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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첫 프라이버시 인터뷰

2년간의 방황 끝내고 돌아온 구본승

“이소라와의 열애설, 결별설의 진상 & 좌절 딛고 연기자로서 다시 서기 까지…”

■ 글·김지영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 장소협찬·르네 ■ 의상협찬·리바이스 니퍼 제너럴아이디아 ■ 코디네이터·유효정

입력 2004.10.04 11:02:00

영화 ‘마법의 성’ 이후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구본승이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기존의 앳된 이미지를 벗고 한층 성숙해져 돌아온 그가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은 일과 사랑 & 숱한 소문을 뒤로한 채 조용히 홀로 지냈던 그간의 생활.
2년간의 방황 끝내고 돌아온 구본승

지난 2002년 영화 ‘마법의 성’을 끝으로 소리소문 없이 연예계에서 자취를 감춰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구본승(31). 그가 10월3일 방영하는 KBS ‘드라마시티-잔혹동화’로 오랜만에 연기 활동을 재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창한 초가을날 오후 전망 좋은 카페에서 만난 그는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서니 어깨가 무겁다”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무엇보다 주변에서 어떻게 봐주실까, 얼마나 만족할 만한 연기를 펼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첫 촬영 때는 무척 긴장됐는데 다행히 지금은 편해졌어요. 쉬는 동안 제 자신을 돌아보면서 연기자로서 부족했던 면이나 마음에 차지 않았던 부분들은 결국 뭔가를 해보려는 욕심 때문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이제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려고 해요.”
‘잔혹동화’는 어릴 적 아버지로 인해 상처받은 평범한 샐러리맨이 결혼 후 아버지와 같은 전철을 밟으면서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는 내용. 극중에서 그는 주인공 준호로 등장한다.
“쉬는 동안 종종 출연제의를 받았지만 하나같이 기존에 해왔던 캐릭터와 비슷해 고사를 했어요. 그런데 준호는 지금껏 해본 적이 없는 진중한 역할이라 욕심이 났죠.”
쉬는 동안 낚시에 푹 빠져 지내며 자신과 많은 대화 나눠
지난 94년 MBC 드라마 ‘종합병원’으로 데뷔해 스타덤에 오른 그는 줄곧 밝고 활달한 역할을 맡아 철부지 미소년 이미지가 강했던 게 사실. 하지만 실제 성격은 과묵하고 내성적이라고 털어놓는다.
“늘 조용한 건 아니고, 감정의 기복이 심한 편이에요. 모든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을 만큼요. 사실 전 준호 같은 인물을 오래전부터 연기해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어요.”
2남 중 둘째인 그는 극중 준호처럼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고 한다. 외모는 붕어빵이고, 행동과 습관까지 빼닮아 건망증이 심하고 엉뚱하다고. 특히 유년기에는 그의 호기심과 장난기 때문에 어머니가 청심환을 달고 살았을 정도라고 한다.
“심지어는 새 반찬을 놔두고 다른 가족이 먹다 남긴 반찬을 가져다 먹는 습관까지 빼닮아 어머니가 어이없어 하세요. 아버지도 저처럼 과묵하면서도 은근히 엉뚱하시죠. 어릴 적 가족끼리 바다낚시를 간 적이 있어요. 그날따라 물고기가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아 허탈한 심정으로 돌아오려는데 마침 방파제 위에 놓여 있는 팔뚝만한 숭어 한 마리가 보였어요. 그때 아버지가 주위를 둘러보시더니 주인 없는 고기 같다며 가져오셔서 깜짝 놀랐어요. 워낙 성품이 대쪽 같아서 평소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거든요. 횡재한 듯 기뻐하시던 아버지 표정이 얼마나 재미있던지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낚시광인 그의 아버지는 가족들을 데리고 자주 낚시를 다녔는데 그때는 아이들의 담임선생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결석이나 조퇴를 시켰다고 한다. 공부보다 인성을 중요시한 아버지는 그가 형처럼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 아니었음에도 성적 문제로 한 번도 혼낸 적이 없다고. 대신 “자기 인생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니 뭐든 네가 알아서 하라”며 매사 자율적인 생활을 강조했다고 한다. 그는 그런 아버지가 무척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제가 쉬는 동안 그냥 묵묵히 지켜봐주셨어요. 저희 집은 화목하다는 단어로는 부족할 만큼 가족간의 유대가 끈끈해요. 전에는 아버지가 저희를 데리고 낚시를 다녔는데 이제는 저희가 아버지를 모시고 가죠(웃음).”

2년간의 방황 끝내고 돌아온 구본승

데뷔 후 줄곧 연기자 겸 가수로 활발히 활동했던 그가 2년이라는 긴 공백기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 때문에 연예계에서는 그가 영화 ‘마법의 성’ 개봉 이후 자취를 감추자 많은 말들이 나돌았다. 그는 스크린 데뷔작 ‘마법의 성’의 흥행 실패로 힘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은퇴를 결심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인기가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허전했지만 연예계 생활에 대해 회의를 느끼거나 연예인이 된 걸 후회해본 적은 없어요. 다행히 저에게는 낚시라는 좋은 친구가 있어 허전함을 달랠 수 있었어요. 쉬는 동안 이곳저곳 낚시하러 다니면서 평생 낚시꾼으로 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죠.”
쉬는 동안 그는 많은 시간을 춘천에서 보냈다. 춘천에는 댐과 고탄리, 신포리 등 좋은 하천이 많아 낚시하기에 그만이라고 한다.
“한 1년 동안은 사람들도 만나지 않고 낚시에 푹 빠져 살았는데, 그때 저 자신과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일에 대한 생각보다는 사랑과 인생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했죠. 제 자신을 돌아보면서 그동안 제게 도움을 준 사람들을 잘 챙기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리기도 했고요. 일할 때는 정서적으로 피폐했는데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면서 욕심도 버리게 되고, 마음도 편해졌어요.”
지난 2년 동안 힘든 시간을 보낸 그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사람이 누구냐”고 묻자 바로 자신이라고 했다. 연예 활동을 하는 내내 고민이 있어도 혼자서 삭이고 문제를 해결해온 그는 이번에도 가족들에게조차 속내를 내보이지 않았다.
“연예인은 외로운 직업이에요. 문제가 생겨도 혼자 이겨내고 극복해야 하거든요. 저 역시 마음을 다잡는 것이 힘들었지만 덕분에 한층 단단하고 성숙해질 수 있었어요.”
인간관계에서 신의와 의리를 중시하는 그는 사람들에게 쉽게 마음을 주지 않지만 한번 사귀면 오래간다. 그래서 그의 주변에는 10년 이상 친분을 이어온 지인들이 많다. 연예계 동료로는 정우성이 대표적인 인물. 두 사람은 94년 같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연예관계자의 눈에 띄어 함께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았는데 지금까지 변함없는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우성이와 만나면 심각한 얘기는 잘 안 해요. 친한 친구끼리는 원래 장난스럽게 말하잖아요. 가끔 진지한 얘기를 할 때도 저희는 심각하지 않게 받아넘기죠. 저는 우성이가 고민을 털어놓으면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해요. 우성이 역시 제가 오래 쉬는 걸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너 하고 싶으면 하고, 싫으면 하지 말라’고 말해주더군요. 그렇게 언제든 부담 없이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친구가 있어서 좋아요.”
그는 쉬는 동안 자신과 열애설이 나돌았던 이소라도 “오래된 친구들 가운데 한 명”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지난 98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 함께 출연하며 알게 됐고, 이후 친구가 됐다고 한다.

아래위로 열 살까지는 친구로 지내 이소라는 화통하고 쿨한 친구
“이소라씨와는 친구 사이일 뿐인데 그동안 열애니, 결별이니 하는 기사가 보도돼 어이가 없었어요. 하지만 그럴 때 억울하다, 아니다 하고 반응을 보이면 자꾸 말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죠. 그래서 일부러 전화도 안 받고 가만 있었어요.”
연예계에는 소문으로 인해 연인이나 친구 사이가 멀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두 사람은 요즘도 변함없이 전화로 안부를 주고받으며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다고 한다.

2년간의 방황 끝내고 돌아온 구본승

“저도 소문에 신경 쓰지 않지만 이소라씨가 저보다 더 담담하게 받아들이더라고요. 굉장히 화통하고 쿨한 성격이거든요. 누가 연애하냐고 물어보면 ‘내 나이가 몇 살인데 누굴 사귀든 무슨 상관이냐’는 식으로 대담하게 넘기는 친구예요. 저 역시 어떤 여자와 교제하면서 아니라고 하지 않아요. 어떤 여자 하고 연애하는 것 맞냐고 물으면 ‘남자랑 연애하는 것보다 낫잖아요’ 하고 웃으며 넘기고요. 연예계는 정말 말 많은 곳이에요. 얼마 전에는 제가 쉬는 동안 무병을 앓았다는 얘기가 돌았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사실 가십거리로 사귄다, 열애한다 정도로 나가는 건 웃어넘길 수 있어요. 하지만 결혼 얘기만큼은 신중하게 다뤄주었으면 해요.”
살면서 그는 꿈이 수차례 바뀌었다. 흙장난 좋아하던 꼬마 때는 어부를, 추리소설에 심취했던 초등학생 때는 셜록 홈스 같은 사립탐정을, 머리가 조금 더 컸을 때는 FBI 요원을, 고교시절에는 재즈와 프로그레시브 록음악에 심취해 영화음악 작곡가를 꿈꿨다고 한다.
“연기자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영화음악을 만드는 사람이 됐을 거예요. 어릴 때부터 음악을 참 많이 듣고 좋아했거든요. 초등학교 때는 조용필 선배님을 무척 좋아했어요. ‘가요톱10’에서 조용필 선배님이 나와 ‘비련’을 부르면 감동의 눈물을 흘렸을 정도로요. 원래 활달하던 성격도 음악에 빠지면서 내성적으로 바뀌었죠. 그래서 중고등학교 때는 말도 없고 눈에도 잘 띄지 않는 학생이었어요.”
초등학교 때는 리코더, 고등학교 때는 플루트를 배우며 음악적인 재능을 키워 나간 그는 비록 영화음악 작곡가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가수로 활동하며 자신의 앨범을 통해 작곡 실력을 간간이 보여주었다.
사실 구본승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몸짱인데, 탄탄하던 근육이 온데간데 없어졌다. 전에는 피트니스 클럽에서 근력 운동을 많이 했는데 1년 가까이 골프에 치중했더니 자연스럽게 근육이 빠졌다고 한다.
“골프를 치다보면 성격이 나오는데 저는 욕심이 너무 많아요. 뭐든 완벽하게 잘하려고 하다보니 저 자신을 피곤하게 만들죠.”
그가 자신의 습성 중에 가장 걱정되는 점은 돈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 ‘오늘 하루 잘 먹고 쓰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그는 돈이 있으면 있는 대로 쓴다고 한다. 대신 한번 무얼 사주면 계속 바라기 때문에 여자들한테는 인색한 편이라고.
그럼에도 그의 주변에는 여자친구가 많다. 여자들이 그를 편하게 생각해 동성친구처럼 허물없이 지낸다고 한다.
“저는 아래위로 열 살까지는 친구로 지내요. 일로 만난 후배와는 친구가 되기 힘들지만요. 나이 들었다고 무게를 잡으면 아무도 다가가지 않아요. 저는 그렇게 어렵고 불편한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아요. 어린 사람들에게도 편한 친구 같은 형이고, 오빠이고 싶어요. 그렇다고 늘 편하게만 받아주지는 않아요. 남들은 차마 못하는 쓴소리도 직선적으로 하는 편이에요.”

함께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밝은 여자가 좋지만 아직은 가정을 꾸려야 한다는 절실함 없어
그가 처음으로 이성친구를 사귄 건 고등학교 때. 진짜 첫사랑은 연예계에 데뷔한 후 22세 때 했다고 한다. 흔히 남자들은 첫사랑을 못 잊는다는 말을 하는데, 그는 특이하게도 “헤어진 후 지금까지 첫사랑에 대한 아쉬움이나 그리움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했다.
“저는 누구를 사귀면 그 사람에게만 충실하고, 결혼할 상대로 생각하며 만나요. 사랑하면 당연히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사랑하지도 않는데 조건이나 외부 압력에 의해 결혼한다는 것은 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에요.”



2년간의 방황 끝내고 돌아온 구본승

앞으로는 이전의 신세대 이미지를 벗고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구본승.


그의 이상형은 함께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밝고 잘 웃는 여자. 그래서 그는 여자를 만날 때 가장 먼저 분위기를 본다고 한다. 거기다 미모까지 겸비하면 금상첨화라고.
“저는 가만있으면 외로워 보인다는 말을 들을 만큼 어두운 구석이 많아요. 그런 제가 갖고 있지 못한 면들을 채워줄 수 있는 여자가 좋아요. 그렇다고 여자한테 기대지는 않아요. 저에게 모성본능을 느끼는 여자보다는 제가 감싸주고 보호해주고 싶은 느낌이 드는 여자를 좋아하거든요.”
어느덧 그의 나이도 서른하나. 하지만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사랑도, 막연한 결혼 계획도 없다”고 한다. 아직은 가정을 꾸려야겠다는 절실함이나 좋은 남편이 될 자신이 없다고.
“저는 여자친구가 있어도 여자친구와 함께 있는 것보다 혼자 낚시 다니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누구나 짝이 있고 짝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여자친구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는 걸 보면 제 자신이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 제 습성을 바꿔놓을 수 있는 여자가 나타나면 결혼할 것 같아요. 그때까지 기다릴 거예요.”
하지만 상대가 결혼을 거부한다면 어떻게 하겠냐고 했더니 대뜸 “히딩크 못지않은 능력을 보여주겠다”며 장난스레 웃었다. 해맑은 미소를 띤 그에게 10년 후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할 것 같냐고 물으니 “주름살은 늘어나겠지만 생각은 지금과 비슷할 것 같다”고 말한다.
“원래 소리 없이 움직이는 걸 좋아해서 무슨 일을 하든 조용히 사고치고 다닐 것 같아요(웃음). 저는 평소 나이를 의식하지 않아요. 지금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20년 동안은 매사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할 거예요.”
짧지 않은 방황을 끝내고 돌아와 조심스럽게 연예계 생활 제 2막을 연 그는 “할리우드 배우 조니 뎁이나 설경구처럼 자연스럽고 깊이 있는 연기를 추구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앞으로는 이전의 신세대 이미지를 벗고 연기자로서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여성동아 2004년 10월 4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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