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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아픔을 딛고

이혼 1년 만에 그간의 마음고생과 전남편과의 재결합설에 관한 입장 밝힌 이경실

■ 글·조희숙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04. 03. 04

지난해 3월 전남편 손씨와 이혼한 후 신상에 관한 언급을 일체 피해온 개그우먼 이경실이 최근 방송을 통해 처음으로 자신의 심경을 털어놓았다. 그가 담담하게 밝힌 그간의 마음고생과 최근 떠도는 전남편과의 결합설에 대한 입장.

이혼 1년 만에 그간의 마음고생과 전남편과의 재결합설에 관한 입장 밝힌 이경실

이경실은 이혼 후 정신적으로 성숙해졌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지난해 11년간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은 개그우먼 이경실(38)이 1년 만에 입을 열었다. 평소 잉꼬부부로 알려졌던 그는 지난해 3월 폭행사건으로 남편 손씨와 전격 협의 이혼했다.
지난 2월13일 SBS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의 ‘스타 인간극장’에서 이경실은 “많은 분들이 내 얘기를 듣고 싶어했지만 내 입장을 이해해달라고 얘기하고 싶지도 않았고, 듣고 나서도 뭔가 있었겠지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며 그간의 심경을 조심스럽게 털어놓았다.
이날 방송된 이경실의 ‘스타 인간극장’은 1월말 3박4일 일정으로 다녀온 그의 일본 북해도 여행을 동행 취재한 것. 그는 삿포로와 오타루에서 모처럼 혼자만의 여행을 만끽했다.
그는 이혼 후 괴로웠던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먹었던 술보다 더 많은 양의 술을 먹었다”고 말해 이혼의 상처를 회복하기까지 적잖은 아픔을 겪었음을 내비쳤다.
개그우먼 이성미 박미선 주병진 등과 함께 ‘늘푸른모임’ 회원이기도 한 그는 이혼 후 정작 친한 동료들이나 남자 후배들과는 자주 만나지 못했다고도 했다. 친한 동료들은 시간이 되면 돌아가야 할 가정이 있어 잡아둘 수가 없었고, 남자 후배들은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볼까봐 함께 어울리기를 피했다는 것.
개그우먼 이경실은 이혼 전까지만 해도 최고의 방송인으로 남부러울 것이 없어 보였다. 지난 84년 대학시절 만난 전남편과 8년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해 10년 넘게 행복한 가정을 꾸려왔고, 방송에서도 능력을 인정받는 연예인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이혼의 아픔을 겪은 그는 “사람의 일은 함부로 장담할 게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며 씁쓸해했다.
“그동안 내가 잘난 줄 알았어요. 행복한 가정이 있었고 남한테 피해 안 주고 열심히 살았는데 무슨 잘못될 일이 있을까, 자신감이 있었죠. 내게 이런 일(이혼)이 생겼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 받아들였어요. 이제부터 내일 일은 장담하지 않을래요. 평생 혼자 살지, 낼모레라도 또 새로운 출발을 할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그저 지금 열심히 살 거예요.”
이혼 후 두 아이의 양육권을 갖게 된 그는 현재 친정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이혼 후 마음 추스릴 시간도 없이 곧바로 방송에 복귀한 그는 아픔을 잊으려듯 MBC ‘TV특종 놀라운 세상’ SBS ‘콜롬버스 대발견’ KBS ‘체험 삶의 현장’ 등에서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본업인 코미디 프로그램에도 복귀한 그는 요즘 MBC ‘코미디 하우스’에서 ‘장금아 장금아’로 한창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여행 중 틈틈이 아이들에게 안부전화를 하고 나중에 아이들과 다시 오고 싶다고 말한 그는 ‘지금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라고 했다.
“솔직히 저를 추스르느라 아이들한테 큰 신경을 못 써주고 있어요. 다행히 아이들은 친정엄마가 챙기세요. 저는 한번에 여러가지를 못해요. 지금은 일 열심히 하고, 저를 다잡는 일만 생각하고 있어요. 나중에라도 우리 아이들이 엄마의 인생에 대해서 이해해줘야 할 텐데 혹시 커가면서 엄마를 원망하면 어떡하나 하는 게 큰 걱정이에요. 하지만 제가 열심히 살면 우리 아이들도 다 알겠죠.”
불미스러운 일로 헤어지긴 했지만 그와 전남편의 관계는 ‘찬바람 도는’ 사이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가끔 전남편과 연락을 취해온 것으로 알려진 이경실은 지난해 9월에는 아이들과 함께 전남편과 놀이공원에 놀러간 모습이 목격되면서 재결합 소문이 나돌았는데, 이에 대해 그는 신중하지만 단호하게 입장을 밝혔다.

이혼 1년 만에 그간의 마음고생과 전남편과의 재결합설에 관한 입장 밝힌 이경실

이경실은 이혼으로 겪은 아픔을 방송활동을 통해 견뎌냈다.



“재결합에 대해 생각 안 해본 건 아니에요. 아이들이 있고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이해하고 양보하면 되겠지 싶었어요. 그런데 둘만의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결혼해서 첫아이 낳을 때부터 같이 산 친정엄마는 제가 늘 뭔가 부족한 채 산다고 생각하셨나 봐요. 저는 그런 생각은 안했는데 지켜보는 엄마는 달랐던 것 같아요. 그런 일이 있고 나니까 엄마 입장에서 용서가 안되나 봐요. 엄마의 분노가 삭혀질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는데 잘 안됐어요. 재결합은 생각 안해요.”
그는 전남편에 대해서도 “원망도 없고 미움도 없어요. 그냥 안타까운 마음은 있는데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 사람이 잘되면 우리 아이들한테도 좋은 거고 저도 좋을 거 같아요. 나쁜 사람이 아니니까 좋은 사람 만나서 잘 살 거예요. 다행히 좋은 사람이 생긴 거 같고 저도 이 생활이 싫지 않아요” 하고 말해 전남편과 재결합할 가능성이 없음을 밝혔다.
올해로 데뷔 17년째를 맞아 이제는 예전처럼 많이 울지도 않고 열심히 일하려고 노력한다는 이경실. 그가 다시 방송에 복귀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시선 때문이었다고 한다.
“일이 있어서 제가 견뎌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주위에 아껴주는 분들이 많다는 것도 참 감사한 일이고요. 좋은 일만 많았으면 좋겠지만 나쁜 일이 생긴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원하는 대로 다 되는 게 아니잖아요. 추하지 않고 예쁘게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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