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인 유리(10)는 엄마 이미현씨(34)와 함께 봄내음이 물씬 풍기는 남산 일대 탐방에 나섰다. 남산 탐방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코스를 정하는 일. 남산길이 일방통행이라 한번 지나친 곳을 다시 보려면 먼 거리를 돌아서 가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유리와 엄마는 서울타워부터 들르기로 했다. 서울타워에 오르면 서울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신기하고 볼거리도 많다. 특히 지구촌민속박물관과 환상의 집은 유리가 무척 흥미를 느낀 곳. 세계 여러나라의 민속문화를 볼 수 있는 지구촌민속박물관에는 봉산탈을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그 다음 간 곳은 전망대. 원래 이곳에서는 서울 시내 전경을 다 볼 수 있지만 유리가 찾은 날은 하필 날씨가 흐려 서울 시내 전경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간 곳이 바로 전망대 위층의 회전레스토랑. 바닥이 360도로 회전한다고 해서 유명해진 이 곳에서 유리와 엄마는 우아하게 주스와 커피를 마셨다.
다음 방문지는 남산공원. 이곳에는 도서관과 식물원, 소동물원이 있는데 이들은 식물원에 가 보기로 했다. 과학과 수학을 좋아하는 유리는 식물 관찰도 꽤 좋아하는 편. 특히 우리 주변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다양한 종류의 선인장과 관엽식물이 유리의 눈길을 끌었다.
식물원 탐방을 끝내고 유리와 엄마가 방문한 곳은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만화를 좋아하는 유리가 처음부터 가장 가고 싶어했던 곳이기도 하다. 일단 만화영화 한 편을 보기로 하고 애니메이션실로 갔다. 신분증만 가지고 가면 누구나 무료로 만화영화를 볼 수 있는데 유리와 엄마는 ‘달려라 하니’를 골랐다. 엄마도 어린시절 본 기억이 있는 만화라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고.
만화영화를 본 후 간식으로 싸온 빵과 음료수를 애니메이션센터 야외 벤치에 앉아서 먹은 다음, 유리와 엄마는 만화책 보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만화의 집’에는 그야말로 산더미처럼 만화가 쌓여있다. 이 모든 만화를 맘껏 보는 데 드는 비용은 무료. 유리도 평소 못 보던 산더미 같은 만화에 신이 난 눈치고 엄마도 오랜만에 본 만화책이 여간 재미있는 게 아니었다. 유리가 고른 만화책은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집에서도 즐겨 보던 책이라던데 여기서도 가장 먼저 손이 가는 듯했다.
만화책 삼매경에 빠져 있던 모녀는 마지막으로 남산골 한옥마을에 들르기로 했다. 애니메이션센터에서 산책로를 따라 15분 정도 걸으니 남산골 한옥마을이 나타났다. 이곳에 놓여있는 윷놀이 판이나 널뛰기의 널빤지가 유리에게는 마냥 신기한 모양. 즉석에서 만든 떡을 파는 장터도 신기한 볼거리였다.
남산 일대에는 볼거리가 참 많다. 하지만 한꺼번에 보려고 욕심내지 말고 서울타워나 남산공원 중 아이가 좋아할 만한 곳을 한군데 방문한 다음,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 들러 만화영화를 보거나 만화책을 보는 것이 현명한 방법. 이때 남산 일대에는 식당이 특정 지역에 몰려 있기 때문에 중간에 배가 고프거나 목이 마르는 난감한 상황이 생길 수 있으므로 간단한 마실거리와 간식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남산 일대 볼거리
남산 주변에는 아이와 함께 방문하면 좋은 문화 시설이 많이 있다. 특히 아름다운 자연풍광도 함께 즐길 수 있어 나들이 기분을 한껏 살릴 수 있다.
케이블카남산에 오면 누구나 한번쯤 타보고 싶어하는 케이블카는 남산의 상징.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내려 퍼시픽호텔 방향으로 나와 리라초등학교 쪽으로 30m 정도 걸어가면 케이블카 승강장이 나온다. 이용료 어른 5천8백원(왕복), 어린이 3천5백원(왕복).
유리와 엄마가 단둘이 남산탐방에 나선 것은 처음. 지구촌민속박물관, 서울타워, 서울애니메이션센터를 둘러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탐구학습관남산식물원 맞은편 교육과학연구관에 있는 탐구학습관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과학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곳이다. 단순한 과학용품 전시가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체험하면서 과학의 원리를 깨달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다. 특히 지하 1층에 마련된 천체 투영실에서는 편안한 의자에 누워 별자리를 감상할 수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이 외에도 사람의 몸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여주는 투명 인체모형과 대륙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대형 지구모형 등 다양한 과학 관련 전시물이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문의 02-3111-281
남산골 한옥마을서울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한옥을 옮겨 복원한 남산골 한옥마을은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 일반인과 외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한옥마을 주변 산책로를 따라 연못과 정자를 지어 운치를 더하고 있으며 정문 입구에 야외공연장을 마련해 연극, 놀이, 춤 등을 공연하고 있다.조선시대 사대부 집에서부터 평민의 집까지 다섯 채의 한옥이 있는 한옥마을에서는 여러가지 강습도 함께 받을 수 있다. 조선 순종의 비인 순정효황후 윤씨의 집에서는 사군자 그리는 법을 가르치며 윤택영 재실에서는 예절교실, 차문화교실 등이 열린다. 박영효 가옥에서는 전통 혼례가 치러지며 김춘영 가옥에서는 전통 공예 기법을 알려주는 무형문화재 교실이 열린다. 이승업 가옥은 전통 찻집으로 이용되고 있다.또한 공예 전시관에서는 민화, 침선, 나전칠기, 전통매듭 만들기 등을 보여준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4월 이후에는 오후 8시)까지 운영되며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한옥마을 광장에서는 윷놀이와 널뛰기 등 민속 놀이를 즐길 수 있으며 떡과 한과 등을 파는 장터가 열린다. 문의 02-2266-6937, 홈페이지 www.fpcp.or.kr
서울애니메이션센터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을 맘대로 즐길 수 있어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곳. 일요일에도 운영되는 ‘만화의 집’에서는 학습만화에서 일반 만화까지 다양한 종류의 만화책을 맘껏 볼 수 있다. 또한 영상정보실에는 만화 비디오를 대여해 바로 볼 수 있는 미니 시어터가 있다. 모두 무료로 즐길 수 있으며 만화를 보거나 애니메이션 비디오를 대여할 때는 신분증만 제시하면 된다. 초등학생의 경우, 다니는 학교와 학년만 말하면 신분증 없이도 이용할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남산 한복판에 자리잡아 가족끼리 와서 만화책을 보거나 만화 비디오를 본 후 남산 산책로를 걷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다. 월요일 휴관. 문의 02-3455-8484, 홈페이지 www.ani.seoul.kr
서울타워남산의 상징이자 서울의 상징인 서울타워에는 다양한 즐길거리가 마련되어 있다. 3D입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입체영상관(어른 3천원, 어린이 2천원), 지구촌 다양한 민속품을 전시해놓은 지구촌민속박물관(어른 3천원, 어린이 2천원), 아이들이 스릴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환상의 나라(어른 3천원, 어린이 2천원), 게임룸 등이 그것이다. 이 외에도 전망대(어른 5천원, 어린이 2천5백원) 위에 올라가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아이와 함께 방문할 때는 아이의 취향을 살펴 3가지 시설물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빅3 입장권(어른 9천원, 어린이 5천원)을 구입하는 것도 경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문의 02-772-1622, 홈페이지 www.seoultower.co.kr
남산전시관남산의 역사와 유래, 전설뿐 아니라 봉수대와 한양성곽 등 남산 주변 유적에 대한 자료를 함께 전시하고 있다. 하얏트호텔 맞은편에 있으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문의 02-753-2563
만화책을 좋아하는 유리는 다양한 만화를 보며 신나했다(왼쪽). 남산식물원에서는 선인장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남산식물원남산식물원은 1968년 개관 무렵만해도 국내 최초의 식물원으로 큰 관심을 모았지만 어느새 관심권에서 사라진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남산식물원을 방문해 보면 주변에서 흔히 보기 힘든 관엽식물, 선인장, 분재, 난 등 다양한 식물을 볼 수 있어 아이들이 무척 즐거워한다. 또한 선인장원에서는 다양한 선인장을 저렴한 가격(3개 5천원선)에 구입할 수도 있다. 식물원을 방문할 때는 아이 옷을 하나 정도 얇게 입히는 것이 좋다. 식물원의 온도가 바깥보다 높아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이 쉽게 더위에 지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입장료는 어른 5백원, 어린이 2백원. 문의 02-753-2651
남산 소동물원식물원 옆에 자리잡은 소동물원은 규모는 작지만 식물원과 함께 둘러보면 아이들과 함께 알찬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코스로 적당하다. 원숭이, 부엉이, 꽃사슴, 공작, 금계, 청둥오리, 검독수리, 수리부엉이 등을 볼 수 있으며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문의 02-753-2563
야외식물원하얏트호텔 맞은편 남산 외인주택 철거지에 위치한 야외식물원은 1997년에 문을 열었다. 무궁화원, 유실수원, 약용식물원, 식용식물원, 덩굴식물원, 희귀식물원, 시각장애인 식물원, 꽃나무식물원, 살구나무원, 야생산야초원, 철쭉·진달래원, 키 작은 나무 식물원, 경제림원 등 13개의 테마로 나뉘어 있다. 입장료 무료. 문의 02-753-2563
체험교실
남산 주변 시설에는 아이들이 직접 참가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있다. 직접 꽃 모종을 해볼 수 있는 식물원예교실에서 남산 역사교실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겨보자.
식물원예교실3월에서 12월까지 매월 첫째, 셋째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남산 야외식물원에서 무료로 열린다. 식물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접 꽃묘 재배 실습에도 참여할 수 있다. 문의 남산공원관리사무소 02-753-5576
남산 역사교실남산전시관에서는 남산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는 남산역사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남산의 역사와 유래, 봉수대와 한성성곽, 남산 주변의 문화 시설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인터넷으로 선착순 마감되며 참가비는 무료. 문의 02-753-2563
지구촌민속박물관 체험 프로그램
。탈 그리기직접 탈 바탕에 물감을 이용해 다양한 전통 탈을 그린 후 술과 머리덮개까지 달아 봉산탈을 완성해볼 수 있다. 재료비 3천원.
。탁본체험물과 한지를 이용하여 옛 조상들이 사용했던 출판과정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여러가지 목판 위에 한지를 덮고 먹손(좁쌀 주머니)에 먹물을 묻혀 찍어내면 된다. 참가비 1천원.
。원주민 체험학습아프리카나 오세아니아주 등 지구촌 곳곳의 원주민 전통의상과 모자, 신발을 착용하고 창, 활을 만져보는 등 직접 원주민이 되어보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참가비 1천원
남산에는 다른 곳에 비해 간식을 먹을만한 곳이 별로 없다. 그러므로 음료수나 과자, 빵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하얏트호텔 부근 남산 순환로에 고급 레스토랑이 많이 있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애니웨이서울애니메이션센터 건물에 있는 애니메이션 테마카페. 원색의 조명과 컬러풀한 실내장식, 곳곳에 놓여있는 캐릭터용품들이 찾는 이들의 마음까지 들뜨게 만든다. 커피와 샐러드, 샌드위치가 주메뉴. 에스프레소, 카푸치노, 카페라테 등의 커피가 4천원이며 즉석에서 만화책이나 캐릭터 인형 등을 구입할 있다. 문의 02-3455-8484
남산 회전레스토랑바닥이 시계방향으로 55분마다 한번씩 회전하는 서울타워의 상징. 안쪽 테이블에 앉으면 시내를 바라보기가 어려우므로 가능한 한 창가에 앉는 것이 좋다. 안심스테이크, 돈가스 등 다양한 메뉴가 마련되어 있다. 문의 02-777-0010
풀향기서울타워 지하1층에 자리한 풀향기에서는 인공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자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지하 1층이라고는 하지만 지상 5층에 해당하는 높이여서 남산의 뛰어난 풍광과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주 메뉴는 산채 한정식이며 1인당 2만원선. 문의 02-777-9393
남산돈가스돈가스의 크기가 A4 용지만 하다고 해서 ‘A4돈가스’로 불리는 돈가스를 먹을 수 있는 곳. 생선가스와 비프가스 6천원, 돈가스 5천원이며 바삭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아 맛이 일품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메뉴이므로 가족 나들이에 추천할 만한 곳이다. 문의 02-777-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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