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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아이와 함께 보는 인물화

소년이란 이름의 당찬 자신감

2004. 07. 05

소년이란 이름의 당찬 자신감

토머스 게인즈버러(1727~1788), 푸른 옷을 입은 소년, 1770년경, 캔버스에 유채, 118×122cm, 산 마리노, 헌팅턴 아트컬렉션


초상화는 사람을 부각시켜 그린 그림을 말합니다. 사람은 사람에게 가장 관심이 많지요. 화가들은 옛날부터 사람들의 아름다움과 매력, 희로애락, 갖가지 표정과 인상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래서 잘 그린 초상화는 단순히 모델의 겉모습뿐 아니라 내면의 본질까지 생생히 전해줍니다. 영국 화가 게인즈버러가 그린 ‘푸른 옷을 입은 소년’도 그런 작품 가운데 하나입니다. 소년을 한번 가만히 바라보세요. 소년의 눈 속으로, 영혼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요? 소년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야심차고 의지가 굳어 보입니다. 당당한 눈빛과 발그스레한 볼, 붉은 입술, 그리고 푸른 옷에서도 그런 특징이 발견됩니다. 볼과 입술은 예민한 감수성과 고집, 푸른 옷은 청운의 꿈을 각각 나타내지요. 어둡고 거친 배경은 소년의 앞길이 늘 순탄하지만은 않음을 예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어떤가요? 사춘기에 막 접어든 소년은 인생이라는 장구한 항해 동안 때로 큰 풍랑을 맞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소년이 기도를 통해 구해야 할 것은 아무런 장애물도 없는 삶이 아니라, 어떤 장애와 맞닥뜨리더라도 능히 싸워 이겨내는 삶이지요. 인생의 가장 고귀한 행복은 이렇듯 도전하고 투쟁함으로써 얻게 되는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입니다. 그 점에 대해 소년은 확실하게 준비가 돼 있는 듯합니다.

한 가지 더∼
초상화는 보통 실내를 배경으로 그려지지만, 자연 풍경이 배경일 때도 적지 않습니다. 자연 풍경이 배경이 되면 왠지 감상적이고 낭만적인 느낌이 들어 여러 가지 상념에 젖게 됩니다. 게인즈버러는 초상화의 배경으로 풍경을 많이 그려 넣어 깊은 울림을 자아내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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