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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라디오 DJ로 방송 복귀한 신애라

암 투병 친정어머니 간병하는 사연

■ 기획·이영래 기자 ■ 글·이은정 ■ 사진·동아일보 출판사진팀

입력 2004.01.05 11:25:00

탤런트 신애라가 라디오 DJ로 방송에 복귀했다.
MBC 드라마 ‘남의 속도 모르고’ 이후 4년 만이다. 위암 투병중인 어머니를 간병하느라 마음고생이 심한 그는 “아무래도 일을 해야 우울함이 줄어들 것”이란 남편 차인표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방송에 복귀했다고 한다.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또 분주하려고 노력하는 그의 요즘 생활.
4년 만에 라디오 DJ로 방송 복귀한 신애라

오랜만에 마주했지만 신애라(35)의 맑고 신선한 느낌은 여전했다. 차인표와 결혼해 아이를 낳은 이후 그의 활동은 한동안 뜸했다. 방송 복귀는 MBC 드라마 ‘남의 속도 모르고’ 이후 꼭 4년 만이다. 그는 최근 KBS 해피 FM ‘밤을 잊은 그대에게’ DJ로 복귀했다.
“5년 전 MBC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을 할 때는 임신한 때였어요. 입덧하면서 방송을 했는데 음악으로 태교를 한 셈이죠. 모처럼 다시 DJ를 맡게 되니까 조금은 낯설고 격세지감도 느껴지고 그래요. 가령 예전엔 청취자들이 편지나 엽서로 사연을 보냈거든요. 그런데 이젠 인터넷이 대세예요. 정성 들여 치장한 예쁜 종이에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사연을 적어 보내던 편지나 엽서를 무척 좋아했는데….”
그는 지난 여름 출연한 연극 외엔 별다른 활동 없이 가정 생활에만 전념해왔다. 그럼에도 방송가의 출연제의는 끊이지 않았다. 최근 하희라 오연수 유호정 김희애 등 ‘아기 엄마’ 들이 대거 연예계로 복귀하면서 더욱 많아졌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그는 그 모든 제의를 일언지하에 거절해왔다.
“사실 최근까지 엄두가 안 났어요. 다섯살인 아들 정민이가 아직 엄마 손을 필요로 하는데다, ‘완전한 사랑’과 영화 ‘목포는 항구다’에 겹치기 출연하는 남편 뒷바라지도 해야 했고요. 무엇보다 5년 전 위암 수술을 받으신 친정엄마(신애라의 어머니인 우명미씨는 TBC PD 출신으로 ‘별이 빛나는 밤에’ 등 라디오 작가로도 활동했다)가 위암이 재발해서 간호할 사람이 필요했어요.”
엄마로서, 아내로서 또 투병중인 어머니를 모시는 딸로서 역할을 하는 데만도 벅찼다는 얘기다. 차마 1인4역을 하겠다고 나설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간혹 제의가 올 때마다 주변에 고민을 털어놓고 자문을 구해봤지만 결론은 늘 부정적이었다. 특히 남편 차인표와 함께 SBS 드라마 ‘완전한 사랑’에 출연중인 김희애가 “아이들은 아예 뒷전이 돼버렸다”며 푸념하는 것을 듣고 “안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김희애가 존경스러웠지만 자신은 그럴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그렇다면 DJ 제의는 왜 받아들였을까?
“아무래도 가정에서 제 역할은 해야 하니까 제작진에게 몇 가지 조건을 내걸었어요. 기본적으로 생방송이지만 한주에 몇회는 녹음을 허락해달라고요. 엄마 간호도 해야 하고 아이 돌볼 시간도 있어야 하니까. 그리고 사실 라디오는 메이크업을 하지 않고 편안히 진행해도 되는 장점이 있잖아요. 연기보다는 부담이 아무래도 좀 적었어요. 그리고 제가 엄마 때문에 많이 우울해하니까 남편도 뭔가 일을 갖는 게 좋겠다고 권하기도 했고요.”

“위암 투병중인 어머니 생각에 남편 드라마 보며 울고 또 울어요”
신애라는 요즘 친정어머니의 병환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프다. “지금 나의 최대 고민은 엄마의 병”이라고 말한다. 인터뷰 도중 신애라는 “내년에 엄마가 완쾌돼서 여행도 갈 수 있으면 좋겠는데…” 하며 눈물을 비치기도 했다. 차인표도 이런 아내의 기분을 아는지 “당신은 DJ를 타고났어. 너무 잘해” 하며 우울한 아내에게 힘을 북돋워준다고 한다.
신애라가 어머니 몸의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됐다는 사실을 안 것은 지난 5월. 3월부터 연습했던 연극 ‘희한한 구두방집 마누라’를 막 끝냈을 때였다.

4년 만에 라디오 DJ로 방송 복귀한 신애라

그 때문인지 라디오를 진행하다가도 아픈 가족이 있는 청취자의 사연을 읽으면 울음이 터진다고 한다. 청취자의 사연보다 더 그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것은 남편 차인표가 출연중인 드라마 ‘완전한 사랑’.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김희애가 남편과 아이들을 두고 떠나야 하는 심정을 생각하면 눈물을 주체할 길이 없다고 한다.
“주위에서는 인표씨가 희애 언니랑 안고 뽀뽀하는 게 신경쓰이지 않냐고 묻는데 전혀 안 그래요. 드라마의 슬픈 상황에 빠져서 우느라 정신없어요. 인표씨도 제가 울겠다 싶으면 돌아보고서 안아줘요. 편찮으신 엄마 생각을 하면 웃어야 하는 장면에도 눈물이 나요.”
차인표도 “가정과 일을 병행하는 희애씨를 보면 아내가 생각난다. 그래서 안쓰러워 더 잘 챙겨준다. 아내가 장모님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해 걱정된다”며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결혼 전인 20대 때는 독불장군이었어요. 나쁘게 얘기하면 어떤 일에든 선을 분명하게 그었죠. 이제 결혼해 아기를 낳고 보니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고 많이 노력하게 돼요. 성격이 둥글둥글해졌다고 할까, 한풀 꺾였다고 해야 하나? 성질 다 죽었죠(웃음). 인표씨는 무뚝뚝해 보이지만 ‘완전한 사랑’의 시우와 닮았어요. 장난꾸러기죠. 독하지도 않아요. 그래서 담배도 못 끊죠. 좀더 타이트해졌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다정다감한 면은 정민이가 닮길 바라는 부분이에요.”
차인표의 다정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 부부는 최근 오랜만에 서울 강남의 한 극장에 영화를 보러 갔다. 영화가 끝난 후 신애라가 화장실에 간 사이 차인표는 여자 화장실 앞에서 아내를 기다렸다고 한다. 덕분에 차인표는 졸지에 여자 화장실에서 나오는 여성팬들을 상대로 ‘즉석 사인회’를 여는 처지가 됐다고 한다.
그는 아이에 대한 교육 철학도 뚜렷하다. 아이가 꼭 하고 싶다는 의욕을 보이는 것만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또 토요일 하루는 반드시 남편, 아이와 함께 가족만의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육아는 제가 전적으로 맡아 하는데, 아이가 배우고 싶어하는 것만 시켜요. 그런데 아이가 누굴 닮았는지 배우고 싶은 욕심이 많아요. 주위에서는 영어유치원에 보내라고 하는데 아이가 원치 않아서 안 보내고 있어요. 딱히 뭐가 되게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나중에 정민이가 자라서 주위 사람을 즐겁고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완전한 사랑’에서 김희애씨가 말했던 대사인데 그 말이 확 와 닿더라고요.”
“둘째를 가지려고 항상 노력한다”는 신애라는 내년 여름까지 아기가 안 생기면 연기에 복귀할 계획이라고 한다.

여성동아 2004년 1월 4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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