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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그녀에겐 특별한 것이 있다

쉰여덟 나이에도 여전히 생기 넘치는 선우용녀 젊고 건강하게 사는 비결

“등산과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고 아침마다 미숫가루 건강식을 먹어요”

■ 글·최숙영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 장소협찬·플라스틱

2003. 11. 10

여자 나이 쉰여덟, 아름다움을 운운하기에는 조심스러운 나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젊고 아름다우며 건강한 여자, 선우용녀를 만나 그만의 특별한 노하우를 들었다. 그가 맘먹고 털어놓은 젊고 건강하게 사는 비결.

쉰여덟 나이에도 여전히 생기 넘치는 선우용녀 젊고 건강하게 사는 비결

역시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인터뷰 약속 장소인 커피숍에 들어섰을 때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앉아 있는 여자, 선우용녀(58)였다. 두손을 가지런히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입가에 조용히 미소를 짓고 있는 그는 쉰여덟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젊어 보였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바로 코앞에서 봐도 눈가에 잔주름이 진 것을 제외하고는 기미나 잡티도 별로 없고, 회색톤의 투피스 정장을 입은 몸매는 군살 하나 없이 날씬한 편이었다. 그는 예의 그 꼿꼿한 자세로 앉아서 자분자분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젊고 건강하게 살려면 마음을 편안하게 가져야 될 것 같아요. 욕심을 버려야 된다고 할까요. 몸과 마음이 같이 건강해야지, 몸만 건강해서도 안돼요. 그러기 위해선 집착을 버리고 포기할 건 빨리 포기하는 것이 좋아요. 남편이나 자식들한테도 연연할 필요가 없어요. 건강하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거지, 몸이 아파 봐요. 나만 손해잖아요. 가족들한테도 피해를 주고요. 그러니까 나 자신의 건강부터 챙기는 것이 결국엔 나를 위하고 남편과 자식들을 위하는 일인 것 같아요.”
젊게 사는 것보다는 건강하게 사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선우용녀는 남편한테도 항상 “당신 건강은 당신이 알아서 챙기는 것이 나를 위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리 마사지를 하고 비싼 화장품을 발라도 별 소용이 없다고 한다. “얼굴에 기미나 잡티가 생기는 것은 자외선 때문이기도 하지만, 위가 안 좋을 때도 생긴다”면서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한동안 열변을 토했다.

집안일 열심히 하면 운동 효과 3년 전부터 파출부 안써
“저는 등산을 자주 가고 스트레칭을 많이 해요. 산은 일주일에 두번 정도 오르는데 그때도 먼저 스트레칭을 한 후에 산에 오르죠. 그러면 운동 효과가 더 크거든요.”
또 자주 하는 것이 있다면 손바닥으로 몸을 쳐주는 것이다. 어깨와 팔, 허리, 다리 등을 손바닥으로 탁탁 쳐주고 군살이 나온 부분은 꼬집어주고, 그런 후에 마지막 단계로 무릎을 굽혔다, 폈다를 반복하면서 몸을 흔들어준다. 그것을 매일 5분, 10분 하는 게 아니라 30분씩 반복하면서 몸의 피로를 풀어준다고 한다.

쉰여덟 나이에도 여전히 생기 넘치는 선우용녀 젊고 건강하게 사는 비결

젊고 건강하게 살려면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선우용녀.


“그게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것 같아요. 저는 TV를 볼 때도 누워서 편안히 보지 않고 바른 자세로 앉아서 보고, 계속 손바닥으로 몸을 쳐줘요. 그러면 안 좋은 부위가 시퍼렇게 멍이 들죠. 그것만 봐도 손바닥으로 몸을 쳐주는 것이, 몸에 참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아침에는 30가지 곡물을 갈아서 만든 미숫가루를 물에 타서 한잔씩 마시기도 한다. 미숫가루가 건강식으로는 그만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영양제도 매일 꼬박꼬박 먹었는데 미숫가루를 먹은 뒤로는 영양제도 끊었다. “영양제를 매일 복용했을 때는 안 먹으면 입안이 헐고 그랬는데, 미숫가루를 먹은 뒤로는 영양제를 먹지 않아도 입안이 허는 일이 없다”면서 “정말 좋은 것 같다”는 말을 연거푸 해댄다.

“음식도 뭐든지 골고루 잘 먹는 편이에요. 다만 날생선만은 안 먹는데, 그건 제 몸에 맞지 않기 때문이에요. 하루 세끼 중에 아침은 30가지 곡물을 갈아서 만든 미숫가루를 먹고, 점심과 저녁은 내가 먹고 싶은 걸 만들어서 먹는데 음식은, 영양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자기 입맛에 당기는 것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몸에 뭐가 좋다고 하면 유행처럼 다 먹으려고 애쓰는데 그건 안 좋은 방법이라고 봐요. 남들이 좋다고 해서 내 몸에도 좋은 건 아니거든요.”
3년 전부턴 집안일을 도와주는 파출부를 부르지 않고 직접 집안일도 다 하고 있다. 집안일도 열심히 하면 운동이 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지므로, 음식을 먹고 가만히 있으면 살이 찔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집에서도 몸을 많이 움직이려고 한다는 그다.
“저는 가만히 있는 성격이 아니에요. 늘 쓸고 닦고 하는데 요즘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예전만큼 깔끔을 떨지는 않아요. 사람이 너무 빈틈이 없는 것도 안 좋은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좀 설렁설렁 하려고 해요. 청소도 매일 하지 않고 오늘 안방을 치우면 내일은 거실을 치우는 식으로 하고 있고, 빨래도 모았다가 한꺼번에 세탁기에 넣고 돌려요.”
선우용녀는 남편의 도움도 많이 받는다. 예전에는 남편이 뭘 도와주려고 하면 됐다고 무조건 사양을 했는데 요즘은 굳이 말리지 않는다. 집안일도 분담해서 하고 있다. 쓰레기를 버리거나 걸레질 같은 힘든 일은 남편이 맡아서 하고, 빨래도 함께 넌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남편한테 협조를 구하고 같이 행동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그만큼 대화거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쉰여덟 나이에도 여전히 생기 넘치는 선우용녀 젊고 건강하게 사는 비결

선우용녀는 남은 인생을 현실에 만족하면서 남편과 함께 건강하게 사는 게 꿈이다.


“외모에는 투자를 많이 하지 않아요. 화장품도 예전에는 이것저것 섞어서 발랐는데 남편이 ‘그래도 배우인데 얼굴에 신경을 써야 되지 않겠냐’고 조언을 해줘서, 그때부터 약간 비싼 화장품을 쓰고 있지만, 마사지를 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옷도 많이 사는 편이 아니에요. 남들은 배우니까 화려한 줄 알지만 실제 생활은 그렇지 않아요. TV에서 입고 나오는 옷들도 코디네이터들이 협찬받아온 것이라서 제 옷장 문을 열면 옷도 몇벌 없어요. 오늘의 제 헤어스타일도 미용실에 가서 한 게 아니라 제가 직접 한 거예요. 배우생활을 오래하다 보니까 웬만한 헤어스타일은 다 할 줄 알죠.”
특별히 살을 빼기 위해서 다이어트를 한 적도 없다고 한다. 물론 성형수술도 하지도 않았다. 요즘은 중견배우들도 성형수술을 꽤 많이 하는 추세인데 그는 그런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다. 기자가 “그러면 보톡스는 한번도 맞아본 적이 없냐?”고 물었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그게 뭐냐”고 묻는다.



“저는 사람들이 자신의 잣대로 남을 함부로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옷을 어떻게 입든… 제발 관심을 꺼주었으면 좋겠어요. 연기자들이라고 해서 보통 사람들과 다른 건 없거든요. 편하게 티셔츠 하나에 청바지를 입고 외출을 하고 싶어도 솔직히 사람들 눈 때문에…, ‘배우가 어떻게 저렇게 옷을 입었을까’ 하고 수근댈까봐 일부러 옷을 차려입고 나갈 때가 많아요. 그게 저한테는 굉장한 스트레스예요. 연기자들도 보통 사람들과 똑같은데 왜 다르게 보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는 욕심 없이 인생을 살고 싶어한다. 자신의 현실에 만족하면서, 돈에도 별다른 욕심을 부리지 않고 남은 인생을 남편과 같이 건강하게 사는 게 꿈이라고 털어놓았다.
“얼굴이 늙어 보이고, 안 늙어 보이고는 성격에서 비롯되는 것 같아요.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모든 걸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남들보다 훨씬 더 젊게 살 수 있어요.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지라는 말도 그런 뜻이겠죠.”
그의 말을 듣고 보니 선우용녀가 젊고 건강하게 사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순간까지도 “얼굴에 마사지를 한번 받는 것보다 운동을 한 시간 더 하는 게 젊고 건강하게 사는 비결”이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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