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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개 명문대 합격한 박원희양과 어머니 이가희씨가 공개하는 공부습관

‘성적 쑤~욱 올리는 공부습관 & 영어학습법’

■ 기획·구미화 기자 ■ 글·장옥경 ■ 사진·정경택 기자

입력 2004.05.11 11:37:00

2년 만에 민족사관학교를 졸업한 박원희양이 미국 10개 대학으로부터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박양은 한달 이상 해외에 머물러본 적이 없지만 미국 학생들도 어려워하는 SAT 작문시험에서 만점을 받았다. 박양과 어머니 이가희씨가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놀랄만한 성적을 올린 공부법에 대해 들려주었다.
미국 10개 명문대 합격한 박원희양과 어머니 이가희씨가 공개하는 공부습관

어머니 이가희씨는 원희양이 워낙 알아서 공부하는 스타일이라 자신이 해준 게 별로 없다며 쑥스러워 했다.


“4월1일에 스탠포드, 2일에 하버드, 6일에 프린스턴… 이런 식으로 10개 대학으로부터 합격 통지서가 날아왔어요. 모두 11개 대학에 지원했는데 콜럼비아 대학에서만 (절차가 남았으니) 기다려달라는 연락이 왔고 나머지 대학에서는 입학 허가를 받았어요.”
지난 2월, 민족사관학교를 2년 만에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 프린스턴 스탠퍼드 등 10개 명문대학에 합격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박원희양(17). “합격통지서를 받았을 때 펄쩍펄쩍 뛸 듯이 좋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그는 “대가를 바라고 공부했던 것은 아니지만 결과가 좋게 나와 아버지, 어머니 은혜에 보답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원희양은 올초 민족사관학교를 졸업하며 5.0 만점을 받았다. 또한 민족사관학교에 다니며 이미 미국 대학 교양수업 11개 과목을 이수했는데 그것 역시 모두 만점을 받았다. 미국 대학진학 적성검사인 SATⅠ은 1천6백점 만점에 1천5백60점, SATⅡ에서도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얻었다. 특히 미국 학생들도 어려워하는 SATII 작문(writing) 과목에서 8백점 만점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원희양의 뛰어난 실력에 UC버클리대학에서는 4년간 장학금을 주겠다는 제의를 했다. 그러나 원희양은 이미 지난해 10월 삼성 이건희 해외유학 장학생으로 선발돼 연간 5만 달러씩 4년간의 장학금을 확보해놓은 상태다.
어려서부터 해부학책 즐겨봐 생물학 전공해 신약 개발하고 싶어
놀라운 건 이같은 탁월한 영어실력을 가진 원희양이 해외에서 장기 체류한 적이 없다는 사실. 원희양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어학연수를 위해 3주 동안 미국 LA에 머물고, 중학교 2학년 때 시 교육청 행사에 뽑혀 열흘동안 시애틀을 방문한 것, 고등학교 1학년 때 수학여행으로 2주 동안 미국 동부지역의 명문대를 탐방한 것 외에는 해외경험이 없다.
“어떻게 공부했느냐”는 질문에 원희양은 “공부에 왕도는 없다”고 딱부러지게 말했다. 실제 그의 공부법을 들어보면 ‘왕도는 없고 노력만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미국 10개 명문대 합격한 박원희양과 어머니 이가희씨가 공개하는 공부습관

“어렸을 때부터 책읽는 것을 좋아했어요. 유치원 때도 또래들이 레고를 가지고 놀 때 전 혼자서 책을 읽고, 글씨 연습을 했어요. 엄마가 10칸짜리 깍두기 공책을 사다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어요.”
주부이자 지방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이기도 한 어머니 이가희씨(42)는 어린 시절 원희양과 한살 터울의 남동생을 재울 때 자장가를 불러주는 대신 책을 읽어주거나 구연동화를 들려줬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원희양도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해 이책 저책 가리지 않고 읽었는데 특히 안과의사인 아버지 박영규씨(43)의 해부학책을 즐겨 봤다고.
“초등학교 1학년 때쯤 학교에서 심장을 그리는데 다른 아이들이 모두 하트 모양을 그릴 때 저는 해부학책에서 본대로 심장 모양을 그리고 심방, 심실, 대동맥, 정맥까지 표시했어요. 그래서 애늙은이란 소리를 듣기도 했죠(웃음).”
원희양이 앞으로 생물학을 전공해 불치병 치료제나 신약을 개발하고 싶은 꿈을 가진 것도 어렸을 때부터 해부학책을 그림책처럼 즐겨보고 자란 영향인 듯하다.
원희양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영어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한국인이 운영하는 학원 한 곳을 선택해 매일 1시간씩 4학년 때까지 지속적으로 다녔다고. 원희양이 영어학원에 다니는 동안 어머니 이씨 역시 영어회화를 공부했다고 한다. 회화실력은 학원에서 배운 표현을 얼마나 많이 연습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을 잘 아는 이씨는 원희양과 수시로 영어로 대화를 나누었다고.

미국 10개 명문대 합격한 박원희양과 어머니 이가희씨가 공개하는 공부습관

원희양이 미국 학생들도 어려워한다는 SATⅡ 작문시험에서 만점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영어작문 실력을 갖출 수 있었던 건 영어회화 공부와 함께 시작한 영어일기 쓰기 덕분이다.
“처음엔 ‘I’m going to institute(나는 학원에 간다).’처럼 간단한 몇 문장으로 시작했어요. 하루는 영어일기를 쓰고 그 다음날은 한글일기를 썼지요. 6학년이 되어서는 일어로 일기를 썼고요. 그 무렵 ‘체리’나 ‘세일러 문’같은 일본만화를 읽고 싶어서 일어공부를 시작했거든요.”
원희양의 영어발음은 거의 원어민 발음에 가깝다. 국내에서만 자랐다고 보기에는 놀라울 정도. 이같은 결과는 6학년 때 ‘영어 스피치 대회’에 나가기 위해 학원에서 발음교정을 철저히 한 덕분이라고 한다. 대전 전민중학교 시절부터 연극반 활동을 하며 영어연극을 한 것 또한 그의 영어 실력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 원희양은 지난해 자신이 대본을 쓰고 연출한 작품으로 천안외국어대 주최로 열린 전국고교영어역할극대회 등 3개 영어연극대회에서 대상과 금상·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전 전민중학교에서 전교 1등을 도맡아 했던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학교시험과 수학경시대회, 영어연극대회가 비슷한 시기에 치러지는 바람에 딱 한번 1등을 놓쳤다고 한다.
“아는 선배가 영어연극대회에 나가자고 해서 매일 수업 끝나고 모여 오후 6, 7시까지 연습을 계속했어요. 그리고는 학원에 가서 수학경시대회를 준비했고요. 그랬더니 기말고사 성적이 뚝 떨어져 3등을 하고 말았어요. 친구들이 ‘쟤, 공부 잘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네’하는 소리를 하니까 정말 억울하더라고요. 난 다른 것들을 준비하느라 그랬던 건데….”
아직도 아쉬움이 남은 듯한 그는 “하지만 바로 다음번 시험에서 1등을 되찾았다”며 웃었다. 옆에서 딸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어머니 이씨에 따르면 원희양은 당시 수학경시대회에서는 동상, 영어연극대회에서는 1등을 차지했다고 한다. 그는 “제 딸이지만 승부욕이 정말 대단하다”며 한가지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한꺼번에 세가지 일이 닥치자 세가지 모두 잘 하려고 무척 노력하더라고요. 연극연습이 끝나면 서둘러 밥을 먹고 학원에 가서 수학경시대회 수업을 들었어요. 그런데 저녁 8, 9시면 졸음이 쏟아질 때잖아요. 원희는 졸지 않으려고 샤프 펜으로 손톱밑을 ‘콕콕’ 찌르며 졸음을 참더라고요. ‘그러면 파상풍에 걸릴 수 있다’고 주의를 줬더니 이번엔 주먹으로 허벅지를 때려가며 공부를 했어요.”
그는 또 “본래 밤 늦게까지 공부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그때만은 학원에서 돌아와 새벽 3, 4시까지 공부를 했다”고 귀띔했다.
원희양은 이때처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개 자정 무렵에 잠들어 등교시간이 다되어 일어날 정도로 잠을 충분히 잤다고 한다. 잠을 실컷 자는 대신 일단 책상에 앉으면 집중해서 공부했다고.
“공부를 할 때는 누가 옆에서 무슨 소리를 하는지 잘 몰라요. 입을 벌리고 공부를 하다가 침이 흘러서 떨어져도 잘 모를 정도죠. 공부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침을 뚝 흘려 얼른 휴지로 닦곤 했어요(웃음).”

민족사관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 밥 먹는 시간 아껴가며 공부
미국 10개 명문대 합격한 박원희양과 어머니 이가희씨가 공개하는 공부습관

미국 10개 대학에서 보내온 합격 통지서.


민족사관학교에 진학한 건 부모의 권유 때문이었다. 딸이 학교에서 전교 1등을 하면 ‘다음 번에는 대전시에서 1등을 해보라’며 늘 보다 큰 꿈을 꾸도록 조언했던 어머니 이씨가 딸에게 ‘세계무대를 겨냥해 공부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권했던 것.
“엄마가 민족사관학교에 가서 미국 명문대에 진학하면 어떻겠냐고 하셨을 때 잘 할 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이 없었어요. 중학교 때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고 해도 민족사관학교는 전국의 수재들이 모이는 곳이잖아요. 하지만 제가 민족사관학교에 들어가면 엄마도 생활한복을 입고 지내고, 아빠도 1주일에 하루는 생활한복을 입고 진료를 하시겠다고 해서 한번 도전해보기로 했죠.”


미국 10개 명문대 합격한 박원희양과 어머니 이가희씨가 공개하는 공부습관

원희양의 가족사진. 원희양의 오른쪽은 친할아버지.


예상했던 것처럼 민족사관학교에서의 공부는 쉽지 않았다. 민족사관학교를 목표로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혼자 공부해 무난히 합격은 했지만 막상 입학하고 보니 다른 친구들은 2시간 만에 읽는 영어원서를 원희양은 꼬박 일주일이 걸려야 뗄 수 있었다.
“전 줄곧 ‘꼴찌 3형제’ 중 한 사람이었어요.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잠을 줄이고 셰익스피어, 톨스토이, 헤밍웨이 등의 작품을 원서로 읽기 시작했어요. 이해가 될 때까지 매일 반복해 읽었어요. ”
1학년 말부터는 점심시간마다 밥을 먹기 위해 기숙사에 다녀오는 시간이 아까워 도시락을 쌌다. 민족사관학교는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원희양은 보온도시락을 준비해 아침마다 식당에서 점심에 먹을 밥을 챙겨 담았다. 그리고 친구들이 점심을 먹으러 기숙사에 간 사이 교실밖에 나와 혼자 도시락을 먹고 교실에 들어가 공부를 했다. 처음엔 이 유별난 행동으로 친구들의 눈총을 받았지만 곧 그의 공부법에 동참한 친구들이 늘어나 ‘도시락 클럽’까지 생겼다고 한다. 전국의 수재들이 몰린다는 민족사관학교에서 2년 만에 수석 졸업하는 영예를 안을 수 있었던 건 이같은 끈질긴 노력과 악바리 같은 근성 덕분이다.
원희양은 자신의 경험상 “영어 공부는 단어를 무조건 외우기보다 영어로 된 세계명작들을 많이 읽는 게 더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자신의 영어 공부 노하우를 들려주기도 했다.
민족사관학교를 다니며 공부만큼이나 운동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원희양은 공부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친한 친구들과 모여 수다를 떨거나 아침마다 하는 검도를 통해 풀었다고 한다.
“민족사관학교에서는 전교생이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6시30분부터 태권도나 검도 중 한 가지 운동을 반드시 해야 해요. 6시10분까지 못 일어나면 금요일에 학생법정에서 종아리를 맞아요.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야 할 땐 정말 고역이었지만 검도를 하면서 체력을 쌓고, 타이트한 생활을 견뎌낼 수 있는 정신력도 기를 수 있었어요.”
원희양은 “얼마 전부터 헬스클럽에 다닐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인터뷰 요청이 밀려드는 바람에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며 울상을 짓기도 했다.
“프린스턴대학은 캠퍼스 분위기가 밝고 액티브한 반면 하버드대학은 좀 어두웠어요. 친절하고 포근하긴 했지만요. 하지만 생물학과는 하버드대학이 낫다고 해서 마음이 그쪽으로 기울고 있는데 프린스턴대학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있어요(웃음).”
오는 8월말 입학을 앞두고 어느 대학에 갈지 아직 고민 중이라는 원희양은 교양과목을 미리 이수하는 동안 생각했던 전공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이공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여성동아 2004년 5월 4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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