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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에서 연간 수백억원 매출 올리는 사업가로 변신한 플로라베이직 사장 이민자 성공 스토리

■ 글·김지영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3.11.10 14:47:00

두 아이를 키우던 평범한 주부가 사업가로 변신, 연간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공을 거둬 화제다. 그 주인공은 이승연, 황신혜 등의 톱스타를 홈쇼핑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스타 마케팅’으로 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플로라베이직의 이민자 사장. “스타가 직접 써보고 권했기에 소비자의 마음이 움직인 것”이라는 그가 2년 만에 이룬 성공신화.
전업주부에서 연간 수백억원 매출 올리는 사업가로 변신한 플로라베이직 사장 이민자 성공 스토리

결혼과 육아의 벽에 부딪혀 사회 진출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많은 주부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여성 CEO가 있다. 톱스타 이승연, 황신혜 등을 홈쇼핑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스타 마케팅으로 연간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화장품회사 플로라베이직의 이민자 사장(44). 그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두 아이와 사업가 남편을 뒷바라지하면서 살아가는 전업주부였다.
“결혼 전에도 사업을 했는데 93년에 결혼하면서 접었어요. 제가 밖에서 일하는 것을 남편이 탐탁지 않게 여겼거든요. 내심 안타까웠지만 남편 뜻에 따르며 살았어요. 어디를 가더라도 남편과 같이 다니고, 지니(10)와 제니(8)를 낳은 후에는 육아와 남편 내조에만 전념했죠. 그러다 2000년 미국에 갔다가 우연히 접한 화장품이 제 인생을 바꿔놓았어요.”
미국의 한 연구소에서 순식물성 재료로만 만든 화장품이었는데, 그것을 쓰면서 피부톤이 바뀌고 피부가 고와졌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호응을 얻을 것이라 확신한 그는 천연 재료를 사용한 화장품이라는 점에 착안해 제품명과 회사 이름을 ‘플로라베이직’으로 정하고 지난 2001년 회사를 설립했다.
“남편이 반대하지 않았어요. 아이들도 있고, 경기도 좋지 않으니 ‘아담하게’ 시작하라고만 하더군요. 문제는 판로였어요. 플로라베이직은 방부제가 들어 있지 않은 천연 화장품이라 신선도가 생명이거든요. 시장조사를 해보니 가장 좋은 판로는 홈쇼핑이었어요. 홈쇼핑은 광고 방송을 내보내면서 판매가 이루어지는 데다 전망도 밝더라고요.”
그는 국내 홈쇼핑업계의 선두주자인 LG 홈쇼핑을 찾아갔다. 하지만 의욕처럼 일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일단 제품을 검증하는 절차가 너무 까다로운데다 플로라베이직 화장품에 대한 관계자들의 시각이 부정적이었던 것. 홈쇼핑측은 국내에서 브랜드 인지도도 없는데다 가격도 너무 비싸 경쟁력을 갖기 힘들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거기서 포기할 이민자 사장이 아니었다. 그는 플로라베이직을 써보고 고객이 된 톱스타들의 인터뷰를 녹화해 홈쇼핑측에 제출했다.
“회사를 차리면서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알고 싶어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김수희, 이승연, 이경실, 박미경 등 네명의 스타에게 우리 제품을 써보라고 했어요. 공짜로 주면 쓰지 않을 것 같아서 효과가 없으면 환불해준다는 조건으로 1백만원씩을 받았어요. 그런데 한두 주가 지나니까 하나같이 또 사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연예인들 사이에서 금방 입소문이 났죠. 그때 이건 되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이승연 황신혜 내세운 ‘스타 마케팅’
당시만 해도 톱스타들이 홈쇼핑 광고에 출연하는 것을 꺼릴 때였는데 이민자 사장이 그들의 인터뷰 자료를 내놓자 LG 홈쇼핑 측은 그제서야 “한번 해보자”며 받아주었다. 첫 방송에는 가수 김수희가 출연했다. 무대 위에서는 강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가수지만 말주변이 없는 편이라 60분짜리 생방송은 불안과 긴장 속에서 시작됐다. 그런데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32분 만에 5백 세트가 모두 팔린 것.
“그 자리에서 2억원어치를 팔았어요. 김수희씨가 너무 기뻐서 울더라고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홈쇼핑 판매가 시작됐죠. 하지만 물건이 없어서 3주 후에나 두번째 방송을 할 수 있었는데 그 뒤로 연속 11회나 매진이 됐어요.”

전업주부에서 연간 수백억원 매출 올리는 사업가로 변신한 플로라베이직 사장 이민자 성공 스토리

긍정적인 자세로 정직하게 장사한 것이 성공 비결이라는 이민자 사장.


플로라베이직은 이후 이민자 사장이 두번째로 론칭한 커버전문 화장품 커버덤과 함께 2001년, 2002년 연속으로 LG홈쇼핑이 선정한 미용 부문 ‘베스트 히트상품’의 영예를 안으며 2년간 4백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커버덤도 판매 60개국 가운데 가장 후발주자인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실적을 올려 이탈리아 본사는 물론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들이 그를 주목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올초 이민자 사장은 플로라베이직 창립 2주년을 기념해 ‘잉그리드 미에’를 내놓았다. 프랑스의 럭셔리 화장품인 잉그리드 미에는 각종 미네랄과 영양분이 함유된 캐비어를 주원료로 한 제품으로 40, 50대 중년 여성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 톱스타 황신혜를 모델로 기용해 론칭 초기부터 화제를 모았는데,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모델을 찾던 그에게 불혹의 나이에도 꾸준한 운동과 자기관리로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는 황신혜는 더없는 적임자였다.
거기에는 먼저 론칭한 두 브랜드의 모델로 활약중인 이승연의 입김도 한몫했다. 이민자 사장과 잉그리드 미에 프랑스 본사에 같이 갔던 이승연은 제품의 품질에 감탄하면서 제품 컨셉트에 맞는 모델을 기용하라고 권한 것.
“우리 회사가 스타 마케팅에 성공하니까 다른 업체에서도 벤치마킹해 요즘 스타 마케팅 붐이 일고 있어요. 하지만 저희의 스타 마케팅은 광고를 위한 광고가 아닙니다. 스타가 직접 써보고 좋아서 권했기에 소비자의 마음이 움직인 거죠. 그리고 보다 중요한 건 그 다음이에요. 제품에 대한 신뢰가 쌓이지 못하면 재구매가 이루어질 수 없으니까요. 홈쇼핑 시장이 건전하게 발전하려면 나름대로의 독창적인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개 남이 잘되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더라고요. 이승연씨 어머니가 우리 회사 주주라는 얘기가 나돈 것도 그 때문이에요. 하지만 헛소문이에요. 이승연씨가 플로라베이직의 대표모델이 된 건 우리 제품을 진정 좋아하는 연예계의 패션 리더이기 때문이에요.”
대범하고 호탕하면서도 냉철한 면모를 지닌 이민자 사장. LG 홈쇼핑의 담당자인 고은정 MD는 그를 “제품을 보는 뛰어난 안목과 기발한 아이디어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수완 좋은 사업가”라고 평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외모만큼 평범한 사람일 뿐”이라고 말한다.
“전 평범한 가운데 진리가 있다고 믿어요. 사업이 잘된 건 저한테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정직하게 장사했기 때문이죠. 우리 아이들부터 플로라베이직 화장품으로 관리해주었을 정도로 제품에 대한 확신도 있었고요. 하지만 물심양면으로 적극 도와준 남편의 외조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거예요.”
이민자 사장은 꿈을 가진 전업주부들에게 세 가지를 당부했다. 첫째, 외국어 하나는 확실히 배워두라는 것. 둘째,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라는 것. 셋째,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으니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의지만 확실하면 누구든 꿈을 이룰 수 있어요. 하지만 어느 정도 성과가 보인다고 현실에 안주해선 안되겠죠. 앞으로도 저는 시장의 흐름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나갈 겁니다.”
그동안 준비해온 두세 가지의 신상품을 머지 않아 론칭할 계획이라는 이민자 사장. 정직과 신뢰를 생명처럼 여기는 그가 이끄는 플로라베이직의 순항에는 브레이크가 없어 보인다.

여성동아 2003년 11월 4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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