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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Global Village|일본 생활 문화 즐기기

‘나는 일본 문화가 재미있다’ 저자 김지룡씨가 전하는 일본 대중문화

‘안방에서 즐길 수 있는 일본 드라마· 대중가요·스타 트렌드 집중 분석’

■ 글·이영래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4.03.12 14:14:00

일본 대중문화가 개방되면서 이제 안방에서 일본 드라마를 볼 수 있게 됐다.
일본 전문 문화평론가 김지룡씨를 통해 일본 대중문화의 트렌드를 짚어보고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일본 드라마, 스타들을 살펴보았다.
일본 대중문화가 올해부터 사실상 전면 개방되었다. 영화, 음반, 게임, 방송 등 일본문화의 자유로운 수입과 유통이 허가돼 이제까지 뒷골목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유포되던 음반,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을 정식으로 사서 듣거나 안방에서 시청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먼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케이블 TV인 OCN, 홈 CGV, MBC 드라마넷 등에서 방영하고 있는 일본의 드라마들이다. 이미 지난 1월부터 ‘고쿠센’ ‘골든볼’ ‘퍼스트 러브’ ‘야마토 나데시코’ ‘도쿄 러브스토리’ 등 일본의 히트 드라마들이 방영됐고, ‘사토라레’ 등 또 다른 드라마들이 방영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국내에 수입되는 드라마는 거의 트렌디 드라마.
일본은 아사히, 도쿄, 후지 TV 등 민영방송국들이 시청률을 놓고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어 각 방송국이 드라마에 들이는 공은 대단하다. 드라마 한편의 제작비가 영화 제작비를 뛰어넘을 정도라 일본에서 영화산업은 60년대 이후 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공영방송인 NHK는 주로 사극에 비중을 두고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으나 시청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 일본 드라마의 주류는 지난 90년대 초부터 유행을 선도해온 트렌디 드라마라 할 수 있다. 얼마 전 MBC 드라마넷에서 방송해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도쿄 러브스토리’의 빅히트 이후 트렌디 드라마는 일본 드라마의 주류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주로 밝고 경쾌한 젊은이들의 사랑 이야기들을 다룬 트렌디 드라마는 국내에도 영향을 미쳐 한때 몇몇 국내 미니시리즈가 표절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일본 드라마가 수입되면 그 파급 효과가 상당하리라 예상했지만 현재 케이블 TV를 통해 방송되고 있는 일본 드라마들은 시청률 1%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나는 일본 문화가 재미있다’로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오른 소문난 일본통 대중문화평론가 김지룡씨(40)는 “당연한 일”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그는 “일본 드라마는 보통 20~35세 여성들을 겨냥해 그때그때 그들의 감성, 기호, 유행 등을 분석해 만들며 우리처럼 가족 전체가 본다는 설정을 하지 않는다. 또 거의 모든 드라마가 12부작을 넘지 않는다. 이런 차이가 우리 시청자들에게 낯설 것”이라며 그 원인을 분석했다. 그러나 “일본 드라마의 장점 중 하나가 소재의 폭이 넓다는 것인데, 원조교제하는 여고생 이야기 등 특이한 소재의 문제작들이 들어온다면 양상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가령 미국 시트콤 ‘섹스 & 시티’는 케이블 TV를 통해 우리나라에 방영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는데, 이는 ‘섹스’와 같은 민감한 소재를 다뤘고, 뉴요커의 삶과 가치관 등이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라는 것. 따라서 젊은이들의 사랑 이야기를 밝고 가볍게 다룬 일본 드라마보다 문제작들이 수입돼 방영되면 시선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는 일본 문화가 재미있다’ 저자 김지룡씨가 전하는 일본 대중문화

김지룡씨는요…
김지룡씨는 ‘나는 일본 문화가 재미있다’ ‘재미있게 사는 사람이 성공한다’ 등의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대중문화평론가. 고등학교를 자퇴한 뒤 검정고시로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졸업 후 샐러리맨으로 잠시 일한 후 일본 유학길에 올라 6년간 관광가이드 일을 하면서 일본 대중문화를 직접 체험한 뒤 귀국해 광운대에서 일본학을 강의했으며, 현재 종합기획사 TR 미디어 대표로 있다.

일본 대중문화의 산업구조는 기본적으로 ‘원소스 멀티유즈’라고 할 수 있다. 만화책이 인기를 얻으면 곧 이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이 제작된다. 그리고 인기가 가속화되면 극장판 애니메이션, 영화로 다시 만들어지고, 관련 캐릭터 상품이 홍수를 이룬다. 아울러 애니메이션, 드라마의 주제가나 삽입곡들이 CD로 출시돼 인기를 얻는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음반시장은 노래 두세 곡이 들어간 싱글 앨범이 주류를 이룬다. 우리처럼 열곡 이상이 수록되는 앨범도 있지만 이는 베스트 앨범인 경우가 많다.
J-POP이라고 불리는 일본의 대중음악은 우리에 비해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고 있는 양상이다. 우리처럼 댄스음악이 히트하면 온 나라가 댄스음악으로 뒤덮혀버리는 일은 없다. 댄스뮤직, 비주얼록, 뉴포크 등 다양한 음악이 각각의 영역을 지키며 사랑받고 있다. 김지룡씨는 “TV가 절대적인 힘을 잃어 TV 쇼프로그램을 통해 인위적으로 붐을 조성할 수 없게 되면서 생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대중문화 중 전세계적으로 각광을 받는 분야는 역시 만화와 애니메이션이다. 일본 만화는 이미 우리 단행본 만화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한 상태인데 김지룡씨는 일본 만화의 매력이 “다양한 소재, 현실에 뿌리를 둔 견고한 일상성에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비해 움직임이 거친 편. 그럼에도 일본 애니메이션이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뛰어난 연출력 때문이다. ‘모노노케히메’ ‘붉은 돼지’의 미야자키 하야오에 이르러 예술로 승화되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팬들을 비롯, 국내엔 일본 문학에 심취한 독자들이 상당히 많다. 김지룡씨는 “활자 이탈이 시작된 1970년대 일본문학계를 구원한 두 사람이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다. 이들의 소설은 무엇보다 재미있다는 점에서 각광 받았지만, 그들이 보여준 재미는 통속적인 것이 아니라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관찰력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일본문학의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엔터테인먼트 문학을 들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문학이란 SF, 공포, 미스터리 소설 등의 대중문학을 총칭하는 말이다.


‘나는 일본 문화가 재미있다’ 저자 김지룡씨가 전하는 일본 대중문화

히로스에 료코

국내에도 개봉된 영화 ‘철도원’에 출연한 배우. 청순한 이미지로 스타덤에 올랐지만 사생활 문제로 스캔들에 휘말리기도 했다. 지난 2001년 후지 TV에서 방송돼 빅히트한 ‘속도위반 결혼’을 MBC 드라마넷이 지난 2월10일부터 방영하고 있다.
‘나는 일본 문화가 재미있다’ 저자 김지룡씨가 전하는 일본 대중문화

나카마 유키에
가수 겸 연기자로 ‘먼날의 멜로디’ 등의 음반을 내는가 하면 영화 ‘링 제로’ 등에 출연했다. 영화채널 OCN을 통해 지난 2월10일부터 방영한 ‘트릭’, 지난 2월11일부터 SBS 드라마 플러스가 방영한 ‘고쿠센’ 등 그의 출연작 중 두편의 드라마가 국내에 소개됐다. 두 작품 다 일본 방영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튜브
‘나는 일본 문화가 재미있다’ 저자 김지룡씨가 전하는 일본 대중문화

데뷔 19년째를 맞은 튜브는 지난해 12월31일 밤 서울에서 펼친 콘서트가 케이블TV 음악채널 m.net을 통해 생중계되면서 한국 방송에서 일본어로 노래한 첫 아티스트로 기록된 데 이어 국내 첫 공식 발매 음반을 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튜브의 노래 ‘유리의 추억’은 캔이 ‘내 생에 봄날은 간다’로 리메이크했고, ‘시즌 인 더 선’은 정재욱이 리메이크해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국내에 ‘Melodies & Memories’란 앨범이 출시됐다.



B’z
일본 가요계에서 B’z의 인기는 상상 이상이다. 지난 88년 데뷔 이래 16년간 일본 가요계의 정상을 지켜온 그룹인데, 그룹이라고 하지만 멤버는 마쓰모토 다카히로(기타), 이나바 코지(보컬) 두명이다. 이들의 앨범 판매량은 통산 7천만장이 넘는다. 국내에 ‘Survive’ ‘Devil’ 등의 음반이 출시됐다.

우타다 히카루
‘나는 일본 문화가 재미있다’ 저자 김지룡씨가 전하는 일본 대중문화

R&B를 구사하는 뉴욕 태생의 여가수로 99년 발표한 첫번째 앨범 ‘First Love’는 단일 정규 앨범으로는 가장 많이 팔려나간, 8백만장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일본 음반시장에서 비주류 장르였던 미국의 R&B를 전하며 새로운 J-R&B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집 ‘First Love’, 2집 ‘Distance’, 3집 ‘Deep River’ 등이 국내에서 출시됐다.

무라카미 하루키
‘나는 일본 문화가 재미있다’ 저자 김지룡씨가 전하는 일본 대중문화

우리나라에서 일본의 인기 작가로 첫손에 꼽힌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듯. 1960년대 후반 일본 학생운동 세대인 하루키는 학생 운동의 몰락 이후 느낀 상실감과 허무를 바탕으로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상실의 시대’ 등의 소설을 써서 동세대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최근 7년만에 발표한 신작 ‘해변의 카프카’ 또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무라카미 류
지난 76년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군조 신인 문학상과 아쿠다가와상을 최연소로 수상하면서 화려하게 데뷔한 뒤 사진작가, 영화감독 등으로도 활동해온 인물로 ‘오디션’ ‘69’ ‘코인라커 베이비스’ 등의 소설을 썼다. 일본 문단의 ‘펑크족’ 같은 존재로 파격적인 소재를 도발적으로 다루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요시모토 바나나
‘나는 일본 문화가 재미있다’ 저자 김지룡씨가 전하는 일본 대중문화

일본 문학은 현재 여성작가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그중 발군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작가가 요시모토 바나나다. 문체는 순정 만화처럼 여성적, 감각적이지만 소재나 테마는 복고적이다. 대표작으로는 ‘키친’ ‘도마뱀’ 등이 있다.
화제의 애니메이션
‘나는 일본 문화가 재미있다’ 저자 김지룡씨가 전하는 일본 대중문화

모노노케히메(원령공주)
인간과 자연, 환경 문제를 주제로 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약 1천5백만명의 관객을 동원, 일본영화 역사상 최다 관객 동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무대는 중세 일본의 무로마치 시대. 울창한 나무로 둘러싸인 숲을 배경으로 근대화 과정을 겪으면서 숲을 파괴하려는 인간들과 필사적으로 숲을 지키려는 신(정령)들과의 피할 수 없는 싸움을 그렸다. 지난해 비디오로 출시되었다.


여성동아 2004년 3월 4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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