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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 보루네오 대표 한순현

“유화를 그리듯 느낌 있는 명품 가구 만들고 싶어요”

■ 기획·이한경 기자 ■ 글·김이연 ■ 사진·조영철 기자 ■ 장소협찬·인사갤러리

입력 2004.09.10 15:02:00

대중에게 사랑받으면서도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듯 자신만의 감성과 느낌을 담은 명품 가구를 만들고 싶다는 BIF 보루네오의 한순현 대표. 그를 만나 그림과 가구에 대한 그의 철학을 들어보았다.
BIF 보루네오 대표 한순현

BIF보루네오 한순현 대표(54). 그의 집을 찾는 이들은 누구나 두 번 깜짝 놀란다고 한다. 한 번은 집 구석구석까지 빼곡하게 들어찬 그림들을 보며 놀라고 또 한 번은 그 그림들에 하나같이 ‘한순현’이라는 이름이 씌어 있어 놀란다고. 알고 보니 그의 취미는 그림 그리기. 그는 올해로 15년째 그림을 그려오고 있을 정도로 미술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벡셀, P&G 같은 큰 회사의 CEO로 재임하면서 꾸준히 그림을 그려오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도 그는 동호회 사람들과 함께 두 번의 전시회를 열었을 정도로 녹록지 않은 실력을 가지고 있다.
그가 그림과 인연을 맺은 것은 15년 전 직장 상사의 권유 때문이었다. 당시에도 그림을 좋아해서 전시회 등을 자주 찾았는데 그 모습을 보고 상사가 “그림 감상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자질도 있다”면서 손수 물감을 사주고 화실에 데려가 한 달 수강 신청을 해준 것.
그 뒤로 그는 시간의 여유가 있을 때는 일주일에 한두 번, 바쁠 때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화실을 찾았다고 한다. 그림 그리기에 시간을 투자할 만큼 한가한 적이 없으면서도 줄곧 손에서 붓을 놓지 않았던 것은 그만큼 그림이 삶에 큰 위안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그림을 놓치고 나면 제 인생이 온통 일뿐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포기할 수가 없었어요. 나이가 더 들어 은퇴를 하면 그림만 실컷 그려야겠다는 욕심으로 꾸준히 그렸지요.”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해냈을 때의 희열, 그림을 그리는 순간 비즈니스에 대한 생각도 떨쳐버릴 만큼 몰두하는 자신이 좋아서 그림을 그리게 된다는 한순현 대표. 그는 지금은 구상화를 주로 그리고 있지만 앞으로는 사물을 통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비구상화를 그리고 싶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가구 역시 저에게는 커다란 캔버스와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 특히 여자들이 공감하는 어떤 느낌들을 가구를 통해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가구와 인테리어 역시 생활 속에서 그릴 수 있는 하나의 그림이 아닐까요?”
홈 인테리어에도 관심이 많아서 집안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 편이라는 그는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인테리어에도 자신의 의견을 적극 개진했다고 한다.
그의 집은 모던한 가구와 그림들을 기본으로 한 뒤 한두 가지의 앤티크 가구로 무게감을 주었는데 가구와 소품 모두 아내와 상의해서 결정한 뒤 구입했다고.
“그런 점에서 BIF 보루네오 CEO 제의를 받았을 때, 이게 내가 마지막으로 열정을 쏟을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구는 그 자체가 소비자, 즉 여성의 감각과 감성에 어필하는 예술적인 상품이고 가구를 포함한 공간의 재창조는 너무나 해보고 싶었던 일이니까요.”

시간이 날 때마다 그림을 그리고 전시회 찾으며 영감 얻어
그는 평면적인 그림에서 입체적인 가구로 관심이 넓어지면서 사물이 갖는 분위기와 인테리어적인 측면, 그리고 실용성까지 고려해 종합적인 미를 추구하는 ‘가구’에 대한 애정이 새록새록 깊어진다고 한다. 가구들을 볼 때마다 예술작품을 대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직원들과 전시회를 찾고, 평면적인 그림뿐 아니라 설치미술이나 조각작품에까지 관심영역을 넓혀 가구에도 예술작품과 같은 분위기와 느낌을 불어넣고 싶다는 그는 올 가을, ‘가구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보자는 의미에서 ‘가구 재해석전’이라는 특이한 전시회를 계획하고 있다.

BIF 보루네오 대표 한순현

15년 전부터 그림을 그려온 한순현 대표는 그동안 동호회 회원들과 두번의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가구이지만 가구가 아닌 가구. 우리가 생각하는 가구의 틀을 벗어버리고 자유로운 사고로 가구를 만들어보면 좀더 새로운 컨셉트의 가구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순현 대표는 “전시회를 기점으로 BIF가 가진 ‘전통적이고 믿을 만한 가구 회사’라는 탄탄한 기반 위에 트렌드에 부합하는 새로운 시각의 예술적인 작업을 더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다.
미술을 가구로 표현해보고 싶다는 열정을 가진 그에게 가장 큰 숙제는 역시 ‘여성’과 ‘여성의 심리’다. P&G에서 수많은 여성용품에 둘러싸여 있다가 이제는 여자의 감각과 자존심을 나타내는 가구 회사의 대표 자리를 맡고 있지만 지금도 여성의 감성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에게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고 한다.
“여자의 심리는 참으로 미묘합니다. 유행을 따라가면서도 누군가와 똑같아지는 것은 싫어하지요. 한마디로 풀리지 않는 실타래 같아요. 하지만 한편 생각하면 여자는 그 자체로서 크리에이티브의 주체이며, 자신을 포함한 주변 공간을 모두가 인정하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만들어가고 싶어하는 욕구를 가진 존재예요.”
그래서 그는 많은 여성들이 매력을 느끼면서도 차별화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대중 명품 가구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 명품이라는 이름을 붙여 터무니없는 가격을 붙이겠다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감각 있는 명품 가구와 인테리어를 서비스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제 저의 다음 작품은 BIF 보루네오의 가구입니다. 모든 사람들의 감성에 부합하면서도 나만의 감각과 감성을 담은 가구를 만들고 싶어요.”
BIF 보루네오를 단순히 가구를 파는 회사가 아닌 ‘토털 하우징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키우고 싶다는 한순현 대표. 그래서 그는 오늘도 느낌이 있는 대중 명품 가구를 만들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전시회를 찾으면서 영감을 얻고, 붓과 캔버스 대신 나무를 가지고 고민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여성동아 2004년 9월 4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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