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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동해물과 백두산이’에서 완전히 망가진 모습 선보인 정준호

여덟살 연하의 여자친구 시귀는 영화배우 정준호

■ 글·이영래 기자 ■ 사진·김형우 기자

입력 2004.01.05 14:33:00

정준호 주연의 영화 ‘천년호’와 ‘동해물과 백두산이’가 최근 한달 간격으로 개봉하더니 최진실의 영화 복귀작 상대역으로 정준호가 내정돼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충무로 남자배우 캐스팅 1순위 정준호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 나날이 인기가 높아지는 충무로 젠틀맨 정준호를 만나보았다.
영화 ‘동해물과 백두산이’에서 완전히 망가진 모습 선보인 정준호

얼굴을 요모조모 뜯어봐도 모난 데가 없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충청도 지세를 옮겨온 듯한 부드러운 윤곽에 말투 또한 느리고 온화하다. 그래서 충청도 출신이라는 걸 굳이 밝히지 않아도 바로 감이 잡히는 배우가 바로 정준호(34)다.
개성파 배우 중엔 늦깎이 스타들이 곧잘 등장하지만 그 같은 미남 배우가 늦깎이 스타로 뒤늦게 부상한 것은 다소 의외다. 96년 MBC 신인연기상을 받긴 했지만 사실 그가 TV 드라마에서 크게 눈에 띄었던 것은 아니다. MBC 24기 공채 동기생 중 신인 시절부터 주말극에 연달아 캐스팅된 경우는 그가 유일하다. 하지만 불행히도 당시 MBC 드라마는 시청률 경쟁에서고전을 면치 못하던 시절이었고, 그 탓에 그는 비중 있는 역을 차지하고도 대중에게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친구 소개로 만난 평범한 여성과 8개월째 교제중
그가 ‘정준호’라는 이름을 확연하게 대중의 뇌리에 새긴 것은 영화를 통해서였다. 강렬한 인상과 카리스마를 제1요소로 하는 영화계에서 그처럼 부드럽고 유한 인상의 전형적인 ‘드라마형 배우’가 스타덤에 오르고, 캐스팅 1순위로 꼽히고 있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이변에 가까운 일이다. 그 이변이 가능했던 것은 한국영화에 코미디 영화의 전성시대가 열린 덕도 크다. ‘아나키스트’ ‘싸이렌’에서 정준호는 그와 비슷한 느낌의 브라운관 스타들이 영화에 도전했다가 실패를 거듭해야만 했던 문제를 고스란히 반복해 보여주었다. 그러나 영화 ‘두사부일체’와 ‘가문의 영광’을 통해 그의 캐릭터는 그 진가를 보여주었다. 너무 미약하지도, 너무 ‘오버’하지도 않는 그의 온화한 인상은 부담스러운 것을 싫어하는 요즘의 세태와 딱 맞아떨어졌다.
“어떻게 하다 보니 한달 사이에 두편의 영화를 개봉하게 됐어요. 굳이 변명하자면 이건 의도했던 것도 아니고 제가 너무 다작을 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도 아닙니다. 시간 차이를 두고 찍은 작품인데 어쩌다 보니 비슷한 시기에 개봉을 한 거죠. 영화 ‘동해물과 백두산이’는 그 상황설정의 기발함이나 코믹함에 반해서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출연하기로 결정했어요. 너무 코미디 영화 섭외만 들어와서 망설이기도 했는데 ‘천년호’를 하기 전에 가볍게 힘을 빼고 해보자는 생각으로 선택했습니다.”
인기 상한가란 이런 때 쓰는 말인 듯. 2003 한창 성수기를 맞은 연말 극장가엔 그의 출연작 두편이 나란히 걸렸다. 영화 ‘천년호’는 통일신라시대를 배경으로한 판타지 사극이고, ‘동해물과 백두산이’는 표류 끝에 남한에 도착한 북한군 장교와 말년 병장의 요절복통 남한 탈출기를 다룬 코미디 영화다.

영화 ‘동해물과 백두산이’에서 완전히 망가진 모습 선보인 정준호

정준호는 본의 아니게 한달 간격으로 영화 ‘천년호’에 이어 ‘동해물과 백두산이’가 개봉하게 되었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영화 ‘천년호’를 찍기 위해 그가 들인 노력은 눈물겹다. 3개월간 무술 트레이닝을 받고 8개월간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말타기, 와이어 액션, 검법 등을 소화해야 했다. 낙마 사고도 몇 번 있었고, 40kg이 넘는 갑옷을 입고 촬영해야 했던 터라 화장실에 갈 때는 두명이 도와줘야 ‘볼일’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고생이 말이 아니었던 셈. 또 ‘동해물과 백두산이’를 찍을 때는 표류 신 등 바다에서 직접 촬영이 이뤄진 부분이 많아 수상 안전사고의 위협을 느끼면서 작업을 했다.
“작품을 할 때마다 어느 정도 고생은 하죠. 영화 ‘동해물과 백두산이’는 계절 설정이 여름으로 돼 있는데 일부 장면은 겨울에 찍었어요. 추운 날씨에 반팔옷 입고 찍는 것도 힘든데 입김이 나니까 대사하기 전에 입에 얼음을 물고 있어야 했어요. 그러면 입김이 안 나거든요(웃음). 고생을 해도 연기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촬영할 때는 이게 최선인 것 같고, 잘한 것 같은데 나중에 화면으로 보면 저건 아닌 것 같은 아쉬움이 남거든요.”
최근 그는 스캔들 아닌 스캔들에 휘말리기도 했다. LPGA CJ나인브릿지 우승으로 ‘필드의 신데렐라’로 부상한 여성 프로골퍼 안시현이 자신의 이상형으로 정준호를 꼽았기 때문. 각 언론들은 정준호와 안시현의 만남이 성사될 것이라는 등 둘을 묶어서 부각시키기 바빴다. 그러나 실제로는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언론의 관심도 버거웠던 데다 그 선수가 한창 열심히 운동해야 할 때라 더 조심스러워 자제했다”며 웃었다.
사실 그는 친구 소개로 만난 한 여성과 8개월째 교제중이다. 상대는 평범한 직장여성으로 생각이 깊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앞으로 2년 안에 결혼하고 싶다고 한다. 그는 “이번 크리스마스와 연말은 사랑하는 사람과 따뜻하게 보내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여성동아 2004년 1월 4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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