속 울먹여 수차례 작업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소속사 측은 송승헌이 부른 노래를 팬 서비스 차원에서 12월 말이나 내년 초 앨범 형식으로 일반에 공개하고, ‘슬픈연가’ 배경음악으로도 사용할 방침이다.


여성동아 2004년 12월 4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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