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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문화유산 답사기

여덟살배기 소진이와 엄마가 함께 떠난 인사동 문화 탐방

전통과 미술의 만남, 천연 비누 만들기 체험학습까지…

■ 기획·조득진 기자 ■ 글·이주영 ■ 사진·김형우 기자 ■ 일러스트·정지연

2003. 11. 04

서울 한복판에 자리잡은 인사동은 전통과 현대가 함께 어우러진 곳이다. 이곳에선 갖가지 고서와 옛 물건에 감탄하기도 하고, 갤러리에서 멋진 그림을 감상할 수도 있다. 거기에 천연 비누 만들기 등 신나는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접할 수도 있다. 아이와 함께 인사동 문화 탐방을 떠나보면 어떨까?

여덟살배기 소진이와 엄마가 함께 떠난 인사동 문화 탐방

경기도 일산에 사는 소진이(초등학교 1학년)는 오늘 처음으로 인사동 나들이를 했다. 엄마에게 “인사동은 옛날 사람들이 쓰던 물건이 많은 곳”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왔지만 난생 처음 보는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노점에서 파는 반지와 목걸이 등 액세서리도 ‘공주병’ 소진이의 시선을 마구 잡아끈다. 공예품 가게에 쌓여 있는 도자기와 조그마한 전통 인형, 탈도 흥미 있는 볼거리. 엄마는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소진이의 뒤를 따르느라 바쁘지만, 그래도 물건에 얽힌 이런저런 이야기를 잊지 않고 들려주었다.
이곳저곳을 구경하다 소진이와 엄마가 발길을 멈춘 곳은 천연 비누 만들기 강좌. 아토피 피부인 소진이를 위해 소진이와 엄마는 천연 보습 비누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소진이는 예쁜 색깔의 비누를 직접 만드는 것이 마냥 좋은지 무척 즐거워했다.
비누 만들기 체험 학습을 끝낸 소진이와 엄마가 찾은 곳은 항아리수제비집. 평소 수제비나 파전, 비빔밥 등을 즐겨 먹는 편은 아니지만 인사동까지 온 터라 ‘이왕이면’ 하는 마음에 인사동풍의 메뉴를 선택했다.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느라 허기가 졌는지 소진이는 수제비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독특한 외관이 인상적인 인사아트센터의 전시회도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볼거리다. 딱히 아이들을 위한 전시회가 아니더라도 인사동에 자리잡은 갤러리는 아이에게 좋은 문화 체험 현장이 된다. 대부분 무료 입장이 가능하므로 더욱 쉽게 즐길 수 있으며, 보통 갤러리에는 전시중인 작가가 상주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작품 설명을 부탁해도 좋다.
주황색 홍시가 주렁주렁 달려 있는 감나무가 운치 있는 경인미술관에서 차를 한잔 마시는 것도 인사동에서는 잊지 말아야 할 코스다. 콜라나 주스 대신 식혜나 수정과 같은 전통 음료를 마셔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여덟살배기 소진이와 엄마가 함께 떠난 인사동 문화 탐방

인사동의 갤러리는 대부분 무료. 작가의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인사동은 골목 길이가 짧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다니기가 편한 곳이다. 거기에다 주말에는 길거리에 차도 다니지 않기 때문에 그야말로 아이에게는 신나는 놀이터가 된다.
소진이와 엄마가 이번 인사동 나들이에 들인 시간은 천연 비누 만들기 수업 한 시간을 포함해 총 3시간 30분 정도. 모녀가 외출하느라 쓴 비용은 점심(항아리수제비 2인분 8천원), 간식(녹차아이스크림 1천원, 꿀타래 3천원), 전통차(모과차와 떡 9천원)에다 천연 비누 만들기 비용(4만원)을 합해 총 6만9천원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비싼 천연 비누 10장을 산 가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저렴하게 하루 나들이를 한 셈이다.

인사동에서 즐기는 체험 학습

천연 비누 만들기 & 천연 염색 해보기
인사동에서 문화 체험을 하고 싶다면 한국공예문화진흥원에서 하는 강좌를 들어보는 것도 좋다. 천연 비누 만들기와 천연 염색이 바로 그것.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은 천연 오일과 한방재료로 비누를 만드는데 인사동의 인기 강좌다. 보습 효과가 좋은 천연 비누는 요즘 같은 계절에 더욱 필요한 아이템. 소진이와 엄마가 한 시간 동안 강좌를 들으며 천연 비누 10장을 만드는 데 든 비용은 4만원으로 시중에서 천연 비누 한장 가격이 1만5천원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무척 저렴한 편. 내 손으로 직접 비누 만드는 재미도 느끼고, 천연 비누 10장도 가져갈 수 있어 일석이조다. 강의 시간은 토요일 오전 10시30분과 오후 2시30분 두 차례다.
천연 염색 역시 아이들이 좋아하는 수업. 특히 한국공예문화진흥원 전시실에서 다양한 종류의 천연 염색 제품을 본 후 수업을 들으면 아이들이 더욱 흥미를 느낀다. 한약재나 쑥, 치자 등 천연 재료를 이용해 염색을 한다. 수업은 두 시간 정도 진행되며 명주 2마로 된 스카프 한장을 염색해볼 수 있다. 강습비는 5만원으로 목요일과 금요일 오후 1시에 수업이 있으며, 모든 수업은 미리 전화로 신청해야 한다. 문의 02-733-9040

여덟살배기 소진이와 엄마가 함께 떠난 인사동 문화 탐방

소진이와 엄마 김진씨는 인사동에서 즐거운 한나절을 보냈다.


인사동 역사 탐방
인사동의 역사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인사동 카톨릭문화원(다사랑문화원)의 전통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인사동뿐 아니라 근처 계동과 삼청동을 잇는 문화탐방과 한문서당, 다도학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문의 02- 3210-3763, 011-459-8565
인사아트센터 미술 아카데미
인사아트센터에서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미술 관련 강좌를 열고 있다. 수업은 인근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진행되지만 인사아트센터에서 미술관 버스를 운영하고 있으므로 인사동에서도 쉽게 참여할 수 있다. 매달 컵 만들기나 접시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문의 02-379-4864

인사동에서 즐기는 쇼핑



가나아트숍
이곳에는 미국 Faber-Castell사가 만드는 27년 전통의 Creativity for Kids 브랜드 제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는데 아이들의 창의성과 예술성을 길러주는 제품이 많다. 반제품 형태로 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직접 꾸미고 만드는 작업을 통해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이 장점. 하트, 별, 나비 모양의 상자에 인조 보석을 붙이고 직접 색칠을 해서 나만의 보석함을 만들 수 있는 세개의 보석함(1만9천원)과 테디베어에 솜을 넣어 완성한 후 옷을 입힐 수 있는 테디베어(2만원), 레이스와 구슬로 장식해 만드는 데님가방(1만6천원) 등이 인기가 높다. 특히 여자아이인 소진이는 데님가방 만들기를 무척 신기해하며 좋아했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강아지 밥그릇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애완동물 밥그릇(1만5천원)이 좋으며, 모든 제품은 가나아트센터 홈페이지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문의 02-734-1020홈페이지 www.ganaartgallery.com
상고재
상점 밖에 전시해놓은 그릇들이 눈길을 끄는 도자기 가게 상고재. 조그마한 주전자에서 화분, 냄비까지 생활 도자기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소진이는 특히 인형 주전자같이 조그만 주전자를 좋아해 계속 만지작거릴 정도. 2천원에서 5천원 정도면 예쁜 소품을 살 수 있다. 문의 02-737-0036

인사동에서 즐기는 색다른 볼거리
포도대장과 순라군 행차
매주 토·일요일 오후 5시면 포도대장과 순라군의 행차를 볼 수 있다. 조선시대에 죄수를 호송하는 모습을 재현한 행사로 한 시간 정도 진행된다. 차 없는 거리가 되는 주말에는 포도대장과 순라군 행차 이외에도 많은 길거리 공연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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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담벼락 벽화
인사동 수도약국 옆에 보면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공예관이 들어설 자리인데, 전통문화의 거리답게 공사 안전펜스에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이것이 큰 볼거리다. 건물이 완성되면 아이와 함께 다양한 공예 체험을 해볼 수 있다고 한다.
스타벅스
세계적인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는 전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동일한 영문 간판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세계에서 단 한곳, 인사동 스타벅스만큼은 한글 간판을 달고 있다. 외국 관광객이 한글 간판을 신기해하며 꼭 한번 사진을 찍어갈 정도로 소문난 곳이기도 하다.
고서점과 앤티크 상점
전통의 거리라는 명성에 걸맞게 인사동에는 오래된 책을 파는 고서점과 골동품을 파는 앤티크 상점이 많이 있다. 아이와 가게에 들러서 한번 돌아보는 것도 작은 즐거움을 준다. 특히 추억의 물건을 볼 수 있는 앤티크 상점에는 아이뿐 아니라 엄마에게도 신기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학고재 : 인사동의 대표적인 화랑이며 주로 고서화를 전시 판매하고 있다. 아이와 함께 전시된 작품을 둘러보고 난 후 화보집이나 엽서를 사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다. 문의 02-739-4937
。통문관 :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의 아이라면 고서들이 가득한 통문관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고서점으로 각종 고서들과 오래 된 유물을 볼 수 있다. 문의 02-734-4092
。토토의 오래된 물건 : 한국의 60∼70년대 물건에서부터 베트남과 중국의 물품까지 다양한 앤티크 제품을 파는 인사동의 대표적인 가게다. 아이에게 엄마와 아빠가 어렸을 적에 사용하던 물건을 보여주며 그에 얽힌 이야기를 해주면 무척 재미있어한다. 문의 02-725-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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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에 젖은 탓일까. 인사동에 오면 아이들은 우리 전통음식도 잘 먹는다.


길거리표 간식
길거리를 다니면 아무래도 배도 고프고 목도 마르게 마련이다. 이럴 때 길거리 간식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 아이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물고 인사동 길을 어슬렁거리다 보면 어느덧 동심에 빠져든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꿀타래. 꿀에다 옥수수가루를 묻혀 실타래처럼 늘여 만든 다음 그 속에 땅콩이나 호두, 아몬드 등을 넣어 만든 이색 과자다. 특히 꿀타래를 만드는 모습은 무척 신기해 항상 구경꾼으로 북새통. 꿀타래는 한통에 3천∼4천원으로, 냉장고에 두었다가 시원하게 먹는 게 별미다.
인사동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은 바로 엿장수 아저씨다. 그야말로 옛날식 엿장수 가위로 툭툭 잘라내는 엿의 맛도 맛이지만 엿장수 아저씨의 가위질 소리가 더 재미있다. 엿은 한 상자에 2천원에 구입할 수 있다.
목이 마르면 녹차 아이스크림(1개 1천원)을 먹어보아도 좋다. 다른 아이스크림보다 덜 달고 녹차 맛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녹차 아이스크림은 아이도 엄마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간식거리다.
전통 음식
인사동에 왔다면 전통음식을 먹어보는 것이 좋다. 특히 항아리수제비나 양푼이비빔밥은 인사동의 인기 메뉴.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에 만족할 수 있다. 또한 아이도 평소 먹지 않던 음식이라도 호기심에 잘 먹는다. 이왕이면 나물 등 한식 위주의 메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두레멍석항아리수제비 : 갖가지 해물로 우려낸 국물이 일품인 수제비를 맛볼 수 있는 곳. 쫀득쫀득한 수제비는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그 외에 양푼이비빔밥(1인분 5천원)과 해물파전(8천원)도 별미. 문의 02-734-4809.
。산촌 : 다소 비싸지만 독특한 사찰음식을 먹어보고 싶다면 산촌을 찾도록 하자. 산촌(산마을)은 깊은 산속의 신선한 야채와 산나물만을 사용하여 사찰음식을 재현한 식당이다. 가격은 점심 1만7천원, 저녁 2만9천원으로 조금 비싼 편이지만 파, 마늘이나 인공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조리한 특별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문의 02-735-0312
。툇마루집 : 함경도식 된장찌개를 즐길 수 있는 곳. 큰 대접에 부추와 치커리를 넣고 된장에 쓱쓱 비벼 먹는 맛이 일품이다. 1인분에 4천5백원. 문의 02-739-5683
。아빠 어렸을 적에 : 60~70년대 향수를 떠올릴 수 있는 물건들로 가득한 음식점. 바리캉과 이발 도구들이 있는 이발소, 불량식품을 팔던 동네 구멍가게 모습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다. 매장 구석구석에는 교복과 가방, 양철도시락, 국내에 2개밖에 없다는 구식 텔레비전, 아이스케키통, 낡은 LP판 등이 자리잡고 있다. 메뉴판은 70년대 국민학교 교과서로 만들어 더욱 재미있다. 문의 02-733-3126
전통찻집
인사동에 오면 꼭 가볼 곳이 바로 전통찻집이다. 커피나 콜라 대신 아이와 함께 시원한 식혜나 따뜻한 모과차를 마시며 전통 가락에 빠져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경인미술관 : 경인미술관에서 전시회도 보고 아담한 정원이 있는 찻집에서 전통차도 마실 수 있다. 문의 02-733-4448
。수희재 : 인사동에서 15년 넘게 전통차만을 고집한 찻집이다. 문의 02-730-7867
。귀천 : 고 천상병 시인의 부인 목순옥 여사가 직접 운영하는 찻집으로 유명하다. 모과차, 유자차, 대추차, 금귤차 등 전통차를 즐길 수 있다. 문의 02-734-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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