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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밝힌 장수 비결

“생활습관 바꾸면 치매 걸리지 않고 1백 세까지 살 수 있어요”

■ 기획·구미화 기자 ■ 글·선승희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4.10.06 15:03:00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 최대의 소망인 무병장수.
최근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세계적인 장수 마을로 손꼽히는 일본 오키나와를 중심으로 1백 세가 넘도록 건강하게 살아가는 노인들을 연구한 결과를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60세 이후 적어도 25년간의 건강한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장수 비밀을 공개한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밝힌 장수 비결

미시사주간지 ‘타임’이 지난 8월30일자 발간호에서 1백 세가 넘도록 건강하게 살아가는 노인들의 장수 비결을 소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장수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보스턴대 토머스 펄스 박사 등의 연구결과를 종합해 무병장수의 비밀을 밝혀낸 것.
‘타임’에 소개된 바에 따르면 장수를 좌우하는 요인은 크게 유전자와 생활습관 두 가지다. 그 중에서도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생활습관. 이 사실은 98년 스웨덴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는데 이들은 동일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만 태어나자마자 헤어져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일란성 쌍둥이들을 연구한 결과 거의 비슷한 나이에 사망한 쌍둥이는 20~ 30%에 불과했다고 한다. 나머지 70~ 80%는 식생활, 주거환경, 스트레스 등 생활습관의 영향을 받아 사망시기가 다르게 나타난 것.
청결한 생활을 유난히 강조하는 미국 유타주의 ‘제7안식일 재림파’에 대한 연구 결과는 건강한 생활습관이 장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유전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알코올과 카페인, 담배 등을 피한 이 종파 신도들의 수명은 미국인 평균 수명보다 8년이나 더 길었다.
세계적인 장수 마을로 손꼽히는 일본 오키나와 주민들의 전통적인 생활방식은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 만하다. 오키나와는 전체 인구 1백30만 명 중 6백 명이 1백 세가 넘은 사람들로, 이들 중 대부분은 신분증의 생년월일을 확인해야 실제 나이를 알 수 있을 만큼 젊어 보인다. 오키나와 모토부에 사는 1백3세의 세이류 도구치씨는 7년 전, 부인 가메씨가 93세로 숨진 이후 혼자서 모든 집안일을 해왔다. 매일 아침 6시면 일어나는 그는 라디오 방송에 맞춰 스트레칭 운동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잡곡밥과 된장국에 야채를 곁들인 아침식사를 하고는 텃밭에 나가 잡초를 뽑는다. 점심식사를 한 후에는 한 시간 정도 낮잠을 자고, 밭에 나가 다시 두 시간 정도 일한다. 저녁시간에는 전통 현악기 연주를 즐기고 지난 10년간 매일 해 온 일기 쓰기로 일과를 마무리하는데 자기 전에 알로에, 마늘 등으로 만든 술을 한 잔 마시기도 한다. 하루 종일 육체적, 정신적으로 쉼 없이 움직이는 그는 “내 머릿속에는 내일 하고 싶은 일들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한다.
76년부터 오키나와 장수족들의 특성을 연구해온 미 국립건강연구소와 일본 후생성의 과학자들은 도구치씨의 일상이 오키나와 장수 노인들의 전형적인 생활습관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1백 세를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육체와 정신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
오키나와 주민들의 장수 비결은 그들의 식탁에서도 발견된다. 오키나와의 장수 노인들은 대개 지방과 염분은 적게 섭취하고 중풍, 심장병, 암 등을 막아주는 노화방지 물질과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 야채를 즐겨 먹는다.
콩 또한 오키나와 사람들의 장수 비결 중 하나다. 이곳 사람들은 하루에 60~ 120g의 콩을 섭취하는데 이는 일본인의 평균 콩 섭취량인 30~50g보다도 많은 것으로 중국인들이 평균 10g, 미국인들이 사실상 0g을 섭취하는 것과 비교해 월등히 많은 양이다. 이에 과학자들은 오키나와의 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미국보다 훨씬 낮은 이유를 콩에 함유된 플라보노이드에서 찾는다. 플라보노이드는 낮은 암 발생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노화방지 물질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밝힌 장수 비결

1백 세 이상 장수하는 노인들의 공통점은 육체적,정신적으로 많이 움직이고 과일과 야채, 특히 콩을


오키나와 주민들이 ‘무엇을 먹느냐’만큼이나 ‘얼마나 먹는가’도 장수와 관련된 중요한 문제다. 이들은 ‘하라 하치 부(전체 10 중에서 8이란 뜻)’라고 알려진 식습관을 유지한다. 다시 말해 그들은 80% 정도 배부를 때까지만 먹는 소식을 하는 것. 미국 남성들의 평균 일일 섭취량이 2,500kcal가 넘는 데 비해 오키나와 사람들은 1,800kcal 이하를 섭취한다.
알츠하이머 등의 치매 발생률에서도 오키나와는 미국이나 유럽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오키나와 노인들이 뇌를 보호하는 기능이 있는 비타민 E를 풍부하게 섭취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나이 들어서까지 정신적으로 기민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 또한 그들이 치매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장수하는 비결이다. 오키나와에서 나이 많은 노인들은 조상들과 젊은 세대를 이어주는 신성한 수호자로 가족 제단을 돌보고, 조상들을 기리는 축제를 조직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때문에 오키나와 노인들은 자살과 우울증 비율이 높은 서구 사회의 노인들과 달리 삶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오키나와 사람들의 장수 요인이 생활습관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은 외지에서 살고 있는 오키나와 사람들의 수명을 조사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오키나와를 떠나서 새로운 곳의 식단과 문화적 행동을 습득한 사람들은 오키나와에서만 생활한 사람들에 비해 수명이 짧고 암과 심장마비 발생률이 급상승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오키나와에 살지만 미국식 생활양식을 따르는 젊은이들의 수명 역시 전통적 생활양식을 지켜온 그곳 사람들에 비해 줄어들고 있음이 드러났다.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고, 교통 체증에 화를 내고,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일 외에는 특별한 운동을 하지 않는 현대인들은 의학과 과학이 힘들여 늘려놓은 수명을 조금씩 도로 까먹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20세기 초 사람들은 먼 길을 걸어다녔고, 밭을 갈았으며, 직접 재배한 음식을 먹었다. 한 세기를 넘기며 장수한 노인들의 생활습관 역시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의학적 기적이 일어나지 않고도 22세기까지 살기를 원한다면 자연과 더불어 사는 장수 노인들이 주는 체험적 교훈을 새겨야 할 것이다.


여성동아 2004년 10월 4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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