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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령 “8년 결혼생활, 육아법, 자기관리법 첫공개”

■ 글·구미화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 의상협찬·김연주, 강희숙, 신장경, How and What ■ 소품협찬·블루마린 액세서리 ■ 장소협찬·쉬즈가든 ■ 헤어&메이크업·유지승 헤어에스테틱(예정 김혜옥) ■ 코디네이터·조우연, 박미순

입력 2004.08.03 10:17:00

88년 미스코리아 진으로 선발된 뒤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꾸준히 연기 활동을 펼쳐온 김성령.
서른 중반을 넘긴 나이에도 20대 못지않은 깨끗한 피부와 날씬한 몸매를 지닌 그는 커리어우먼이나 우아한 왕족 역할을 단골로 맡아왔다. 올초 경희대 연극영화과에 편입해 뒤늦게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는 그가 연기 욕심과 자기관리법, 가족 이야기를 들려줬다.
김성령 “8년 결혼생활, 육아법, 자기관리법 첫공개”

작고 갸름한 얼굴에 크고 동그란 눈, 오똑한 코, 길고 늘씬한 팔다리. 김성령(37)은 영락없는 한국의 대표미인이다. 88년 미스코리아 진에 선발돼 91년 영화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에 아나운서로 출연하며 연기를 처음 시작한 그는 지난 5월 말 종영된 SBS ‘파란만장 미스 김 10억 만들기’의 기업 오너 서우경 역까지 줄곧 세련된 커리어우먼을 연기해왔다.
깎은 듯한 외모와 그가 보여준 극중 이미지들 때문에 도도하고 새침할 것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그는 애교 많고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약속 시간에 맞춰 오느라 점심을 먹지 못했다며 피자부터 주문했는데, 아들 이야기며 남편 이야기를 할 때면 혼자서 손뼉까지 쳐가며 자지러지게 웃곤 했다.
올해 상반기는 그에게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시기였다. 지난 3월 경희대 연극영화과 3학년에 편입해 늦깎이 학생이 된 것. 지난 96년 부산에서 사업을 하는 이기수씨(39)와 결혼해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해온 그는 지난 몇 개월 동안 연기와 학업을 병행하느라 남편에게 통 신경을 못 썼다며 미안해했다.
“전에는 아무리 바빠도 한 달에 한 번은 부산에 내려가 닷새 정도씩 머물다 올라왔어요. 제가 서울에 있을 때는 남편이 자주 올라왔고요. 그런데 이번엔 제가 촬영이 없는 날은 학교에 가야 하고, 남편도 일이 바빠서 두 달 동안 못 만난 적도 있어요. 남편이 서운해 할 때마다 ‘방학하면 내려간다’고 말해 달래곤 했죠.”
‘파란만장 미스 김…’을 마치고, 학교가 방학을 맞아 잠시 가족들과 달콤한 휴식 시간을 가졌던 그는 최근 남편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9월부터 방송할 EBS 24부작 미니시리즈 ‘명동백작’의 촬영을 시작했기 때문.
‘명동백작’은 1950~60년대를 배경으로 비운의 수필가 전혜린(이재은)을 비롯해 당시 명동을 활동 근거지로 삼았던 여러 문인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 김성령은 극중에서 참여시인 김수영(이진우)의 부인 김현경 역을 맡았다.
“이진우씨하고는 그동안 사극에서만 4번이나 부부로 출연했어요. 이번에 또 부부로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반갑기도 하고, 너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생에 무슨 인연이 있었던 건지(웃음). 근데 한번도 순탄하게 사는 부부인 적은 없어요. 뭔가 꼬이고, 울고 짜고 그랬는데 이번에도 그런 것 같더라고요(웃음).”

김성령 “8년 결혼생활, 육아법, 자기관리법 첫공개”

올해로 결혼 9년차인 그는 활동 무대가 부산인 남편 때문에 결혼과 함께 활동을 중단할 생각이었다고 한다.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활동을 한다는 게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 그런데 결혼 전 촬영을 시작한 작품을 마무리 짓기 위해 서울과 부산을 오가다 보니 생각만큼 힘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신혼 때 시집에서 1년 정도 생활했는데 시부모님께서 잘 챙겨주시니까 일과 집안일을 병행하는 게 큰 부담이 없었어요. 남편 역시 한참 활동하던 사람을 집안에만 가둬두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나 봐요. 서울에 살던 제가 아무런 연고도 없는 부산에 내려가 자기 얼굴만 쳐다보고 있으니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줘야 하는 건 아닌가 부담도 됐던 모양이에요.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생활이 괜찮다면서 이왕 하는 거 열심히 하라고 하더라고요.”
덕분에 그는 결혼한 뒤에도 부산 집과 서울 친정집에서 지내며 ‘두 집 살림’을 하고 있다. 결혼 초엔 부산에 본거지를 두고 일이 있을 때만 서울에 올라왔는데 아이를 낳은 뒤로는 서울 친정집에 머물며 촬영이 없을 때만 부산에 내려가는 것으로 생활 패턴을 바꿨다고. 일하는 그를 대신해 친정어머니가 아들 준호(4)를 돌봐주고 있기 때문이다.
남편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여느 부부와 달리 더욱 노력하는 점이 있느냐고 물으니 그는 손뼉을 치며 ‘까르르’ 웃고는 “저는 진짜 그런 점에서 시집을 잘 간 것 같아요” 하고 대답했다.
“겉보기에는 제가 아주 여성스러울 것 같은데 사실 전혀 안 그렇거든요. 남편을 세세하게 챙길 줄도 모르고, 밥은 먹었냐고 다정하게 물을 줄도 몰라요. 제 무뚝뚝함에 대해선 남편이 아예 포기한 것 같아요(웃음).”
Her Lovely Son “네살배기 아들 물질적으로 좀 부족한 듯 키울 생각이에요”
김성령 “8년 결혼생활, 육아법, 자기관리법 첫공개”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많은 두 사람은, 대신 매일 한 번씩 전화통화를 하며 믿음과 사랑으로 서로를 응원한다고. 그런데 최근 2주 정도 남편과 함께 지낸 그는 자신이 맘 놓고 일할 수 있도록 부산에서 혼자 지내는 것을 마다하지 않은 남편이 아내, 아들과 함께 지내며 너무도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고 내심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아이가 이제 ‘아빠 아빠’ 하면서 말도 하고, 귀여운 짓을 많이 하니까 아이 생각이 많이 나는가 봐요. 퇴근하고 돌아와 현관문을 열었을 때 아이 소리가 나니까 사람 사는 집 같다며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제가 있는 동안에 한번은 시누이한테 전화를 걸어서 ‘누나야, 내 지금 너무 행복하다’ 하는 거 있죠. 제가 다시 올라오니까 금세 전화해서 ‘네가 없으니까 재미없네’ 그러더라고요. 저는 그나마 아이를 데리고 있으니까 나은데 준호 아빠는 아이도 잘 못 보니까 미안해요.”
친정집에 거의 살다시피 하니 살림 솜씨를 뽐낼 기회도 통 없다고 한다. 아이를 임신하고 1년 가까이 쉬는 동안에는 요리도 배우며 제법 살림에 재미를 붙였는데 요즘은 부산에 내려가도 집안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고. “솔직히 요리를 해본 지도 정말 오래됐다”는 그는 “그래도 우리 남편은 내가 해주는 밥이 가장 맛있다고 한다”며 웃는다.
그는 아이 육아에 있어서도 열성적이지 못하다고 말한다.
“이제 겨우 네 살이라 아이가 어떻게 자랐으면 좋겠다, 뭐가 됐으면 좋겠다 하는 구체적인 생각은 없어요. 아직 말도 또박또박 잘하지 못하는 걸요. 저희 언니는 저더러 준호 말 좀 가르치라고 하는데, 말이 조금 늦는다고 뭐가 잘못되는 건 아니니까 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요. 대신에 좀 부족한 듯 키울 생각이에요. 요즘 아이들은 물질적으로 너무 풍족해서 뭐가 귀한지, 뭐가 좋은건지 잘 모르잖아요. 조금은 부족하게 키워야 필요한 것을 얻었을 때 그 소중함도 알고,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도 알지 않겠어요.”

김성령 “8년 결혼생활, 육아법, 자기관리법 첫공개”

김성령 “8년 결혼생활, 육아법, 자기관리법 첫공개”

For a Professional Actor“연기와 공부 병행하는 제 자신이 대견스러워요”

88년 미스코리아 진에 당선돼 연예계에 입문하기 전까지는 한번도 배우의 길을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그는 자신이 이렇게 오래 활동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한다.
“솔직히 미스코리아가 된 덕분에 그 후광을 등에 업고 지금 이 자리까지 왔는데, 지나온 길에 대해서는 아쉬운 게 없어요. 성격이 워낙 내성적이어서 주변에서도 제가 연기를 좀 하다 말겠지 하고 생각했대요. 처음엔 미스코리아 진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일이 들어오고, 저 역시 수동적으로 들어오는 일을 소화하는 정도였는데 지금은 일에 욕심이 생기고, 잘해야겠다는 책임감도 커졌어요. 그만큼 스트레스도 많고요. 그래서 신인 때보다 요즘 연기할 때 훨씬 많이 떨어요. 나이를 먹을수록 실수하는 게 용납이 안되더라고요.”
88년 대학을 졸업한 그가 16년 만에 캠퍼스로 돌아간 것도 뒤늦게나마 연기의 기초를 확실히 다지기 위해서다. 그는 10년 넘게 연기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자주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공채 탤런트도 아니고, 연극영화과 출신도 아니라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채 붕 떠있는 듯한 느낌이 늘 마음에 걸렸다고. 그러나 무엇보다 연기를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어 언젠가 밑천이 바닥을 드러낼 때가 올 것이라는 두려움이 컸다고 한다.
“지금 꾸준히 일을 하고 있다고 해서 여기에 안주하면 언젠가는 한계에 도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 한 학기 동안 정말 힘들었지만 시작하기를 잘한 것 같아요. 이제 겨우 한 학기 다녀놓고 학교에서 배운 게 실제 연기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하는 건 좀 무리고, 그저 지금으로선 제 자신이 대견하고, 마음이 뿌듯해요.”
남보다 늦게 시작해놓고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학업에 소홀하고 싶지 않았던 그는 부득이하게 촬영스케줄과 겹친 날을 빼고는 거의 모든 수업에 출석했다. 처음엔 나이차이 때문에 20대 초반의 학생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서먹서먹했는데 연기 연습과 조별활동 등을 함께 하면서 허물없이 지내게 됐다고 한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학점이 A+에서 B-까지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고.

김성령 “8년 결혼생활, 육아법, 자기관리법 첫공개”

그는 날씬한 몸매 덕분에 어떤 옷을 입어도 잘 어울리지만 학교에 다닐 때는 메이크업도 전혀 하지 않고, 트레이닝복을 즐겨 입는다고 한다. 그러다 한번은 캠퍼스에서 인터뷰할 일이 생겨 화장을 곱게 하고, 옷도 예쁘게 차려입고 학교에 갔더니 같은 과 학생들이 깜짝 놀라더라고.
“몸매 관리를 위해 운동을 하느냐”는 질문에 특유의 애교 섞인 웃음을 지으며 쑥스러워하는 그는 “타고났나 봐요” 하는 말로 대신한다.
“얼마 전에 황신혜씨가 다이어트 비디오를 냈다는 얘기를 듣고 처음엔 그런 걸 꼭 찍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제가 백화점에 가서 비키니 수영복을 한번 입어봤거든요(웃음). 거울에 비친 제 몸매와 사진으로 본 황신혜씨의 몸매를 비교해보니 황신혜씨는 정말 비디오 낼 만하더라고요. 그 나이에 그만한 몸매를 유지하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겠어요. 그런 면에서 전 정말 할 말이 없어요.”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그는 먹는 낙으로 산다고 할 정도로 먹는 걸 좋아한다. 특히 고기를 좋아하는 남편의 영향을 받아 쇠고기 등심과 삼겹살 등 육류를 즐겨 먹는 편. 다만 고기를 양껏 먹을 때는 밥을 먹지 않는다는 철칙을 반드시 지킨다고 한다.
김성령 “8년 결혼생활, 육아법, 자기관리법 첫공개”

그가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한다고 자부하는 것 중 하나는 피부관리. 미스코리아 대회를 준비하며 처음 피부관리를 시작한 그는 20년 가까이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마사지를 받고 있다고 한다. 그 덕분에 피부가 탄력을 잃지 않아 나이보다 어려 보인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고.



Dream & Future “우아한 역할보다 밝고 재미있는, 망가지는 역할 해보고 싶어요”
세련된 이미지와 또렷한 이목구비 때문인지 당찬 커리어우먼이나 사극의 우아한 왕비 역할을 주로 맡았던 그. 그러나 그가 해보고 싶은 역할은 따로 있다고 한다.
“‘명동백작’ 대본 연습을 할 때 캐스팅이 미처 확정되지 않은 역할은 나머지 사람들이 서로 읽어주며 연습하는데 제가 마담 역할을 해봤어요. 약간 맹한 역할인데 너무 편한 거 있죠? 그래서 제가 작가 선생님한테 전화해서 ‘제가 마담을 해보면 어떨까요?’ 하고 물었는데 안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우울하고 울고 짜고 하는 역할보다 좀 밝고, 망가질 때 망가지더라도 재미있는 역할을 꼭 해보고 싶어요. 제가 그렇게 우아하지 않다는 걸 아는 사람은 다 알거든요(웃음).”
학교에서 연극과 관련된 수업을 들었다는 그는 대학을 졸업하기 전 연극 무대에도 서고 싶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배우로서 관객들과 호흡하는 연극은 꼭 한번 도전하고픈 꿈의 무대라고.
미스코리아 대회를 발판으로 우연하게 연기를 시작한 그. 그러나 이제는 미스코리아가 아닌 연기 잘하는 배우로 불리고 싶은 게 그의 바람이다.

여성동아 2004년 8월 4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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