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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통역사 이주연씨가 공개하는 우리 아이 영어교육법&추천 영어 동화책·비디오

“꾸준히 이중 언어 환경 만들어주면 영어도, 우리말도 쉽게 배워요”

■ 기획·최숙영 기자 ■ 글·이주영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3.10.07 14:50:00

영어 잘하는 엄마들은 어떻게 아이를 가르칠까? 국제회의 동시통역사인 이주연씨는 네살배기 아들 영환이와 영어로 대화를 나눈다. 돌 무렵부터 영어로 말하기 시작했다는 영환이는 엄마와는 영어, 친구와 놀 때는 우리말을 사용한다.
이주연씨가 권하는 영어 교습법과 교재에 대한 총정보.
동시통역사 이주연씨가 공개하는 우리 아이 영어교육법&추천 영어 동화책·비디오

환한 웃음과 경쾌한 목소리로 영환이(4)에게 쉴새없이 영어로 이야기하는 이주연씨(30)는 그야말로 ‘한 영어’한다. 국제회의 동시통역사로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영어만큼은 똑소리나는 실력을 가진 그는 아들 영환이한테도 영어를 적극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한국어와 영어를 같이 사용하는 이중언어 환경을 만들어주면 아이가 어릴 때부터 2개 국어를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영환이가 백일이 채 안됐을 때부터 영어를 많이 들려줬어요.”
하지만 아이에게 영어를 계속 들려주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영환이가 백일이 될 무렵 반년 정도 영환이를 친정어머니에게 맡기고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가야 했다.
“비록 영환이와 떨어져 지내게 되었지만 친정어머니에게 영어 테이프를 많이 들려주라고 부탁하고 갔어요. 그때 친정어머니가 매일 들려준 것이 〈위~씽〉 테이프였는데 그것이 영환이가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영환이가 생후 11개월 정도 됐을 때 귀국해 본격적으로 우리말과 영어를 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이중언어 환경을 만들어주었다는 이주연씨. 그 첫번째 방법은 바로 ‘영어로 이야기 나누기’였다. 그가 동시통역사로 일하는 동안 친정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길 때는 어쩔 수 없이 우리말에 노출되지만 자신이 직접 아이를 돌볼 때는 무조건 영어로만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영환이가 영어는커녕 우리말도 한마디 하지 않아 약간의 초조함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목 가누기에서 걸음마까지 영환이는 발육이 조금 느린 편이었어요. 게다가 말까지 늦게 배워서 22개월이 되어서야 비로소 ‘엄마’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23개월이 되니까 ‘마미’ 하고 말하지 뭐예요. 그후에도 말이 빨리 는 건 아니었지만 끊임없이 우리말과 영어를 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가르쳤어요.”
그러면서도 걱정했던 부분은 혹시 아이가 우리말과 영어를 같이 사용해서 혼란스러워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영환이가 말문까지 늦게 트이다 보니 그 점이 가장 우려가 됐다고 하는데 다행히 아이가 잘 적응해서 안심을 했다고 한다. 현재 영환이는 엄마와는 영어로만 이야기를 나누고 엄마를 제외한 다른 사람하고는 우리말로 말한다.
“영환이는 또래 아이들이 사용하는 말은 우리말이나 영어로 다 표현할 수 있어요. 어떤 부분에서는 영어 표현이 더 뛰어난 경우도 있고요. 엄마인 저하고 영어로 말하다가 친구가 오면 우리말로 이야기하는데 혼란스러워하지도 않고 오히려 자연스럽게 두 나라 말을 다 배우고 있어 얼마나 대견한지 몰라요.”
새로운 동작이나 표현을 영어로 가르쳐주면 한국어로 뜻을 이해하고, 하루 6대 4의 비율로 우리말과 영어를 사용한다는 영환이. 요즘은 우리말과 영어를 모두 술술 할 정도의 실력이 되었지만 이런 성과를 보기까지 가장 필요했던 것은 엄마의 인내심이다. 이주연씨는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아이에게 꾸준히 영어를 많이 들려주면서 이중언어 환경을 만들어주면 어느 순간 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는다.
“영어는 계단식으로 실력이 향상되는 것 같아요. 영환이도 처음에는 절대 말문을 열지 않다가 어느 순간 몇 마디하고는 또 지체되었다가 다시 느는 걸 보면 말이죠. 그러고 보면 엄마들이 무엇보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는 자세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동시통역사 이주연씨가 공개하는 우리 아이 영어교육법&추천 영어 동화책·비디오

백일이 채 안됐을 때부터 영환이에게 영어를 들려줬다는 엄마 이주연씨.


영어로 대화하기
이주연씨가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아이와 영어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일이었다. 하지만 영어에 능통한 이주연씨도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게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때 사용하는 유아 영어는 통역에서 절대 쓸 일이 없는 표현들이 많아서 저 역시 공부를 해야 했어요. 상황별로 적당한 대화를 써서 냉장고나 식탁, 화장실 등에 붙이고 소리내어 연습한 후에 영환이랑 대화를 하기도 했죠.”
처음에는 ‘Good morning, I love you’ 등과 같은 간단한 문장으로 시작해 아이와 함께 쇼핑하고 책을 읽고 밥을 먹고 목욕을 하면서도 영어로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못 알아듣는 것 같았지만 한달 정도 지나니 몇 마디씩 알아듣기 시작했고 이제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은 거의 다 알아들을 정도가 되었다고.

영어 동화책 읽어주기
영환이에게 영어를 많이 들려줄 때 이주연씨가 가장 덕을 보았던 것이 바로 영어 동화책이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여러 엄마들이 올려놓은 글들을 참고해 단행본 위주로 책을 구입해 보여주었다고 한다.
“낮에 동화책을 읽어줄 때에는 일부러 과장해서 읽어주었어요. 목소리도 높이고 행동도 크게 해서 읽어주면 영환이가 깔깔거리며 좋아했죠. 잠자기 전에 침대에서 읽어줄 때는 나즈막한 목소리로 읽어주었는데 그 방법도 좋았던 것 같아요.”
이렇게 분위기에 맞게 책을 읽어주니까 영환이가 어느새 마음에 드는 동화책은 줄줄 외울 정도가 되었고, 책에 나오는 단어뿐만 아니라 표현까지도 쉽게 익히게 됐다. 요즘은 자동차를 좋아해 자동차에 관련된 동화책을 가장 많이 읽고 있다.
영어 비디오 보여주기
영어 비디오를 보는 건 영환이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다. 돌이 지난 후 처음 비디오를 보여주었는데 영환이가 너무 빠져드는 것 같아 보여주지 않다가 두돌이 지난 후부터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비디오와 동화책을 같이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주연씨는 〈배고픈 애벌레〉 같은 것은 영어 동화책으로도 보여주고 또 비디오로도 보여주었다고 한다. 이렇게 같은 내용을 다양한 방법으로 접하게 하면 아이가 훨씬 더 수월하게 영어 문장을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비디오를 보다가 아이가 좋아하는 장면이 나오면 기억해두었다가 실생활에서 한번씩 활용해주면 아이들도 무척 좋아한다고.
하지만 비디오를 보여줄 때 주의해야 할 점은 하루에 1~2시간 정도 시간을 정해놓고 반드시 엄마와 함께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너무 많이 빠져드는 경향이 있는데다 비디오를 많이 보다 보면 아이가 책에 흥미를 잃기 쉽기 때문이다.
반면, 돌이 갓 지난 아이들에게 인지카드나 교구 등으로 영어를 ‘교육’시키는 방법에 대해선 그다지 찬성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자칫 영어를 ‘학습’ 또는 ‘교습’ 대상으로 인식하게 되어 아이가 영어랑 친해지기 힘들 수도 있다는 게 이주연씨의 의견이다.

동시통역사 이주연씨가 공개하는 우리 아이 영어교육법&추천 영어 동화책·비디오

같은 내용을 영어 동화책으로도 보여주고 또 비디오로도 보여주면 아이가 훨씬 수월하게 영어 문장을 익힐 수 있다고 한다.


〈Papa, Please get the moon for me〉 아빠가 딸을 위해 달을 따오는 감동적인 이야기. 달이 작아졌다 다시 커지는 자연현상을 접할 수 있다.
〈배고픈 애벌레〉 책에 구멍이 뚫려 있어 영환이가 아기였을 때부터 좋아했다. 요일과 과일 이름, 색깔을 인지하기 좋은 책.
〈The napping house〉 낮잠을 자던 동물들이 벼룩 때문에 깨어나는 이야기. 깜짝 놀라 낮잠에서 깨어나는 장면이 실감나게 묘사되어 있어 영환이가 깔깔대며 흥미 있어했다.
〈Quick as a cricket〉 동물과 형용사가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종달새만큼 행복해요” 등을 통해 형용사의 느낌을 배울 수 있다.
〈Where is Spot?〉 엄마가 밥도 안 먹고 어디로 사라진 아들 스팟을 찾아다닌다는 내용. 플랩을 열면서 스팟이 있는지 확인하면 숨바꼭질하는 것 같아 재미있다.
〈Go Away, Big Green Monster〉 괴물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책. 무섭기보다는 귀여운 괴물에게 “Go Away~” 하고 외치면 아이들이 신나한다. 색깔과 얼굴 신체부위 이름을 배우기 좋다.
〈On Market Street〉 알파벳과 해당 단어가 특이한 그림으로 잘 표현되어 있다.
〈Dr. Seuss’s ABC〉 알파벳 익히기에 적당한 책.
〈Mr. Brown can Moo~〉 재미있는 의성어가 가득해 아이들이 좋아하며 특히 오디오 테이프의 노래가 신난다.

동시통역사 엄마가 직접 보고 권하는 영어 비디오
동시통역사 이주연씨가 공개하는 우리 아이 영어교육법&추천 영어 동화책·비디오

〈배고픈 애벌레〉 에릭 칼의 여러 작품이 들어 있다. 잔잔한 음악과 부드러운 영상, 그리고 나긋나긋한 목소리의 내레이션으로 구성되어 조용하고 잔잔하여 어른들이 보기에는 지루할 것 같지만 아름다운 영상과 독특한 상상력에 아이들은 쏙 빠져든다.
〈Rosie’s Walk〉 이미 잘 알려진 책들을 비디오로 만든 것으로 네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대사는 별로 많지 않지만 영상만 봐도 즐겁다.
〈Elmo’s World〉 〈세서미 스트리트〉의 캐릭터 엘모가 나오는 비디오. 노래, 숫자, 게임 등을 배울 수 있다.
〈까이유〉 까이유의 일상생활을 담은 비디오. 또래 친구가 등장해서인지 행동, 말, 실수, 모험 등 아이들이 많이 공감을 하면서 본다. 생활영어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비디오를 보면서 익힌 표현을 실생활에서 활용하기에 좋다.
〈Dr. Seuss〉 비디오 시리즈 〈Dr. Seuss〉의 책들을 비디오로 만든 것으로 기본적인 내용은 책과 같다. 책과 비디오를 함께 봐도 좋다.

여성동아 2003년 10월 4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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