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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이 남자의 변신

영화 ‘메모리’로 연기에 도전하는 방송 리포터 조영구

“사건사고 전문 리포터라는 이미지 벗고 구수한 이미지로 사랑받는 MC 되고 싶어요”

■ 글·김지영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4.04.12 13:56:00

인기 방송 리포터 조영구가 연기자로 변신한다.
4월 중순 크랭크인하는 영화 ‘메모리’에서 비중있는 조연을 맡은 것.
SBS ‘한밤의 TV연예’의 인기 코너인 ‘조영구가 만난 사람’을 통해 톱스타들과의 두터운 친분을 과시하고 있는 그가 허심탄회하게 들려준 취재 뒷얘기 & 연기 연습에 한창인 요즘 생활.
영화 ‘메모리’로 연기에 도전하는 방송 리포터 조영구

SBS‘한밤의 TV 연예’에서 화제 전담 리포터로 인기를 모으는 조영구(37)가 영화배우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4월 중순 크랭크인 하는 스릴러 ‘메모리’에서 극의 재미를 더하는 어수룩한 형사 역할을 맡은 것. ‘불후의 명작’ ‘울랄라 시스터즈’ 등의 영화에 카메오 출연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비중있는 조연을 맡기는 처음이다.
“리포터로 활동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이미지 변신을 해야 할 시점이라 영화 출연을 결정했어요. 이 영화를 계기로 드라마나 시트콤에 출연해 연기력을 다진 후 MC로 나설 생각이거든요. 그만큼 잘해야 하는 영화라 매일 비디오 보면서 연구하고 따로 연기지도까지 받고 있는데 만만치가 않아요. 저와 꼭 닮은 캐릭터라고 해서 자신이 있었는데 대본 연습을 하다보니 나 때문에 스릴러영화가 코미디영화처럼 보이면 어쩌나 걱정도 되고, 내가 왜 한다고 했을까 후회도 되더라고요. 그나마 주변 사람들이 격려를 많이 해줘서 힘이 나긴 하지만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어요.”
그동안 꾸준히 예닐곱 개의 프로그램에 출연해온 그는 영화에 전념하기 위해 일을 대폭 줄였다. 오랫동안 정든 SBS ‘한밤의 TV 연예’와 ‘생방송 모닝와이드’만 남겨놓고 다른 프로는 모두 그만둔 것.
‘한밤의 TV 연예’ 리포터로 벌써 7년째 활약중인 그는 요즘 톱스타와 술자리에서 인터뷰를 하는 ‘조영구가 만남 사람’이라는 코너로 주목을 끌고 있다. 그동안 인터뷰를 꺼려온 톱스타들도 그와의 만남에서는 밝히기 힘든 속 얘기를 허심탄회하게 풀어놓기 때문이다.
“보통 한시간반 정도 인터뷰를 하는데 진솔한 얘기를 빨리 끌어내기 위해 초반에 술을 많이 먹여요. 상대방이 계속 원샷을 하게 해서 15분만에 한병을 비우죠. 그때부터는 술이 받으니까 자연스럽게 편안한 얘기가 나와요. 술은 무조건 소주로 하는데 안성기씨 같은 경우는 소주를 못 마신다고 해서 처음으로 물을 탔어요. 그런데 한잔만 마시겠다던 술을 한병이나 마시더니 노래도 부르고, 영화 흥행에 실패해 힘들었던 얘기나 남모르게 상처받았던 얘기도 거리낌없이 들려주더군요(웃음).”
이 코너는 톱스타만 출연시키되, 한번 나온 사람은 다시 나올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천국의 계단’의 히어로 권상우도 출연을 원했지만 전에 출연한 적이 있어 무산됐다. 그의 편안함에 반한 몇몇 톱스타는 출연을 자청하기도 한다.
영화 ‘메모리’로 연기에 도전하는 방송 리포터 조영구

‘조영구가 만난 사람’을 맡은 후 주량이 두배로 늘었다는 조영구.


“송승헌씨는 ‘빙우’ 때 저하고만 인터뷰를 했어요. 이성재씨는 하루를 다 빼도 괜찮다며 신경을 써줬고요. 보통 인터뷰가 끝나면 바로 헤어지는데 두 사람과는 계속 술을 마셨어요. 송승헌씨는 졸면서도 앉아있다 결국 가고, 성재씨하고는 5차까지 갔어요. 박중훈씨는 운동하고 나서 사우나에서 옷벗고 땀빼는 모습까지 보여줬어요. 맥주파인데도 소주를 기꺼이 마셔줬고요. 정우성씨는 끝나고나서 스태프들에게 술을 한잔씩 돌리고, 사인을 해달라면 다 해주더라고요.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다면서요.”
주량이 소주 한병이었던 그는 이 코너를 진행하면서 술이 늘어 이제는 두병을 마셔도 끄떡없다. 그가 만난 연예가의 대표적인 애주가는 신승훈, 정우성, 조인성. 신승훈은 다음날 방송 출연 때문에 술을 마시면 안되는 상황에서 4병이나 마셨는데도 정신이 말짱했고, 오히려 그가 취해 횡설수설했다. 또 정우성은 안주를 안 먹는 스타일이라 그도 같이 깡소주 3병을 마셨다가 바로 ‘실신’했다고. 조인성도 주량이 2병반에서 3병이라고 해서 죽을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그날은 술이 받아 괜찮았다고 한다.

영화 ‘메모리’로 연기에 도전하는 방송 리포터 조영구

조영구는 남편 내조 잘하는 착하고 평범한 여자를 만나고 싶다고 한다.


“술이 센 분들을 대적할 때는 고역이지만 보람을 느낄 때가 더 많아요. 송승헌씨는 ‘조영구가 만난 사람’을 영원히 못잊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술마시며 방송하니까 너무 재미있고 편하다면서요. 그 때문에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얘기를 해서 스포츠신문의 1면을 장식한 스타들도 많아요. 송승헌씨는 지금까지 사랑한 여자가 세명 있었다는 말 때문에, 신승훈씨는 첫 키스의 추억을 공개해 다음날 바로 대서특필됐죠. 그래도 기분좋게 술 마시며 한 얘기니까 웃어 넘기더라고요. 방송 나가면 다들 고맙다며 좋아하고요. 신승훈씨는 회식까지 시켜준댔어요. 그런데 조인성씨한테 그 얘기를 했더니 ‘저한테도 밥 사주겠다고 하더니 아직 안 사주고 있어요. 그러다 말 거예요’하더라고요(웃음).”
그는 그동안 만난 스타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물로 ‘발리에서 생긴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조인성을 꼽았다.
“그렇게 순수하고 착한 사람은 처음 봤어요. 요즘 최고의 인기스타라고 했더니 ‘드라마 때문에 그렇지 좀 지나면 잊혀질 텐데요’하며 자신을 낮추고, 제가 차타는 것까지 보고 가더라고요. 톱스타들에게는 확실히 톱스타가 될만한 자질과 매력이 있어요.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도 남다르고 참 진솔해요. 언뜻 깍쟁이 같고 건방져 보이지만 실제는 누구보다 외롭고 순수한 사람들이에요.”
지난 94년 SBS 전문 MC 공채 1기로 방송가에 발을 들인 후 아침방송 리포터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그는 97년 ‘한밤의 TV 연예’에 합류하면서 사건사고 전담 리포터로 이름을 알렸다. 또한 연예계의 마당발로 불릴 만큼 많은 연예인과 인연을 맺은 것도 수확. 그중에는 그가 아니면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고집하는 김희선 이소라 최진실 이승연 최민수 배용준 송승헌 등의 스타도 있지만 자신의 사건사고를 담당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멀리하는 연예인도 있다.
“연예인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정말 많았는데 사건사고를 다루면서 본의 아니게 오해를 사는 경우가 많았어요. 심지어는 제가 직접 취재하지 않고 대본대로 읽었을 뿐인데도 아직까지 서운함을 갖고 있는 분도 있더라고요. 2년전부터 사건사고 취재에는 안나갔어요. 총괄 PD에게 사건사고를 맡지 않겠다고 했죠. 그런데 사건사고 이미지를 벗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지금도 제가 나타나면 지레 겁먹고 불편해하는 사람이 있거든요(웃음).”
사건사고를 전담하면서 그는 2년전 교제하던 여자친구와 헤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그는 당시 13년 연하의 여대생과 결혼을 생각할 정도로 진지한 만남을 갖고 있었는데, ‘한밤의 TV연예’에서 그녀의 모습을 사전 허락없이 찍어 내보내는 바람에 이별의 아픔을 맛본 것. 그가 사건사고 취재를 그만두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한밤의 TV연예’ 때문에 여자친구와 헤어져
“‘한밤의 TV연예’는 타 방송사의 연예정보프로그램보다 ‘독하게’ 취재를 해서 어떤 식으로든 내보냈는데 제 여자친구라고 해서 예외를 두는 건 양심에 찔렸어요. 무엇보다 그 친구 집에서 결혼을 반대하는 상황이라 그렇게 해서라도 제 마음을 알리고 싶었던 게 솔직한 심정이었어요. 무남독녀인데다 저와는 열세살 차이니 반대가 심하셨거든요. 그 친구가 순리대로 문제를 해결하자며 방송에 나가면 안된다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그 친구가 저한테 울부짖으며 원망하는 모습까지 따라오면서 찍더라고요. 너무 미안하고 가슴이 아파 그 친구 차에 따라 탔는데 대성통곡을 하며 ‘왜 말리지 않느냐. 정말 실망했다. 우리 관계가 끝날 수도 있다. 오죽하면 찍지 말라고 했겠느냐’고 하더군요. 제 의도와 달리 사태가 너무 커져서 방송에 내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했는데 소용이 없었어요.”
여자는 몸만 오면 된다고 말할 만큼 모든 준비가 되어있는 조영구. 요즘 들어 부모님의 결혼 재촉이 부쩍 심해졌다고 한다. 지난해 막내 동생마저 장가를 가서 4형제중 그만 미혼인 탓이다.
“저도 빨리 결혼하고 싶은데 마음에 와닿는 사람이 잘 없더라고요. 제 이상형이 이영애씨예요. 결혼하면 재미없겠단 생각은 들지만 착해서 좋아해요. 하지만 연예인과는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자기 일도, 남편 내조도 잘하는 귀엽고 착한 평범한 여자가 좋아요. 그런 여자를 만나서 올해 안에는 장가 가고 싶은데 사주를 보니 마흔둘에 간다네요(웃음).”
이제는 서두르지 않고 일에 매진하며 인연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그는, 훗날 임성훈씨 같은 MC가 되어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풀어가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여성동아 2004년 4월 4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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