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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아름다운 부부

‘아이들과 미래’ 자선행사에서 만난 이재웅·황현정 부부

부부가 함께 사회 기부하며 여전히 신혼처럼 살아가는 ‘결혼 2년 보고서’

■ 글·조득진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3.12.10 14:04:00

이들 부부를 보고 있노라면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인다. 한국 인터넷 벤처의 선구자와 최고 인기 아나운서의 만남으로 화제가 되는 이재웅 황현정 부부.
결혼 후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기부와 봉사로 아름다운 여행길에 동반자가 된 두 사람의 지난 2년을 들어보았다.
‘아이들과 미래’ 자선행사에서 만난 이재웅·황현정 부부

“다음은… 너무 잘 알아서 소개하기가 쑥스럽지만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재웅 대표님을 소개합니다.”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 미래 2003 후원의 밤’ 1부 사회를 맡아 행사 추진위원을 소개하던 아나운서 황현정(33)의 목소리가 남편 이재웅(35)을 소개하는 대목에서 살짝 떨리는 듯싶었다. 그러나 그 내면에 담겨 있는 자부심을 눈치챈 듯 사람들은 큰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11월18일, 서울 리츠칼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선 지난 2000년 3월, IT업계를 비롯한 기업 CEO들의 의지를 모아 설립한 ‘아이들과 미래’의 2003년 자선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나눔은 기적을 이루는 마술입니다’는 모토로 진행된 올해 자선행사는 각 회사의 CEO들이 친목도모를 겸한 식사를 하며 기부금을 내놓았던 지난해와는 달리 CEO들의 가족과 친지, 그리고 회사 직원들이 함께하는 파티 형식으로 진행된 탓에 준비된 좌석보다 훨씬 많은 6백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루었다.
기부 또한 금전적인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른바 ‘재능 기부’라는 것이 펼쳐져 행사 전부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리츠칼튼호텔에서 행사장소 협찬, 플랜필드에서 아이들과 미래 CI와 초청장 디자인, 서울와인스쿨에서 와인 제공, 제이디컴에서 영상 생중계, 가수 서영은이 축하공연을 ‘공짜’로 제공하고 나선 것. 이날 황현정은 사회를 보는 것으로 재능 기부에 동참했다.
“이재웅씨가 아이들과 미래 창립 멤버거든요. 남편이 좋은 일 하겠다고 나서는데 아내 된 사람으로 가만히 있을 수 있나요. 제가 가진 재능을 내놓아야죠. 여유가 되는 분들은 기부금으로, 또 재능이 있는 분들은 그것을 제공함으로써 좋은 일에 뜻을 모으는 것이 참 의미 있는 것 같아요.”
화려한 꽃무늬 투피스 차림으로 환하게 웃으며 말하는 황현정은 ‘9시 뉴스’를 진행할 때보다 더 생기 있고 어려(?) 보였다.

남편 만나 자선의 의미 알게 된 아내
“사실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 저는 기부라는 것, 자선이라는 것의 의미를 잘 몰랐어요. 눈앞에 좋은 것이 있으면 갖고 싶고, 또 내 몫이다 싶으면 절대 놓치려 하지 않는 평범한 사람이었죠. 그런데 결혼을 하고 남편의 생각과 행동을 보면서 달라지게 되더군요. 나누는 것의 기쁨, 주위를 둘러보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알았다고 할까요.”
행사장 입구에 서서 자선행사 참가자들을 일일이 반갑게 맞는 남편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는 애정이 담겨 있었다.
요즘 신문 기사에서 ‘황현정’이라는 이름을 검색해보면 대략 두 분야의 기사가 뜬다. 하나는 남편 이재웅이 경영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주식에 투자를 했다가 쏠쏠한 재미를 봤다는 이야기고, 또 다른 하나는 사회 시설과 모교에 거액의 기부금을 내놓았다는 기사다.

‘아이들과 미래’ 자선행사에서 만난 이재웅·황현정 부부

그는 결혼 후에도 여전히 활기차고 아름다웠다.


지난해 4월 그는 다음의 초기 주주였던 독일의 베텔스만으로부터 장외거래를 통해 주식 3만주를 사들였다. 매입자금은 7억8천7백50만원. 1년 만인 지난 5월 다음의 주가가 최고치를 기록했을 땐 평가이익만도 10억원이 넘었다.
“다음에 투자를 한 것은 한 회사의 경영인으로서 남편의 능력을 믿었기 때문이죠. 아무리 부부 사이라 해도 경영능력이 의심되면 투자할 수 있겠어요?(웃음). 지금은 봄보다 조금 떨어져 속상하기도 하지만 팔 생각은 없어요. 조금 올랐다고 팔고, 내렸다고 사는 거 우리 경제에 별로 안 좋은 것 같아서. 그리고 다음의 성장 가능성을 믿거든요. 남편으로서는 아주 든든한 투자자를 만난 셈이죠.”
아직 주머니에 들어온 돈은 아니지만 그는 자신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이미 결혼 당시 축의금을 몽땅 아이들과 미래 재단에 기부해 박수를 받았던 부부는 지난해엔 모 증권회사의 TV 광고 출연료 중 1억원을 모교인 연세대에 장학금으로 기증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부족했는지 얼마 전엔 다시 아이들과 미래 재단에 불우학생 장학금으로 2천만원을 내놓았다.
“KBS ‘사랑의 리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우리 주위에 너무나 어려운 이웃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어요.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마음만 아팠지 그들을 위해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죠. 그런데 남편을 만나면서 그 활동이 구체화되기 시작했어요. CF 제의가 들어오자마자 그중 일부를 모교에 장학금으로 기부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의하는 남편의 모습 속에서 기부는 의식적으로, 노력해서 해야 하는 것이라는 걸 알았어요.”
모든 공을 자신에게 넘기고 있다는 걸 아는지 남편 이재웅이 슬며시 미소를 보내며 지나쳤다.

내년에는 아이 갖고 싶어
지난 2001년 6월 결혼했으니 이제 결혼생활 2년6개월에 접어든 두 사람. 그러나 좀처럼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 바람에 결혼생활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황현정은 남편 이재웅에 대해 “여전히 무뚝뚝하지만 성실하고, 귀여운 사람”이라고 한다.
“사실 일주일 중 주말을 제외하곤 함께하는 시간이 적어요. 남편도 일 때문에 평일엔 저녁 늦게나 들어오고, 저도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프로그램에 기획에서 취재, 촬영까지 참여하느라 여유가 없거든요.”
함께 있는 시간이 적다보니 그 시간을 알뜰하게 쓰는 것이 부부의 노하우. 그러나 ‘두 사람 다 천성이 게으른 탓’에 하루 종일 집안에서 잠을 자거나 하는 일 없이 ‘뒹구는’ 시간이 많다고 한다.
“신혼 초엔 밥은 무조건 집에서 먹으려고 애썼죠. 제가 해주는 음식은 다 맛있다고 하는 바람에…. 그런데 저 사실 요리책 없으면 찌개 하나도 잘 못 끓이거든요(웃음). 덕분에 고생 좀 했죠.”
그래서 요즘엔 웬만하면 바깥에서 식사를 한다고. 그리고 집 근처의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 휴일 저녁의 일과다.

‘아이들과 미래’ 자선행사에서 만난 이재웅·황현정 부부

황현정의 사회를 바라보는 이재웅 사장. 뒷편 중앙에 황현정의 친정부모가 앉아있다.


“남편은 대학 시절부터 영화광이었죠. 그래서인지 고전 명작에서 제3세계 영화까지 모르는 게 없더군요. 그런데 전 그렇게 머리 싸매고 봐야 하는 영화보다는 즐겁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좋거든요. 극장 앞에 서면 항상 제 주장대로 영화를 고르게 되죠. 어쩔 수 없이 끌려오는 남편을 보면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최근엔 ‘매트릭스 3’와 ‘황산벌’을 봤어요.”
두살 터울의 부부. 요즘 신세대 부부처럼 요리며 청소 등 집안일을 분담해서 할 것 같지만 남편은 의외로 집안에서는 보수적이라고 한다. 빨래를 하고 청소기를 돌려도 못 본 척, 못 들은 척한다고.
“회사일로 힘들고 스트레스도 많이 쌓여서 그렇겠지 싶다가도 어쩔 땐 조금 화가 나기도 해요. 사실 저도 깔끔 떠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좀 도와주었으면 싶은데…. 제 표정이 심상치 않다 싶으면 그때서야 슬그머니 일어나 도와주는 척하기도 하고….”
포털 사이트로서는 후발주자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야후를 누르고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포털 사이트 자리에 오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경영자 이재웅 대표. 그러나 아내의 눈에 비친 그는 ‘귀여운 사람’이다.
“사람이 굉장히 순박해요. 가슴속에 따스한 온기도 많고요. 옷은 대부분 제가 골라주는데 사실 자기 마음에 안 드는 것도 있을 거 아니겠어요? 하지만 싫은 표정 한번 못하고 입고 다녀요. 저 바지 밑단 줄인 것도 제 실력이죠(웃음).”
아나운서로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다 결혼과 함께 프리랜서를 선언, ‘야인’이 된 황현정. 한때 서너 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그로서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그립지 않을까?
“남편은 여전히 제가 방송활동을 좀 줄였으면 하는 것 같아요. 함께하는 시간이 적으니까요. 저 또한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소중하게 꾸미고 싶어요. 내년에는 아이도 갖고 여느 주부들처럼 작은 것에 감동하고 감사하며 살고 싶어요. 이웃에 대한 관심도 더 갖고 싶고요.”
좋은 인연이란 두 사람이 만나 서로 부족함을 채워주고 좋은 점은 함께 나누는 것. 이재웅 황현정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맺은 이후 그 사랑을 주변까지 키워가고 있는 중이다.

여성동아 2003년 12월 4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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