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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권말부록|명문대 진학한 6인의 공부습관

하버드대 진학, 국제변호사 꿈꾸는 천혜림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매일 복습 습관 갖도록 키운 엄마의 노력이 스스로 공부하게 만들었어요”

■ 기획·이한경 ■ 글·이지은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4.11.16 14:53:00

하버드, 프린스턴, 듀크 등 미국 최고의 명문 대학 8곳에 동시 합격해 화제를 모은 천혜림양.
그는 뛰어난 학과 성적 외에 영어점자책을 만드는 등 독창적인 봉사활동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가 자신의 약점을 집중 공략해 입시에 성공하기까지는 어려서부터 함께 책을 읽고 공부하면서 ‘스스로 학습법’을 일러준 엄마 김창금씨의 남다른 교육법이 있다.
하버드대 진학, 국제변호사 꿈꾸는 천혜림

천룡 재정경제부 국유재산과장(49)과 생물교사 출신인 김창금씨(46)의 두 딸 중 장녀인 혜림양(19)은 하버드 등 미국의 최고 명문 대학 8곳에 동시 합격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 2월 대원외고 중국어과를 졸업한 그는 하버드, 프린스턴, 펜실베이니아, 웨슬리, 웨슬리안, 듀크, 버지니아, 조지타운 등 8개 대학에서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혜림양은 3백점 만점 형식의 토플에서 2백97점을 받았고 미국의 수학능력시험에 해당하는 SAT에서도 SATⅠ은 1천6백점 만점에 1천5백40점을, 선택 과목인 SATⅡ는 중국어 7백60점, 수학 8백점 만점, 작문 7백50점, 생물 7백6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올렸다.
이렇듯 입학 성적이 뛰어난 혜림양은 여러 대학에서 장학금 등 좋은 입학 조건을 제시받았다. 듀크대에서는 4년간 장학금과 해외연수 등을 제시했고 웨슬리안 대학에서도 전학년 장학금을 제안했다. 프린스턴 대학에서는 총장의 편지와 교수진 이메일 주소 및 연락처 등 각종 자료를 보내며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그는 유학을 준비하는 내내 꼭 가고 싶었던 하버드대에 입학했다. 그의 꿈은 학부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한 후 하버드 법과대학원에 들어가 국제변호사가 되는 것.
가장 궁금한 것은 역시 ‘어떻게 공부했을까’. 의외로 답은 간단했다. “모든 상황에서 무조건 열심히 했다. 남보다 뒤처지면 무척 자존심이 상했다”는 것. 혜림양이 영어 공부를 시작한 것도 초등학교 4학년 때 친한 친구가 영어발표대회에서 상을 타는 것을 보고 나서였다.
“어머니가 영어 선생님인 친구가 있었는데, 영어발표대회에서 상을 탔어요. 너무 부러워서 저도 부모님께 영어 공부시켜달라고 졸랐죠. 영어 학습지도 하고 회화 학원도 다녔어요. 영어발표대회 나가서 상도 많이 받았고요.”

부족하다 싶은 과목은 교과서를 모조리 암기
혜림양은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상하이로 발령이 나면서 가족과 함께 중국으로 떠났다. 2년 동안 중국에 있는 미국인 학교에 다녔는데, 한국에서는 나름대로 영어를 잘한다고 자부해왔지만 원어민들과 부닥쳐보니 수준 차이가 현격했다. 수업 내용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고 발표할 때만 되면 더듬거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혜림양의 ‘악바리 근성’은 이때부터 오히려 불타올랐다.
“3개월 정도 영어를 ‘심하게’ 공부하니까 할 말은 하게 되더라고요. 하루 종일 영어 테이프를 듣고 살았고 매일매일 영어일기를 썼죠. 집에서도 동생과 영어로만 이야기했고요. 학교 도서관에서 영어책도 많이 읽었어요. 시험 본다고 하면 교과서를 모조리 외웠죠. 그렇게 1년여를 지내자 미국인 친구들이 ‘한국계 미국인이냐’고 묻더군요.”
그렇다고 영어 공부만 한 것은 아니었다. ‘중국에 살면서 중국어를 못할 수 없다’는 생각에 중국어 공부도 열심히 했다. 초반에는 일주일에 두 번씩 중국인 가정교사에게서 회화 수업을 받았고 중국어 테이프를 끼고 살았다. 그러자 귀국할 때쯤에는 중국인 친구들과 어울리는 데 큰 불편이 없을 정도로 중국어를 구사하게 됐다.
혜림양은 중국에서 미국인 학교를 다녔던 것이 미국 대학 진학의 꿈을 가지게 해줬다고 한다. 특히 2000년 미국 워싱턴에서 있었던 토론대회에 참가해 미국 전역에서 모인 엘리트 학생들과 생활한 후 유학의 꿈이 더욱 강해졌다고. 그래서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홀로 한국에 돌아왔다.

하버드대 진학, 국제변호사 꿈꾸는 천혜림

부모님의 정성스런 뒷받침 덕분에 혜림양은 수재로 성장할 수 있었다. 부모님, 동생 혜빈과 함께.


“아버지 임기가 1년이나 남아있어 저만 한국에 들어왔어요. 아버지 임기 마칠 때까지 미국인 학교에 다니면 수능이 아닌 특례로 대학시험을 봐야 하는데, 그러고 싶지 않았거든요. 수능을 봐서 당당하게 한국 대학에 가든가 아니면 미국 대학에 바로 입학하고 싶었죠. 그래서 해외 유학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는 대원외고에 들어가게 됐어요.”
혜림양은 대원외고 전학 후 교내 해외 유학 프로그램인 SAP(Study Abroad Program)에 초점을 두면서 미국 대학 입시에 필요한 에세이 작성이나 토론 수업, 특기 적성 지도 및 상담 수업을 병행했다. 상담을 제외하고는 모두 원어민 교사가 영어로만 수업을 진행한다.
“각오는 했지만 SAP 과정을 따라가며 유학을 준비하는 건 무척 어려웠어요. 미국 대학들이 내신성적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정규 수업을 등한시할 수도 없고, SAT 성적 외에도 봉사활동과 특기 적성 교육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주말이나 방학에는 다양한 과외활동을 해야만 했죠.”
문제는 수학이었다. 영어와 달리 수학엔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는 혜림양. 하지만 내신 반영비율이 커서 주말 저녁에는 수학만 공부했다. 봉사나 특기 적성 등 과외활동을 하느라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매주 공부할 분량을 정해놓고 그것만은 꼭 지키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혜림양은 내신에서도 좋은 성적을 받았고 SAT 수학에서는 만점을 받았다.
그렇다고 혜림양이 공부만 한 것은 아니다. 1년 넘게 맹인재활학교에서 시각장애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쳤고 방학 때마다 미 상공회의소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행사기획 및 통역 등 실무를 배웠다. 또 한 정당의 정책연구소에서 일하며 외국인 노동자와 장애인들에 대한 부당한 처우 및 대책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했고 맹인재활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다가 직접 영어 점자책을 만들기도 했다.
혜림양은 “어릴 때부터 마음껏 공부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한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고등학교 생물교사 출신인 어머니 김창금씨는 혜림양이 어릴 때 각종 도서연구회에 연락해 추천도서 목록을 받아 읽게 했을 정도로 자녀 교육에 큰 관심을 가졌다.


함께 읽고 쓰고 토론하는 가족 문화가 학습능력 키워
“도서 관련 단체의 추천도서 목록을 모조리 받았어요. 그중 공통적인 것은 아이가 모두 읽도록 했죠. 방학이 시작되면 꼭 아이와 함께 서점에 가서 아이가 보고 싶어하는 책들을 사줬어요. 그렇다고 아이만 읽게 하지는 않았어요. 저도 같이 읽고 아이와 책의 내용에 대해 토론을 했어요. 저 스스로 독서지도사가 된 거죠.”
김씨는 혜림양이 책을 읽으면 독후감을 쓰게 했다고 한다. 이때 독후감에 꼭 소감을 써줬다고. 또 혜림양이 중학생이 됐을 때는 또래 아이들 4명 정도를 모아서 그룹 독서 지도를 했는데 그때 혜림양은 20세기 초반 한국 근대소설을 대부분 읽었다고 한다. 독후감 외에도 일기 등 딸아이가 쓴 글에는 일일이 코멘트를 달아줬다. 그 외에도 김씨는 딸아이의 생활지도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우선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그날 배운 것은 그날 복습하도록 시켰다.
“그렇게 지도하다 보니까 나중에는 혜림이 스스로 습관이 되어서 집에 오자마자 배운 것을 복습했어요. 학교에서 배운 것 중 모르는 게 있으면 책받침에다 적어 가지고 와서 저한테 물어보곤 했죠. 그러면 저는 백과사전을 찾아서라도 바로바로 아이에게 알려줬어요. 처음에는 책받침에 적어온 게 10개가량 되더니 나중에는 1∼2개 정도로 줄었어요.”
아버지 천룡씨 역시 신문을 읽다가 좋은 칼럼이 있으면 항상 딸에게 전해줬다고 한다. 그것도 중요한 내용은 형광펜으로 밑줄을 쳤고 그 밑에 자신의 의견을 단 후 건네줬다. 또 시사 문제에 관심이 많은 딸이 뉴스나 신문을 보고 질문을 하면 성실하게 대답해줬다.
세계 무대로 힘찬 첫걸음을 내디딘 천혜림양. 그는 “하버드에서 최고 엘리트들과 공부한다는 게 두렵기보다는 기대가 된다”고 당당히 말했다.

여성동아 2004년 11월 4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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