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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기업을 탄탄한 중견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데코라인퍼니처 사장 성규영의 남다른 성공 경영철학

■ 글·김이연 ■ 사진·지재만 기자

입력 2003.12.12 11:19:00

워싱턴 주립대 교수로 재직하다 귀국, 적자 기업이었던 데코라인을 가구업계의 중견 기업으로 키워낸 성규영 사장. 기업 투명성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그의 남다른 경영철학과 함께 가구 트렌드에 대해 들어보았다.
적자 기업을 탄탄한 중견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데코라인퍼니처 사장 성규영의 남다른 성공 경영철학

“가구는 잘 모릅니다.” 가구회사 사장이 가구를 잘 모른다니 이 무슨 황당한 이야기인가? 한술 더 떠서 “가구시장 전망 같은 것도 잘 모른다”고 말하는 이 사람. 하지만 그는 적자를 내던 국내 가구회사 ㈜데코라인퍼니처를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성규영(59) 사장. 그가 이렇듯 겸손하게 말하는 것은 10년 넘게 가구와는 다른 분야인 화학업계에서 일했고, 이후 미국에서 공부하는 동안에는 회계학을 전공한 전문 경영인이기 때문이다.
성사장의 이력은 조금 특이하다. 그는 67년 고려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LG화학에 입사, 기획실에 근무하면서 여천공단 건설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그러던 중 경영학 관련 지식이 부족하다고 느낀 그는 퇴근 후 시간을 이용해 경영대학원을 다니다 아내의 권유로 미국행을 결심하게 됐다. 그의 부인은 결혼 전 대한항공 스튜어디스로 근무한 이력을 갖고 있다.
“대기업에 근무하며 능력을 인정받고 있었고, 사실 결혼하면서 아이들 때문에 유학은 꿈도 못꾸고 있었죠. 그런데 어느날 아내가 ‘이대로 당신의 꿈과 야망을 포기할 것이냐’면서 아이와 자신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말라더군요. 그말에 힘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서른다섯살에 시작한 공부가 쉽지만은 않았다. 열살 넘게 차이 나는 동기들과 경쟁하기도 쉽지 않았고 자녀가 둘이나 되는 상황에서 아무 수입 없이 공부만 하자니 경제적인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을 돌보는 틈틈이 베이비시터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자신을 뒷바라지하는 아내를 위해서 그는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 마침내 회계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후 워싱턴 주립대에서 교수로 8년간 재직했다.

항상 직원들과 상의한 후 최종 결정 내려
적자 기업을 탄탄한 중견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데코라인퍼니처 사장 성규영의 남다른 성공 경영철학

권위적이지 않고 소탈한 사장으로 정평이 나 있는 성사장은 항상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후학 양성에 힘쓰던 그가 경영자의 길로 들어선 것은 94년 의류회사인 캠브리지 멤버스 미국 법인 사장으로 발탁되면서부터. 미국인 직원들로만 구성된 그곳에서 일하면서 그는 미국사람들의 합리적인 사고를 보고 많이 배웠다고 한다.
“미국인들의 개인주의적인 사고가 처음엔 낯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와 잘 맞더군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인들의 개인주의적인 면만 크게 보는데 사실 일을 할 때의 미국인들은 책임감이 무척 강합니다. 처리해야 할 일이 있을 때는 점심시간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가 맡은 일을 철저하게 다 해내죠.”
업무시간에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일과가 끝나면 칼같이 퇴근해 가정으로 돌아가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고 한다. 특히 합리적이고 바르게만 일을 처리하면 되는 그들의 투명한 경영이 무척 부러웠다고.
“회사 조직보다 개인을 위하는 그들의 사고는 분명 우리와 큰 차이가 있지만 자신의 일만 책임감 있게 잘 해낸다면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경험 탓인지 그는 회사에서도 권위적이지 않고 소탈한 사장으로 정평이 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사장으로서의 체통이 있는 건데 너무 하는 것 아니냐”고 충고를 하지만 그는 쓸데없이 목에 힘주는 권위주의는 사절이다.

적자 기업을 탄탄한 중견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데코라인퍼니처 사장 성규영의 남다른 성공 경영철학

성규영 사장은 향후 2~3년 내에 세계 시장을 목표로 하는 ‘한국 스타일’의 가구를 내놓겠다고 한다.


그의 합리적인 사고는 데코라인의 성공에도 큰 밑거름이 되었다. 98년 데코라인을 맡으며 그가 가장 먼저 착수한 것은 회사의 덩치를 줄이는 작업. 당시 데코라인은 가구 생산라인까지 갖추고 있어 직원수가 지금보다 훨씬 많았다.
“운동화로 유명한 나이키도 직접 운동화를 만들지는 않습니다. 디자인과 판매만 담당하고 제작은 OEM 방식을 택하고 있죠. 몸무게가 가벼워지면 어려운 상황도 수월하게 넘을 수 있습니다.”
회사 규모가 크면 무조건 좋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구시대적인 경영방식이며 요즘 같은 시대에는 규모보다는 내실과 특화가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모든 업계가 예외 없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데코라인이 올 목표 매출액을 훌쩍 뛰어넘는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이같은 성사장의 경영방식이 밑거름이 되었다.
그는 직원들에게 경영과 관련된 자료를 전부 공개하기 때문에 직원들도 회사의 사정을 속속들이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회사가 어려울 때도 직원들이 ‘내 회사’라는 철저한 사명감을 갖고 일한다고. 성사장은 기업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은 회사에 소속된 직원들, 더 나아가 관련 업체 직원들까지 나누고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항상 직원들과 상의하고 의견을 교환한 후 최종 결정을 내립니다. 그래야만 직원들도 불만을 갖지 않고 회사 정책을 따를 수 있지요. 그래서인지 직원들의 주인의식이 강한 것 같습니다.”
데코라인 직원들은 일이 많을 때는 자발적으로 회의를 열고 의견을 모아서 “이번 휴일은 쉬지 않고 일하겠다”고 말하기도 한다.
“만약 제가 권위적으로 ‘이렇게 일이 많으니 이번 휴일은 출근하도록 하자’고 말했다면 직원들의 반발을 샀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고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기 때문에 오히려 직원들이 능동적으로 일을 처리합니다.”
규모가 큰 기업보다는 실속 있고 알찬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성사장은 “고객과 대리점에게 이익을 주고 더 나아가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야말로 기업활동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할 정도로‘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
“향후 2~3년 내에 이탈리아, 독일 가구에 뒤지지 않는 ‘한국 스타일’의 가구를 개발해 세계에 수출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가 세계 시장에 내놓을 가구에 대한 기대가 자못 크다.


여성동아 2003년 12월 4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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