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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동행 취재

약혼자 아버지 장례식 참석 위해 1년5개월 만에 입국한 가수 유승준

■ 글·이영래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3.08.08 17:10:00

지난해 1월 미국시민권을 취득하면서 병역면탈 의혹을 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입국금지를 당한 유승준이 1년5개월여 만인 지난 6월2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약혼자 오유선씨의 아버지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자 법무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3일간의 체류를 허가한 것. 팬들과 안티 팬들 사이의 충돌로 시작된 입국에서부터 시선을 끈 유승준 1박2일 동행 취재기.
약혼자 아버지 장례식 참석 위해 1년5개월 만에 입국한 가수 유승준

지난 6월26일 새벽 5시 인천국제공항. 입국 허가 여부를 놓고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던 가수 유승준(27)이 3일간의 특별 체류를 허락받고 입국했다. 유승준은 지난 2002년 1월 미국시민권을 취득한 후 같은해 2월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다 법무부로부터 입국거부 조치를 당했다. 이후 미국 LA에 머물러오다 최근 입국을 허용해달라는 진정서를 청와대, 국가인권위원회, 법무부 등에 제출했다. 이로 인해 그의 입국 허용 여부를 두고 논란을 거듭하고 있던 중, 뜻하지 않게 그의 약혼녀인 오유선씨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는 일이 벌어진 것. 법무부가 인도적인 차원에서 그에게 조문을 위한 3일간의 특별 입국을 허용했다.
공항 게이트를 통과해 나올 때는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던 유승준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공식팬클럽 ‘웨스트 사이드’ 회원을 비롯해 20여명의 팬들이 그를 맞이하자 웃음으로 화답했다. 그러나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팬들만이 아니었다. 안티 팬들이 “XX 고 홈!” “미국에서 뼈를 묻어라” 등의 욕설을 퍼붓자 그의 표정은 심하게 일그러졌다. 경호원들은 긴급히 엄호에 나섰고, 팬들 또한 “우리가 오빠를 지켜야 해” 하며 유승준을 에워쌌다.
아버지 유정대씨와 함께 황급히 차에 오른 유승준은 오전 6시15분경께 약혼녀 아버지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고려대 안암병원에 도착했다. 심경과 향후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그는 영안실로 들어갔다. 그는 빈소에서 기다리고 있던 약혼녀 오씨를 만나자마자 눈물을 흘리며 포옹했다. 그의 아버지 유정대씨도 오열하는 예비 며느리 오씨를 끌어안고 “이제 내가 아버지가 되어줄게” 하며 위로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유승준은 단상에 국화를 헌화한 뒤 조용히 기도로 고인을 추모했다.

“대한민국 남성으로 당당해졌다고 생각될 때 팬들 앞에 다시 서겠습니다”
약혼녀 오씨의 아버지는 충북 음성군의 S병원 원장으로 지난 6월24일 오전 8시경,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져 신음 중인 것을 병원 관계자들이 발견,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은 오원장이 마신 것으로 추정되는 빈 농약병을 수거했는데, 오원장은 만기도래한 어음을 결제하지 못하고 부도를 내자 이를 비관,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병원은 연말까지 갚아야 할 채무가 37억원대에 이르는 등 병원 운영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혼녀의 아버지 사망 소식이 알려진 후 법무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3일간 유효한 C3(방문)비자를 주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그러나 국내 여론이 좋지 못하고 약혼녀 가족의 슬픔을 자신의 입국에 이용한다는 비난 가능성 등을 고려, 유승준 또한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했다고 한다. 그러다 유승준이 “약혼녀를 위로해주어야 하고 할머니 산소도 찾아봐야 한다”고 결심을 굳히면서 비행기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8시20분경 유족들과 함께 경기도 성남시 영생관리사업소로 출발해 화장을 지켜본 유승준은 오후 1시경 경기도 광주 곤지암 소망수련원 성도의 묘에서 약혼녀와 함께 오원장의 유골을 뿌렸다. 유승준은 이어 아버지, 고종사촌과 함께 흰색 승용차를 타고 지난 4월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부산으로 떠났다.

약혼자 아버지 장례식 참석 위해 1년5개월 만에 입국한 가수 유승준

지난해 11월30일 약혼한 두 사람은 중학 선후배 사이로 만나 12년간 사랑을 키워왔다.


유승준의 할머니는 지난 4월 지병인 신부전증으로 세상을 떠났으나 유승준은 입국금지 상태라 할머니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볼 수 없었다. 유승준은 할머니 고 김경옥씨의 위패가 안치된 부산시 금정구 영락공원묘지를 찾아 위패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유승준은 “할머니를 마지막으로 뵌 게 2년 전”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할머니와는 잠시 동안이지만 같이 살기도 하는 등 각별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가 그의 입국을 허용할 때 ‘한국 방문기간 중 연예활동은 하지 않고 문상만 하겠다’는 조건을 붙여놓은 터라 취재진의 요청에도 불구, 그의 공식적인 기자회견은 열리지 못했다. 다만 그는 빈소 등에서 기자들이 말을 걸 때마다 “늦게나마 올 수 있게 해준 팬들이나 정부에 정말 감사하다”며 짧게 입장을 밝혔다.
유승준은 이날 오후 8시20분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LA행 대한항공편으로 출국했다. 유승준은 출국장 로비에서 취재진에게 “대한민국 남성으로 당당해졌다고 생각할 때 팬들 앞에 다시 서겠다”고 밝힌 뒤 출국했다. 아버지 유정대씨와 약혼녀 오씨도 같은 비행기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으로 돌아간 유승준은 지난 7월13일 LA 코리아타운 윌셔 블러바드-세라노 잔디광장에서 열린 ‘2003 코리안 패밀리 서머 페스티벌’에 출연해 ‘와우’ ‘열정’ 등의 노래를 열창, 사실상 연예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입국 허용 여부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그의 입국 허용 여부는 단순히 그에 대한 적대감정 때문이 아니라 병역문제라는 우리 사회의 뜨거운 이슈와 맞닿아 있기 때문에 풀어가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그의 국내 복귀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성동아 2003년 8월 4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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