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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에서 생긴 일’ 삽입곡 ‘안되겠니’로 스타덤 오른 신인가수 조은

■ 기획·이영래 기자 ■ 글·조희숙 ■ 사진·김형우 기자

입력 2004.04.12 13:49:00

SBS 인기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이 얼마전 종영했다. 드라마의 빅 히트는 일군의 스타 군단을 배출하게 마련. 그 중에서도 이 드라마 히트의 최대 수혜자는 삽입곡 ‘안되겠니’를 부른 신인 가수 조은이 아닌가 싶다. 호소력 있는 가창력으로 사랑받는 ‘안되겠니’의 주인공 조은을 만나보았다.
‘발리에서 생긴 일’  삽입곡 ‘안되겠니’로 스타덤 오른 신인가수 조은

“조은은 예명이고요, 본명은 이현기입니다.” 조은(21)은 딱 부러지는 말투로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말 첫 앨범을 낸 새내기 가수. 하지만 정작 스타덤에 오른 것은 자신의 앨범이 아니라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의 삽입곡으로 쓰인 ‘안되겠니’란 노래 덕분이었다. 하지원, 조인성, 소지섭 등 주인공들이 사랑 때문에 번민하고 갈등하고 힘들어하는 장면마다 애절하게 깔리던 그의 노래 ‘안되겠니’는 드라마만큼이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 때문에 제 앨범에도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아직 얼굴을 알아보는 분은 많지 않아요. 대신 제 노래가 나오면 ‘조은 노래다’라는 식으로 제 이름은 말씀하시더라고요. 얼굴이 알려지지 않아서 좀 서운하긴 하지만 기분은 좋아요.”
그가 드라마 ‘발리에서…’의 OST 음반에 참여하게 된 것은 지난해 말.
“첫 앨범을 내고 무리하게 스케줄을 감당하느라 심신이 피로한 상태였어요. 목상태도 좋지 않아 성대결절이 생기기 직전이었죠. 게다가 감기까지 겹쳤는데 녹음 날짜가 잡힌 거예요. 지난해 12월31일부터 올해 1월1일 새벽까지 녹음한 곡이 ‘안되겠니’였는데, 잘 들어보면 목소리가 좀 거칠다고 느끼실 거예요.”
그의 가수 데뷔는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교시절 그룹 활동을 해온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프로젝트 그룹 ‘내추럴’의 객원가수로 발탁될 만큼 가창력을 인정받았다. 어린 나이에 유희열, 이승환, 윤종신 등 ‘쟁쟁한’ 선배 가수들과 같이 음반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던 것.
가수로 데뷔하기 전엔 가이드 보컬로 활동했다. 자신이 만든 곡을 가수에게 들려주기 위해 작곡가가 일종의 데모 앨범을 만드는데, 이 데모 앨범용 가수를 가이드 보컬이라고 한다. 그는 성시경, 박완규, 조장혁 등의 가이드 보컬을 담당했었다고. 게다가 김범수, 박효신 등의 콘서트에서는 게스트 가수로 출연,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가수 데뷔가 쉬웠던 것은 아니다. 노래 실력만큼은 누구한테 지지않을 자신이 있었지만 워낙 음반 시장이 불황이었던 터라 첫 앨범을 내기까지 그 또한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바쁜 스케줄 때문에 드라마 ‘발리에서…’ 거의 못봐 안타까워
하지만 ‘안되겠니’의 히트로 그 또한 스타덤에 올랐다. 한 인터넷 온라인 음악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가 하면 휴대전화 벨소리와 컬러링 다운로드가 하루 1만건에 이를 정도.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학생이기도 한 그는 요즘 대학가 초청가수 1순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정작 자신을 스타덤에 오르게 해준 드라마 ‘발리에서…’를 거의 보지 못했다고 한다.
“이것저것 스케줄이 너무 바빴어요. 그래서 제가 드라마를 못 보니까 부모님께서 꼬박꼬박 녹화를 해주셨는데, 제 노래 나오는 부분만 녹화를 하시기 때문에 드라마 내용이 제대로 연결이 안되더라고요(웃음). 결국 다 못봤죠. 집에선 너무 좋아하세요. 아버지는 요즘 저만 보시면 제 CD를 내미시거든요. 제 사인 받아서 나눠주시는 게 좋으신가 봐요.”

‘발리에서 생긴 일’  삽입곡 ‘안되겠니’로 스타덤 오른 신인가수 조은

호소력있는 목소리를 지닌 그는 가장 닮고 싶은 선배 가수로 이승철과 임재범을 꼽았다.


사실 학창시절 그의 음악활동을 가장 반대했던 사람은 바로 아버지였다. 노래한다는 사실을 숨겨왔던 그는 공연 테이프가 아버지에게 발각되는 통에 호되게 야단을 맞은 일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아버지는 제 2의 매니저를 자처하고 나서 ‘신인가수 조은’을 알리는 숨은 공신이 됐다.
“어느 날 집 앞에 현수막이 하나 걸려있더라고요. 자세히 보니까 ‘신인가수 조은’이라고 써있는 거예요. 나중에 알아보니까 아버지가 걸어놓은 것이더라고요. 그때가 설 무렵이었는데 아버지하고 매니저 형이 고속도로 휴게소 20, 30군데를 돌며 현수막을 거셨어요. 부끄럽기도 했는데, 아버지가 이렇게 좋아하시는구나 싶어서 또 흐뭇하더라고요.”
가수 조은의 인기가 오르면서 그의 친형 인기도 덩달아 올라갔다. 갓 군에서 제대한 그의 형은 미소년 스타일로 팬클럽 내에서의 인기가 조은을 능가할 정도라고 한다. 지난 밸런타인데이 때도 그가 받은 선물 중 절반은 수취인이 형 앞으로 되어 있었다고.
그가 꼽은 가장 닮고 싶은 선배 가수는 이승철과 임재범. 이승철의 깊은 감성, 임재범의 특색있는 목소리는 그가 부러워하는 것들이다. 그는 특히 임재범의 노래를 교본처럼 따라불렀다고 한다.
“이승철 선배님이 불렀던 ‘희야’를 들으면 어떤 추억이 아련하게 떠오르잖아요. 저도 그런 가수가 되고 싶어요. 팬들이 제 노래를 들으면서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가수 말이에요.”
무대에 서면 떨리기보다 자신을 향해 있는 카메라와 관객들이 더 신기하다는 새내기 가수 조은. 그는 여름이 오기 전 자신의 첫 콘서트를 열 계획이라고 한다.

여성동아 2004년 4월 4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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