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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새 앨범 발표한 ‘포기하지 마’ 가수 성진우

■ 기획·구미화 기자 ■ 글·이윤원‘자유기고가’ ■ 사진·조영철 기자

2004. 11. 04

90년대 말, ‘포기하지 마’라는 노래로 큰 사랑을 받았던 가수 성진우. 그가 4년간의 공백을 깨고 새 앨범 ‘Re’를 들고 돌아왔다. 박박 밀어버린 머리에서 새로운 각오가 느껴지는 그를 만났다.

4년 만에 새 앨범 발표한 ‘포기하지 마’ 가수 성진우

얼핏 봐서는 4년 전 모습 그대로였다.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이라면 박박 밀어버린 머리 정도.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그에게서 전에 없던 여유가 느껴졌다. 거친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으며 날카롭던 눈빛도 따뜻하고 밝아진 듯했다.
가수 성진우(31)가 돌아왔다. ‘이별을 얕봤다’를 타이틀곡으로 한 5집 앨범 ‘Re’를 발표하며 활동을 재개한 것. 이번 앨범에는 라틴풍의 빠른 리듬과 이별의 아픔을 담은 노랫말이 조화를 이룬 타이틀곡 외에도 이별을 주제로 한 애절한 발라드 곡들이 들어 있다.
4년 만의 컴백. 삭발에 가까운 짧은 헤어스타일을 감행한 이유가 궁금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그냥 잘 어울릴 것 같아서 한번 시도해본 건데 의외로 반응이 좋더라고요. 오랜만에 팬들에게 인사드리는데 4년 전하고 똑같은 모습이면 식상할 것 같아서요. 사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갓 데뷔하는 신인처럼 떨리고 긴장되더라고요. 그만큼 새롭게 각오를 다졌어요.”
‘포기하지 마’로 한창 인기를 모으던 4년 전, 빡빡한 일정 속에서 심신이 지쳐 있던 그가 가장 원한 것은 휴식이었다. 결국 휴식을 선택한 그는 오랜만에 자유를 만끽했다고 한다. 평소 여행을 좋아했던 그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세계 곳곳을 여행하기도 했다.
“태국의 코사무이섬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곳은 정말 무인도 같은 곳이에요. 설사 제가 옷을 벗고 뛰어다닌다 해도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이 없었을 거예요. 그만큼 철저하게 저만의 시간이 보장된 곳이었죠. 그 섬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이 유럽인이었는데 영어를 잘하진 못하지만 손짓과 발짓을 섞어가며 말을 걸었고 금세 친해졌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낯선 곳에서 부릴 수 있는 일종의 객기였던 것 같아요. 덕분에 또 다른 저를 발견했고요.”
여행은 그에게 완전한 익명성과 자유를 선물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여행지에서 만난 외국인들에게서 물질이 아닌 마음의 풍요와 여유를 배웠다고 한다.
연기에 대한 욕심이 있는 그는 1년여 동안 연기 개인지도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아직은 때가 아니지만 “언젠가 기회가 닿으면 개성이 강한 악역을 연기해보고 싶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욕심이 많아 여러 가지 공부를 했지만 그렇다고 음악을 잊은 적은 단 한번도 없었어요. 처음 1, 2년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었고, 다음 1년은 ‘이제 해야지’ 하며 마음을 다잡았죠. 그리고 그 다음 1년 동안은 앨범을 준비했고요. 앨범을 내는 일이 책임이 따르는 일이니만큼 많이 신중해지더군요.”

스캔들은 이제 그만, 노래에만 전념하고 싶어
‘이별을 얕봤다’라는 심상치 않은 노래 제목과 파격적인 헤어스타일 때문에 오랜만에 컴백한 그를 두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몇 년 전 공개적으로 사귀었던 한 여자 탤런트와의 사랑과 이별을 떠올리는 게 사실이다. 이런 시선들에 대해 그는 “이별 노래를 부를 땐 실제 이별의 경험만큼 좋은 것은 없다. 감정이입이 안 되면 노래의 맛이 제대로 살겠느냐”고 가볍게 운을 뗐지만 금세 진지해졌다.

4년 만에 새 앨범 발표한 ‘포기하지 마’ 가수 성진우

4년 만에 컴백한 성진우. 부드럽고 여유 있는 모습에서 4년이라는 시간의 무게가 느껴졌다. 그는 11월쯤 자신의 음악과 끼를 송두리째 보여줄 수 있는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저로 인해 그 사람 이름이 자꾸 거론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한때 사랑했던 사람인데 저 때문에 피해를 볼까 봐 걱정됩니다. 지금 그 사람 곁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그저 행복하길 바랄 뿐이에요.”
그는 연애할 당시 밖에서 자유롭게 데이트를 할 수 없어 주로 집에서 데이트를 즐겼다고 한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집안 곳곳에 사랑하는 이의 흔적이 남아 이별 후 이사를 했다고.
4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그에 대한 소문도 적지 않게 돌았다. ‘프로골퍼와 사귄다’는 소문을 비롯해 ‘11세 연하의 여자친구가 있다’ ‘1년 전에 결혼을 약속한 여자와 헤어졌다’ 등 소문에 시달려야 했던 것.
“골프를 좋아해서 골프 동호회에 가입했었어요. 그러다 회원 중 한 명과 딱 한번 라운딩을 했는데 바로 열애설 기사가 나더라고요. 그때 한 기자에게 거짓말을 했어요. ‘지금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여자친구가 있으니 더 이상 우리 사이를 방해하지 말아달라’고요. 기자가 여자친구의 나이를 묻기에 아무 생각 없이 ‘11세 연하’라고 말했죠. 그런데 그 내용이 서로 다른 두 개의 기사로 만들어졌더라고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2년 후쯤 결혼을 하고 싶지만 당분간은 음악 활동에 전념할 생각이라는 성진우. 공백이 길어지면서 음악에 대한 열정이 커지고 팬들에게 진정으로 다가서는 법을 알게 됐다는 그는 ‘신인’처럼 열정적으로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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