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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꿈은 이루어진다

라면왕 선발대회에서 대상 차지한 곽호일군

“그래도 엄마가 끓여준 라면이 가장 맛있어요”

■ 글·장옥경 ■ 사진·지재만 기자

입력 2004.01.09 14:34:00

인스턴트 음식의 대명사인 라면으로 기발한 아이디어 요리를 만들어 라면왕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곽호일군. 라면과 인삼, 대추, 견과류 등을 접목시킨 한방 코스 요리를 선보여 ‘라면 대장금’으로 떠오른 그의 요리비법을 들어보자.
라면왕 선발대회에서 대상 차지한 곽호일군

“생전 처음 제 이름이 신문에 나고 TV에도 얼굴이 나오고…. 연예인들이나 하는 줄 알았던 인터뷰를 제가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학교 조리실습실에서 만난 곽호일군(17·한국조리과학고 2학년)은 라면왕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탄 이후 며칠 동안 신기하기도 하고 얼떨떨하기도 했다며 수줍게 웃는다.
“대회 당일이 외국어능력시험을 보는 날이었거든요. 오전에 시험을 마치자마자 여의도로 부리나케 달려갔어요. 1차 레시피 심사를 통과한 1백여명의 참가자가 모였는데, 다른 참가자들이 준비를 너무 잘 해와서 사실 별 기대를 안했어요. 모두 10명이 상을 받는데 인기상과 아이디어상 호명이 끝나고 바로 짐을 꾸렸지요. 그런데 옆에 있는 친구가 툭툭 치면서 제 이름을 부른다고 하더라고요. 순간 그냥 멍했어요.”

엄마와 단둘이 사는 어려운 가정형편
트로피와 함께 부상인 42인치 TV증정서, 꽃다발을 받고 나서야 실감이 났다는 곽군. 소식을 전해들은 엄마 김홍순씨(45)는 그 자리에서 그만 펑펑 울었다고 한다. 12년 전에 알코올 중독자인 남편과 이혼하고 1천만원 보증금의 반지하 셋방에서 살면서 야간 식당에서 일해 아들의 학비와 생활비를 버는 김씨. 오후 5시30분에 출근해서 다음날 새벽에 퇴근하는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고.
“지난번에 학교에서 ‘엄마와 함께하는 창작요리경연대회’가 열렸어요. 저는 그냥 옆에서 호일이가 하는 걸 구경만 했는데 거기서도 호일이가 대상을 탔어요. 그때도 기뻤지만 지금은 말할 수 없이 기쁩니다.”
김씨는 이런 날이 올 줄 생각도 못했다고 한다. 워낙 살림살이가 빠듯하다 보니 아들의 고등학교 학비 마련도 만만치 않은 고민거리였다고. 2년 전 특목고인 조리과학고등학교에 진학하겠다고 했을 때도 학비 걱정으로 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실습비 때문에 일반 학교보다 등록금이 두배 이상 들기 때문에 과연 자신이 감당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고. 하지만 전국에 두곳밖에 없어 경쟁이 치열한 학교라며 떨어지면 재수라도 하겠다는 아들의 결심을 꺾을 수는 없었다. 결국 곽군은 원하는 조리학교에 들어가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한방 재료와 코스 요리 결합시킨 색다른 라면요리
하지만 김씨는 여전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몸이 아파 하루라도 일을 못 나가면 학비를 못 댈까 그게 가장 마음에 걸린다고.
“호일이가 이번에 2백만원짜리 TV를 부상으로 타왔지만, 집이 너무 비좁아 둘 곳이 없어요. 그래서 부상을 TV말고 차라리 현금으로 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었어요. 학자금에 보태면 걱정을 덜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라면왕 선발대회에서 대상 차지한 곽호일군

앞으로 더 열심히 배워서 요리를 가르치는 교수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곽호일군.


팔아서 학비에 보탤까 했다가, 아니지 기념인데 하는 생각으로 팔지도 못하고 그대로 구석에 두었다는 김홍순씨. 그래도 요리에 재능을 보이고 있는 아들 덕분에 힘들어도 웃으면서 산다며 대견한 듯 아들을 바라본다.
이러한 어려운 형편도 호일군의 요리에 대한 열정은 꺽을 수 없는 듯. 그의 요리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는 대단했다.
“대개 라면은 배고플 때 대충 끓여먹는 음식이잖아요. 저는 그런 라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건강에 좋은 음식으로 탈바꿈시킨 것이 제 레시피의 특징이지요.”
곽군은 이번 대회에서 대상을 안겨준 자신의 라면요리에 대한 확고한 생각을 내비쳤다. 건강요리로 기획한 라면은 에피타이저, 메인, 디저트 세 가지로 그럴 듯한 코스 요리로 탈바꿈했다.
라면왕 선발대회에서 대상 차지한 곽호일군

곽호일군은 자신이 만든 요리로 엄마를 즐겁게 해줄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


에피타이저는 샐러드를 넣은 삼색쌈인데, 라면샐러드를 색색의 라이스페이퍼로 감싸고 한약재를 넣은 드레싱을 사용했다. 메인 요리는 라면그라탱을 김으로 감싼 다음 인삼, 대추를 넣고 닭가슴살로 한번 더 싸서 한입 크기로 만들었다. 디저트는 튀긴 라면을 꿀에 버무려 땅콩, 호두, 잣을 묻혀 마무리했다고. 메인 요리인 라면그라탱은 서양요리인 그라탱에 한방 재료를 넣어 맛도 빛깔도 훌륭한 새로운 퓨전 요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디저트 요리인 과일을 곁들인 라면강정은 라면에서 맛볼 수 없는 달콤함과 과일을 넣어 라면요리에 부족한 비타민도 보충했다는 아이디어가 높은 점수를 받게 했다.
촬영을 위해 열심히 요리를 하던 곽군은 자신의 라면요리보다 엄마가 끓여준 라면이 더 맛있다는 말로 엄마의 솜씨를 은근슬쩍 자랑한다.
“양파, 당근, 양배추, 콩나물 등 냉장고에 남은 야채를 이용해서 라면을 끓여주시는데 국물이 담백하고 시원해서 정말 좋아해요.”
아직은 엄마가 해주는 요리를 더 좋아한다는 곽군은 앞으로 대학에 진학해 학생들에게 요리를 가르치는 교수가 되는 게 꿈이다. 요리에 대한 야심찬 꿈을 가지고 있는 그가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또 한번 사람들을 놀래줄 날을 기대한다.


Appetizer_샐러드를 넣은 삼색쌈
라면왕 선발대회에서 대상 차지한 곽호일군

■ 준비할 재료
라면 1개, 오이·당근·양파·파프리카·햄 20g씩, 통조림 옥수수 3큰술, 색색의 라이스페이퍼 3장, 미나리줄기 3대, 소스(대추 3개, 감초 2개, 물 1컵, 설탕 1큰술, 소금·식초·간장 1작은술씩)
■ 만드는 법



① 끓는 물에 라면을 넣고 쫄깃하게 삶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② 야채와 햄은 깨끗이 씻어 같은 크기로 길쭉하게 채썰고, 옥수수는 체에 올려 물기를 빼둔다.
③ 삶은 라면과 ②의 재료를 섞어 버무려둔다. 라이스페이퍼는 뜨거운 물에 넣었다가 건져낸다.
④ 냄비에 대추와 감초를 넣고 분량의 물을 부어 끓이다가 반으로 졸아들면 소금, 설탕, 식초, 간장을 넣어 소스를 만든다.
⑤ 라면샐러드를 라이스페이퍼로 감싼 다음 데친 미나리로 묶어 소스와 함께 낸다.
Main Dish_한방재료를 이용한 라면그라탱말이
라면왕 선발대회에서 대상 차지한 곽호일군

■ 준비할 재료
닭가슴살 2쪽, 마늘·소금·후추 약간씩, 마카로니 20g, 라면 1개, 밀가루 2큰술, 버터 2큰술, 우유 1컵, 당근·양파·파프리카 ½개씩, 햄 ¼개, 김 2장, 대추 10개, 인삼 2뿌리, 식용유 적당량, 유자인삼소스(유자청·물 약간씩, 월계수잎 1개, 인삼 ½뿌리)
■ 만드는 법

① 닭가슴살을 얇게 저며 마늘, 소금, 후추로 양념한다. 마카로니는 끓는 물에 삶아 건져둔다.
② 라면은 끓는 물에 삶아 찬물에 헹궈 물기를 제거한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③ 당근, 양파, 햄, 파프리카는 잘게 채썰어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볶다가 소금과 후추로 간한다. 인삼은 1cm 두께로 어슷 썰고, 대추는 돌려 깎기 해 씨를 빼고 돌돌 만다.
④ 팬에 버터를 녹이고 밀가루를 넣어 볶아준다. 갈색이 되면 우유를 붓고 계속 젓다가 걸쭉해지면 불에서 내린다. 여기에 야채와 라면, 햄, 마카로니를 넣어 섞는다.
⑤ 랩 위에 김을 깔고 ④를 올린 다음 대추, 인삼을 넣어 말아준다.
⑥ 닭가슴살에 ⑤를 올리고 돌돌 말아 실로 묶은 다음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익힌다.
⑦ 팬에 유자청과 얇게 저민 인삼, 물, 월계수잎을 넣고 향이 진하게 우러날 때까지 조려 소스를 만든다.
⑧ 완성된 라면그라탱말이를 잘라 접시에 담고 유자인삼소스를 뿌려낸다.
Dessert_과일을 곁들인 라면강정
라면왕 선발대회에서 대상 차지한 곽호일군

■ 준비할 재료
라면 1개, 호두·땅콩·잣 20g씩, 식용유 적당량, 꿀 5큰술, 키위·체리·포도·파인애플·귤 약간씩
■ 만드는 법
① 라면은 미지근한 물에 불렸다가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물기를 제거한다.
② 호두, 땅콩, 잣은 키친타월에 올려 잘게 다진다.
③ 물기 뺀 라면을 170℃의 식용유에 넣고 바삭하게 튀겨낸 다음 꿀을 넣어 버무린다.
④ 큰 접시에 잘게 다진 견과류를 펼쳐놓은 다음 튀긴 라면을 굴리면서 골고루 옷을 입힌다.
⑤ 라면강정을 접시에 담고 키위, 체리, 포도, 귤, 파인애플 등의 과일을 모양내어 잘라 곁들인다.

여성동아 2004년 1월 4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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