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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Global Village|이탈리아 즐기기

유행 선도하는 이탈리아 패션이 궁금하다!

페라가모·구찌·프라다·아르마니…

■ 글·김이연 구미화 기자 ■ 사진·Gamma

2004. 02. 06

해마다 미국 프랑스 등과 경쟁하며 앞다퉈 세계적으로 유행할 패션을 선보이는 이탈리아. 밀라노 컬렉션을 통해 2004년 유행 경향을 짚어보고, 페라가모 구찌 프라다 등 세계적인 브랜드의 본고장 이탈리아 사람들의 패션 감각은 어떤지 알아봤다.

유행 선도하는 이탈리아 패션이 궁금하다!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의 본고장 이탈리아의 밀라노에서 해마다 봄·가을 열리는 ‘밀라노 컬렉션’은 파리 컬렉션과 더불어 세계 2대 패션쇼로 꼽힌다. 파리 컬렉션보다 1∼2주 앞서 열리는 밀라노 컬렉션엔 구찌, 프라다, 아르마니, 페라가모 등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들의 의상이 선보여 눈길을 끈다.
밀라노 컬렉션을 통해 본 2004년 유행 테마는 한마디로 ‘우아하고 로맨틱한 여성미.’ 전쟁의 공포와 경제 불황에 맞서 실용적이면서도 글래머러스하고 섹시한 의상들이 주류를 이룬다.
우선 2004년 초반 겨울 시즌 컬렉션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 복고풍의 레트로 스타일로 15세기 르네상스 시대부터 1980년대까지 폭넓은 시대를 반영한다. 특히 생생한 팝 컬러가 눈길을 끌며, 몸에 꼭 붙는 여성스럽고 섹시한 실루엣이 강조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다시 시작된 미니스커트의 인기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구찌는 몸매의 굴곡을 살린 타이트한 드레스로 우아하면서도 관능적인 컬렉션을 선보였으며 프라다는 여성스러운 복고룩에 남성적인 느낌을 더한 스타일을 연출해 이채를 띠었다.
겨울을 장식한 여성스러운 레트로 스타일은 2004년 봄과 여름이 되면서 더욱 우아하고 로맨틱해질 것으로 보인다. 겨울 시즌의 흐름을 이어 1940, 50년대의 클래식한 여성미를 강조하는 볼륨 있는 스타일이 인기를 끌 전망. 화이트를 중심으로 핑크, 옐로 그린, 스카이 블루 등 밝고 경쾌한 색상과 자연주의의 영향을 받은 부드럽고 하늘거리는 천연 소재가 주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디테일을 뒤섞은 믹스매치 스타일은 과거와 현재를 혼합, 복고적이면서도 모던한 느낌을 준다. 모스키노는 클래식함에 유머러스함을 결합한 컬러와 프린트가 매우 화려한 의상들을 선보였고, 막스마라는 복고풍의 엘레강스한 느낌의 유행 스타일을 내놓고 있다.


이탈리아 현지 패션 생생 리포트‘유면 브랜드 보다 유행 안타고 심플한 옷 선호’


이탈리아는 과거 프랑스 패션의 OEM 생산을 담당했던 경험과 오래 전부터 발달한 피혁 수공예 기술, 세계 최고의 원단 시장으로서의 장점 등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브랜드를 개발했다. 그 결과 독특한 미적 감각에 상업성을 가미한 베르사체와 아르마니, 프라다, 돌체 & 가바나 같은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을 배출, 밀라노 컬렉션을 프랑스 파리 컬렉션에 맞서는 세계적인 패션쇼로 키워냈다.

유행 선도하는 이탈리아 패션이 궁금하다!

그러나 밀라노의 번화가에 자리잡은 명품 브랜드 숍에는 이탈리아 사람들보다 오히려 관광객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국내에 알려진 이탈리아의 고급 패션 브랜드들이 이탈리아인들의 일반적인 옷차림을 대변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프라다의 디자이너 미우치아 프라다는 “밀라노는 드레스를 패셔너블하게 입는 여성이 없기 때문에 패셔너블하지 않다. 중요한 건 패션쇼가 어디에서 열리는가 보다 옷을 잘 입는 여성이 어디에 있는가다”라며 파리와 밀라노 패션의 차이를 꼬집기도 했다.
더욱이 밀라노 컬렉션에 선보이는 화려하고 파격적인 의상들은 그야말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무대용 옷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밀라노 컬렉션을 비롯한 세계적인 컬렉션 자체가 일반 소비자가 아닌 일부 패션 리더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표현을 과장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특히 밀라노 컬렉션의 경우 무대 위에서 선보이는 의상들이 겨냥하는 연령대와 실 소비자층의 연령대가 크게 차이난다고 한다. 패션 주간지 편집국장 유재부씨에 따르면 매년 컬렉션에서 섹스 어필을 강조하는 돌체 & 가바나의 경우 실제 주 소비자층은 40대 이상의 중년층이라고.
“밀라노 컬렉션을 지켜보는 실 소비자층은 사실 불만을 터뜨립니다. 컬렉션의 흐름이 매년 젊고 파격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죠. 디자이너들은 ‘컬렉션은 세계 패션 시장을 겨냥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당신들을 위한 옷을 만들고 있으니 이해해달라’며 고객들을 달래기도 합니다.”
프라다, 페라가모, 아르마니 등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들은 이탈리아에서도 고가에 판매돼 전문직에 종사하는 고소득층이 주로 구입한다. 10대나 20대 연령층의 경우 부모로부터 용돈을 받아 생활하기 때문에 이런 고급 브랜드에 눈을 돌리기 어렵다고 한다. 물론 파티 문화가 발달해 칵테일 드레스 등 화려한 옷차림에 우리보다 익숙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평소엔 직장 여성들도 메이크업을 거의 하지 않고, 매우 실용적인 복장으로 생활한다고 한다.
이탈리아인들은 옷을 고를 때 바느질과 소재를 까다롭게 살핀다고 한다. 유재부씨는 “이탈리아 사람들은 디자인 자체가 심플해 유행을 타지않으면서도 입었을 때의 착용감이 좋은 소재와 패턴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자동차와 전자제품이 한국 산업에 효자 노릇을 하는 것처럼 이탈리아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들이 이탈리아 경제에 커다란 몫을 하고 있다. 따라서 밀라노 컬렉션은 미국 프랑스 등 경쟁 국가에 뒤지지 않고 세계 패션 리더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것일 뿐 이탈리아인들의 패션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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