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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요즘 최고 인기남 ①

‘오! 필승 봉순영’으로 화려하게 컴백한 안재욱

“‘정말 이 사람이다’ 싶은 여자 만나면 내일이라도 당장 결혼할 거예요”

■ 기획·구미화 기자 ■ 글·이찬호 ■ 사진·동아일보 출판사진팀, KBS 홍보실 제공

2004. 11. 03

올 초 MBC 드라마 ‘천생연분’에서 철없는 연하의 남편을 연기해 인기를 모았던 안재욱이 또 한번 사고뭉치 역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KBS ‘오! 필승 봉순영’에서 뒤늦게 출생의 비밀이 밝혀져 갑작스레 재벌 2세로 신분 상승한 ‘오필승’ 역을 맡은 것. 오랜만에 자신을 꼭 닮은 역할을 맡아 힘든 줄 모르고 촬영한다는 그를 만났다.

‘오! 필승 봉순영’으로 화려하게 컴백한 안재욱

KBS드라마 ‘오! 필승 봉순영’으로 지난 2월 종영한 MBC 드라마 ‘천생연분’ 이후 7개월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안재욱(33). 그는 이번 드라마로 잃은 것과 얻은 것이 한 가지씩 있다. 우선 잃은 것은 연예계 주당으로 유명한 그가 ‘오! 필승 봉순영’ 촬영을 시작하고부터 술친구가 없어진 것. 촬영 초기 “출연 배우는 물론 주요 스태프들까지 술을 즐기지 않는 탓에 피로를 함께 풀 술친구가 없다”며 푸념했던 그는 대신 ‘역시 안재욱’이라는 시청자들의 든든한 지지를 얻었다.
지난 9월 첫 방송이 2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던 KBS 드라마 ‘오! 필승 봉순영’이 중반부로 접어든 현재까지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것. 덕분에 그는 일주일에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강행군을 시청자들의 사랑으로 즐겁게 버티고 있다고 한다.
‘오! 필승 봉순영’은 93년 데뷔한 안재욱이 처음으로 KBS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는 작품. 그는 KBS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특별한 동기는 없으며 다만 좋은 작품을 좇다 보니 인연이 닿았을 뿐이라고 한다.
어려운 시기에 시청자들에게 부담 없는 웃음 주고 싶어
‘오! 필승 봉순영’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며 자갈치시장 일꾼에서 졸지에 유통그룹 상무가 되는 주인공 오필승. 갑작스런 신분 상승으로 우왕좌왕하고, 사랑하는 여인(채림)을 두고 엘리트 윤실장(류진)과 경쟁하는 모습이 얼핏 전작 ‘천생연분’에서 보여준 ‘사고뭉치 연하 남편’의 이미지와 별반 다르지 않은 듯하다. 약간은 과장된 듯한 억양과 말투, 어딘지 모르게 서투르고 실수투성이인 모습이 그렇다.
비슷한 분위기의 역할을 연달아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없진 않을 터. 안재욱은 “연기자로서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냐”며 “어려운 시기에 시청자들에게 부담 없는 재미를 줄 수 있는 역할이라 선택했다”고 말했다.
“흥행 여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요.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인 만큼 보는 사람 모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드라마로 끝을 맺는 것이 목표예요.”
그의 그런 바람이 이루어지고 있는 듯하다. ‘오! 필승 봉순영’의 인기비결로 많은 사람들이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는 남자 주인공 오필승이 재벌의 후계자가 된 뒤 인간성 하나로 세상을 돌파해 나가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희망과 쾌감을 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잘난 사람들 사이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보통 사람들의 유일한 무기인 ‘인간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 이 드라마의 미덕이라는 것.
전작들과 비슷한 듯 보이지만 좌충우돌하면서도 사랑하는 이 앞에서는 진심을 보이는, 순수하면서도 패기에 찬 오필승이라는 인물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실적인 캐릭터라는 점도 높은 인기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오! 필승 봉순영’으로 화려하게 컴백한 안재욱

안재욱 역시 “모든 걸 갖추고 자신만만한 윤 실장에 비해 키도 작고 왜소한 오필승이 더 현실적이고, 작고 위축된 몸으로 바둥바둥 기어오르려는 모습을 시청자들이 더 재미있어 하는 것 같다”며 “무능력한 한 남자가 어느 날 갑자기 누구나 꿈꿔왔던 세상에 던져졌을 때 행복하기보다는 낯선 환경에 어리둥절해하고, 능력이 못미처 좌절하는 현실적인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호소력을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 필승 봉순영’ 역시 ‘출생의 비밀’ ‘삼각관계’ 등 트렌디 드라마의 단골 소재를 다루지만 전개방식이 기존의 드라마와 차별화된 것도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끄는 데 한몫했다고 지적한다.
“주변 상황들을 드라마 초반에 모두 밝혀놓고 시작해요. 그 다음부터는 비현실적이고 진부한 전개보다 흥미로운 상상 쪽으로 옮겨가고요.”
뻔하고 복잡한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드라마 끝까지 끌고 가 보는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기보다는 아예 처음부터 관계를 다 밝혀버린 뒤 알콩달콩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들로 극의 재미를 더하려 했던 처음 의도가 드라마의 진행과 더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안재욱의 언변은 활달하고 거침이 없다. 한순간도 망설이거나 다른 사람의 눈치를 살피지 않는다. ‘오! 필승 봉순영’을 이야기할 때 자신의 생각을 숨김없이 늘어놓는 그의 모습에서 드라마에 대한 애정과 욕심, 그리고 자신감이 묻어난다.
상대역인 채림과는 90년대 중반 MBC 일요아침드라마 ‘짝’에서 삼촌과 조카 사이로 3년간 호흡을 맞춘 사이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 상대역이 된 채림에 대해 안재욱은 “순수한 스타일에 성숙한 모습까지 더해졌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더니 금세 장난기가 발동했다.
‘오! 필승 봉순영’으로 화려하게 컴백한 안재욱

채림을 두고 안재욱과 류진이 삼각관계를 이루는 ‘오! 필승 봉순영’은 박선영이 안재욱을 향한 마음을 드러내면서 재미를 더해가고 있다.


“예전에는 촬영장에서 맛있는 걸 사주면 말을 얼마나 잘 들었다고요. 그런데 요즘은 어떨지 모르겠어요. 남편이 워낙 잘해줄 텐데 저 같은 사람한테 신경이나 쓰겠어요(웃음).”
안재욱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한류 스타’다. 채림 역시 중국에서 인기가 높아 최근 두 사람이 주인공을 맡은 ‘오! 필승 봉순영’이 중국과 홍콩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국의 한류 관련 TV 프로그램과 잡지 등이 앞 다퉈 안재욱·채림 커플의 동정을 소개하는가 하면 홍콩 TV의 연예 정보 관련 프로그램에서는 ‘오! 필승 봉순영’을 매주 다루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의 활동 계획을 묻는 질문에 “어디서 활동하는가는 중요치 않다”며 “한국에서 열심히 활동한 뒤 중국이든 어디든 당당하게 작품을 가지고 나갈 수 있어야 제대로 된 한류”라고 말하는 그는 당분간 ‘오필승’이라는 드라마 속 이름으로 사람들의 머리에 기억되고 싶다고 한다.

‘오! 필승 봉순영’으로 화려하게 컴백한 안재욱

중국에 불어 닥친 한류의 ‘원조’ 격인 안재욱은 자신의 경험에 비춰 중국 진출을 계획하는 후배 연예인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 연예인들은 팬들과 일상적으로 만나는 것을 기피하는 ‘신비주의’ 전략을 쓰는 경향이 있는데, 현지인들에게는 오히려 건방지다는 인상을 줄 때가 적지 않다”며 “중화권 톱스타들처럼 팬들을 찾아가 친근하게 대하고 현지 스태프나 취재진에게 격식을 차리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재욱은 매년 국내외 팬들과 만남의 자리를 갖고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모두 팬들에게 좀더 가깝게 다가서기 위한 노력이라고.
최근 한 신생 휴대전화 제조업체와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 대상 CF 계약을 맺은 안재욱은 이번에 이미지 위주의 일반 CF와 다른 뮤직비디오 형태의 CF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CF에 신곡을 새로 삽입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CF에서 안재욱이 직접 노래를 부르고 연기를 펼칠 예정이어서 당분간은 해외 활동 계획이 없는 안재욱의 모습을 기다리는 해외 팬들에게는 훌륭한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수로도 활발히 활동했던 그에게 음반 계획을 묻자 “내년 상반기까지는 아무런 계획이 없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앞서 발표한 곡들이 반응이 좋았으니 숨 고를 시간이 필요해요. 잘된다고 그냥 막 밀고 나가면 뭐가 남겠어요. 하나를 해도 제대로 준비해서 보여드려야죠.”
제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혼기 꽉 찬 남자, 안재욱의 결혼관 역시 그런 것 같다.
“‘정말 이 사람이다’ 싶은 사람을 기다려요. 그런 사람이 나타나면 내일이라도 당장 결혼할 수 있어요.”
화끈한 그의 성격대로라면 어느 순간 갑자기 결혼을 선언, 팬들을 깜짝 놀라게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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