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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부동산재테크 특집|타워팰리스 입성기

8백50만원짜리 아파트에서 시작해 20억원대 타워팰리스 입주한 유효남 주부

“값 오르는 집 사는 것보다 종자돈 잘 모으는 지혜가 더 중요해요”

■ 기획·최호열 기자 ■ 글·김주영‘자유기고가’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4.09.02 11:57:00

평범한 직장에 다니는 남편의 월급을 모아 우리나라 최고급 아파트로 통하는 타워팰리스에 입주한 유효남 주부. 성실하게 노력하면 누구나 부자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준 그가 들려준 10평짜리 아파트에서 시작해 69평 아파트로 늘리기까지의 남다른 노하우.
8백50만원짜리 아파트에서 시작해 20억원대 타워팰리스 입주한 유효남 주부

우리나라 최고급 아파트로 통하는 타워팰리스.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사람들은 흔히 대기업 임원,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 같은 억대 연봉의 최상류 계층만 살 것이라고 생각한다. 왠만한 중산층은 꿈꾸지 못하는 별천지로 여겨지는 그곳에 입성한 평범한 부부가 있다. ‘월급쟁이 부부의 타워팰리스 입성기’라는 책을 펴내기도 한 유효남씨(47) 부부가 그 주인공. 더욱이 유씨는 전업주부로 살면서 직장인인 남편의 월급을 불려 타워팰리스에 입주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사람들이 ‘부모로부터 거액의 유산을 물려받았냐’ ‘주식투자로 큰돈을 벌었냐’ ‘거액의 복권에 당첨되었냐’는 말을 많이 해요. 월급쟁이가 어떻게 타워팰리스에 들어갈 수 있었냐는 궁금증이죠. 그럼 전 할 말이 없어요. 남들보다 더 절약하고 아낀 것밖에 없거든요.”
고등학교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다 80년, 23세의 나이에 결혼한 유씨는 신혼 초부터 재테크에 신경을 썼다. 결혼할 때도 예단 등 혼수비용을 줄여 모은 돈 8백50만원으로 내발산동에 10평형 아파트를 샀는가 하면,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 시집에서 신혼생활을 하며 수입의 70% 이상을 저축하는 억척스러움을 보였다. 그의 이런 저축정신은 자녀들이 고등학교를 다닐 때도 남편 월급의 50%를 저축하는 근면함으로 이어졌다.
“가진 것 없이 시작해서 더 굳게 마음먹은 것 같아요. 남들과 똑같이 쓰고 즐기면 남들보다 항상 가난할 수밖에 없잖아요. 당시 저의 즐거움은 통장의 돈이 나날이 늘어나는 걸 확인하는 거였어요.”
그는 이렇게 모은 돈을 좀더 효율적으로 굴리기 위해 금리, 주식 등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그가 내린 결론은 고위험 고수익 상품보다는 안전한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 주식보다는 채권에 투자했고, 예금을 할 때도 가장 이자율이 높은 상품이 무엇인지에 늘 관심을 가졌다.

자녀교육과 재테크 위해 강남 선택
내발산동의 아파트는 4년 뒤 팔 때 차익이 30만원밖에 나지 않았다.
그 뒤 전세를 살면서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내집을 가져야겠다는 필요성을 절감한 유씨는 88년 그동안 저축한 돈과 남편이 직장을 옮기며 받은 퇴직금을 탈탈 털어 영등포의 32평형 아파트를 6천만원에 샀다. 하지만 주거환경이 안 좋은데다 시집 어른들과 살림을 합치기 위해 90년에 7천5백만원을 주고 경기도 안산의 55평형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이때 영등포의 아파트를 2억원에 팔았으니 1억4천만원의 이익을 남긴 셈이다.
그러던 중, 그가 강남으로 이사할 것을 결심하게 되는 계기가 생겼다. 91년 어느 날, 과학고에 가장 많은 학생을 입학시킨 중학교가 대치동의 대청중학교라는 신문기사였다. 자식에게만큼은 남들보다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싶었던 그는 남편을 설득해 강남으로 이사하게 되었다. 물론 그가 강남으로 이사한 가장 큰 이유는 자녀교육이었지만, 재테크 측면도 적지 않았다.
“부자가 되려면 부자들의 습관과 행동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느 날 우연히 전국 증권회사 임원 주소록을 보게 되었는데 임원들 대부분이 강남에 살고 있더라고요. 그걸 보고 강남이 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는 실제 강남에 살면서 강남 주부들이 아이들 교육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재테크, 살림에도 열성적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또 단순히 살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의 경제, 운영을 책임지는 CEO였다고. 그런 모습을 보며 스스로를 많이 채찍질했다고 한다.

8백50만원짜리 아파트에서 시작해 20억원대 타워팰리스 입주한 유효남 주부

유씨는 타워팰리스에 입주한 후에도 치약을 잘라 끝까지 쓰는 등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다.


안산의 아파트는 1년 사이에 1억3천만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안산의 아파트를 팔아도 가용할 수 있는 돈이라곤 영등포 아파트를 팔고 남은 돈과 이자, 저축액 등을 합쳐 2억7천만원밖에 되지 않았다. 이 돈으로 대치동의 30평형대 아파트를 사려면 1억원 이상 대출을 받아야 했다. 결국 안산의 아파트를 전세 놓고 대치동 우성 1차 45평형 아파트를 1억5천만원에 전세로 들어갔다.
강남에서 전세로 산 지 5년이 지난 96년 유씨는 다시 내집마련에 도전했다. 당시 그의 총자산은 5억7천만원 정도였다. 92년 안산 아파트를 팔면서 생긴 1억3천만원으로 도곡동에 13평형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샀다가 1년만에 2천만원의 이익을 보고 판 후 그 돈을 은행저축상품과 채권 등으로 굴려 2억원 정도로 불어나 있었다. 여기에 전세금 1억5천만원, 남편의 퇴직금 중간결산으로 생긴 7천만원, 우리사주 주식을 팔아 생긴 돈 1억원, 그리고 5년 동안 저축한 돈 5천만원이 있었다. 처음엔 살고 있던 대치동 우성아파트 45평형을 살까 했지만 시세가 6억5천만원 가량 됐다. 차액인 8천만원을 대출하기엔 월급쟁이로서 이자를 감당하기가 부담스러웠다. 그는 강남 일대 아파트를 뒤지기 시작했다.
“당시 남편은 재건축을 염두에 두고 대치동 주공아파트와 반포 주공아파트를 염두에 두었어요. 그런데 제 생각엔 지금까지 살던 것보다 평수도 줄어드는데다 낡은 아파트라 살기가 불편하겠더라고요. 물론 재건축이 되면 값이 많이 오르겠지만 그렇다고 가족이 생활하는 데 불편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강남 일대를 뒤져 고른 것이 개포 우성 3차아파트였어요. 47평형 급매물이 나와 4억7천만원에 샀죠.”
타워팰리스를 사게 된 데는 이때 산 개포 우성 3차아파트의 역할이 컸다. 타워팰리스 중도금이 부담스러워 아파트를 팔까도 생각했지만 가지고 있으면 더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 타워팰리스에 입주할 때까지 가지고 있었던 것. 그는 올 봄 이 아파트를 9억7천만원에 팔았다.
8백50만원짜리 아파트에서 시작해 20억원대 타워팰리스 입주한 유효남 주부

그가 타워팰리스에 입성한 것은 우연이었다. 처음 분양 안내 엽서를 받았을 때만 해도 별 관심이 없었다. 분양가가 너무 비싼데다 당시 언론에서 사치를 조장한다는 비난기사가 줄을 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구를 따라 모델하우스를 둘러본 후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파레토의 ‘80:20’ 법칙이 떠올랐던 것이다. 파레토의 법칙이란 백화점 하루 매출의 80%는 단골손님 20%가 올리고, 전체 부의 80%는 20%가 소유하고, 20%의 능력 있는 사원이 기업 이익의 80%를 책임진다는 논리다.
“모델하우스를 둘러보면서 우리나라 국민의 20%가 선호할 수밖에 없는 거주 문화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물론 80%의 사람들은 타워팰리스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겠지만, 20%의 마인드로 본다면 타워팰리스는 충분히 매력적인 아파트였거든요.”
물론 계약 후 중도금 마련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지만 타워팰리스는 부동산 시장 불황기인 지금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8억원에 분양받은 타워팰리스 3차 69평형은 시세가 이미 20억원 가까이 된다.
유씨는 타워팰리스에 실제 살아보니 그 명성과 시세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받는다고 말한다. 호텔과 맞먹는 로비 직원들의 서비스는 물론 헬스클럽과 커피숍 등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누리다보면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는 느낌이 든다는 것.

8백50만원짜리 아파트에서 시작해 20억원대 타워팰리스 입주한 유효남 주부

유씨는 부자의 습관과 행동을 배워야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최고 부의 상징인 타워팰리스에 입주한 지금도 절약하면서 살고 있을까. 그는 이제 여유도 생겼고 쓸 곳이 있으면 쓰지만, 그래도 몸에 붙은 절약습관은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이제는 정말 경제적인 여유가 생긴 거 같아요. 그래서 쓸 때는 과감히 쓰려고 해요.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절약하고 아끼는 것은 계속되어야죠.”
그는 69평형 아파트에 살면서도 도우미 아주머니를 부르지 않고 혼자 살림을 꾸린다. 게다가 전기세, 수도세 등 기본적인 지출도 꼼꼼히 신경 쓴다. 지출을 아끼기 위해 대형 할인점에서 장을 보는 것은 물론 아직도 다 쓴 치약을 가위로 잘라 마지막까지 꼭 짜서 쓸 정도로 알뜰한 생활을 한다.
“주상복합이다보니 전기세가 너무 많이 나와요. 누진율이 적용돼서 500kW 이상이면 전기세가 아주 비싸져요. 예전에는 아무리 전기를 많이 써도 500kW 이상 안 썼는데, 여기서는 종종 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매일매일 전기 사용량을 체크하고 있어요. 어제는 세탁기를 돌려서 그런지 좀 많이 썼네요.”
타워팰리스 입주하느라 장기주택마련저축, 개인연금 외에는 모든 돈을 쏟아 부은 지금, 그는 새로운 종자돈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니케이지수 연동상품, 환율 연동상품 등 조금이라도 더 고금리를 보장하는 예금을 찾는 것이 요즘의 과제라고 한다.
지난 24년 동안 유씨의 부동산 재테크 과정을 보면 비교적 값이 오르는 아파트들을 잘 선택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아파트 고르는 원칙을 단순화하면 강남을 지향했다는 것과 넓은 평수를 지향했다는 것. 여기에 그의 노력과 노하우가 더해졌다.
“아파트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여자의 의견을 따라야 성공할 수 있어요. 저도 남편이 제 의견을 따라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부는 이루어지지 않았을 거예요.”
그는 우선 이사할 지역을 정하면 그 지역에 대한 각종 정보를 입수했다. 특히 아이들이 다닐 학교 주변 환경을 살피고 각종 편의시설이 얼마나 가까운지 직접 걸으며 점검했다. 인터넷에 오른 정보나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하는 말만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 또한 삶의 질에 관심이 높은 요즘에는 조망권이나 좋은 운동시설, 공원, 산책로도 집값에 반영되기 때문에 이런 세밀한 부분까지 꼼꼼히 살핀 후 결정했다고 한다.
“값이 오르는 집을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종자돈을 잘 모으는 거예요. 재테크를 이야기할 때 대부분 예금은 금리가 낮다고 무시하고 주식 등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데, 남들보다 좀더 아껴서 저축을 하는 것만큼 종자돈 모으는 좋은 방법은 없어요.”
요즘 주부들에게는 짐이 많다. 똑 소리 나게 살림도 잘해야 하고, 아이 교육도 책임져야 하고, 재테크도 전문가 수준이 되어야 프로주부 소리를 듣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유씨는 젊은 주부들에게 ‘계획을 세워 젊을 때 아끼고 노력하라’고 충고한다.
“나이 든 사람들이 너무 아끼고 절약하는 모습을 보이면 사람들이 안쓰럽게 보죠. 하지만 젊은 주부가 절약하고 아끼는 것은 예쁘게 보잖아요. 미래를 위해서 자녀교육, 재테크 모두 열심히 하는 전업주부는 맞벌이 주부들보다 훨씬 더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계획을 세워서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누구나 타워팰리스에 살 수 있어요.”

여성동아 2004년 9월 4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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