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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미용대회에서 대상 수상한 여중생 미용사 김경채

■ 기획·김유림 기자 ■ 글·이승민‘자유기고가’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4.10.11 13:37:00

특기나 적성이 강조되는 시대. 어려서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가 무엇인지를 알고, 소질을 키워 나갈 수 있다면 큰 행운이라 할 수 있다. 최근 국제미용대회에서 14세의 어린 나이로 전체 대상을 수상한 여중생 김경채양. 세계적인 미용 명장을 꿈꾸는 그의 야무진 포부를 들어보았다.
국제미용대회에서 대상 수상한 여중생 미용사 김경채

지난 7월 말 서울 김포공항 2청사 스카이시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04 뷰티 아시아포럼 한국대회’에서 업스타일 부문 전체 대상을 수상한 김경채양. 이번 대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몽골, 방글라데시, 인도, 태국 등에서 온 2천여 명의 헤어디자이너들이 참가했는데 김경채양은 업스타일 부문에서 3백여 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당당히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하루 종일 대회가 이어졌고, 저녁 7시쯤 결과가 발표됐어요. 가슴 졸이며 기다리는데 제 이름이 들려 순간 ‘과연 내 이름이 맞나’ 하면서도 너무너무 좋았어요.”
현재 그의 어머니 최금선씨(40)는 강원도 강릉에서 미용학원을 운영하며 한국분장예술인협회 강원지부 회장을 맡고 있어 경채양의 손재주가 그의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아이가 너무 어려 대상을 수상하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어요. 큰 상을 탄 경채가 너무 기특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앞서요. 제가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못했거든요. 처음에는 힘든 미용일을 하지 못하게 말렸는데 아이가 고집을 부리고 미용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대상까지 타는 걸 보니 제 딸이지만 너무 자랑스러워요.”
경채양은 대회를 앞두고 서울로 올라와 선생님과 함께 20여 일 동안 합숙을 하며 준비를 했다고 한다.
경채양의 미용 재능이 나타난 것은 돌 무렵부터. 미용업에 종사하던 엄마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마사지를 해준다며 할아버지 얼굴에 화장품을 발라놓았다고 한다.
그리고 또래 아이들이 인형이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도 경채양은 가위와 빗을 가지고 놀았다고. 세 살 무렵에는 마네킹에 씌워놓은 가발을 커트하면서 놀기도 했다고 한다.
“어렸을 때는 경채가 미용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어요. 단지 엄마가 하는 걸 보고 따라 하는 정도로만 생각했죠. 그런데 초등학교 4학년 되던 해 미용사 자격증 시험을 보겠다고 하는 거예요. 처음엔 설마 했는데, 아이가 한번 마음을 먹더니 스스로 알아서 자격증 공부도 알아보고 정말 열심히 하더군요.”

초등학교 5학년 때 국내 최연소 미용기능사 돼
최금선씨는 경채양이 미용사가 되겠다고 했을 때 몇 번이나 말렸다고 한다. 경채양이 평범하게 ‘현모양처’로 살아주기를 바란 것. 최씨는 당시 미용학원에서 진행했던 자신의 강의를 듣게 해준 것 이외에 아무것도 해준 게 없다고 말한다.
“엄마가 말리기는 했지만 저는 미용일을 무척 하고 싶었어요. 미용이 굉장히 친근하게 느껴졌고, 무엇보다도 제 적성에 맞는 것 같아서요.”
경채양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미용이론, 소독학, 공중보건학, 위생학 등 미용이론 시험에 합격한 후 바로 실기시험 준비에 들어갔다. 이때도 역시 엄마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는 없었다. 경채양은 엄마의 강의를 들으며 어깨너머로 기술을 익혔는데 두 번째 도전 만에 실기시험에 합격했고, 국내 최연소 미용기능사가 됐다.

국제미용대회에서 대상 수상한 여중생 미용사 김경채

어려서부터 미용에 남다른 소질을 보인 김경채양은 일본 도쿄미용학원에서 후원하는 1년 전액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일본 유학을 앞두고 있다.


“아이가 너무 어린 나이에 미용에만 매달리는 것 같아 걱정을 많이 했어요. 초등학교 때는 공부를 잘했는데 미용사 시험 준비를 하다보니 성적도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미용기능사 시험에 줄줄이 합격하니까 아이의 열의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었어요. 사실 미용 관련 자격증 시험이 아이들에게는 쉽지 않아요. 레자커트, 마블링 등 용어부터 매우 어렵거든요.”
미용사 자격증을 획득한 경채양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 월드 미용대회’에서 마네킹 커트 부문에 출전해 최우수상을 받으며 기량을 뽐냈고, 발관리지도자, 메이크업 아티스트, 네일아트, 분장사 자격증을 차례로 취득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다져갔다. 경채양이 딴 모든 자격증에는 ‘국내 최연소’ 라는 수식어가 항상 붙었다.
경채양의 열정과 실력이 보통이 아니다보니 엄마 역시 마음을 바꾸고 경채의 적극적인 후원자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경채가 자격증 시험 준비를 위해 밤새워 공부할 때면 엄마도 옆에서 함께 있어주었고, 엄마보다 더 좋은 선생님을 찾아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신경 써줬다고 한다.
엄마 최금선씨는 경채양에게 미용뿐 아니라 다방면에 지식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용 역시 사회 경제적 흐름을 민감하게 반영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사회 전체를 바라보는 눈이 없으면 미용 분야의 진정한 일인자가 될 수 없다는 것. 경채양은 어린 나이지만 엄마의 이런 뜻을 잘 받아들여, 미용 공부만큼이나 학교 공부 또한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한다.
국제미용대회에서 대상 수상한 여중생 미용사 김경채

경채양은 미용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면서 자연스레 지적인 욕구도 늘고 있다고. 특히 일본 미용책을 많이 접하면서 3년 전부터 일어 공부도 시작 했다. 일어를 알면 원서를 보고 공부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2004 뷰티 아시아포럼 한국대회’의 부상으로 일본 도쿄미용학원에서 1년간 전액 장학생으로 공부할 수 있는 특전을 받아 그간의 준비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이번 대회 부상이 일본 유학이라는 것을 알고 도전했어요. 부모님 도움 없이 꼭 제 힘으로 일본 유학을 하고 싶었거든요. 일본 유학을 마치고 나면 유럽에 가서 더 많은 걸 배우고 싶어요.”
일본 유학은 중학교 과정을 마친 후 갈 생각이라고 한다. 미용 공부를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경채양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용 명장이 되는 게 꿈. 한 가지 목표를 이루면 곧바로 다음 목표를 세운다는 경채양은 14세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국제 무대 진출을 위해 무서운 속도로 달려 나가고 있다.

여성동아 2004년 10월 4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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