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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으로 떠나는 가을 여행

드라마 ‘겨울연가’의 감동이 살아있는 ‘동화나라’

■ 기획·김유림 기자 ■ 글·조득진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4.10.06 14:05:00

사계절 모두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지만 특히 가을이면 더욱 고운 빛을 띠는 남이섬. 푸른 메타세콰이어 숲과, 노랗게 물들어가는 은행나무가 하모니를 이루는 이 곳은 몇 년 전부터 가족을 위한 ‘동화나라’로 변신 중이다. 다양한 볼거리와 휴식처, 드라마 ‘겨울연가’의 감동이 있는 남이섬으로 가을여행을 떠나보자.
남이섬으로 떠나는 가을 여행

지난 7월 한류열풍의 주인공 최지우가 일본 총리관저를 방문했을 때 고이즈미 총리는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였던 남이섬에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남이섬은 요즘 일본인들이 한국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으로 꼽는 관광지.
가을이면 더욱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남이섬은 남이장군의 묘가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청평댐이 만들어지면서 육지에서 섬으로 바뀌었고, 70~80년대에는 대학생들의 MT장소와 강변가요제 개최지로 인기를 얻었다. 남이섬은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먹고 마시고 노는 ‘떠들썩한’ 유원지에 불과했는데 지난 2001년 그래픽디자이너 겸 동화작가인 강우현씨가 사장으로 영입되면서 하루 평균 3천 명, 연평균 1백만 명 이상이 찾아오는 관광명소로 대변신을 했다.
강우현 사장은 과거 술판이 벌어지고 확성기 소음이 귀를 울리던 ‘작태’를 뿌리 뽑고 대신 사진작가·화가·조각가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을 남이섬으로 초청해 그들의 흔적을 남기게 했다. 또 아무 곳에나 방치돼 있던 나무토막, 벽돌 하나하나를 작품으로 되살려내 볼거리로 만들었고, 자연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어린이를 위한 ‘안데르센홀’과 ‘유니세프홀’, 사철 전시회가 열리는 ‘갤러리 레종’ 등의 문화 공간을 마련했다. 게다가 다 쓰러져가던 옛집을 개조해 하룻밤 쉬어갈 수 있는 잠자리도 준비했다. 한마디로 ‘술 냄새 나고 소란스러운 유원지’를 ‘자연과 문화가 살아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게다가 지난 2002년 이곳을 배경으로 촬영했던 드라마 ‘겨울연가’가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권에서 높은 인기를 얻으면서 외국 관광객들의 방문이 늘고 있다.

동화 속 나라로 초대하는 안데르센홀, 유니세프홀
남이섬으로 떠나는 가을 여행

가평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채 10분이 되지 않아 남이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이 바로 약 400m에 이르는 잣나무 숲길이다. 섬 중앙을 길게 가로지르는 이 길을 지나면 약 100m 가량의 은행나무 숲길이 이어지고, 그 길에 접어들기 전 오른편으로 꺾어지면 유명한 메타세콰이어 숲길이 나타난다. 가을이면 이 세 갈래의 길이 각각 다른 색깔 옷을 입고 관광객을 유혹한다. 특히 은행나무 길은 노랗게 퇴색한 잎사귀들이 사진촬영 하기에 훌륭한 배경이 되어준다. 메타세콰이어 숲길은 드라마 ‘겨울연가’로 유명해졌는데, 우람하게 하늘로 치솟은 나무들은 시원한 그늘과 함께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남이섬을 알차게 둘러보기 위해서는 자전거를 빌려 타는 것이 좋다. 1인용 자전거는 한 시간 5천원, 부모와 아이가 함께 탈 수 있는 쌍쌍자전거는 1만원이다. 최근에는 모터가 달린 스쿠터식 자전거도 생겼는데 대여료는 1시간에 1만원. 강변 산책로를 따라 나있는 굴참나무 숲과 갈대밭, 강변에 지어진 형형색색의 방갈로들은 뒤편 시원한 호수를 배경으로 해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가족들이 함께 둘러볼 만한 곳으로는 ‘안데르센홀’과 ‘유니세프홀’, ‘그때 그 시절’과 ‘타조농장’ 등이 있다. ‘안데르센홀’은 지난해 6월4일 한스 크리스찬 안데르센 탄생 2백주년 기념행사의 하나인 ‘안데르센 동화와 원화전’을 계기로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만든 다목적홀. 지금까지 ‘안데르센 동화와 원화전’ ‘국제 안데르센 수상자들-작가와 작품전’ ‘헤르만헤세 수채화 원화전’ ‘2004 그림책 일러스트 대축제’가 열렸으며 10월엔 한 유명 작가의 작품을 무작위로 선별한 ‘20만분의 2백’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곳은 깔끔한 고급 화랑을 연상시키고 전시 내용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으로 가득하다. 관람료 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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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동화 속 통나무집을 연상케 하는 외관이 눈길을 끄는 ‘유니세프홀’도 아이들에게 유익한 공간이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한국위원회가 로또공익재단으로부터 재정적 도움을 받아 올해 5월 세운 것으로, 첫 기념전시회인 ‘꿈꾸는 나비’가 올 연말까지 열린다. 관람료는 1천원으로 전액 유니세프 후원금으로 사용된다. 60~70년대의 추억이 되살아나는 상설전시관 ‘그때 그 시절’도 인기 있는 장소. 당시 생활도구뿐 아니라 교과서, ‘쫀드기’나 ‘달고나’ 등 어린 시절 즐겨먹었던 군것질거리를 한자리에 모아놓았다. 이밖에도 각종 전통예술작품 전시회가 열리는 ‘갤러리 레종’(www.iraison.com)과 동물 중 사람들을 가장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타조들이 맘껏 뛰어다니는 ‘타조농장’도 볼 만하다.

동물들이 마음대로 뛰어노는 살아있는 자연학습장
남이섬에는 모든 동물들이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방사되고 있다. 나무와 잔디에 농약을 쓰지 않아 벌레가 많이 생기자 자연스럽게 새가 몰려들었고 벌레와 새의 배설물에서 영양을 받아 이름모를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푸른 잔디 위에서 뛰노는 토끼와 청설모는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고, 캐나다에서 수입해온 타조는 사진 찍느라 정신없는 사람들 뒤에서 어깨를 툭툭 치며 장난을 걸기도 한다. 아이들도 동물들과 금세 친구가 되어 먹이를 주면서 즐거워한다.
이처럼 남이섬의 가장 큰 매력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예술적 감각과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각박한 도시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도 바로 이런 자연스러움 때문일 것이다. 일부 숙박시설에는 TV도 없고, 후미진 곳에선 휴대전화도 사용할 수 없다. 보름달이 떠오르는 날을 전후한 며칠은 전깃불이 없는 공간이 마련되기도 한다. 관광객은 저마다 작은 작품들을 섬 곳곳에 만들어놓았다. 버려진 벽돌과 돌을 모아 군데군데 돌탑을 쌓아 놓았고, 나무 벽이며 이정표에는 ‘누구야, 사랑한다’ 식의 고백도 가득하다.
남이섬으로 떠나는 가을 여행

최근 남이섬을 찾는 외국 관광객의 숫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데 연간 1백만명의 방문객 중 20% 정도가 일본 대만 등 아시아권 관광객이라고 한다. 관광 팸플릿이나 이정표에는 우리말과 함께 영어, 일본어, 중국어가 나란히 쓰여 있다.
남이섬 강우현 사장과 ‘겨울연가’의 윤석호 PD가 의기투합해서 만든 카페 ‘연가’에는 수백명의 외국 관광객이 몰려들어 드라마 관련 기념품을 사고, 한쪽 벽면에 크게 걸린 드라마 포스터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요즘 일본에서 배용준이 최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10대에서 머리 희끗한 50대 주부까지 모두 ‘욘사마’를 부르며 포스터 앞에 길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남이섬은 자연이 선물한 빼어난 경치와 드라마가 만들어준 추억까지 더해져 운치 있는 관광명소로 다시 태어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영을 잘하면 10년을 먹고살 수 있지만, 예술가의 흔적을 남기면 1백년 이후도 가능하다”고 말하는 강우현 사장은 앞으로 이곳에 예술 분야를 더욱 도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남이섬은 달밤이 좋다. 별밤은 더욱 좋다. 그러나 새벽을 걷어 올리는 물안개만큼 남이섬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해내는 것도 없다. 가능하다면 이곳에서 하루 정도 숙박하면서 아침 일찍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감상해보는 것도 좋을 듯. 남이섬을 향해 달리는 경춘가도 또한 여행객을 설레게 만드는 드라이브코스다.
남이섬으로 떠나는 가을 여행

남이섬을 찾는 외국인관광객 숫자가 해마다 늘고 있는데 이는 드라마 ‘겨울연가’의 영향 때문이라고 한다.


남이섬으로 떠나는 가을 여행

남이섬은 과거 소란스러운 유원지에서 자연과 문화가 살아있는 테마공간으로 탈바꿈되었다.



찾아가는 길
서울→가평 선착장 46번 국도(경춘가도)를 이용하여 가평을 지나 SK경춘주유소 사거리에서 남이섬 이정표를 확인한 후 우회전, 75번 일반국도로 진입해 약 1km 정도 달린 후 다시 남이섬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하여 들어가면 가평 선착장.
가평 선착장→남이섬 선착장 남이섬으로 들어가는 배는 오전 7시반, 8시, 8시40분에 있으며 오전 9시 이후부터 오후 6시까지는 수시(10~20분 간격)로 운항한다. 오후 6시반 이후 9시반까지는 30분 간격으로 운항. 남이섬에서 나오는 마지막 배는 9시35분. 왕복 뱃삯을 포함한 입장료는 어른 5천원, 청소년 3천5백원, 어린이 2천5백원이며 가평 선착장 주차비는 하루 종일 4천원(숙박할 경우 추가요금은 없다).



주변 맛집
남이섬 안에는 남이아일랜드호텔 내의 ‘아일래나’, 분식을 선보이는 ‘밤나무식당’, 닭갈비가 유명한 ‘섬향기’, 옛날도시락과 차를 내놓는 ‘연가’, 안주거리가 좋은 ‘고목식당’, 훈제요리와 음료를 파는 ‘장군쉼터’ 등 모두 7개의 식당과 편의점 ‘섬마트’가 있다. 계절별로 대여섯 개의 식당이 운영되는데 그 중에서도 가족이 함께 즐길 만한 곳을 소개한다.
[섬향기] 잣나무길 따라 유니세프홀 맞은편에 있으며, 닭갈비 맛이 일품이다. 흔히 철판에 야채, 떡볶이 등을 양념하여 버무린 춘천식 닭갈비를 연상하지만 이곳에선 닭다리와 가슴살 등을 숯불화로 석쇠에 얹어 지글지글 굽는다. 닭갈비 2인분 1만6천원, 버섯전골 2인분 1만6천원, 산채비빔밥 7천원. 문의 031-581-2189
[밤나무식당] 자전거대여소 뒤편에 자리하고 있으며 움막김치를 얼큰하게 끓인 김치국밥, 양이 많은 후뚜루말이 김밥 등이 인기 메뉴다. 우동 3천원, 김치라면 2천5백원, 김밥 2천원, 주문도시락 4천원, 가마솥 김치국밥 3천원. 문의 031-581-2191
[고목식당] 선착장에서 잣나무 길목으로 들어서면 처음으로 만나는 식당으로, 막국수 등 계절국수류와 부침개, 매운탕 등 술안주가 주 메뉴다. 통유리로 되어있어 실내 인테리어도 깨끗하고, 잔디밭이 보이는 야외 테이블도 전망이 좋다. 아이들은 국수나 빈대떡을 먹고 어른들은 파전이나 해물전에 가볍게 막걸리 한 잔 하기 좋은 곳. 비빔밥 6천원, 막국수 5천원, 쟁반국수 1만2천원, 도토리묵 7천원, 녹두빈대떡 8천원, 해물전 1만원, 매운탕 3만5천원. 문의 031-582-4443

숙박
남이섬 안에는 호텔 외에도 방갈로, 황토방 등 다양한 형태의 숙박시설이 있다. 이른 아침, 강에서 피어오르는 환상적인 물안개는 숙박을 할 경우에만 감상할 수 있다. 바비큐 파티 시 추가요금 3만원.
[남이아일랜드호텔] 79년에 지어진 호텔.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시 배용준·최지우가 묵었던 곳으로, 강변에서 가까워 아침산책 하기에 편리하다. 온돌 20실, 침대 20실이 있으며, 온돌방은 2인까지 추가 입실이 가능하다. 숙박료는 주말 5만5천원, 주중 4만5천원.
[콘도형 별장] 80년대 영화 ‘겨울 나그네’의 촬영장소로 유명한 곳. 강변 쪽 야외 테라스에서 석양을 보며 숯불고기구이 파티를 즐길 수 있다. 5인 기준 14평 원룸형이 주말 14만원, 주중 10만원. 8인 기준 20평 방 2개는 주말 18만원, 주중 14만원.
[오막별장] 건강에 좋은 황토방으로 꾸민 초가별장으로 문을 열면 바로 앞에 강이 보이고 뜰에는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황토화덕이 설치되어 있다. 단 실내 취사는 금지. 5인 기준 5평형이 주말 16만원, 주중 13만원. 6인 기준 6평형이 주말 20만원, 주중 16만원.

여성동아 2004년 10월 4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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