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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신혼일기

2년 열애 끝에 부부 연 맺은 프로축구 선수 최태욱·정혜령 부부

■ 기획·구미화 기자 ■ 글·양종구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샤프스튜디오 제공

입력 2004.03.10 17:20:00

역시 결혼은 남자를 성숙하게 만드는 묘약이다. 지난해 12월20일 동갑내기 정혜령씨와 결혼한 최태욱 선수가 지난 1월 열린 카타르 도요타컵 8개국 친선대회에서 득점왕에 오른 데 이어 역대 프로축구 사상 최고 이적료인 11억원에 5년 계약으로 신생팀 인천으로 옮긴 것. 두 사람의 ‘통통’ 튀는 신혼일기.
2년 열애 끝에 부부 연 맺은 프로축구 선수 최태욱·정혜령 부부

“신혼 재미요? 아직 몰라요. 신랑 얼굴을 하도 가끔 보기 때문에….”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의 황태자 최태욱(23·인천 유나이티드 FC)의 부인 정혜령씨(23). 한창 신혼 재미에 빠져 있어야 할 그는 요즘 독수공방을 하며 남편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12월20일 결혼한 최태욱은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열흘 만에 올림픽대표팀에 합류, 카타르 친선대회에 참가하는 등 전지훈련을 마치고 1월26일에야 돌아왔다. 그리고 엿새 만인 1월31일 다시 팀 전지훈련을 위해 터키로 떠났다. 그 6일 동안마저 최태욱은 안양LG에서 인천으로 소속팀을 옮기느라 바쁘게 움직여 제대로 사랑을 속삭일 틈이 없었다.
그나마 정혜령씨가 최근 1주일간 남편을 독차지할 기회가 있었는데 바로 최태욱의 사랑니 때문이다. 터키 전지훈련 도중 사랑니 때문에 고생한 최태욱이 병원을 찾느라 2월9일 입국한 것. 그러나 이도 잠시. 최태욱은 2월21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올림픽대표팀 한일전을 대비한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2월15일 저녁 부산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축구선수니까 축구가 먼저지요. 매일 전화로 데이트하고 있어 옆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남편이 빨리 유럽에 진출하면 더 바랄 게 없겠어요.”
두 사람은 2001년에 처음 만났다. 그해초 히딩크 감독이 한국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자 영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최태욱은 당시 같은 소속팀(안양LG) 선배인 이영표(PSV 아인트호벤)와 함께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그때 영어 과외선생이 이영표와 친분이 있는 정지섭씨(26)였는데 바로 정혜령씨의 친언니다. 당시 유치원 교사였던 정혜령씨는 언니를 통해 최태욱을 만날 수 있었다. 히딩크 감독이 한국축구대표팀의 사령탑을 맡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인연이니 히딩크가 맺어줬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처음 만나고 난 뒤 태욱씨가 끈질기게 전화를 하는 바람에 3개월 만에 다시 만났어요. 태욱씨 얼굴을 보면 안 그럴 것 같은데 한번 목표를 정하면 쉽게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거든요. 처음 만나자마자 결혼하자고 해서 황당하기도 했어요. 제가 태욱씨와 결혼한 것은 태욱씨의 주입식 프러포즈에 세뇌를 당했기 때문이에요(웃음).”
빼어난 미모와 비단 같은 마음의 정씨는 최태욱의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아갔다. 최태욱은 “예쁘고 마음 씀씀이도 좋아 처음 보고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처음엔 피하더니 혜령씨도 제가 좋았나 봐요. 계속 만나자고 조르니까 나오더라고요. 역시 여자는 좀 빼야 더 예뻐요(웃음)” 하며 너스레를 떤다. 이에 정씨는 “태욱씨의 착한 마음에 끌렸어요. 언제나 성실하게 노력하는 모습이 맘에 들었어요” 하고 말했다.
두 사람은 연애하는 동안에도 데이트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최태욱이 훈련하랴 경기하랴 대표팀에 차출되랴 너무 바빠 시간이 없었기 때문. 그래도 최태욱은 틈나는 대로 전화를 해 데이트를 신청했다고 한다. 조용한 교외로 나가 식사하고, 커피숍에서 얘기하고 영화도 보고…. 정씨의 말에 따르면 최태욱이 만날 때마다 “넌 내 거야” 하며 끊임없는 프러포즈를 하는 바람에 2년6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태욱씨가 말도 없고 소심할 것 같죠? 아니에요. 저하고 있을 땐 농담도 잘하고 애교도 잘 떨어요. 얼마나 귀여운지 모르겠어요(웃음).”
“야! 귀엽다니? 하늘 같은 남편한테…(웃음).”
떨어져 있는 시간이 더 많지만 깨소금 냄새가 나기는 여느 신혼부부 못지않다.

2년 열애 끝에 부부 연 맺은 프로축구 선수 최태욱·정혜령 부부

역시 결혼은 남자를 한층 성숙시키는 묘약인 모양이다. 최태욱은 청소년대표와 국가대표, 올림픽대표 등을 두루 거쳤지만 확실한 자기 색깔이 없어 주전보다는 교체멤버로 활약했다. 그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소시에다드에 진출한 이천수(23)와 부평고 동기지만 강한 카리스마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이천수의 그늘에 가려져 있다시피 했다. 그런데 정씨와 신접살림을 차린 뒤 최태욱은 화려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 1월1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3회 카타르 도요타컵 23세 이하 친선대회, 파라과이전에서 최태욱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한국이 5:0으로 이기는 승리를 주도했다. 이날 최태욱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과감한 변신을 시도해 확실한 ‘멀티 플레이어’임을 보여줬다.
“그날이 제 생일이었어요. 생일 선물로 골을 넣으라고는 했지만 3골이나 넣다니…(웃음). 믿을 수가 없었지요. TV로 지켜보는데 태욱씨가 너무 멋지더라고요. 세상에 이보다 더 큰 생일 선물이 어디 있겠어요?”
최태욱은 이 대회에서 총 6골을 터뜨려 득점왕에 올랐다. 알고 보니 아내의 날카로운 내조 덕분이었다. 아내 정씨는 축구에 대한 꿈과 보완해야 할 점, 단점 등 남편과 축구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한다고.
“태욱씨는 자신의 단점이 소심한 플레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가끔 몸을 아끼는 플레이를 하기도 해요. 그래서 고치려고 노력하죠. TV로 지켜보니 역시 지난해와는 다른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조만간 더 멋진 플레이를 보여줄 것으로 믿어요.”
사실 최태욱은 결혼과 함께 새로운 도전을 준비해왔다. 그가 안양LG를 나와 신생팀인 인천 유나이티드 FC로 옮긴 것도 자칫 매너리즘에 빠져 ‘국내용’ 선수로 그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라고 한다.
최태욱은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빠른 스피드과 중거리 슈팅 능력을 겸비해 축구선수로서의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 인천이 역대 프로축구 최고의 이적료인 11억원에 5년 계약(연봉은 2억 +α)을 한 것도 그의 대성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최태욱은 인천시가 그 지역 출신인 자신을 위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쳐 해외진출을 도울 것으로 믿고 있다. 아내 정씨도 같은 이유로 팀 이적을 적극 권유했다고 한다.
이제 이 ‘닭살 커플’의 목표는 최태욱의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진출. 축구의 발상지인 잉글랜드에서 뛰는 게 최태욱의 소원이다. 최태욱은 “모든 축구선수의 꿈이 유럽 진출이지요. 제 친구 이천수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진출한 첫 한국 선수로 기록됐는데 저는 프리미어 리그에 진출한 첫 한국인이 되고 싶어요. 최선을 다해서 노력할 겁니다. 지켜봐주세요” 하고 말했다.
경기가 끝날 때마다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리는 모습이 인상 깊었던 최태욱이 독실한 크리스천이 된 것도 축구와 무관하지 않다. 다른 데 눈을 돌리지 않고 축구에만 매진하기 위해선 종교의 힘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최태욱은 별명이 ‘목사님’일 정도로 종교생활에도 열심이다.
이렇게 필사적으로 유럽진출을 꿈꾸는 남편을 보는 아내의 바람 역시 간절하다.
“축구선수의 아내가 되겠다고 결정했을 때 이미 작심했어요. 태욱씨가 세계적인 선수가 되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요. 아이도 2년 뒤에 낳기로 한걸요. 유럽에 진출한 뒤 천천히 낳을 거예요. 태욱씨가 잘할 수 있도록 팬들도 항상 박수를 보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나깨나 사랑하는 남편과 축구 생각뿐인 정혜령씨는 결혼 2개월 만에 완벽한 축구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여성동아 2004년 3월 4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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