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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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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문 베이비 갖고 행복한 단꿈에 젖어 있는 원미연·박성국 부부

“딸 낳으면 그걸로 만족하고, 아들 낳으면 딸 한 명 더 낳기로 했어요”

■ 글·구미화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2004. 11. 03

지난 6월 여섯 살 연하의 박성국씨와 결혼해 화제를 모았던 가수 원미연이 내년 봄 엄마가 된다. 결혼 한 달여 만에 임신의 기쁨을 안은 두 사람은 요즘 부모가 될 준비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행복에 젖은 두 사람이 들려준 알콩달콩 신혼일기 & 태교법.

허니문 베이비 갖고 행복한 단꿈에 젖어 있는 원미연·박성국 부부

지난 10월 초 부산 해운대에서 만난 가수 원미연(40)은 다소 피곤한 기색이었다. 라이브 카페를 운영하기 때문에 매일 새벽 2시경 라이브 공연이 끝나고 가게를 정리한 뒤에야 집으로 돌아가는 그에게 한낮의 손님맞이가 부담스러울 만도 하다. 더군다나 임신 14주째로 접어든 요즘 부쩍 피로를 빨리 느끼고 나른할 때가 많다고. 그러나 아기 얘기를 꺼내자 금세 안색이 밝아지고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2주일에 한번씩 꼬박꼬박 산부인과 검진을 받고 있어요. 조금 있으면 초음파 검사로 아이의 목둘레며 코 높이까지 다 알 수 있다고 하더군요(웃음).”
지난 6월 여섯 살 연하의 부산 교통방송 라디오 엔지니어 박성국씨(34)와 백년가약을 맺은 원미연이 내년 3월 엄마가 된다. 결혼이 늦은 편이라 임신을 걱정했던 원미연은 임신 소식이 예상외로 빨리 찾아들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결혼 후 한 달여 만에 임신 사실을 확인했어요. 간혹 ‘속도위반’이 아니냐고 의심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절대 아니에요(웃음).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보니 할 일이 너무 많고, 남편과 출퇴근 시간이 엇갈려 임신을 하게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는데 그렇게 마음을 비우니 오히려 임신이 빨리 된 것 같아요.”
원미연은 나이는 자신보다 아래지만 결혼과 출산에 있어 선배인 강수지에게 결혼 전부터 여러모로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강수지는 결혼 준비를 하는 동안 원미연에게 줄곧 계획 임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특히 신혼여행을 떠나기 전 반드시 풍진 검사 등 임신에 대비한 각종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했다고. 원미연은 그러나 결혼 준비로 바빠 결혼식 이틀 전에야 병원을 찾았고 신혼여행지에서 국제전화로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검사 결과를 확인하고 안전하게 신혼 초야를 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결혼 한 달여 만에 임신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남편에게 알렸더니 ‘이제야 내 능력을 알겠냐’며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 않아 임신하면 힘들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입덧도 그리 심하지 않았어요. 그것도 2주 정도만에 사라졌고요.”
그는 다만 임신 후 잇몸이 자주 붓고, 배고픈 것을 참지 못한다며 웃었다. 또한 새우 바닷가재 해산물 등 비린내가 나는 음식들을 전혀 입에 대지 못한다고. 때문에 거의 매일 김치찌개 등 얼큰한 음식을 먹는다며 자극적인 음식이 태아의 건강에 나쁘진 않을까 염려했다.
노산이라 걱정했는데 입덧 심하지 않아
임신 초기, 몸이 나른하고 배가 조금만 아파도 불안했다는 그는 요즘은 “귀한 자식일수록 너무 애지중지하면 안된다”는 어른들의 말씀을 되새기며 임신 전과 별 차이 없이 지내기로 했다고 한다. 그래서 8월 한 달간 휴식을 취한 그는 9월부터 매주 두 번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라디오와 TV 오락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고 있다. 매일 밤 라이브 공연도 계속하고 있는 그는 배가 너무 불러 숨이 찰 정도가 될 때까지 노래를 계속하고 싶다고 한다.
“의사선생님 말씀이 노래를 계속해도 태아 건강에 무리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노래를 하면서 돈을 버는 건 좋은데 다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된대요, 즐겁게 노래해야 한다고 하시면서요(웃음). 밤마다 노래를 하니까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노래를 할 것 같아요. 나중에 세상에 나와서 엄마가 늘 부르던 노래를 들으면 몸을 저절로 움직이지 않을까요(웃음).”

허니문 베이비 갖고 행복한 단꿈에 젖어 있는 원미연·박성국 부부

6년 넘게 서로를 지켜 본 두 사람은 사소한 일로 다투다가도 얼굴을 마주하면 웃음이 나와 싸움이 오래가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게 매일 엄마가 직접 노래를 불러주는 것 외에 특별한 태교법은 없다고 한다. 다만 남편 박성국씨가 가끔 동화책을 읽어주고, 아내의 배에 귀를 대고 “아빠다, 아빠. 오늘은 엄마 기분이 별로지?” 하며 뱃속 아기와 대화를 시도한다고. 그리고 매일같이 “전자파가 태아에게 좋지 않다”며 아내에게 TV와 휴대전화 사용을 자제하라고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러나 두 사람은 무엇보다 엄마 아빠가 서로를 사랑하고, 마음가짐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태교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남자들은 내심 아들을 바란다는데 남편은 지금껏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어요. 제가 힘들어하니까 하나만 낳아서 잘 키우자고 하더라고요. ‘딸을 낳으면 더 낳지 말고, 아들을 낳으면 딸 하나 더 낳자’고 말하니 그 마음이 참 고맙죠.”
연애할 때부터 그에 대한 배려가 남달랐던 남편은 그가 임신한 뒤로 청소와 식사 준비 등 집안일을 적극적으로 도와준다고 한다. 인터뷰가 있던 날도 남편이 청소를 말끔히 해놓아 집안이 깔끔하게 정리돼있었다. 원미연은 다정다감한 남편이 고마우면서도 신혼을 충분히 즐기지 못하고 바로 아기 아빠가 될 준비를 해야 하는 점이 내심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나 남편은 “아내가 걱정이 많았을 텐데 임신을 빨리하게 돼 기쁠 따름”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97년 원미연이 부산 교통방송 개국과 함께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을 맡으면서 엔지니어인 남편과 직장 동료로 처음 만났다. 남편 박성국씨는 부산 교통방송 엔지니어. 원미연은 인사 정도만 하는 사이였지만 틈틈이 박씨가 섬세하고 대인관계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할 만한 기회가 종종 있었다고 한다. 회식을 할 때면 여직원들이 빼놓지 않고 꼭 챙기는 사람이 바로 박씨였다고. 그러던 중 서울에 거처를 두고 비행기로 출퇴근하던 그가 부산에 정착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때 남편의 자상한 성격이 진가를 발휘했다.
“방을 구해야 하는데 너무 막막해서 좀 도와줄 수 있느냐고 부탁했더니 다음날 노트에 빼곡하게 리스트를 작성해왔어요. 방송국과의 거리, 택시 요금, 월세, 집의 특징 등을 정리한 걸 보고 깜짝 놀랐죠. 하루 종일 함께 방을 보러 다니는데 ‘여기는 우범지대인 것 같다’ ‘집이 큰 길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수도에서 녹물이 나와 안되겠다’ 하며 자기 집을 구하듯 꼼꼼하게 살피고, 자상하게 조언해줬어요. 덕분에 방송국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깨끗한 원룸을 얻을 수 있었죠. 그 뒤로도 여러 면에서 많은 도움을 줬어요.”

신혼 첫날밤 장문의 편지 건넨 남편
원미연은 카페를 계약하는 등 큰 일이 있을 때마다 박씨와 상의했다고 한다. 과묵하고 믿음직스러운 박씨 덕분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부산에서 편하게 생활하던 그는 지난해 갑작스럽게 부친상을 당하면서 박씨에 대한 믿음이 더욱 커졌다고 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와서 뒤처리를 다 해줬어요. 저는 수년째 명절 때 가족들과 함께 지내본 적이 없어요. 그런 때일수록 카페에 손님이 몰리니까요. 그런데 아버지마저 지난해 9월 초 추석 직전에 돌아가셔서 더 서럽고 안타까웠어요. 거의 매일 울다시피 하고 살았는데 남편이 큰 힘이 됐죠. 그러다 올봄에 아무렇지 않게 ‘원미연씨, 우리 결혼해야 하지 않겠어요?’ 하더라고요. 그래서 얼른 ‘그래야죠’ 했어요(웃음).”

허니문 베이비 갖고 행복한 단꿈에 젖어 있는 원미연·박성국 부부

임신 4개월째에 접어든 원미연은 남편과 사랑하며 마음을 편안히 갖는 것이 가장 좋은 태교라고 말한다.


원미연은 성대한 이벤트는커녕 장미꽃 한 송이도 받지 못했다며 ‘허허’ 웃고는 “너무 오래 봐온 사람이라 갑작스러운 프러포즈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야’ ‘누나’ 하고 부르는 허물없는 사이가 아니라 직장 동료 관계로 만났기 때문에 오랜 시간 알고 지내면서도 서로에게 함부로 대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좋은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처음부터 사귀었으면 아마 결혼으로 이어지지 못했을 거예요. 동료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지내왔기에 가능했죠. 많은 사람들이 저를 보면 성깔 좀 있겠다고 하는데 이상하게 그 사람 앞에서는 온화해졌던 것 같아요. 6년 넘게 알고 지냈으니 화내는 것, 목소리 높이는 것 등 이런저런 모습을 다 보여주지 않았겠어요. 그럴 때마다 남편이 ‘왜 그렇게 성질을 내요?’ ‘그렇게 화를 내면 저 사람 기분이 어떻겠어요?’ 하고 지적을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제 주위 사람들이 좋은 소리만 해주나보다고 그러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정말 그랬던 것 같아요. 근데 남편은 제게 싫은 소리를 참 잘했어요. 전 그게 싫지 않았고요.”
남편 박씨에게 여섯 살 연상인데다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연예인을 아내로 맞는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터. 그러나 남편은 “내 아내가 될 사람으로만 생각했지 연예인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연예인과 가족이 된다는 게 불편한 점도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사람들 이목 때문에 몸가짐을 바로하게 되는 장점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원미연에 따르면 신혼 첫날밤 남편은 아내에게 장문의 편지를 선물했다고 한다.
“결혼식 이틀 전에 카페에서 제가 노래하는 걸 지켜보면서 썼다며 2장씩이나 되는 편지를 내놓는 거 있죠? 결혼해줘서 너무 고맙다는 말과 함께 앞으로 어떻게 살겠다는 각오가 담겨 있었어요. 그 어떤 선물보다 1백배 감동적이었어요. 저는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해 너무 미안했어요.”
“원미연을 동료에서 연인으로 보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냐”고 묻자 남편은 고개를 저으며 “오래 함께 지내다보니 자연스럽게 사이가 좁혀졌다”며 “불꽃이 ‘파다닥’ 튀는 그런 짜릿함 같은 건 없었지만 뭐든 두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행복하고, 둘이 함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좋다”고 했다.
두 사람은 집에서 함께 영화를 보고, 바닷가를 산책하는 등 단둘이 보내는 시간이 많다고 한다. 원미연은 그러나 남편이 모든 관심을 자신에게만 쏟는 건 원치 않는다고 했다. 누구에게나 그 나이에 즐길 수 있는 일들이 있는 만큼 남편이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하도록 해주고 싶다고. 그래서 간혹 밤늦게 친구가 불러내도 아무런 불평 없이 내보낸다며 웃었다.
결혼 생활은 이제 겨우 4개월째로 접어들지만 7년째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터라 여느 잉꼬부부 못지않게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은 두 사람. 때문에 간혹 사소한 일로 다투다가도 서로 얼굴을 마주하면 웃음이 터져 나와 싸움이 안된다는 이들이 내년 봄 건강한 2세를 만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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