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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프라이버시 인터뷰

새 음반 내고 가수 활동 재개한 톱스타 비

“톱스타로서의 외로움,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 모두 노래에 담았어요”

■ 글·김지영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2004. 11. 03

KBS 드라마 ‘풀하우스’에 출연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톱스타 비. 그가 최근 새 음반을 발표하고 1년 만에 가수 활동을 재개했다. 지난 10월8일 새 앨범을 소개하기 위해 오랜만에 무대에 오른 비를 만났다.

새 음반 내고 가수 활동 재개한 톱스타 비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그는 자신의 무대를 빛내주기 위해 먼 길을 달려온 팬들보다 더 설레고 긴장돼 보였다. 2집 ‘태양을 피하는 방법’에 이어 3집 앨범을 내고 1년 만에 가수로 복귀한 비(22). 지난 10월8일 그는 서울 어린이대공원 돔아트홀에서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쇼케이스에 앞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중국 일본 홍콩 등에서 온 수십 명의 아시아권 기자들이 참석해 한류 스타로 자리매김한 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본격적인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전, 비의 3집 타이틀곡인 ‘It’s Raining’의 뮤직비디오가 첫선을 보였다. ‘It’s Raining’은 강렬한 힙합 비트에 아날로그 톤의 테크노사운드가 결합된 댄스곡. 노래에 맞춰 격렬한 춤을 추는 그의 모습과 스피커를 통해 간간이 흘러나오는 거친 숨소리가 이목을 집중시켰다.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독특한 의상 컨셉트로 패션 감각을 과시해온 그는 이번에는 챔피언 벨트처럼 생긴 두꺼운 벨트에 장갑과 가죽 모자 같은 소품으로 포인트를 주어 눈길을 끌었다.
오랜만에 무대에 올라 긴장되지만 음악적으로는 자신감 넘쳐
잠시 후 뜨거운 관심 속에서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는 그의 소속사 JPY엔터테인먼트 대표인 가수 박진영도 함께 했다. 이번 앨범의 프로듀서를 맡고 대부분의 노래를 직접 작사, 작곡한 박진영은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비의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했다.
“전체적으로 화려하면서도 쓸쓸한 비의 현재 느낌이 곳곳에 담겨 있어요.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정상의 자리에 있지만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비의 현재 상황을 그대로 가사에 담았죠. 음악이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지지만 자꾸 들으면 굉장히 편안해요. 본인도 굉장히 편하게 불렀고요. 안무도 정말 환상적이에요. 비가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는데 저도 보고 깜짝 놀랐어요.”
박진영이 90년대 중반 대표적인 ‘춤꾼’이자 댄스가수로 인기를 끌었다면 10년여가 지난 지금은 비가 그 뒤를 잇고 있다. 그런데 두 사람이 한 식구라 그런지 춤도 어딘지 모르게 닮아 보인다. 이에 박진영은 “그런 얘기를 자주 듣지만 실은 많이 다르다”며 “가장 큰 차이는 내가 더 잘 춘다는 점”이라고 말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저는 솔 쪽이고, 비는 힙합 쪽이에요. 저는 힙합 춤을 못추고, 비 역시 저의 솔 춤은 못추죠. 사실 굉장히 많이 달라요. 제가 다시 음반을 내거나 가수 활동을 재개하면 그 차이를 확실히 느끼실 겁니다. 제가 더 잘 춘다는 것을요(웃음).”
미국에 진출해 작곡가 겸 프로듀서로 인정을 받은 박진영은 비의 미국 진출 계획에 대해 “지금도 비에게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였다.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미국에서 인정받으려면 최소 6개월 이상의 현지 적응기간이 필요한데 지금으로서는 그만한 시간을 내기 힘들다는 것. 대신 그는 자신의 소속 가수들 중 가장 먼저 해외로 진출하는 가수는 비가 될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오늘의 주인공 비가 홀로 남자 사방에서 플래시가 터졌다. 세련된 레이어드 커트 머리에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두 손을 꼭 쥐고 앉아 있는 그의 모습은 애틋한 여운을 남기고 인기리에 종영한 KBS 드라마 ‘풀하우스’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그는 먼저 “오랜만에 무대에 올라오니 긴장되고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고 소감을 밝힌 후 “이번 앨범은 지금까지 낸 음반 중에서 음악적으로 가장 자신 있는 앨범”이라며 남다른 기대감을 나타냈다.
“1집 때는 어렸기 때문에 미숙한 부분이 많았어요. 그래서 2집 때는 좀더 어른스러워 보이려고 무대에서도 정장 차림을 많이 하고, 성숙한 느낌을 주려고 했죠. 반면 이번 앨범에서는 저 자신을 많이 버렸어요. 제가 잘하는 것, 느낌을 잘 낼 수 있는 것을 다 빼고, 제일 못하던 것을 100%로 끌어올려 앨범에 담았어요. 그래서 가장 자신이 있는 앨범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거고요.”

“‘풀하우스’ 출연과 음반 준비 병행하면서 졸음 참는 일이 가장 힘들었어요”
‘풀하우스’에 출연하면서 3집 준비를 함께 했는데 쏟아지는 졸음을 참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그는 “잠을 잘 못자서 지금도 많이 졸립다”며 “그때도 잠이 가장 무섭고 두려운 적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잠을 잘 못자서 제 자신과 싸우기가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서 ‘죽으면 실컷 잘 수 있는데 열심히 연습하자’ 그러면서 파이팅을 외쳤죠. 때문에 비교적 즐겁게 작업을 했어요. 다만 타이틀곡이 나오지 않아 은근히 걱정을 했는데 진영이 형이 고맙게도 지금의 타이틀곡을 20분 만에 뚝딱 만들어냈죠. 정말 좋은 곡은 그렇게 갑자기 나오는 것 같아요(웃음).”
그는 앨범 안에도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게 해달라는 간절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했다. ‘비가 공연을 하고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3집 ‘It’s Raining’은 바로 비 자신을 노래하고 있는 앨범. 그래서, 모든 걸 가지고도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없어 공허한 비의 현재 심경을 그대로 담았다는 ‘Biggest Thing’의 노랫말은 더욱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새 음반 내고 가수 활동 재개한 톱스타 비

‘집에 또 돌아와서 항상 앉아 있는 소파에 앉아/ 어떻게 간지 모르는 하루에 또 긴 한숨만 나와/ 그렇게 원했던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그렇게 원했던 내 음악이 울려 퍼지는데/ 왜 왜 내 마음이 이렇게 텅 빈 건지…/내 마음을 다 알아줄, 집에 오면 날 안아줄, 날 항상 웃게 해줄 그런 사람이면/ 흔들릴 때 날 잡아줄, 넘어질 때 일으켜줄, 내 영혼을 쉬게 해줄 그런 사람 있으면…/거울에 비친 나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어/ 아무 느낌이 없는 미소를 잃어버린 내 얼굴/ 꿈에 그리던 예쁜 집이 왜 쓸쓸해 보이는지/ 꿈에 그리던 생활이 왜 뭔가 빈 것만 같은 건지/ 나 누군가 필요한 가봐/ 텅빈 집이 너무 싫어/ 혼자 잠이 들기 싫어/ 언제나 난 혼자였어/ 다 이겨내야 했어/ 내 자신과 그리고 나/ 이제는 그러기 싫어’.
이 노랫말에 대해 그는 “겉은 화려해 보여도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는다.
“연예인들은 다 마찬가지일 거예요. 이성친구를 사귀기가 힘드니까요. 저도 사실은 많이 외로워요. 그렇다고 전화를 걸 데도 없고, 함께 맛있는 거 먹어줄 여자친구도 없고, 친구들한테 전화하면 아쉬울 때만 찾는다고 하고…. 그래서 혼자 외로움을 삭이죠.”
그때 중국에서 온 한 여기자가 “바지를 아슬아슬하게 걸친 포스터 사진을 봤는데 중요 부위가 보일듯 말듯 하더라. 너무 밑으로 내려 입은 것 아니냐”고 돌발 질문을 던졌다. 때문에 장내는 잠시 웃음바다가 됐고, 잘 웃기로 소문난 비도 터져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참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여유와 재치로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다.
“사실 제가 바지를 내려 입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요. 바지를 골반에 걸치고 상의를 타이트하게 입었을 때 저에게 가장 잘 어울리거든요. 그런데 약간의 오해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보일듯 말듯 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속옷을 꼭 입습니다(웃음).”
이어 일본 기자가 “일본에서 불고 있는 한류 붐의 주역인 배용준과 장동건은 각각 욘사마, 장사마라고 불리고 있다”며 일본에서의 활동 계획과 어떤 호칭으로 불리고 싶은지에 관해 물었다. 이에 비는 “호칭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분들이 알아서 지어주실 것”이라면서 “일본 진출 계획이 잡혀 있긴 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게 될지는 모른다. 아직은 일본에서 그다지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가수가 아니기 때문에 공연을 통해 많이 알리는 게 순서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비와의 기자회견은 다음 일정인 쇼케이스 때문에 거기서 끝이 났다. 비는 자신의 3집 발매를 축하해주기 위해 찾아온 국내 팬들은 물론 일본, 중국, 홍콩, 대만 등지에서 날아온 4백여 명에 이르는 해외 팬들에 대한 보답으로 두 시간에 걸친 뜨거운 라이브 무대를 선사했다.
새 음반 내고 가수 활동 재개한 톱스타 비

기자회견장에는 비의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자 3집 앨범의 프로듀서를 맡은 박진영도 함께 자리했다.



새 음반 내고 가수 활동 재개한 톱스타 비

이날 이후 비는 3집 활동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루 평균 수면 시간도 고작 서너 시간. 3집을 준비하면서 안무 연습을 너무 열심히 한 탓에 허리 통증이 심해졌지만 그는 최근 미국 공연도 강행했다.
“사실 원래부터 허리가 안좋았어요. 지금도 계속 치료를 받고 있고요. 그래서 무대에 오를 때마다 의식적으로 허리를 쓰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는데 무대에만 올라가면 이성을 잃어서 자제가 안돼요(웃음).”
댄스가수라 체력소모가 많은 그는 평소 팬들이 보내준 건강보조식품을 꼬박꼬박 챙겨 먹는데, 혼자 먹기 미안해서 아버지와 나눠 먹는다고 한다. 또 시간이 날 때마다 운동을 하고, 이동 중에라도 숙면을 취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운동을 좋아해 매일 규칙적으로 하고 싶은데 시간이 여의치 않아 꾸준히 못해요. 음식은 뭐든 안가리고 잘 먹는 편이고요. 특히 쇠고기, 돼지고기 같은 육식을 즐겨 먹어요. 한동안은 간식도 자주 먹었는데 지금은 많이 줄였어요. 건강을 위해서는 잘 먹고 열심히 운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긍정적으로 생활하려고 노력하는 게 최고라고 생각해요.”
워낙 바빠서 쉴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지만 모처럼 여가가 생기면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낸다고 한다. 그때는 주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휴식을 취한다고.
가수뿐만 아니라 KBS 드라마 ‘상두야 학교가자’와 ‘풀하우스’를 통해 연기자로도 인정받은 그에게 가수와 연기자 중 어떤 것이 더 매력적이냐고 물으니 “둘 다 장단점이 있다”고 말한다.
“제 본업은 가수고, 가장 잘 맞는 것도 가수지만 연기도 참 매력 있는 일이에요. 앞으로도 기회가 닿으면 연기 활동을 병행하고 싶어요. 특히 액션물을 해보고 싶어요. 찔러도 피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비정한 악역도 해보고 싶고요.”
그의 본명은 정지훈. 그에게 연예인 비가 아닌 자연인 정지훈은 어떤 사람이냐고 묻자 “성격은 활달한데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고 했다. 그래서 사람을 잘 사귀지 못하기 때문에 한번 사귀면 오래 간다고 한다.
여성팬이 유독 많은 그의 이상형은 귀엽고 대화가 잘 통하는 여자. 하지만 아직은 나이가 이른 만큼 결혼에 대한 생각을 구체적으로 해본 적은 없다고 한다.
먼 훗날 그가 꼭 이루고 싶은 꿈은 패션 디자이너. 평소 의상에 관심이 많고 매번 그만의 개성이 담긴 독특한 패션을 추구하는 것도 그때를 위한 준비가 아닌가 싶다.
어떤 자리에서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멋진 남자 비. “이번 3집 활동을 열심히 해서 단독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열고 싶다”는 바람이 꼭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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