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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메치니코프’ 지근억 서울대 교수가 일러주는 생활 속 장 건강법

■ 글·최은성 ■ 사진·지재만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4.03.08 15:01:00

비피더스 유산균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로 장 건강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지근억 교수가 한국인의 식생활에 딱 맞는 장 건강 생활법을 제안했다.
식습관 생활습관 몇가지만 바꿔도 놀랍게 좋아진다는 생활 속 장 체질 개선 건강법을 소개한다.
‘한국의 메치니코프’ 지근억 서울대 교수가 일러주는 생활 속 장 건강법

16년간 비피더스 유산균을 연구해온 지근억 교수는 장내 유익균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16년 동안 인체에 유익한 비피더스 유산균을 연구하며 장 건강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지근억 교수(48)는 ‘장건강 전도사’로 불린다. 미국 루이지애나대학과 스탠포드 의대 연구원을 거치며 줄곧 장내 미생물과 비피더스 유산균을 연구해온 지교수는 지난 2001년, 인체에 유익한 비피더스균에 원하는 유전자를 심어 체내에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화제를 모았다. 일본의 교토대학과 이탈리아의 볼로냐대학 등에서 같은 연구를 진행 중이었으나 지교수가 가장 먼저 개발에 성공한 이 기술은 질병 치료 유전자를 넣은 비피더스균이 장에 정착해 변비는 물론 대장암 등 장 관련 질환 치료에 이용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 지난 1월에는 한국인의 장에서 분리한 비피더스균을 이용한 정장용 요구르트 및 생균 유산균 신제품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유산균 연구 분야의 권위자로 한국인의 장 건강을 위해 연구하고 있는 지교수에게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장건강법에 대해 들었다.

대장 질환이 늘고 있는 원인
고단백, 고지방을 중심으로 한 서구적인 식습관이 대장 관련 질환을 크게 늘리고 있다.
단백질은 암모니아와 아민 등의 부패물질로 분해되고, 고지방은 대장 내 유해세균을 증가시킨다. 대장균, 박테로이데스, 클로스트리디움 등의 유해세균은 장에 흡수돼 장염 및 궤양 등 대장 관련 질환을 불러오고, 혈액으로 침투해 발암물질을 만들어 대장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불규칙한 식습관 역시 대장 관련 질환을 증가시키는 주요인이다. 불규칙한 식사는 대부분 과식이나 폭식으로 이어져 결국 장내 세균들에 의해 부패물질이 많이 생산되는 원인이 된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스트레스를 꼽을 수 있다. 지나친 경쟁이나 복잡한 대인관계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는 장을 자극해 설사나 변비 등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일으킨다.

장 건강을 위한 식습관 6가지
소식을 한다
소식은 장을 건강하게 만드는 식습관이자 무병장수의 지름길이다. 소식을 하면 장내 부패물질이 적어지면서 장의 연동운동이 활발해지고, 소화 흡수는 물론 배변 능력도 좋아진다. 따라서 변비와 숙변이 해소된다.
단 소식은 단식이나 한가지 음식만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가 아니다. 필수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되 열량과 양을 줄이는 방법을 말한다. 보통 하루에 필요한 열량은 성인 여성이 2000kcal, 성인 남성이 2500kcal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성인 남녀가 권장량보다 500∼1000kcal 정도 많은 열량을 섭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소식은 칼로리를 권장량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비만인 경우에는 열량을 1500∼1800kcal 정도로 낮추는 것이 좋다.

‘한국의 메치니코프’ 지근억 서울대 교수가 일러주는 생활 속 장 건강법

해조·곡물 ·과일류를 즐겨 먹고 하루 1~회 스트레칭을 하면 장건강에 도움이 된다.


정상인의 경우 1일 식단 중 단백질과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을 각 20% 정도로 유지하고, 과체중이나 비만인 경우에는 몸무게나 체력 상태에 따라 10∼15% 정도로 줄이면 그 효과를 볼 수 있다. 식단을 구성할 때 동물성 식품과 생선류 및 식물성 식품의 비율을 반반씩으로 유지하면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면서 칼로리를 낮출 수 있다. 또한 흰쌀밥보다 현미 콩 수수 등을 섞은 잡곡밥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이를 주식으로 하면 장을 건강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해조·곡물·과일류를 즐겨 먹는다
변비를 막아주고 장 운동을 활발하게 하는 데는 김 다시마 등의 해조류와 콩 등의 곡물류, 사과 알로에 자두 당근 등 채소나 과일이 도움이 된다.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은 장에서 생성되는 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도 한다. 특히 콩은 유익균인 비피더스의 먹이가 되는 올리고당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매일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콩 단백질이 유해세균으로 변질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물을 하루 4∼5잔씩 마신다
사람은 하루에 1.5∼2ℓ정도의 수분을 필요로 한다. 국이나 찌개 등을 통해 섭취하는 수분량 역시 1일 필요량에 포함되므로 이를 제외하고 하루 4∼5잔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것이 장 운동에 좋다. 변비가 있는 경우 공복상태에서 시원한 물을 반잔에서 1잔 정도 마시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식사 후에는 물을 너무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소화효소가 묽어져 소화 기능이 떨어지거나 지나친 장 자극으로 설사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볶음이나 튀김보다 구이나 조림으로 조리한다
음식을 기름에 볶거나 튀기면 지방이 독소 물질로 변한다. 이런 물질을 장기적으로 섭취하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조리를 할 때 생선류나 육류는 굽거나 물에 익혀 조리하는 것이 좋다. 특히 육류처럼 식품 자체에 지방이 많은 식품일 경우는 기름 부위를 제거하고 조리하거나 전자레인지에 한번 익힌 뒤 조리하면 지방이 빠져나가 칼로리를 낮출 수 있다. 또한 탕류를 만들 때 재료를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기름기를 뺀 후 조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간식으로 과자나 빵 대신 떡을 먹는다
과자와 빵은 대부분 흰밀가루, 흰설탕, 정제 소금, 경화유 등으로 만드는 데 이들 4가지 재료는 대표적인 표백제품이다. 특히 경화유는 세포에 흡수되지 않고 몸속 여기저기를 떠돌다 혈관과 장에 붙어 각종 성인병과 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또 도정된 흰 밀가루는 식이섬유소가 전혀 없는 탄수화물 덩어리로 대장 운동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식품이다.
이에 반해 쌀로 만든 떡에는 수수, 팥 등 각종 잡곡류와 잣, 호두 등 다양한 견과류가 들어 있어 고른 영양분과 풍부한 식이섬유를 섭취할 수 있다. 또 쌀을 한번 더 분해한 것이기 때문에 밥보다 소화 흡수가 잘된다. 떡은 도정된 흰설탕 대신 흑설탕이나 쌀을 고아 만든 조청과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므로 장 관련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9시 이후에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우리 몸은 보통 낮 동안에는 장 기능이 활발하지만 밤에는 그 활동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음식의 소화 흡수가 잘되지 않는다. 또한 밤에는 에너지 소비량이 줄어 살이 찔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오후 9시 이후에는 밤참을 피하는 것이 좋다. 저녁식사가 늦어지는 경우엔 가벼운 간식을 먹으면 공복감이 없어져 과식이나 폭식을 피할 수 있다. 이 때 간식은 김밥이나 주먹밥, 강냉이 등이 좋고, 저녁은 채식 위주로 간단히 먹는 것이 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한국의 메치니코프’ 지근억 서울대 교수가 일러주는 생활 속 장 건강법

국내 최초로 비피더스 유산균을 우유 속에 발효시킨 요구르트를 만들어 낸 지근억 교수가 유익균인 비피더스를 관찰하고 있다.


1주일에 3회 이상, 30분 정도 운동을 한다
운동을 적절히 하면 신진대사 및 근육 활동과 장 운동이 활발해진다. 운동은 각자의 체력과 나이에 맞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격한 운동은 오히려 활성산소를 증가시켜 노화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격한 근력운동보다는 걷기, 조깅, 사이클, 수영 등 몸에 부담이 없으면서 체지방을 연소시키는 유산소 운동이 바람직하다. 운동량은 1주일에 3회 이상, 하루 30분 땀을 흘릴 정도로 하는 것이 적당하다. 평상시에 활동량이 많아 걷는 시간이 하루 30분 이상 되는 사람이라면 굳이 장 건강을 위해 운동할 필요는 없다.

잠자리에 들기 전 복부 마사지를 한다
우리 몸의 모든 부위는 적절한 운동과 자극을 필요로 한다. 건강한 장 활동을 위해서는 복부 운동이 필요하다. 조용히 잠자리에 누워서 배 부위를 돌아가며 눌렀을 때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를 집중적으로 주물러준다. 주무르다 보면 처음에는 통증이 많이 느껴지다가 지속적으로 장 근육이 풀리면서 장 운동이 활발해진다. 매일 3∼5분 정도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가벼운 스트레칭, 심호흡 등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장 운동이 억제돼 변비가 생긴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장을 자극해 자율신경 작용이 균형을 잃기 때문이다. 평소에 하루 1∼2회 정도 가벼운 스트레칭과 심호흡을 하면서 심신의 긴장을 이완시켜 주면 장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명상이나 요가도 스트레스 해소와 장 건강에 좋다.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들인다
변의가 있을 때 즉시 배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배변을 참다 보면 나중에 변비에 걸리기 쉽기 때문이다. 아침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변의를 느끼므로 이때를 놓치지 말고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들이면 변비를 예방할 수 있다.
규칙적인 아침식사는 대장의 연동 운동을 자극해 배변을 유도한다. 따라서 되도록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이 좋다. 아침에 입맛이 없다면 죽이나 호밀빵, 샐러드 등으로 식사를 대신하는 것도 좋다.

습관적인 설사제나 지사제 복용은 피한다
변비나 설사 증상이 있을 때마다 약을 먹으면 습관성이 돼 약의 효과를 볼 수 없게 된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 자칫 대장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설사제나 지사제는 장내 유익균을 죽이고 유해세균과 부패물질을 늘리기 때문이다. 또한 설사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몸 안의 칼륨 성분이 빠져나가 장 운동이 무력해져 오히려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


여성동아 2004년 3월 4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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