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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으로 브라운관 복귀한 MC 김승현

■ 글·이영래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4.04.09 16:01:00

재작년 가을 방송활동을 중단했던 김승현이 정은아와 함께 SBS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 공동 MC로 나섰다. 특유의 재치와 편안한 분위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김승현을 만나
그간의 생활과 방송 복귀 소감 등을 들어보았다.
SBS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으로 브라운관 복귀한 MC 김승현

한선교가 정계진출을 하면서 공석이 됐던 SBS ‘…좋은 아침’ 진행자로 김승현(44)이 나섰다. 지난 91년 ‘유쾌한 스튜디오’ 패널로 데뷔한 이후 ‘도전 1000곡’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퀴즈 특급’ 등을 진행하면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승현은 2002년 10월 한 방송 퀴즈 프로그램에서 특정 제품을 홍보해주는 대가로 주식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한동안 방송을 쉬었다. 그러다 지난해 4월 무죄를 선고받고 명예를 회복한 뒤 같은해 10월 MBC 라디오 ‘여성시대’ MC로 복귀했다. ‘여성시대’는 그가 손숙, 양희은 등과 함께 10여 년 동안 진행해온 인기 프로.
“죄가 있든 없든 방송인으로서 물의를 일으켰던 그 자체가 죄송할 따름입니다. 그동안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재판 이야기는 하기가 그래요. 일단 무죄를 받았지만 아직 다 끝난 게 아닙니다. 항소심이 남아있기 때문에 섣불리 제쪽에서 무죄다, 뭐다 하면 사법부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처럼 비칠까봐 조심스러워요.”
‘여성시대’로 복귀하기 전 그가 가졌던 1년5개월의 휴식은 그에겐 각별한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다. 2002년 10월 그가 마이크를 놓을 당시 그는 ‘여성시대’ 진행 10주년을 20여 일 앞두고 있었다. 그리고 최고의 MC들에게 주어지는 MBC ‘브론즈 마우스’ 후보에도 올라 있었다. 만일 그 일만 없었더라면 MC로서 가장 영예로운 순간들이 이어졌을 터.

“불미스러운 일로 물의 일으켜 방송인으로서 죄송할 따름”
그런 아쉬움과 후회가 인간적인 성장으로 이어진 1년5개월이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방송을 쉬었지만 나름대로 많은 일을 해왔다. 기업체 행사를 맡아 진행하기도 했고,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소홀히 했던 자선 공연 등에도 열심히 참가했다. 그는 “자의반 타의반이었지만 내 인생에 귀중한 약이 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복귀하면서 ‘여성시대’ 10년을 채웠는데 저에게는 정말 고마운 프로죠. MC 김승현이 알려지는데 가장 공헌한 프로고 제 중심을 잡아줬어요. 청취자들의 사연 하나하나를 읽어나가다보면 각 사람의 인생이 담긴 책 한권을 읽는 느낌이었어요. 덕분에 무명시절의 겸손함을 오래도록 잃지 않을 수 있었고, 어떻게 살아야 할 지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죠. 어찌 보면 제 인생의 고향, 스승 같은 프로그램이었어요. 복귀하자마자 다시 그 프로그램을 떠난다는 게 아쉽기는 했지만 너무 오래했기 때문에 더 발전하고 변화하기 위해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한 얘기 또 하고 틀에 박힌 진행을 하는 것도 청취자분들에게 죄송한 일이고….”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 진행을 맡은지 두달이 다 돼가지만 그는 아직은 남의 옷을 입고 있는 기분인 듯 “아직 많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SBS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으로 브라운관 복귀한 MC 김승현

10여 년간 MBC 라디오 ‘여성시대’를 진행해온 그는 이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 프로그램을 떠났다고 한다.


“한선교씨가 7년 이상 진행했던 프로그램이라 시청자들이 거기에 익숙해져있거든요. 섣불리 제 스타일대로 뭘 바꾸면 안될 것 같아서 그냥 적응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게스트들이 톡톡 튈 수 있게 편안한 분위기로 이끄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나중에 차츰 적응되는대로 제 스타일이 배어나오는 코너도 만들고 그래야죠.”
그는 그간 손숙, 허수경, 양희은 등 내로라하는 여성 MC들과 호흡을 맞춰왔는데 이번엔 정은아와 같이 진행하게 됐다. 과연 두 사람간의 호흡은 어떨까?
“라디오나 시사 프로그램은 손숙씨, 오락성을 띤 교양정보프로그램은 허수경씨와 잘 맞아요. 완전 예능 프로그램은 이승연씨하고 할 때가 좋았고요. 양희은씨하고도 좋았죠. 사실 정은아씨하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머리가 좋아지는 TV’를 2년 동안 같이 진행한 적이 있었죠. 정은아씨는 매우 적극적이어서 진행할 때 많이 의지가 돼요.”
사실 그는 유명세에 비해 가족사가 알려지지 않았는데 내친 김에 가족들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그는 중학교 3학년, 1학년인 두 딸의 아버지다. 그는 무명 MC로 통기타 업소 등에서 일할 때 부인과 만나 결혼했는데, 당시 처가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특별한 직업없이 밤무대를 다니는 그를 처가 어른들은 매우 못마땅해했다고.
“집사람이 이해를 많이 해줬죠. 전 막내이고 집 사람은 장녀예요. 전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군대 제대하기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외로움을 많이 탔어요. 젊은 시절 외로움이 클 때 많이 의지할 수 있었던 여자였죠. 이번에 방송을 쉴 때도 가족들이 절 믿어줘서 그 시간을 뜻깊게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제 정말 열심히 해야죠!”
사실 그는 군대에서 진행자로 나서 밤무대에서 일하다, 공중파 방송으로 스카우트돼 스타 MC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시련 끝에 잃었던 시간만큼 더 소중한 것을 얻은 그의 모습이 마음을 훈훈하게 해준다.

여성동아 2004년 4월 4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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