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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차세대 주역으로 주목받는 이건희 회장 세딸 근황

상무보로 승진한 부진, 둘째딸 낳은 서현, 팬클럽 생긴 윤형

■ 글·이영래 기자 ■ 사진·동아일보 출판사진팀

입력 2004.02.03 10:47:00

최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막내딸 이윤형씨의 홈페이지가 언론에 소개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네티즌들은 ‘재벌 딸임에도 소박한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팬클럽 사이트까지 만들었다.
이제 곧 졸업을 맞는 윤형씨, 최근 신라호텔 상무보로 승진한 부진씨, 둘째딸을 낳은 서현씨 등 요즘 부쩍 주목받는 삼성가 딸들의 근황을 취재해보았다.
삼성 차세대 주역으로 주목받는 이건희 회장 세딸 근황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윤형씨 사진.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삼성가의 가족 풍경이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막내딸 이윤형씨(24·이화여대 불문과 4년)의 홈페이지를 통해 세상에 알려져 화제를 낳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 9월 자신의 홈페이지 ‘이뿌니 윤형이네~’를 개설했는데, 이씨는 이곳 게시판에 “스키장에서 꽈당~ 어떤 여자가 와서 나를 박는 바람에 조금 놀랐어요. 아빠가 ‘이제 헬멧 안 쓰면 스키 못 탄다’ 그래서 아기처럼 헬멧 쓰고 타고 있어요”(2003년 12월26일), “가족들이랑 외식하고 영화 보고 친구 잠깐 봤어”(2003년 11월9일) 등 자신의 일상을 풀어놓았는데, 지난 1월2일까지 방문자수가 무려 3만여명에 달했다. 그는 방문자수가 늘어나자 “내가 아니라 아버지가 인기가 많기 때문”이라고 써놓기도 했다. 그러나 1월2일 이 홈페이지의 존재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네티즌의 접속이 폭주하자, 이씨는 즉시 이 홈페이지를 닫아버렸다.
그 직후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다음(daum)’ 카페에 ‘이윤형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란 인터넷 카페가 만들어졌는데, 개설 3일 만에 회원수가 1만명을 넘어섰다. 정작 이윤형씨는 이 인터넷 카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카페에 모여든 네티즌들은 윤형씨의 프로필 사진을 공유하며 다양한 격려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인터넷의 특성상 부정적인 글들이 많으리라 생각했으나 실제 이 카페 게시판에는 “재벌 딸이라고 해서 뭔가 다를 줄 알았는데 똑같았다. 집안일을 외부에 공개한 것을 보니 용기가 대단하다”(ID 승혀니), “이 카페로 인해 윤형님이 더 이상 상처받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ID 옥이), “어머니가 예쁘니, 딸도 예쁘네요. 마음씨도 괜찮은 것 같아 호감이 갑니다”(ID 이진수) 등 격려와 칭찬의 글 일색이다. 젊은 네티즌들은 “재벌 딸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홈페이지를 갖고 예쁘게 가꿀 수 없는 윤형님의 상황이 안타깝다”며 오히려 윤형씨를 동정하는 분위기.
갑작스레 ‘인터넷 스타’로 떠오른 이윤형씨는 올 2월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할 예정인데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삼성은 선대에서부터 ‘여성 인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온 기업이다. 고 이병철 회장이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등에게 그랬듯 이건희 회장도 자신의 딸들에게 경영 수업을 적극적으로 시키고 있다. 이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업에서 여성을 배려해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데 틀린 말입니다. 여성은 배려 차원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을 위해 필요합니다” 하며 여성인력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해왔다.

삼성 차세대 주역으로 주목받는 이건희 회장 세딸 근황

삼성가 세딸. 왼쪽부터 이부진·임우재씨 부부, 이서현·김재열씨 부부, 이윤형씨.


그 때문인지 삼성가의 딸들은 모두 자기 일을 가지고 있는데, 재계 관계자들은 향후 이재용 상무뿐만 아니라 세딸들이 경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누구보다 활약이 큰 것은 장녀인 부진씨(34). 이부진씨는 연세대 아동학과를 졸업한 후 지난 95년 삼성 복지재단에 입사해 사회 생활을 시작,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과장을 거쳐 지난 2001년 8월부터 호텔 신라 기획팀 부장으로 근무해왔다.
이라크 전쟁, 사스(SARS)로 호텔 업계가 최악의 불황을 맞은 지난해에도 호텔 신라의 레스토랑, 연회 부문은 사상 최대의 매출 실적을 달성해 많은 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는데, 이러한 실적을 인정받아 부진씨는 지난 1월15일 상무보로 승진했다.
그는 외국 유학 경험은 없지만 독학으로 영어, 일어를 마스터한 것은 물론 최근에는 중국어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고 한다. 해외 출장중에 승진 소식을 접한 부진씨는 “뛰어난 경영진과 호텔 신라의 일류 멤버들이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줘서 일에 매진할 수 있었다.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도 배우는 자세로 최선을 다해 업무에 임하겠다”며 승진 소감을 전해왔다. 부진씨는 지난 98년 삼성 계열사 평사원 임우재씨와 연애 결혼, 화제를 낳기도 했는데 현재 임씨는 미국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다.
또 어린 시절부터 미술에 각별한 취미를 보여 서울예고를 거쳐 미국 뉴욕의 파슨스 디자인스쿨에 진학해 디자인을 공부한 둘째딸 서현씨(31)는 지난 2002년 7월부터 제일모직 안에 있는 삼성패션연구소에 근무하며 패션의 흐름을 분석하고 연구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패션 디자이너 정구호씨를 영입하는데 일조하는가 하면 이세이 미야케, 루이자 베카리아 등의 브랜드를 도입해 패션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제일기획에서 제일모직 상무보로 자리를 옮겨 같이 근무해왔던 남편 김재열씨(김병관 동아일보 전 명예회장의 차남)는 지난 1월15일 상무로 승진했다. 지난해 12월, 서현씨가 둘째딸을 출산해 집안에 경사가 겹쳤다.
윤형씨가 졸업 후 어떤 분야에 진출할 지 현재로선 알 수 없지만 부진씨, 서현씨의 전례를 볼 때 삼성그룹에서 나름의 몫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보인다. ‘제2의 도약’을 선언한 삼성가에서 앞으로 세 딸들이 어떤 활약을 보일지 자못 기대된다.

여성동아 2004년 2월 4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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