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이후에는 1~2년에 한번씩 반드시 유방암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유방암이 여성암 중 발생률 1위다. 2002년 암 등록보고서에 따르면 유방암에 걸리는 여성은 연 5천4백여명으로 전체 여성암 중 15%를 차지한다. 물론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선진국의 경우 인구 8명당 1명이 유방암에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인구 10만명당 20명꼴인 국내 발병률은 적은 수치라고 할 수 있지만 증가 속도를 고려하면 그리 안심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특히 서구의 경우 유방암이 폐경기 이후의 44∼55세 여성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나 우리나라는 95년 이후 30∼39세 젊은 여성들의 유방암 증가율이 40대와 비슷한 분포를 보일 만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방암 발병 원인
육류 중심의 식생활
유방암이 급격히 증가하는 원인을 찾을 때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이 ‘식생활 습관의 서구화’다. 2000년 보건복지부의 보고에 따르면 육류를 비롯한 동물성 지방 섭취량이 지난 10년간 10배 이상 증가했고, 특히 최근 3년간은 우유와 동물성 지방은 33%, 육류와 알류는 3%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학조사에 따르면 유방암의 발생 빈도가 높을수록 그 나라의 국민은 대체로 동물성 단백질 함량이 높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미국인은 일본인에 비해 약 3배 가량 많은 지방과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유방암 발생률도 그만큼 높다. 특히 30대 젊은 여성들의 유방암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그들이 40∼50대 이상 중년층보다 상대적으로 서구의 음식문화에 더 많이 길들여져 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13세 이전에 초경을 하고 55세 이후에 폐경될 때
초경을 13세 이하에 시작하고, 폐경이 55세 이후로 늦어져 전체 생리 기간이 길어지면 유방암의 발생가능성이 높아지는 반면 난소절제술 등으로 폐경이 앞당겨지면 유방암 발생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폐경 후 비만증이 있는 여성에게 유방암의 발생빈도가 높아지는데, 체지방의 양이 많아지면 말초 신경에서 여성호르몬의 생성이 증가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아직까지 정확한 발생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유방암은 여러가지 호르몬, 특히 여성호르몬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방암이 남성에게 발생하는 경우도 있기는 한데 극히 미미하며 거의 전적으로 여성에게 나타난다고 볼 수 있고, 시기적으로는 난소에서 여성호르몬이 생성되기 시작하는 사춘기 이후에 발생한다. 반면 선천적으로 난소의 기능이 없는 여성에게는 유방암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여성호르몬 대체 요법의 사용
지난해 7월, 미 국립보건원의 여성호르몬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폐경 후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함께 들어 있는 복합 호르몬을 복용한 여성은 유방암 발생률이 26%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복합 호르몬 요법을 5년 이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권고하는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먹는 피임약의 장기 복용
먹는 피임약 복용이 유방암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지 여부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여러 보고들에 따르면 먹는 피임약의 복용 기간에 따라 유방암의 위험성이 1.7∼4배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먹는 피임약 역시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복합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먹는 피임약의 사용 기간과 유방암이 발생하는 시기에 대해서는 개인차가 커 좀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출산 경험이 없거나 첫 출산 시기가 30세 이후일 때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은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보다 유방암 발생 가능성이 1.4배 더 높다. 첫 출산 연령이 30세 이후인 여성의 유방암 발병 가능성은 20대에 첫 출산을 한 여성보다 2∼5배 높다. 유산 경험이 유방암의 발생률을 증가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유방암 여부를 확인하는 세포검사를 하는 모습.
유전적인 소인이 있을 때
서구 선진국의 통계에 따르면 전체 유방암 환자 중 가족력이 있는 사람의 비율은 20%를 넘지 않는다. 즉 80% 이상의 유방암 환자는 뚜렷한 가족력이 없다는 것. 그나마도 확실하게 유전에 의한 발병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는 5% 미만에 불과하다.
그러나 직계가족 중에 유방암이 발생하거나 2대에 걸쳐 부모나 친척에게 유방암이 발생했다면 자신도 유방암에 걸릴 위험성은 훨씬 높아진다. 어머니, 자매 또는 딸이 유방암에 걸렸을 경우 유방암 발생위험도는 2.3배 상승한다. 특히 폐경기 이전, 양쪽 유방에 모두 유방암이 발생한 경우 그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처럼 가족력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은 가족끼리는 식습관이나 생활양식이 비슷하고, 외부적으로 암을 일으키는 인자에 대한 저항력이 약한 체질을 닮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방암을 의심해봐야 할 때
아주 초기 단계에서는 대부분 자각 증상이 없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 혹이 자라서 몽우리로 만져지거나, 주위 조직을 압박하거나 파고 들어갈 때 비로소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유방에 몽우리가 생겼다는 자각증상만으로 악성과 양성을 구별하기는 어렵다. 전형적인 악성 몽우리는 크기가 점점 자라고, 피부나 젖꼭지가 함몰되는 현상을 보인다. 암이 더욱 진행됐을 때는 젖꼭지에서 진물이나 핏물이 비칠 수도 있으며, 겨드랑이의 임파선이 딱딱하게 커져 만져지기도 한다. 이를 오래 방치하면 혹을 덮고 있는 피부가 두꺼워지고 붓는다.
유방암 진단 방법
유방암을 조기에 진단해 치료했을 경우 80% 이상의 완치율을 보이므로 조기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유방암 진단에는 유방 진찰, X-레이로 찍는 유방 촬영법, 초음파 촬영법, 가는 주사 바늘을 이용해 조직을 검사하는 세침흡입세포검사 등이 주로 이용된다. 그러나 유방에서 혹이 만져지거나 유두에서 진물이 흘러나오면 혹의 일부 또는 전부를 절제해 현미경으로 암세포의 유무를 검사하는 유방 절개 조직 검사를 해야 한다.
유방암 예방 요령
저지방 식단
의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유방암의 약 35%가 잘못된 식습관에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본다. 그중 지방의 섭취량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전체 섭취 열량 중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을 30% 미만으로 유지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또한 동물성 단백질 섭취량을 줄이는 대신 불포화지방산(오메가-3)을 함유하고 있는 고등어, 꽁치와 같은 등 푸른 생선이나 콩 등의 식물성 단백질을 주로 섭취하면 열량은 줄이고, 영양가는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시금치, 당근, 브로콜리 등 녹황색 야채에 많이 들어 있는 비타민 A 성분의 베타카로틴이 유방암의 발생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세 이후는 1∼2년에 한번 정기 검진
유방암은 5mm 이내의 혹을 조기에 발견할 경우 100% 완치가 가능하다.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 더욱이 30세 이후부터 유방암이 급격히 늘어나는 국내 사정을 고려할 때 1∼2년에 한번은 전문의에게 초음파나 X-레이를 이용한 정기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 폐경 연령에 들어서는 50세 이후부터는 1년에 한번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매달 유방 자가관찰을 하는 것도 유방암 조기 발견의 지름길이다. 자가관찰은 생리가 끝난 후 3일 이내에 해야 유방의 상태를 정확하게 점검할 수 있다.
첫아이는 4∼6개월 정도 모유 수유
모유를 먹이는 것이 유방암을 예방한다는 것은 의학계의 정설로 통한다. 의학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만삭분만의 경험이 있는 폐경기 이후 여성들 중 모유를 수유한 자식의 수가 많을수록, 모유 수유기간이 길수록 유방암 발생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첫아이에게 모유를 먹인 기간이 길수록 유방암 발생률이 크게 줄어든다고 한다.
치료 방법
유방에 혹이 만져지기 전인 0기일 때 수술하면 수술 후 10년 동안 생존할 가능성이 95% 이상이고, 혹의 크기가 2㎝ 이하이면서 겨드랑이 임파선에 퍼지지 않은 1기에 해당할 경우, 80% 정도의 수술 성공률을 보인다.
유방 보존적 부분 절제
유방 보존 수술은 조기에 발견됐을 때만 가능하다. 기본적으로는 암을 일으킨 부위를 여유 있게 절제해내야 하나 혹의 크기가 아주 작고, 임파선에 전이되지 않았으며 혹의 위치가 유두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유방의 일부를 남겨두고 혹을 절제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혹만 제거해낸 경우 국소재발률, 즉 남은 유방이나 근처에 다시 암이 자라나는 빈도가 약 10∼20%나 된다. 반면 부분절제술에 방사선요법을 추가하면 국소재발률이 5∼10%선으로 낮아진다. 방사선 치료는 보통 6주 이내다. 그외에 항암제를 투여하는 보조 화학요법이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
유방 완전 절제
유방암의 크기가 2㎝ 이상이고, 겨드랑이 임파선에 전이가 됐다 하더라도 유방절제 시술을 받고 추가적인 항암화학요법이나 항호르몬 요법, 방사선요법 등을 하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혹의 크기가 5㎝ 이상 되도록 암이 진행됐어도 항암화학요법으로 혹의 크기를 줄이고 나서 수술을 하고, 방사선치료와 항암화학요법 같은 치료를 병행하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최근에는 유방을 전부 절제해야 할 때, 절제술과 동시에 유방을 재건하거나 1년쯤 뒤에 유방재건술을 받을 수 있어 수술 후 여성성을 상실한 듯한 허탈감을 해소할 수 있다. 또한 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일상생활에 특별히 제한을 받을 필요는 없고, 팔과 어깨운동을 꾸준히 하면 수술 부위가 굳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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