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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아이와 함께 보는 풍경화

엄마 품 닮은 밤하늘의 은하수

2003. 08. 29

엄마 품 닮은 밤하늘의 은하수

강요배, 미리내, 2001, 캔버스에 아크릴, 162.2x130.3cm, 개인 소장


별이 쏟아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밤하늘에 별이 모래알같이 박혀 빛나는 은하수를 보면 그 말이 실감납니다.
서양사람들은 은하수를 보고 “저것은 젖의 길(Milky Way)이야” 하고 생각했다지요. 배가 고픈 아기 헤라클레스가 헤라 여신의 젖을 훔쳐 먹을 때 그만 흘러내린 젖이 하늘에 박혀 은하수가 됐다는 것이지요. 강요배 화백의 ‘미리내’(은하수의 다른 이름)를 보면 그 신화가 그럴 듯하게 들립니다.
넓은 창공에 시원하게 흐르는 은하수가 엄마 젖처럼 정답게 우리를 반겨주네요. 우주는 거대한 엄마의 품인 것 같습니다.
옛날 중국사람들이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칠 때 엄마, 아빠 대신 하늘 천(天), 땅 지(地)부터 가르친 것도 우주를 엄마, 아빠처럼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한가지 더∼
제주에서 태어난 강요배(1953~ )는 서울대 미대를 나온 뒤 현실 비판적인 그림과 고향인 제주 풍경을 통해 화단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그가 그린 제주 풍경은 단순한 풍경 묘사에 그치지 않고 시대의 애환, 혹은 개인적인 감회나 인문적인 교양을 담은, 맛이 깊은 그림으로 평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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